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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0/05 06:15:08
Name 페일퓨리
Subject [일반] 마비노기야, 숨을 쉬어.
게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몇주고 몇달이고 그야말로 '폐인'처럼 매달렸던 게임이 한 둘쯤 있을 법 합니다. 한국말이 유창해질
일곱살 무렵부터 게임기를 붙잡고 살았던 저도 온라인게임을 접하며 실로 폐인처럼 매달렸던 게임들이 있습니다. 제일 먼저 저를
철야인 28호의 길로 이끌었던 작품은 역시 울티마 온라인이겠네요. 열 시간이 넘게 게임에 매달리다가 피곤에 지쳐 자려고 누우면
귓가에 들리는 브리튼의 배경음악... 결국 다시 컴퓨터를 켜곤 했던, 그야말로 중독자시절이었습니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을만큼
즐거운 때였지요. 그 다음은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 게임, 라그나로크입니다. 울온은 혼자서 했다지만, 라그나로크는 형제에 친구에
모두가 모여서 즐겼기에 더더욱 깊게 빠졌었죠. 그 다음으로 접한 것이 바로 마비노기였습니다.

게임도 각자 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만든 MMORPG 중에 가장 수작은
라그나로크고 가장 참신한 작품은 마비노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전성기' 기준으로 생각해서요. 두 작품이 모두
현재까지 서비스되고 있지만, 현재의 모습은 용두사미라는 말을 듣기에 손색(?)이 없지요. 여러분 모두 치약을 거의 다 쓰시면
치약통을 마구 접고 비틀어서 마지막 한 줌을 짜내시죠? 지금 이 두 작품의 모습이 이렇게 접히고 구겨진 치약통처럼 느껴져셔 저는
마음 한 켠이 쓸쓸하기도 합니다.

요새 하도 심심하고 할 것이 없는 통에 근 3년을 손을 놓았던 마비노기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 사이에 제 계정은 해킹당해서 제가
접을 당시만 해도 '괴수'라고 불릴 유저 3~4명은 풍족하게 사용할 만한 장비들이 죄다 날아갔지요. 우스운 것은 제가 접기 전에
장기간 안만질 생각에 OTP를 걸어두었는데, 어느새 OTP가 자동으로 해제되어 있었고, 그 사이에 해킹을 당했더군요. 뭐 일단 신고는
했지만 해킹과 관련해서는 넋놓고 사시는 넥슨이신지라 역시 공허한 외침으로 그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일단 심심한 차에 한 번
해보는 거지 뭐...라는 생각으로 복귀를 했습니다. 전에 알던 지인들은 모두 떠나고 가뜩이나 사람이 없던 골렘서버는 황량하기
이를 데 없더군요. 그래도 3주간 바뀐 것들과 새로 생긴 콘텐츠에 익숙해지려 애쓰며 조금씩 재미를 붙여가고 있었습니다. 접을 때에
가장 큰 이유가 되었던 매너리즘(거창한가요?)이 옅어져서 신선한 느낌이었고, 교역이나 새로운 스킬 등이 흥미로웠지요. 그런데
과거 아이디만 알고 지내던 지인의 길드에 들어가서 새로 생긴 것들에 대해 조금씩 설명을 듣다보니, 최근의 마비노기의 행보가
그냥 밖에서 구경하던 것보다 훨씬 심각함을 느꼈습니다. 구겨진 치약통의 모습... 그게 생각보다 더 심했달까요. 구기고 접은 정도가
아니라 치약통을 찢어서 긁어내는 수준이 되었더군요. 서비스가 오래된 게임은 신규유저보다는 하드코어유저의 잔존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이들은 당연히 돈을 지불하는 PU(Paying User)일 확률이 높고, 적당한 콘텐츠가 제공되면 불만을 가지더라도 현찰을
투하해 줄 확률도 높습니다. 그래서 서비스가 끝물에 이른 게임은 이런 유저들을 '짜내기' 시작합니다. 제가 치약통 운운한 것은 이런
이유입니다.

