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1/10/23 02:39:34
Name 방랑자크로우
Subject [일반]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그녀를 만난건 아는 동생이 주선해준 소개팅이었다.
첫인상은 나의 이상형과는 거리가 있었다.
작은키, 통통한 몸매, 뚱한 표정...
그래도 그냥 싫지 않았다.
부유한 집안환경이여서 그런지 항상 자신감에 차있었고
주변의 시선따위는 별로 신경 안쓰는 그런 모습이 좋았다.

나의 진한 쌍커풀과 하얀 얼굴이 자신의 이상형이여서
내가 좋다는 그녀와의 만남은 계속 되어왔고
소개팅이라는 것이 길게 끌면 이도 저도 되지 않는 것이지만
나에 대한 확신이 없기에 사귀자는 말은 하지 못하고 조금만 더 만나보자며
인연의 생명연장을 꿈꿔왔다.

우리는 만남을 이어왔고 그러길 몇주...
더이상 늦어지면 안될것 같아 그녀에게 드디어 연인관계로 만나보자고 고백하였다.
예상치 못한 그녀의 대답...
"난 우리 사귀고 있는 건줄 알았는데??? 아니야???"
뚱한 표정으로 날 처다보는 그녀는 내가 더 만나보자는 말을 사귀자는 말로 착각한것이다.
주선했던 동생이 "XX랑 연인관계라며?"라는 질문을 아직은 아니라고 웃여 넘겼는데 말이다.
물론 그건 나의 불찰이었다. 어찌되었건 우리는 연인이 되었고 본격적으로 사귀게 되었다.

하지만 사귀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관계는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나의 학원알바가 시작되면서 그녀의 퇴근시간에 내가 출근하는 일이 벌어졌고
우리의 만남은 주말에만 이루어 질수 있었고 유독 비가 많이 온 올해 여름이어서 였을까....
그녀는 비가 오니 다음에 만나자는 말을 계속 해왔고
혹여 비가 오지 않는 주말이면 낮에는 자외선때문에 만나기 싫고 저녁에만 만나자는 말을 반복해왔다.
일주일에 한번만나기도 힘든 이상한 연애초기의 연인...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그녀가 전화를 안받는 다는 거다.
남자친구인 나의 전화를 받지 않는다. 물론 전화도 하지 않는다.
우리의 연락수단은 오로지 카카오톡...
갤럭시탭을 쓰니 야외에서는 받기 그래서 못 받는다고 하자
그러면 못받았다고 연락이라도 와야하는것이 아닌가
그렇다고 집에 있을 시간에 전화를 받는 것도 아니다.
그녀와 나는 연인관계이면서 일주일에 통화를 많이 하면 한번정도 하는 이상한 관계가 이어졌다.

나와 일주일에 한두번 만나는 그녀는 항상 영화를 보고 싶다고 했다.
데이트 할때마다 난 영화를 예매했고 저녁쯤 만나니 저녁만 먹고 헤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순식간에 난 영화 셔틀이 되어 버린것이다.
그런 관계가 지속되었고 난 모기업 인턴 연수에 2주일간 들어가게 되었다.

2주간 연수동안 우리의 연락수단은 카카오톡...
전화 물론 받지 않는다...부재중이 떳을 텐데도 반응이 또한 없다.
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 2주가 흐르고 연수를 마치고 만나기로 한 그날
집에 도착한 나에게 나 피곤할테니 다음에 보자고 한다.
참 배려심 돋는 여자친구다.

