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1/03/23 19:28:56
Name 왕은아발론섬에..
Subject [일반] 박지성 선수 복귀 기념글.
제가 좋아하는 박지성 선수가 햄스트링 부상이 완치 되고, 조만간 복귀 한다는 군요.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박지성 선수를 주제로 글을 하나 써보고 싶네요.
사실 이 주제는 아시안컵 이전에 구상했던 건데, 귀차니즘으로 인해 이제야 쓴다는;;;

그 당시 연일 계속 되는 박지성 선수의 선전에 참 기분 좋았습니다.
그러던 중 한 블로그에 베르바토프 선수와 박지성 선수가 궁합이 잘 안맞다는 식의 글을 봤습니다.

이번 글은 그당시 박지성 선수와 베르바토프 두 선수사이에 제가 느꼈던 묘한 이질감의 정체에 대한 글입니다.

먼저 제가 느낀 박지성 선수의 특징입니다.

우리의 박지성 선수!
아주 부지런 하죠. 부지런하게 움직여서 공간을 창출하고, 같은 팀 선수가 아주 좋은 위치에 있을 때는 절묘하게 패스도 잘 해줍니다.
한마디로 공간의 지배자죠. 그리고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수비 가담도 잘합니다. 상대 선수를 집요하리 만치 따라붙어서 공을 뺏어 버리죠.
그리고 한때는 극악의 결정력을 보여줬지만, 최근 들어선 결정력도 많이 상승했죠. 한마디로 사기유닛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런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올시즌 들어서 많은 부분에서 성장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극복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드리블입니다. 박지성 선수의 경기를 보면 백패스가 많습니다.
주로 정지된 동작에서 상대 수비가 마크를 하면 불필요해 보일 수도 있을 듯한 패스를 어김없이 해 버립니다.
그럴때마다 전 좀 아쉽더군요. 왜 적극적으로 드리블 해서 상대 수비를 제끼지 않는지.

그러다가 어느순간부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박지성 선수는 정지된 상태에서 단순 발기술로는 상대 수비를 따돌리지 못하는게 아닐까 하고 말이죠.
그러다가 계속 보다 보니깐 그게 맞는 것 같더군요.
뭐 이 점은 박지성 선수뿐만 아니라 2000년대 초중반 이전의 선수들. 즉 잔디세대 이전의 한국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개인기의 부족이라고도 볼 수 있겠죠.  

하지만 한국 선수들에겐 부족한 개인기를 만회 할 수 있는 스피드가 있습니다.
특히 박지성 선수는 가속과 감속의 조절을 잘 하는 편이라 드리블시 그점을 잘 이용합니다.(박지성 선수만의 장점이 아니라 체구가 작은 선수들의 특징으로 볼 수 있겠죠). 그게 잘 드러났던 장면이 바르셀로나와의 4강전에서 훼이크 이후 멋지게 크로스를 했던 상황이 아닐까 싶네요.

그런데 참 재미있는게 박지성 선수는 드리블 뿐만이 아니라 슈팅조차도 이런 성향을 뛰고 있습니다.
먼저 박지성 선수가 넣은 임팩트가 큰 골들을 떠올려보죠.

02년 프랑스와의 평가전 때 김남일 선수의 롱패스를 가슴으로 트래핑 후 한번 더 치고 가서 왼발 슛.
아스날과의 경기에서 하프라인부터 드리블 한 후에 넣은 골.
울버 햄턴 전에서 종료 직전 넣은 극적인 골 등.

제가 기억하는 거의 모든 골이 제자리에서 쏜 슛이 아니라 이동하면서 쏜 슛입니다.
반대로 정지된 동작에서 넣은 골은 헤딩슛을 제외하고는 별로 기억에 없군요.
이말인즉슨 박지성 선수의 경우 드리블뿐만 아니라 슛까지 무빙슛.
그러니깐 가속이 붙은 상태에서 쏴야 성공률이 높은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게 있습니다. 스피드를 이용한 드리블과 무빙 슛의 경우 공간의 제약을 받는 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박지성 선수의 플레이가 살기 위해선 공간 확보가 중요하다는 거죠.
그렇기에 박지성 선수가 공을 가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부지런하게 움직여서 공간을 창출하는 이유는 그 자신이 가진 장점인 스피드를 이용한 드리블과, 무빙 슛을 극대화 하기 위한 자신만의 생존 전략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음 이제 베르바토프 선수의 특징을 봐야겠네요.