마비노기의 치약화를 느끼게 해준 것은 단연 '세공'과 '키트'라는 캐쉬아이템입니다. 끊임없이 추가된 장비 업그레이드 시스템의
최종장인 세공은 얼핏 보기엔 별 것 아닌 듯 합니다. 게임 내에서 5000골드만 주면 살 수 있는 세공 키트를 통해 장비에 추가적인
옵션이 랜덤하게 붙습니다. 보통 세공을 하면 3랭크의 세공 옵션이 붙고, 3랭크 옵션은 레벨 5가 한계입니다. 예를 들어서
스매시라는 스킬을 강화하는 옵션이 붙는다면 '스매시 강화 x레벨'이 되겠죠. 중요한 것은 이 옵션들이 실로 백단위의 경우의 수가
있고, 한 번 세공한 아이템은 그 옵션을 제거하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교역을 통해 '두카트'라는 다른 화폐를 벌어 사야합니다만,
가격이 매우 비쌉니다.) 그런데 캐쉬아이템 중에 '고급 세공 키트'를 사면 일단 세공이 부여된 아이템에 세공을 덧바를 수가 있게
됩니다. 지금 있는 옵션이 바뀌는 것이죠. 그리고 고급 세공 키트를 바르다보면 애시당초 엄청나게 운이 좋지 않고서야 당연히
붙어있을 3랭크 세공이 2랭크, 1랭크로 업그레이드 될 확률이 있습니다. (물론 매우 낮습니다.) 2랭크는 각 옵션의 레벨이 10으로,
1랭크는 20으로 오릅니다. 그리고 이 옵션의 갯수도 확률적으로 3개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즉, 세공을 극한으로 하면 3가지의 옵션이
레벨 20까지 붙을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게임 내에서 이 세공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생초보 유저가 온몸에 고급 세공이 도배된 장비를
착용하는 것만으로 어지간한 중급 유저 이상의 위력을 낼 수 있을 겁니다. 자,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이렇게 위력이 대단한 세공을
'좋은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서는 고급 세공 키트를 그야말로 퍼부어야 하는 것입니다. 세공의 랭크를 1까지 올리고, 갯수를 3개로
늘리기 위해서도 많은 양의 키트를 사용해야 하고, 그 와중에 자신에게 맞는 옵션이, 그것도 20레벨에 가까운 고레벨로 부여되기
위해서는(세공 1랭크가 되었다 하더라도 재수 없으면 옵션 레벨 1짜리가 붙는 일이 태반입니다.) 정말 끊임없이 세공 키트를 바르고
또 발라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세공키트의 가격은 10개 단위로 구매하여 할인이 될 때 하나에 1000원입니다. 멍하니 키트를
사서 발라보는 동안에 현찰 수만원이 날아가는 것은 금방입니다. 제 지인은 퍽 좋은 세공을 모든 장비에 부여했는데, 그렇게 세공을
맞출 때까지 3개월, 현찰 150만원이 들었다고 합니다. OMG입니다.

그럼 그 세공 없이 게임을 대강 하면 되지 않느냐? 뭐, 당연히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쉽게 피해갈 수 있는 길은 아닌 듯 합니다.
제가 접기 전에는 누적레벨 1000대가 넘은 유저들은(마비노기는 한 생애에 레벨링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환생을 하여 레벨을
초기화하고 다시 레벨링을 하기 때문에 누적레벨을 따집니다.) 어지간한 던전이나 전투 콘텐츠는 그리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누적레벨이 2000이 넘는 유저들도 솔플을 즐기기 힘들 만큼 각종 전투 콘텐츠의 난이도가 올라가 있습니다. 마비노기는
엄청난 솔플지향 게임입니다. 전투는 철저하게 1:1을 지향하는 턴제이고, 몹이 하나만 애드가 되어도 높은 확률로 바닥의 찬 기운을
느껴야 하는 시스템입니다. 파티플레이라는 개념도 처음에는 아예 없었고, 나중에는 아주아주 희미하게 생겼습니다. 레이드라는 것이
엄청나게 큰 몹 하나 데려다 놓고 여러명의 유저들이 둘러싸고 각자 신나게 때리는 것이 전부였죠. 와우나 다른 게임처럼 탱딜힐의
역할 분담같은 것도 전혀 없었습니다. 이렇게 파티플레이 쥐약에 솔플최적화라는 게임스타일은 단점도 심했지만 장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아진 난이도는 이 장점을 가차없이 폐기시켜버렸습니다. 결국 솔플지향의 게임을 만들어놓고 혼자서 즐기기는
아주 짜증나게 해놓은 것이죠. 결국 고급콘텐츠, 최신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선 유저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얼마 없습니다. 우르르
몰려다니거나 아니면 세공질을 해서 엄청 강해지거나 둘 중 하나죠. 하지만 마비노기는 우르르 몰려다니는 것이 결코 즐겁지만은
않은 게임입니다. 먼저 말씀드렸다시피 전투가 철저하게 1:1을 베이스로 설계되어 있어서, 만일 4명 파티로 던전에 들어가면 4명이
각자 몹 하나씩 붙잡고 1:1을 동시에 네 군데서 벌이는 게 고작입니다. 행여 내가 붙잡고 있던 몹을 다른 파티원이 때려주면 고마운
것이 아니라 전투가 꼬여서 괜히 안맞아도 될 상황에 얻어맞게 되는 일도 벌어집니다. 그리고 각종 보상을 획득할 확률은 1/4이 되고,
경험치도 1/4이 되죠. 결국 세공은 굉장히 큰 유혹으로 다가옵니다.