인내심에 한계에 다다른 나는 몇일후 그녀에게 이제것 해왔던 고민을 말했다.
그녀는 내가 이상하다며 자기는 우리의 관계가 아무이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어깨를 감싸안은 나를 슬슬 피하며 헤어지자면 확실히 말하라고한다.
난 그녀를 잡아야 하는지 놓아야 하는지 고민에 빠졌고
아무말도 못한체 그렇게 헤어졌다.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다음날 그녀는 여러 이모티콘을 섞어 카톡을 나에게 보낸다.
하루종일은 아니지만 틈틈히 카톡질을 하며 퇴근하고 꼭 보자고하지만
정작 퇴근 시간이 되면 카톡 답이 없다...
6시 10분쯤 퇴근해서 그녀를 기다리며 거리를 배회하며 그녀의 카톡을 기다린다.
물론 전화는 받지를 않는다.
배회하길 30~40분후 카톡이 울린다.
야근이여서 늦게 끝날것 같다며...다른 날은 친구만나고 갈테니 먼저 집에 가란다...
아니면 기분이 안좋아 집에 가겠단다...

다시 주말이 오고 난 그녀를 만난다.
갑자기 혹성탈출이 보고 싶다고 하여 급하게 예매한다...
그렇다 난 영화 셔틀일 뿐인거다.
이제 인연의 끈을 끊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난 미안하다며 내가 더이상 맞추어주기 힘들것 같다고
그녀에게 그만 만나자고 했다.
쿨하게 알았다는 그녀...
조만간 내가 그 이야기를 할줄 알았다는 그녀...
그러면서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거린다..
잘한 일이라 다짐하고 다짐하였지만 그모습을 보니 마음이 약해질것 같아
급히 일어나자고 말을 하며 헤어졌다.
그녀는 눈물이 그렁그렁 거리며 뒤돌아섰고
어깨를 들썩거리리는 마지막 뒷모습을 보며
당장 뛰어가 잡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였고
그렇게 우리는 끝이 났다.

개콘의 애정남을 보면 100일이하는 연인사이로 간주 하지 않는단다.
내가 생각해도 우리의 사이를 보면 연인사이가 아닌것 같다...
그래도 연인사이였다...
그랬다...
그리고 그렇게 끝이 났다.

헤어진지 2달..
그런 그녀에게 연락을 하고싶다...
보고싶다...

악마의 핸드폰 아이폰은 문자가 저장된다...

물론 연락처는 지웠고 흔적을 지웠다.
그런데 난 문자를 지우지 못했다...

나는 그사람이 아프다...
아니 내가 아프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아라리
11/10/23 03:36
수정 아이콘
아.. 요즘 이런 마음아픈 글들이 자주 보이네요..
저도 이제 헤어진지 2주정도 돼서 아직 잊혀지지가 않는데 으아.....
힘내세요.
불멸의이순규
11/10/23 05:46
수정 아이콘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노래 제목이네요..
에.프의 나는 그사람이 아프다 ....
가슴 아픈 이별 얘기네요..
힘내세요 흑흑...
9th_Avenue
11/10/23 06:33
수정 아이콘
저도 다른 사람이 아파요..
실버벨
11/10/23 09:17
수정 아이콘
제가 좋아했던 사람이 제일 좋아하던 노래의 제목이네요. 아침부터 씁쓸해지네요ㅜㅜ..
이아슬
11/10/23 10:57
수정 아이콘
더 성숙해져가는단계군요 ^^* 횟팅!
방랑자크로우님도 알고 계신듯 하지만 제 기준으로는 사랑도 연애도 아니네요. 아픈것도 자신 때문에 아픈것일테구요.
서로에게 헌신하지 않는 관계는 사랑이 밥먹여 주냐 라는 명제에 막힌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헌신 너 이자식 뿌잉뿌잉~~
황제의 재림
11/10/23 11:17
수정 아이콘
전 헤어진지 1년 지났는데 새남친이랑 힘들때면 어김없이 전화나 찾아옵니다;; 새남친이랑 잘될때는 4~5개월 연락없다가도 싸우거나 하면 어김없이 저에게 기대는 옛여친 ㅡㅡ;; 연락하지말라고 해도 새남친이랑 싸우면 또 연락와서 만나달라하고;; 아직 냉정하게 연을 끊는걸 제가 잘 못하는건지. 헤어진 이유도 그 새남친이랑 바람나서 였는데 싸우면 저에게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며 매달리네요. 물론 그녀도 저도 돌아갈 생각이 없다는걸 서로 알고 있는데도 요상한 관계가 지속되네요. 최근 1주일 또 열심히 연락왔는데 또 연락하지 말라고 말할라고요. 차마 스팸처리등은 못하는데 그걸 해야할지..매번 난 니 번호 지웠다고 말해도 그 당시엔 나도 연락 안할게 하더니 또 연락오는;;
사티레브
11/10/23 14:02
수정 아이콘
이렇게 힘든게 이별을 말한 내가 이정돈데 그댄 지금 얼마나 아플지
11/10/23 14:30
수정 아이콘
휴 진짜 저랑 똑같은 상황이시네요 ㅠㅠ

