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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3/24 11:47:55
Name luvnpce
Subject [일반]  최상의 시나리오를 최악의 상황으로 바꿔놓은 신의 한 수, 그리고 1인 1표제
네. '나는 가수다' 관련 글입니다.

사실 방송 당일 이 글을 쓰려고 하였으나, 다른 회원분들의 글들에 첫 페이지의 자리를 양보해 드린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접었습니다.
물론 pgr 공지의 룰을 따라 관련 글은 코멘트화 시키는 것이 원칙적으로는 맞겠습니다만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또 개인적으로는 몇 년만에 돌아와 자존심을 걸고 쓰는 글이기에
몰락해가는 나가수 관련 글들의 조회수의 부흥을 위해,
그리고 최고의 회원들에게 좀 더 많은 의견 피력의 기회를 드린다는 덧글 시스템의 취지를 살리고자
실험해본다는 마음 자세로 재도전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봅니다.



네. 저에겐 잃을 것이라고는 '게시물이 이동되었습니다.' 크리 뿐이겠지만 나가수는 너무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김어준 - MBC FM 4U 라디오 윤도현의 두 시의 데이트 中 - >

김어준씨 말대로 김건모는 쿨하고, 김제동은 착하고, 이소라는 섬세하고, 제작진은 단호하고,
나가수는 김건모도 탈락하는 프로그램이란 권위를 얻을 뻔했지만,
김건모는 찌질하고, 김제동은 오지랖에, 이소라는 땡깡에, 피디는 첫 탈락자가 되고, 평가단은 바보가 되고,
나가수는 인터넷 대란을 일으키며 최고의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어?









<방송 직후 김수현 작가의 트위터>

항간에 '나는 가수다 논란 종결글'이라고 떠도는 글의 내용 중 출연료 계약 건만을 제외한다면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으로써는 김건모 탈락이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었습니다.
김건모라는 전 연령층에 걸쳐 인지도가 높은 중견 가수를 주말 황금시간대 예능의 가족 단위 시청자들을 잡아놓기 위한 안방마님으로
꼭 끌고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나는 가수다'는 3주에 걸쳐 큰 인기를 얻었고, 그 관심은 첫 탈락자가 나오는 3주차에 이르러 절정에 이렀습니다.
김건모라고 할지라도 떨어질 지 모르는, 그리고 떨어지는, 그래도 떨어트리는, 그렇게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 '나는 가수다!'
가 됨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모든 긍정적 효과를
최고의 가수를 떨어트리는 것은 너무 잔인한 것이 아닐까라는 부정적 반응을 간과할 수 없었다는 표면적인 이유를 내세워
소위 한국인의 정을 생각하는 한국적 무한'재'도전 서바이벌로 전락시켜 버림으로써 모두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진중권씨의 트위터. 실제로 이 7명의 가수들을 데려다 놓고 평가를 한다는 것은 넌센스... 일까?>

처음 이 프로그램 기획 단계의 섭외 예정자 리스트가 짤방으로 돌 때만 해도
이런 가수들을 모으는 자체도 말이 안되고, 이들을 데리고 서바이벌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것은 더 말이 안된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프로그램에서 항상 강조하는 대로, 누가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내노라하는 멤버들로 출연진이 구성이 되어있기 때문에
이들의 순위를 메기는 평가 방식이 중요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문가들로 심사위원단을 구성하는 것은 가수들의 자존심에 직격탄일 수 밖에 없으며,
실시간 투표를 하기에는 라이브로 무대를 마련하는데에 어려움이 생기고,
인지도나 인기 순으로 순위가 메겨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때문에 10대부터 50대까지의 청중평가단들이 심사를 하는 현재의 평가 방식은
공신력과 객관성을 어느 정도 확보하는 동시에,
탈락하는 가수들도 결과를 납득하기 비교적 용이한 방식입니다.
그리고 평가단이 생각하기에 그 날에 최고의 무대를 선보인 1인에게 각자 1표를 행사하도록 하여 득표율 기준으로 순위를 메기는 방식은
제작진이 이것을 의도했는지는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고 보니) 장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노태우_대통령의_위엄.jyp>

7위에 1표를 행사하여 처음부터 7위를 선정하기 위한 체계가 아닌 이상,
1인 1표제는 1위를 선정하기에 적합한 투표 방식이지 7위를 선정하기에 적합한 투표제가 아닙니다.
또한 1인 1표제는 다수결로 한 가지의 사람이나 방식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순위를 나열하는 방식으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나는 가수다'에서 '순위'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메기기 위해서는 오히려 1위부터 7위까지를 모두 투표하도록 하여
점수를 차등적용하여 합계 점수 순으로 순위 선정하는 것이 나았을 것입니다.