리즈 시절 마비노기의 현찰 동원력도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정액요금제 + 유료아이템제를 동시에 실행하여
양쪽의 매출이 죄다 그렌라간급으로 천원을 돌파해버리셨으니 말 다 했습니다. 최초의 탑승 펫인 서러브레드 카드가 나왔을 때 그
가격이 만 원을 살짝 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발매 수 시간만에 매출이 억단위로 꽂히고 서버가 다운되었었죠. 어떤 시스템일까
감이 안오시는 분들을 위해 나름 보편적인 와우에 빗대어 설명하자면, 일단 정액요금은 정액요금대로 다 받고, 탈것들을 100% 다
캐쉬아이템으로 팔고, 10칸 이상의 가방을 사용하기 위해서도 다달이 돈을 내야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게 과거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세공과 이벤트 키트가 발매된 시점에서는, 레이드와 투기장 참가를 위해서 매번 캐쉬를 내야 하고, 재연마를 할 때마다
캐쉬를 내야 하는 수준까지 왔다고 보시면 되겠군요. 비록 학생때보다 지갑사정이야 좋아졌다곤 해도, 게임에 세종대왕을 분대 혹은
소대 단위로 파병하는 것이 그리 내키지는 않는데다, 이는 지엄하신 어부인 마님의 눈치까지 봐야 하는 공처가 생활에 한 줄기 지옥의
빛이 될 듯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저냥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놀자...라는 식으로 교역만 신나게 하고 있었습니다. 교역은
꼭 대항해시대의 그것과 같습니다. 각 마을의 특산물을 사다가 다른 마을에 차익을 내고 팔면 그만입니다. 처음에는 등짐을 지고
다음엔 리어카를 끌고 마차를 몰다가 결국에는 워 갤런, 아니 코끼리를 몰게 되지요. 교역으로 쌓이는 경험치가 아주 쏠쏠해서 굳이
어려운 던전 안돌아도 열정적으로 새벽의 보부상질을 하다보면 레벨은 그럭저럭 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옆길을 찾아서
교역을 하고, 낚시도 하고 오랜만에 악기도 연주해보고 놀던 차에 오늘 오후 이상한 공지를 보았습니다.

  임시점검을 72시간 동안 진행한답니다. 자, 오타가 아님을 확인하기 위해 한 번 더 적겠습니다. '72시간' 무슨 영화 제목같습니다.
심지어 지금 상영중, 아니 진행중입니다. 아마 한국 온라인게임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기록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베타 테스트
기간도 아니고 서비스 8년차 게임이 72시간 임시점검이라니 엑스칼리버 저리가라 할 위력에 월향검 뺨칠 귀검입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유저들의 넋을 단칼에 베었습니다. 이 72시간 대하점검은 무려 점검 1시간 전에 공지를 띄워 마음의 준비는 개뿔 그냥 넋놓고
당하게 했습니다. 그것도 이른 오후에 반박자 빠른 공지를 날림으로서, 저녁 이후에 접속할 많은 유저들은 공지도 못보고 그냥
당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서 대체 왜 이런 대하점검을 실시하는 지, 그 원인에 대해선 공지에서 일언반구 언급도 없었지요. 결국
여기저기 인터넷을 통해 '마비노기가 이딴 짓을 저질렀다더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야 넥슨 측의 입장을 돌아돌아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 작업장을 통한 게임머니의 대규모 현찰거래 정황이 포착되어 이걸 해결하고자 한답니다. 뭐 듣기엔 그럴 듯 합니다만, 사실
이 설명은 다음과 같이 해석하여 들으시면 됩니다. '우리집 소 도난 20주년을 기념하여 외양간 리모델링에 돌입한다.'

