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제가 북한의 철도 현황에 관해서 엔하위키에 자료를 올리고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죠.
그게 어쩌다 보니 스케일이 졸지에 커져서...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내용을 교차검증해보고,
수용소의 위치, 크기, 교통편, 실상 등을 난잡하게나마 올리고 있었습니다.
근데 제 백 마디 말보다 이 책 한 권이 훨씬 충격적이더군요.
저 나름대로는 강철환 씨가 지은 《수용소의 노래》라는 책도 읽어봤었고,
150여 페이지로 인터넷에 누군가 올려놓은 《The Hidden Gulag》이라는,
제가 조사하고 있는 내용과 비슷한 내용 및 수기를 적은 논문 비슷한 PDF 자료도 읽어봤습니다만,
이 책을 읽고 뒤통수를 거하게 얻어맞은 느낌입니다.
아직도 충격으로 몸이 떨릴 정도네요.
요덕 수용소에 관한 《수용소의 노래》도 충격적입니다만,
개천 수용소에 관한 이 책은 그야말로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이 정확하다면, 이 개천 수용소보다 더더욱 무서운 곳이 몇 군데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 수성구역 수성동의 청진 교화소,
함경북도 회령시 행영리 일대의 회령 관리소,
그리고 함경남도 요덕군 용평리 일대의 요덕 수용소 용평 완전통제구역 정도를 꼽아볼 수 있겠는데요,
개천 수용소가 이 정도면 도대체 다른 수용소는 얼마나 더 끔찍할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다른 이야기는 직접 책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다만 책의 증언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저자의 형과 어머니가 수용소 탈출에 실패해서 공개처형을 당할 때,
그 공개처형 장면을 맨 앞에서 아버지와 함께 바라봐야 했던 장면이었습니다.
공개 처형식의 과정을 너무나 생생하게 표현해 놓았습니다. 할 말을 잊게 만들더군요.
책의 삽화는 함경북도 온성군 출신의 강춘혁 씨가 수고해 주셨는데요,
삽화가 곁들여져서 더욱 그로테스크하다고 해야 할까요...
아, 끔찍하지만, 처형 장면도 삽화로 들어가 있습니다.
신동혁 씨의 증언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 걸로 압니다만,
책에 기록된 내용과 사진을 볼 때, 저는 전적으로 증언을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고문을 당하고 그 상처를 보여준 사진을 보았을 때 말이죠.
혹시 인권운동(특히 북한 관련)에 관심이 있으시다거나,
북한의 단면이 궁금하신 분은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해 드립니다.
아, 비슷한 책으로는 《교화소 이야기》(리준하 저)와 《완전통제구역》(안명철 저)이 있습니다.
아직 저 두 권은 읽어보지 못했습니다만, 기회가 되면 읽어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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