현재의 투표 방식에서 7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이 사람이 오늘의 무대 중 '최고'였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적었다''를 의미하지
'이 사람이 오늘의 무대 중 '최저'였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실제의 1주차의 사전 선호도 투표와 3주차의 첫 경연 투표 결과, 제작진 사전 조사,
그리고 방송 후 시청자 반응을 비교해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1주차에서 박정현씨가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이 조금 의외였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현장 녹음을 들어보면 납득이 갈만한 결과였습니다.
또한, 1위를 차지한 박정현씨 뿐만 아니라, 오히려 6위를 차지했던 이소라씨의 '바람의 분다'가 방송 후 시청자들에게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번 3주차 방송에서 7위를 차지한 김건모씨의 무대 또한, 평이했다는 평은 있었지만 (괘씸죄를 제외하면) 최악의 무대는 아니었을 지 모릅니다.
1주차 사전 선호도 투표에서 3위를 차지했던 것과, 높은 인지로도 인해 제작진 사전 조사에서 40대 이상의 지지를 얻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김건모씨의 미션곡이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립스틱 짙게 바르고' 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김건모씨의 무대는 평가단들의 머리 속에선 1등은 아니더라도 2~6등은 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현재의 투표방식이 아닌 차등점수 투표를 채용했다면 순위는 충분히 바뀌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랬다면, 투표결과는 관객의 평가를 좀 더 정확하게 반영했을지는 모르나,
오히려 가수들의 자존심에 직격탄이 되었을거라 생각합니다.)


현재 투표 방식에서의 키워드는 '무대 장악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준비, 실력, 인지도, 인기, 향후 반응과는 비교적 개연성이 적은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비교적 적었던 박정현씨가 1위를 차지한 점.
6위를 차지했던 이소라씨의 노래가 방송 후 큰 반향을 일으킨 점.
대표곡이 아님에도 관객을 선동(?)한 YB의 무대가 4위를 차지한 점.
그리고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로 3주차에서는 1위를 차지한 점.
방송 때마다의 순위의 변동 폭이 크다는 점.
가수들의 중간 자체 평가와 실제 순위에 차이가 있다는 점.
1위와 7위까지의 득표율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잘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방송에서 비춰지는 것과는 또 다른 라이브 무대라는 장치 속에서 단 한번의 공연으로 평가 받는다는 점.
그리고 소화해야 하는 미션곡이 랜덤이라는 점.
그렇기에 편곡의 중요성이 크다는 점.
심지어 투표 결과에 영향이 큰 출연 순서마저 랜덤으로 뽑는다는 점.
이는 사실 정말 누가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가수들만 모아놓았다는 점.

등의 이유 때문이고 이를 종합하면,

현재의 시스템은 정말 이건 다음 주에 누가 떨어져도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닌.것.입.니.다 -_-..
미션곡도 복불복이고, 편곡 싸움에, 1위만 뽑아서 순위 메기는데다가 그 순위 간 득표 차도 크지 않다는 것은 결국

그 날의 그 '무대 자체'가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수의 실력 자체보다 경연 날의 무대를 얼마나 준비했느냐, 어떠한 퍼포먼스로 얼마나 관객을 압도하여 강한 인상을 남기느냐에 따라
누가 '1위표를 가장 많이, 그리고 1위표를 가장 적게' 획득하느냐가 갈리게 됩니다.