사람이 없어서 황량해진 골렘서버에도 대륙의 매크로들이 활약하는 곳에 가면 월 스트리트가 따로 없습니다. 모두가 같은 자세와
비슷한 복장으로 바글바글 줄지어서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고 있지요. 이런 광경이 3년을 쉰 저에게도 아련한 추억과 향수로 남아
있는데 이걸 때려잡겠다고 이제와서 느닷없이 72시간 서버 닫는다니 기가 찹니다. 항간에는 최근 벌어진 골드 복사 버그와 관련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는데 넥슨 측에서는 강력부인했다고 합니다. 이런 복사 골드로 인해서 현금 거래 사이트에서의 마비노기
골드 환율이 크게 떨어져서 엄청 거래가 이루어졌다는데, 이에 대한 조치나 현찰 거래에 대한 조치나, 대운하나 4대강이나 뭐가
다른지 모르겠는데 말이죠.

이렇게 저는 3년만에 복귀한 마비노기에서 3주만에 절망을 느끼고 있습니다. 카툰렌더링의 매력이 잘 살아난 그래픽, 문제가 많지만
그래도 자체제작 엔진으로 밥값은 했던 플레이오네 엔진, 칸노 여사가 참여하신 라그나로크2 울려 보낼 사운드트랙, 독특한 전투,
판타지 라이프라는 말에 걸맞게 다채로운 콘텐츠들... 훌륭한 완성도로 데브캣에게 명예를 가져다 주었던 게임인데, 라이브 관리가
제대로 안되었다는 매우 한국적인 이유로 유저들이 가차없이 등을 돌리게 하고 있군요. 라그나로크의 무료화나 캐쉬템 난무에
이어서 좋은 작품이 골로 가는 모습을 보고 있는 듯 하여 마음이 아픕니다. 지금 잘 나가고 있는 게임이든, 앞으로 탄생될 좋은
작품이든, 꾸준한 품위 유지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넥슨에선 좀 힘들겠지요?