저희 힙내요...


저는 다음주말에 연락하려고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2544 [일반] 그냥 잡설(불후의 명곡 등) [17] 킬리5314 11/10/23 5314 1
32543 [일반]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13] 방랑자크로우5146 11/10/23 5146 1
32541 [일반] 힘내라 투개월 [33] 뜨거운눈물7732 11/10/23 7732 0
32538 [일반] 한국 프로농구에 새로이 등장한 하이라이트 제조기, 김선형. [15] 드라고나6152 11/10/22 6152 0
32537 [일반] [서울시장 선거] 이 사람은 누군가요? [30] 룰루랄라7345 11/10/22 7345 0
32536 [일반] 불휘기픈 나무 - 정도전, 태종, 세종대왕 [58] 눈시BB12581 11/10/22 12581 5
32535 [일반] [정보&팁]인터넷서점 비교 및 책 가장 싸게 구매하는 법(내용 쪼끔 깁니다~) [26] 하늘의왕자7659 11/10/22 7659 13
32534 [일반] [K리그] 전북 1위, 포항 2위 확정. 김기동 선수 500경기 출전기록달성을 축하합니다. [9] LowTemplar4300 11/10/22 4300 0
32533 [일반] 일제시대 일본군 관사를 문화재로 복원 [79] 풍경8957 11/10/22 8957 0
32532 [일반] 요즘에 좌파란 단어가 참 많이 보입니다 [166] 프리온4938 11/10/22 4938 0
32531 [일반] 부모님 투표 못하게 하는 사람에게 ‘효자’ 라고 하는 조국 교수 [139] Alan_Baxter7319 11/10/22 7319 3
32530 [일반]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51] 로즈마리5433 11/10/22 5433 0
32529 [일반] (그닥 새로울 것은 없는) 화곡중에 대한 추가된 증언들입니다. [24] 어린시절로망은임창정4515 11/10/22 4515 0
32528 [일반] 박원순 "내가 떨어지면 안철수 원장도 타격" [136] 비스트마스터7369 11/10/22 7369 1
32527 [일반] 정치는... 삶입니다. [69] AhnGoon5532 11/10/22 5532 1
32523 [일반] 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에 대하여 중계방송과 피지알 불판이 저에게는 불편합니다. 다른 사이트에 가서 즐겨주세요라고 말한다면?? [54] 코큰아이6144 11/10/22 6144 0
32521 [일반] 파이널 판타지 오케스트라: Distant worlds II 가 열리네요. [9] 벨리어스3390 11/10/22 3390 0
32520 [일반] 서울시장후보 4차 TV 토론 하이라이트 - 박원순 편 [32] 삭제됨5399 11/10/22 5399 0
32519 [일반] 슈스케3 탑5 오늘의 영상 [49] 오크의심장7508 11/10/22 7508 0
32518 [일반] 엠넷의 밸런스패치 (오늘의 슈퍼스타k) [12] 뜨거운눈물6230 11/10/22 6230 0
32517 [일반] [슈스케]시도는 좋았던거 같은데... [7] 레몬커피4919 11/10/22 4919 0
32516 [일반] 슈퍼스타K3 TOP4가 확정되었군요. [9] 백호요둔5434 11/10/22 5434 0
32515 [일반] 111021. 소녀시대 뮤직뱅크 무대. [38] 업매직5364 11/10/22 5364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