앞서 현재의 시스템이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말한 것은,
무대장악이 순위에 가장 영향을 크게 끼치는 요인이기 때문에
7위로 선정된 탈락자에게 방어재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다들 쟁쟁한 가수 분들이기에 저는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라던가,
'어느 누가 떨어져도 이상할 것이 없기에 다른 좋은 가수에게 자리를 양보해주는 의미로 받아들여주시기 바랍니다.' 같은
립서비스도 가수들의 긴장이나 충격을 완화시키진 못했지만,

순위 선정이 '누가 더 독하게 준비해 왔느냐' 싸움의 성격을 띈다는 것을 충분히 강조하고 가수들에게 인지시켰다면
탈락한 가수가 가수의 자질이나 실력, 자존심, Musician 혹은 Artist로의 아이덴티티에 타격을 입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연 날 가장 평이하고 밋밋한 무대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다른 성격의, Performer로써의 자존심을 건 흥미진진한 자존심 대결이 펼쳐지고,
탈락이라는 결과도 지금에 비해 수긍하고 수용하기 용이할 수 있지 않았나 합니다.

그리고 이 것이 3주차에 김건모씨가 탈락한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탈락 직후 인터뷰나 하차 결정 인터뷰를 보면 본인의 탈락의 이유가 실력이 아닌
무대 준비와 무대 성격에 인한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시스템의 성격을 어느정도 파악했다고 여겨지는 YB나 김범수씨의 경우
라이브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소위 '먹히는' 공연을 준비해왔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예 제작진 자체에서 이 점을 빠르게 파악해 가수들에게 강조하였다면
시청자들은 매주 최고의 가수들이 목숨걸고 준비하는 무대를 마음껏 누릴 수 있었습니다.
뭐, 누군가 복불복 고추냉이에 걸려서 떨어지는 건 아쉽지만 바로 만만치 않은 가수 새로 나오니깐요.
김범수의 댄스를 콘서트에 가지 않는 이상 어디서 구경해보겠습니까.


<사실 이미...>









너무 아쉽습니다.
너무 아깝습니다.
내노라하는 가수들이 신인 때의 두근거림을 가지고 목숨을 걸고
기를 쓰고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만드는 무대를
매 주 공짜로 앉아서 볼 수 있는 최고의 시스템을 가지고
최고참 선배 가수의 탈락이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재도전 허용이라는 신의 한수로 최악의 상황으로 순식간에 뒤바꾸어버린
제작진의 판단이 너무 아쉽습니다.

이거. 예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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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eption
11/03/24 11:58
수정 아이콘
좋은글이네요 잘 봤습니다. 1위를 뽑는 투표방식은 개인적으로는 별로 안좋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글을 읽다보니 1표제가 그렇게 생각하면 좋은 제도였구나 싶네요 그나저나 김범수씨 허니 잘하시네요-_-;;
네랴님
11/03/24 11:59
수정 아이콘
투표 방식은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점수제로 하면 팬/인지도에 의해 순위가 바뀔수 있을뿐더러 그만큼 투표에 무게감이 떨어지죠.

개인적으로 이 프로는 노래를 "라이브"로 잘하는 사람이 너무 유리한 프로가 아닌가합니다.
11/03/24 12:13
수정 아이콘
당초에 PD들이 자신들이 만드는 프로그램의 기본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망각한 모양입니다.

1등을 해서 살아남던, 6등을 해서 살아남던간에 살아남는 겁니다.
그런 것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입니다. 탈락자만 되지 않으면 된다는