P.S. 1 : 이러니 저러니 해도 와우는 정말 난놈이군요.
P.S. 2 : 72시간이 지났을 때, 백섭같은 날벼락만 안떨어져 있으면 그래도 계속 해볼랍니다. 골렘서버 유저 안계신가요? ㅠ_ㅠ
P.S. 3 : 라그나로크와 라그나로크2의 명복을 빕니다. 특히 사산된 둘째의 어린 목숨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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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자꾸시비네
11/10/05 06:44
수정 아이콘
부모는 훌륭하지만 양부모는 그렇지않죠. 떠나보낸 친부모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있을까요.
낭만토스
11/10/05 06:45
수정 아이콘
와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마비노기라고는 한 10분정도 해본게 다지만
마비노기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네요.
사신아리
11/10/05 08:17
수정 아이콘
하프에서 활동중인 유저 입니다.
어제 점심때 접속했다가 놀랄 틈도 없이, 부랴부랴 봉인스크롤 여기저기 바르고 은행 암호 걸고 나왔습니다.
글 쓰신분과 완전히 완전히 생각이 같습니다. 그래도 이왕 이렇게 된거 메크로를 이용한 골드 현금 거래가 뿌리 뽑히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72시간 점검이 끝나면 늘 그러했듯 보상 이벤트를 시작할텐데, 주말에는 못달릴거 같아서 그 혜택(?)도 못볼것 같네요 엉엉엉.
11/10/05 08:36
수정 아이콘
....네? 몇시간이요??
제목 보고 잠시 들어가서 하려고 했더니 충격적인 말을 들었네요.
Samo.302Tank
11/10/05 08:51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퇴근 후 접하려했더니 홈피,게임 모두 접속불가더군요
72시간 점검이라니.. 안타깝네요 [m]
냥이낙타
11/10/05 08:55
수정 아이콘
돈복사로 인해 대규모의 돈이 풀려서(거래 사이트에서 가치가 절반이 되버렸다네요) 점검이라는게 대다수의 썰인것 같더군요.
참 좋아하던 게임이었는데, 컴퓨터를 바꾸고 나선 게임이 잘 안 돌아가서 완전히 손에서 놔버렸습니다. 그 컴으로도 와우는 파티플은 못해도 솔플은 할 수 있는데!ㅠㅠ
제 사놓고 생성은 안 한 한정 펫카드들이 제일 걱정되네요. 돈은 별로 없으니 걱정이 없는데.
(改) Ntka
11/10/05 09:21
수정 아이콘
저도 현재 골렘섭에서 하고 있는 사람으로... 어제 와인 만들려다가 접속은 물론 홈페이지도 연결 안 되어서 진짜 서비스 접은 줄 알았네요-_-
여튼 다시 열린다면... 내 와인은 수도의 추기경을 암살할 정도로 숙성되어 있겠지-_-
72시간씩이나 해서 만약 열리는데 평소 점검, 패치처럼 1패치 10버그를 일으키지는 않겠죠. 만일 그런다면 이제는 개발진들은 믿음이 안 가는 사람들--
11/10/05 10:38
수정 아이콘
세공은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애저녁에 접었습니다.
저는 세공보다도 키트가 정말 마음에 안 들더군요. 말이 좋아 키트지 이건 그냥 현질 복권이죠 -_-
현금 900원에서 1200원을 주고 키트를 사서 게임 안에서 풀면, 랜덤한 확률로 게임 내에서 구하려면 무진장 비싼 아이템이 나옵니다-_-?

그나마 처음에는 방학 한정판매라고 팔았지만(한정판매 기간이 근 한달인 것도 사실 웃김) 이젠 아주 상시판매 키트도 생기고
한정판매할 구실이 없으니 8년 동안 아무 말 없던 npc 생일을 급조해서 생일축하 한정판매 키트라는 기도 안 찬 걸 만들어 놨죠.
마비노기에 npc가 몇명인데 1년 내내 한정판매 돌릴 기세 -_-
레몬커피
11/10/05 10:42
수정 아이콘
무지 공감되는 글이네요

저도 진짜 마비노기 오랜기간 애정을 가지고 했었습니다. 이 게임이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건 무료화 이후 랜덤박스 풀때부터였죠. 아이템을 재산개념으로 소유하는게

만연한 게임경제시스템에서 재산이던 고급아이템들을 캐쉬 랜덤박스로 풀어버렸으니..

정말 오래전부터 했었지만 무료화 이후 환생기간 단축으로 인한 지나친 레벨인플레,

골드인플레이션, 랜덤박스, 강화석, 그에 따른 사냥터 획일화(너도나도 그림자던전)

이때쯤부터 게임에 대한 애정이 확 식더군요 아는 지인들도 다들 그때쯤 접었고,...

아직 누렙2000정도의 캐릭터가 그대로 남아있기는 할텐데 다시 손대기는 싫네요

참 무료화 이전에만 해도 정말 재밌는 게임이였는데 아쉽습니다
웅후후
11/10/05 10:46
수정 아이콘
친한 길원들 아니면 진작에 접었죠............흑흑
정형돈
11/10/05 11:40
수정 아이콘
만돌린 유저입니다..
거의 한 5~6년을 해왔네요. 물론 중간에 군대크리와 딴 게임으로 빠져서...
제대 후에 인간으로 하다가 화끈하게 접고 엘궁으로 돌아서서
얼마 전 누적 1300을 돌파하고 솜씨노가다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공은 이제 없애기도 뭐한 단계가 됐죠. 세공1랭 템 가지고 있는 사람도 굉장히 많아지고..
마비노기 공략은 "돈 많이 벌어서 세공템 맞추시면 어디든 쉽게 돌 수 있습니다."가 되고 있는 현실..
안타깝습니다.

점검 때 할 게 없으니 LOL을 해봤습니다. 큰일 났네요. 72시간 지나도 이거 하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이..
개의 뿔
11/10/05 13:52
수정 아이콘
누적은 2000밖에 안되어도 나름 골렘섭 열릴 때부터 했었습니다.;;
딸 같은 캐릭이 있는데 완전히 손을 놓은지 4달이 되었네요.
하도 돈을 밝혀대는게 너무 싫어서 이젠 완전히 정이 떨어졌습니다.
하나의 게임이지만 그걸로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고 친하게 되었던 게임이라 아쉬움이 큽니다.
SnowHoLic
11/10/05 14:11
수정 아이콘
꽤나 많은 mmorpg를 해봤지만 와우와 마비노기가 가장 잘만든, 미치도록 몰입하게 만든 게임이었습니다.
카툰 랜더링의 덕후를 부르는(;;) 이쁜 그래픽이나, 스탯 노가다화 되었지만 각종 생활스킬의 소소한 재미, 시간 맞춰 아르바이트 다니는 재미 등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다른 게임들과 전혀 다른 것은 전투시스템의 매력이었죠. 솔로 플레이를 지향하는 게임중에서 마비노기처럼 전투 자체의 재미에 푹 빠지게 한 게임은 없었습니다. 단순한 가위바위보 패턴의 실시간 턴제(??) 시스템이지만, 던전의 몹 조합, 각각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전술적인 묘미도 있었구요.

그래서 전 대부분의 접속시간을 던전도는데 보낸것 같네요. 아, 당연히 캠프파이어도 하면서 수다떨고 음식 나눠먹기도 종종 했고 메인 스트림은 스토리에 흠뻑 빠져서 즐겼지요. 후에 닥 윈밀, 닥 볼버의 시대가 도래했지만 성격이 이상한지라 피빠지는걸 너무 싫어해서 닥윈밀로 던전 돈적은 별로 없고.. 전사고집->자이언트 주력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리볼버는 남이 쏘는거 구경만 했었네요.

아무튼, 매달 정액요금 내면서, 3주만에 환생도 꼬박꼬박하고, 탈것도 심심치 않게 사면서 게임했었지만 부분유료화 되면서 미련없이 접었습니다. (아.. 미련이 없지는 않았죠. ㅜㅜ) 결국 지금의 세공같은 방향을 지향하기에 부분유료화 한 것이라는게 뻔했으니까요. 그래서 그나마 좋은 기억으로 마비노기를 보낼수 있을듯 합니다.
풍류랑
11/10/05 14:24
수정 아이콘
반갑네요! 저도 골렘섭 유저입니다. 몇달 전, pgr에서 만난 또 다른 골렘섭 유저님과 가끔 같이 사냥도 하곤 합니다. =)
개인적으로는 72시간 점검이래봐야 별로 나아질 것이 없으리라 예상합니다. 혹시나 획기적으로 매크로 다 때려잡고, 산재해 있는 버그들을 싹 해결한다 치더라도, 지금의 세공이나 키트 등등을 봤을때 게임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되네요. 정말 재미있게 해 왔던 게임인데...지금이야 뭐 게임 자체의 재미 추구보다도 게임 내에서 아는 사람들과 어울릴 목적이 더 큰 것 같아요.
킥해드림
11/10/05 14:45
수정 아이콘
라그나로크, 마비노기 정말 잊지못할 게임이죠
클베떄부터 쭉 해왔지만...
나크가 떠나고 후임들이 망쳐놓기 시작했을무렵에도 저는 견디며 해왔지만
요새는 진짜 '치가 떨려서'못하겠다 생각하고 그만뒀죠.

라그나로크와 마비노기의 가장 큰 매력은 게임성이 아닌
커뮤니티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등학교친구외에는 20살넘어서 믿고지낼수있는 사람이 없다 생각했지만,
고등학교친구다음으로는 저기서 만난 사람들과 아직도 연락하고 만나고 즐겁게 지내는거같네요.
(물론 학생시절이 지나갔고, 아예 사회인이 되서 연락의 주기는 짧아졌지만)

과감하게 이런말써도 될진 모르겠지만
라그나로크와 마비노기의 커뮤니티를 뛰어넘을 게임이 또한번 나올수있을까요..
저는 무리라고 보는데..
내차는녹차
11/10/05 17:53
수정 아이콘
마비노기...
세공서부터 손을 놓았습니다.