그런데, 왜 가장 잘한 자를 선택하라고 하나요.
가장 못한 자를 선택하는 투표를 하면 되는 것을
홍마루
11/03/24 12:1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근래 나는가수다 글중 제일 좋은거같네요.
많은 관심이 있었던 만큼 비판도 많지만 어쨌든 폐지만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앞으로 언제 또 이런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을지
다리기
11/03/24 12:15
수정 아이콘
지금 나온 가수들이 다들 라이브에는 일가견이 있는 가수들이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올빼미
11/03/24 12:24
수정 아이콘
여담이지만 직선제이후 노태우의 당선은 정말....그당시 투표자들에대한 실망감을 가득줍니다. 아버지 어머님들 왜그러셧어요-_-..
우유친구제티
11/03/24 12:31
수정 아이콘
제작진의 판단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아쉽습니다.
르웰린견습생
11/03/24 12:3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글 쓴 분의 정성이 보이는 글이네요.^^
글에다가 시각화 자료 넣는 게 쉬워 보여도, 사실 보통 정성으로는 하기 어려운 거거든요~
낭만토스
11/03/24 12:40
수정 아이콘
김어준씨 생각이 저랑 완전 똑같네요.
깔끔하게 사과하고 '죄송하다. 더 열심히 하겠다' 했으면 오히려 전 쉴드쳐주려고 했습니다.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도 물론 의미있지만, 책임지고 마무리 하는 것도 필요하니까요
11/03/24 12:41
수정 아이콘
이번 논란이 생기고 잠깐 생각했던 건데. 처음부터 서바이벌 방식을 세번 경연 하고 그 세번에서 가장 표를 받지 못한 하위 세명이 한번에 하차하는 방향으로 잡는 겁니다.
한번 경연에 한명 하차하는 것이나 세번 경연에 세명 하차하는 것이나 뭐가 다른나? 조삼모사다... 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매회 득표수가 확인되면 하위권의 가수들은 다음 경연에 만회할려고 더 노력할 것이고 이게 어떻게 보면 공정함을 지키면서도 재도전권을 자연스럽게 주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대신에 하차하게 되는 하위 3인은 하차 전 1시간동안 일반 합동 콘서트의 기회를 주는 겁니다. 그리고 프로그램에 남게 된 상위4명이 그들의 코러스를 맡으면서 하위3인이 결코 절대적 기준으로 실력이 떨어져 하차 하는게 아님을 증명할 기회를 주는 것이죠. 비록 단독 콘서트는 아니지만 황금시간대에 합동콘서트는 탈락을 하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인 선물이 아닐까 합니다.
터치터치
11/03/24 12:49
수정 아이콘
우선 이 프로그램이 이렇게 성공하고 제 자신에게도 신선한 떨림이 있었던 것은 바로 슈퍼스타, 위탄 등으로 인한 서바이벌 무대에 대한 확실한 재미 보장이라는 믿음, 기존 일반인 대상 서바이벌 무대에서 유일한 단점인 낯뜨거움과 최상의 노래실력자들에 대한 동경.... 이런 것들이 잘 배경으로 잡혀있는 가운데 이 프로그램이 나왔기 때문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성공배경으로 인해 나는 가수다는 시작과 동시에 이슈가 된 것인데 금번 사태(피디 경질 포함)는 엠비씨 입장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는 듯 하여 안타깝습니다.

왜냐하면 시청자들은 다른 서바이벌과는 달리 "그래 불러봐라 나도 들어주마 -> 평가하자" 라는 입장이 아니라
"우와.. 노래 불러주세요 덜덜덜 -> 평가할께요."
입장이였습니다.

이건 적당히 잘못한 것이 있어도 넘어가주는 아량도 가지고 있었고 탈락자가 나오더라도 그 만큼의 박수를 칠 준비가 되었던 자세라는 뜻도 됩니다.

그런데 박수칠 준비 다 하고 경외로운 마음으로 보던 프로그램에서 배신, 배반을 당한 것이라 분노하는 부류가 있을테고 그냥 망연자실 한 부류가 있을 것입니다.

시청자를 모셔야 되는 프로그램이 아닌 시청자가 모시는 프로그램일 수 있었는데 그게 너무 아쉽습니다.



나는 가수다 관한 제 생각을 처음 써보네요.

정성 가득한 글을 보니 저도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 하면서 몇자 적었습니다.
11/03/24 12:5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나가수를 만든 방송관계자와 출연했던 가수들은 대중을 좀 더 믿었어야 했습니다.
현 가요계나 대중문화에 어느 정도의 지향점을 제시하리라고 기대했던 프로가 이렇게 허무하게 스러져 가는 걸보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큐리스
11/03/24 13:30
수정 아이콘
제목만 보고는 현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말씀을 쓰신 줄 알고
제대로 반론해드리려고 했는데...
평소 제 생각과 같은 걸 그대로 써주셨네요. :)
본문의 내용에 동의합니다.

약간만 덧붙이면요.
이 방식은 첫회부터 나왔던 자문위원회와 논의해서 결정된 '작품'임에 틀림없습니다.
탈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야 되지만
(이 방식에서 건성건성했다가는 다른 요소와 상관없이 당연히 탈락확정입니다. 1위로 누가 뽑아주나요)
최선을 다한다고 탈락하지 않는 건 아닌 방식(복불복적 요소도 있고 당일 무대 분위기라거나 여러가지 변수가 많죠)이니까요.
다른 방식 중에도 고려해볼 만한 방식이 있겠지만 이 방식 자체로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하고요.

다만 문제는 제작진이 이 방식의 장점을 숙지하지 못 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탈락자 발표후의 가수들의 반응이
이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 좀 다르게 나왔어야 되는 게 아닌가 싶고요.
이해는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순간적인 충격 때문에 잠시 그런 상황이 나왔다 하더라도
제작진은 이 방식의 장점을 들어서 충분히 설득했었어야 되는 건데
(적어도 편집상으로는) 그걸 전혀 안 하고 느닷없이 '재도전' 의향을 물어봤다는 게 참
어이가 없더라고요.

어쨌거나 일은 벌어졌고...
MBC가 후속 카드를 가진 것도 없을테니
어떻게든 총력을 기울여서 수습을 했으면 좋겠네요.
큐리스
11/03/24 13:36
수정 아이콘
참. 이 일로 땡깡이란 표현이 많이 인용되는데요.
이거 사실 욕 아닌가요.
일본어의 てんかん(癲癇)에서 온 말로 뜻은 간질(=X랄)과 같은 건데요.
Psychedelic Moon
11/03/24 13:42
수정 아이콘
요새 보면서 느낀거지만 분명 PD나 출연진이나 분명히 큰잘못을 한건 맞는데 말이죠... 이건 제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넷상에서 소수!!! 는 그냥 싸움탉 같아요 무턱대고 들이대고 싸잡아 비난하고 그러고 나몰라라라 하고요. 그냥 그렇다고
(분명히 말씀드립니다만 PD나 김건모, 이소라, 김제동씨 그리고 편집부분에서 크나큰 실수가 있었던거는 사실입니다. 이거는 어떻게 할 수 없고요. 근데 몇몇 네티즌들을 비판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그냥 싸움꺼리로 끌고가는 모습이 보여서 그렇습니다.)
higher templar
11/03/24 13:44
수정 아이콘
저도 글쓰신분과 같은 생각입니다만...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재도전은 이렇게 바로 시행하면 안되는 거였죠. 사실 이런 포맷 저런 가수들 사이에 새로운 가수 섭외가 얼마나 힘든일인데 2주에 한명씩 영원히 바이바이 한다는게 말이 안됩니다.

일정수준의 출연자를 섭외해 가면서 부활도 하고 그래야죠. 순환제 비슷하게 가는게 최선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떨어졌던 사람이 두달뒤 재도전한다거나 그랬으면 아무도 반대 안했을텐데 말이죠. 예능적인 요소도 훨씬 많을 수 있고 1년에 25명의 가수가 필요한 부담도 훨씬더 줄어들테고 말이죠.
11/03/24 13:45
수정 아이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6&oid=109&aid=0002190858

결국 폐지를 논의중이라고 하는군요.
어떤 능력자 PD가 나오고 가수들이 결단을 해서 다시 잘 이끌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아쉬움에 많이 깠지만
프로그램이 없어지만 더 아쉬울것 같습니다. ㅜㅜ
키보도초단
11/03/24 13:56
수정 아이콘
글 정말 잘읽었습니다. 많은부분에서 동감합니다. 정말 아쉽네요.
눈시BB
11/03/24 14:14
수정 아이콘
정곡을 제대로 찌른 거 같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글쎄요. 그래도 "음악 좋으니까 계속 해라"고 하신 분들도 많은 모양인데 이미 너무 늦어버린 거 같네요. 애초에 기획 자체가 중견 가수들에게 바라기 어려운 거였고, 오히려 그것 때문에 가수들이 더 열심히 해서 환상의 무대를 보여줬으며, 그걸 강조하면서 많은 시청자를 끌었죠. 거기서 한 발만 더 나아갔으면 되는 건데 참... 정말 신의 한 수네요.
찾아보니까 중간중간에 인터뷰가 참 많네요. 서바이벌의 아슬아슬함을 즐기게 하려는 건지, 음악을 들으라는 건지... 대담한 모험이었지만 예능과 예술, 이 가운데서 헤맨 거 같은데 거기에 결정타를 내 버리니 이미 끝난 거죠.
지금 나는 가수다가 살 수 있는 방법은 둘 중 하나로 확 기울여 버리는 거겠죠. 아예 중견 가수들은 절대 떨어지지 않게 "하고" 떨어져도 부담 없는 가수들만 돌아가며 집어 넣는 예능으로 가느냐, 아니면 서바이벌을 아예 버리고 어떻게든 동기를 이끌어내서 음악을 보여주느냐... 근데 둘 다 힘들 거 같네요. -_-;