돈이 너무 많이 들어요.ㅠㅠ
양정인
11/10/05 18:08
수정 아이콘
이상하게... 유료화 게임이 부분유료화나 전면 무료화의 길을 걷게되면 많은 유저들이 등을 돌리더군요.
전면/부분 유료화 과정에서 반드시 추가되는 '캐쉬 아이템' 이 게임내 밸런스를 무너뜨린 것이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하는데...
유저들은 다 알고있는 이 이유들을 왜 게임사들은 외면할까요.
캐쉬아이템을 만들어 팔때는 당장 '돈' 이 들어오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유저를 떠나게 만든다는 것을...
루미큐브
11/10/05 19:37
수정 아이콘
알파 매시브, 그 이후 하프 정착, 클베, 오베... 여신강림 팔라딘 이리야 대륙 업데이트
드래곤과 샌드웜의 난동, 아무튼 이때까지도 묵묵히 참고 재료 모으고 방직하고
안되면 재료 매입하고(사실 중화인민 어쩌구 해도 이 중화인민들의 노가다가 없으면
마비는 제 정신으로 재료 성실하게 모아서 못합니다. 블스 해 보세요, 미칩니다. 그냥
거미줄 줍기도 구찮은 판국에 광캐러 사방팔방 인벤에 가방 다 질러댕겨도 환장하죠)

옷만들고 팔고 갑옷만들고 팔고 남은거 뿌리고 인챈질도 실컷 하고

뭐 할 짓이라곤 여러 길드 사람들과 장사꾼 들과 9챈 광장에서의 수다, 그리고 또 제작질 그것 밖에 없었으니

그래도 묵묵히 연금술 업데이트까지 참고 또 참고, 도저히 재미를 못느껴서 유물찾기 노가다 좀 하다가
결국 뭔놈의 교역이네 뭐네 업뎃 전 퇴갤.. 그런데 차마 애지중지 키워온 캐릭터는 삭제를 못하겠더군요

저도 현재 마비를 하는 왠만한 올드비들 못지 않게 돈도 많이 썼다고 생각합니다만 크게 아깝진 않더군요
말도 한정판 나올때 마다 쟁여놓고 그래서 종류별로 다 있고, 펫이야 어차피 1회용 몸빵, 어글 뺏기 내지는
창고기능 외엔 의미가 없지만, 나름 귀엽기도 하고, 지금은 AP에 목숨걸고 성미급한 분들이 아닌 이상
좀 기다리면 무료환생이 되지만 그 이전엔 돈 주고 꼬박꼬박 환생시켰으니 그 돈도 진짜 생각해 보면 압박이군요
어차피 재미있게 즐겼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고, 별 꼴을 다 보면서 함께 지내온 게임이다 보니 배운것도 많고
시간, 돈... 잃은 것도 많고, 다행히 한 번도 사기당한 적은 없다는 것 뿐?

그런데 확률제 캐쉬템은 진짜 못봐주겠더군요, 예전에도 몇 번 이벤트성으로 캐쉬템이 있었던 걸로 압니다만
지금에 비한다면 애교죠 애교...
포프의대모험
11/10/05 22:11
수정 아이콘
마비노기는 레벨업하고 성장하려고 게임하는 사람도 많지만 날백수처럼 마을 뽈뽈 돌아다니고 잉여잉여한 생산일 하다가 친구들어오면 귓해서 던전이나 한바퀴 돌고 캠파 피워놓고 세월아 네월아 채팅하는 사람도 정말 많죠
유료화되고 2시간 제한 생기면서 저승사자 나오를 피해 너도나도 알비에 나뭇가지 던져넣고 나무 한트럭씩 캐와서 밤새 캠프쉐어링하고 정신차리니까 캐릭터는 미사일가-_-슴 을 가진 개돼지가 되어있고...
그야말로 판타지라이프였는데 그때 추억이 아직도 아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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