위험한 모험이었고, 크게 실패했습니다. 더 안 보고 싶네요.
ElleNoeR
11/03/24 16:48
수정 아이콘
근데 편집 때문인지 몰라도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다른 가수들의 태도가 의아하더군요..
마치 김건모는 탈락하면 안된다는 식으로 비춰지더군요.. 다른 가수들의 머리속에는 다른 사람이 7위를 할거라고 생각한건지..
분명 7위를 한사람이 떨어질 거라는걸 알고 있었을텐데..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이 없어 보이더군요..
이런 느낌이 드니 김건모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7위를 했어도 재도전 얘기가 나오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근데 갑자기 든 의문이지만 1인 1투표제로 시행됐는데.. 만약에 6위와 7위가 같은 득표(공동 6위)를 한다면 어떻게 처리를 해야할지 의문이군요.. 물론 방법이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데보라
11/03/24 17:33
수정 아이콘
너무 너무 아쉽습니다.
간만에 정말 좋은 무대를 봐서 행복했습니다.
서로간에 경쟁을 하고 시청자에 의해서 평가받는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수들이 한 노래에 그렇게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쌀집아저씨가 최고의 무대를 만들어 준다는 약속을 한 음악만을 위한 준비... 무대, 음향 모두 최고였습니다.
그와 더불어 최고의 출연진, 사실 첫방송에서 출연진은 쇼크 그 자체였습니다. 쌀집아저씨의 능력을 인정안할 수 없었구요!

진정 일반 순위프로그램이나, 가요프로그램에서는 보지 못한 정말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가수들을 2주만에 탈락이라고 해서 보내기에는 사실 너무 아쉬었습니다.
서바이벌이라는 형식의 가혹함과 부작용을 어떻게 최소화하면서 이런 긴장감을 즐길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라는 것이 참 어려운 문제로 느껴졌는데, 이런 결과가 이렇게 나와서 너무 너무 아쉽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도전이라는 것에 처음에는 화도 났지만, 조금 시간이 지난후 과연 다른 가수들이 재도전을 다시 선택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이번 상황이 잘 마무리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PD 의 실책에 대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제가 바라는것은 지금과 같은 결과는 아니었는데...
정말 너무 너무 아쉽네요!
11/03/24 17:47
수정 아이콘
제작진들이 섭외한 가수들한테 처음부터 '7위로 하차해도 차후에 재도전할 기회를 주겠다.' 하고 했다면?
4주정도 돌고 탈락 결정이 되도 가수들 모두 '아쉽지만, 또 나중에 보자' 라는 여유도 가질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그후에 시청자들의 반응이 '너무 아까운 가수가 떨어졌다' 하는 이야기가 나오면
PD가 '차후에 다시 재도전의 기회를 주겠다' 인터뷰 한번하면 될걸 ...

예능와 음악이 어우러져서 최소5년에서 최대10년을 이끌어 나갈만한 기획을 미숙한 제작진들이 망쳐버린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에휴, 실력파 라이브 가수들이나 중견가수들 설자리는 점점 더 줄어가네요.

P.S : 솔직히 김태호 PD가 이런 기획했으면 10년했을것 같군요.
사랑해미니야
11/03/24 18:14
수정 아이콘
온라인상에서 1~7위의 점수를 각각줘서 합산하는게 낫지 않느냐 라는 의견이 상당히 많습니다.
납득할만한 이야기이긴합니다. 다만 굉장히 어렵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2번의 경연동안 모두 압도적인 표차로 1위가 결정되었습니다. 반면 하위권은 꽤 근접한 표차였죠.
이건 곧 특출난 1등이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첫공연때 예로들어보면 1위 박정현 22%, 2위 김범수 15%, 6위이소라 11%, 7위 김건모 10%.
1위하고 2위차이가 2위하고 7위차이보다 많이납니다. 2회때는 득표율이 안나와서 확신하진 못하지만, 1회때와 비슷했으리라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특출난 한명과 나머지 비슷비슷한 6명이 있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정말 최고의 가수를 모아놨어도 말이죠.
분명 말씀하신대로 1위를 고르기 쉬운방법입니다. 다만 1~7위에 점수를 부여한다고해도, 결과가 다를지는 의문이군요.

전 김건모씨가 제1의 가해자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가 누굽니까. 7명중에서도 명성으로따지면 레벨이 다른 가수입니다. 히트곡, 판매량등 기록이란 기록은 다 가지고 있는 가수입니다. 그런 가수가 7등을해도 납득이 가는 무대를 보여줬다는게 가장 큰 실수였다고 봅니다.
11/03/24 18:35
수정 아이콘
저와는 조금 생각이 틀리시네요.

저는 단 한 명만 뽑는 것이 오히려 인기과 인지도에 많이 좌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청중평가단의 수준과 의식이 높다면, 그럴 가능성이 낮아지겠지만요.
현재까지 나온 가수들이 일명 (빠)들이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은 괜찮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예를 들어서, 아이유가 출동한다면? 단 한 명밖에 뽑을 수 없다면?
이라고 가정한다면, 아이유는 당분간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청중평가단의 수준과 의식에 좌우되는 부분은 많습니다만, 뭐... 어떤 기준으로 뽑는지는 잘 몰라서...

그리고, 가수들과 시청자들이 이 결과가 무조건 복불복이라고 인정하고, 인지하기 시작한다면,
과연... 긴장감이 생길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반영이 되어야 도전하는 가수도 더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거라고 생각하고,
주목도 더 받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아이돌 문화에 대항해서 생긴 프로그램이라면, 꾸준히 이슈는 되는게 좋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나름, 너무 임팩트만 추구한 편곡보다는 카페 분위기를 추구한 김건모 씨의
변명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갑니다.
김건모 씨는 그게 최상이라 생각해서, 그렇게 편곡을 한 것일테니까요.
어차피 어느 정도 자존심을 거는 거라면, 좀 더 정확한 것이 떨어지는 가수를 위해서도
더 나을 것이라 생각하기도 하구요.

그리고, 댓글들을 보자면, 많은 분들이 편곡 싸움이라는 말씀들을 많이들 하시는데,
이 정도 되는 레벨의 가수들 입장에서는 어차피 편곡도 자존심 싸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편곡자들이 해주는 대로 받아먹는 레벨의 가수들도 아니구요,
직접 편곡도 할 뿐더러, 자신의 음악성을 강하게 반영하기도 하니까요.
예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프로게이머의 손빠르기 싸움이 되버린다고 해서,
그게 실력이 되지는 않겠지만, 자존심과 전혀 상관 없지는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전혀 상관이 업나요?
아무튼.


물론, 1위부터 7위까지 매기는 것은 판단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순위를 대충 적어버리는 폐단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2명이나 3명까지 적어서 좀 더 섬세하게 판단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다들 말씀하시지만, 그렇다고 그 자체가 가수의 서열이 되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좀 더 엄격히 판단함으로서, 무조건 무시할 만한 성격도 아니게 되고,
그게 가수들의 의욕과 주목도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PS. 한 명씩 뽑더라도 위에 어느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2주나 3주의 순위... 아니면, 득표수를 합산해서 정하는 것도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2주나 3주를 해서 1명씩 교대한다면, 부족한 가수에 대한 대안이 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순위도 역시, 한 번에 뽑는 것보다는 섬세해 질 듯 하고, 출연가수도 어느 정도의 출연을 보장받기 때문에 더 나서기 쉬울 듯 합니다.
순위가 약간 인기에 좌우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무조건 재도전 기회를 주는 방법은 너무 긴장감이 떨어질 것 같네요.

다만... 여러번 의 무대를 같는 경우, 연속 두 번 7등을 하는 경우엔 자존심에는 꽤 금이 갈 듯 하네요.
안철희
11/03/25 06:29
수정 아이콘
별 중요한 사회문제인것도 아닌데
이제좀 고만했으면...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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