제가 맨유의 경기를 다 챙겨 볼 정도의 축구팬이 아닌지라 제가 본 것을 토대로 하기 보단 기사나 댓글로 파악한 내용입니다.
일단 개인기가 좋아서 볼 관수 능력이 뛰어나죠. 그리고 이번 시즌 epl 1위를 마크하고 있는 걸 보면 슈팅력도 좋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단점이라면 활동량이 적어서 수비가담이 적습니다. 더불어서 이런 선수들의 경우 볼을 가지지 않았을 때 자신에게 패스가 올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선 움직임이 매우 떨어집니다. (개인적으로 이 선수는 현재 최강의 팀으로 평가받는 바르셀로나 같은 스타일의 팀에 적합한 선수가 아닐까 싶네요)

다시 박지성 선수로 넘어 가겠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경우 앞서 말한대로 공간 창출을 위해서 자신의 주변에 공이 없더라도 계속 움직입니다.
물론 공간 창출을 위한 움직임은 대다수의 공격수들이 보여주는 움직임이지만 박지성 선수의 경우 다른 선수들보다 더 신경을 씁니다.
하지만 이런 박지성 선수도 혼자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축구는 1:1의 경기가 아니라 11:11의 단체 경기이기 때문이죠.
특히 수비수들의 경우 조직력이 좋기 때문에 공격수 혼자서 많은 공간을 창출해내기엔 역부족 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격수들도 서로간에 약속된 플레이를 한다거나, 스위칭 플레이 같은 걸로 상대의 수비를 혼란스럽게 해서 공간을 만들려고 하죠.  

그런데 앞서 말한대로 베르바토프는 움직임이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선수와 박지성 선수가 공격수로써 호흡을 맞추게되면 베르바토프의 경우는 영향이 없겠지만 박지성 선수는 베르바토프의 적은 활동량으로 인해 공간 창출을 하는 대에 애를 먹게 됩니다.
그래서 베르바토프 선수와 박지성 선수가 동시에 출전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박지성 선수는 힘든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고 우려가 되는군요.

뭐 저런 부분을 감안 하더라도 박지성 선수는 아주 좋은 선수죠. 이런 선수가 한국에서 다시 나올까 싶을 정로도 말이죠.
아무튼 이런 저의 우려가 말끔히 사라지도록 박지성 선수가 복귀 이후에 한 10골 정도 몰아 넣고 맨유를 epl과 챔스 우승까지 시켜서 레전드 시즌으로 만들어 버렸으면 좋겠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1/03/23 19:44
수정 아이콘
딴 얘긴데 박지성이랑 베르바토프가 동갑 칭구라는 게 아직도 적응이 잘 안되네요 하하
반니스텔루이
11/03/23 20:26
수정 아이콘
일단 레전드 시즌 되려면

챔스 결승에서 결승골을 넣어야..

두고두고 아쉬운 08-09시즌 결정적 찬스 (아 피케..)

벨바는 득점왕중임에도 존재감이 너무 미비 ㅠ
Inception
11/03/23 20:29
수정 아이콘
그래서 퍼기옹이 두선수 같이 잘 안쓰죠
델몬트콜드
11/03/23 20:45
수정 아이콘
그래서 우리는 치차리토를 응원해야 합니다..(?)
내차는녹차
11/03/23 21:03
수정 아이콘
그래서 우리는 치차리토를 응원해야 합니다..(?) (2)

박지성 선수는 치차리토와의 케미컬이 더 좋은 편이죠.
요새 들어 퍼기옹도 치차리토-루니 조합을 선호하기도 하고, 치차리토-루니-나니-지성 이 조합을 기대해야겠습니다.
몽키.D.루피
11/03/23 21:12
수정 아이콘
제가 맨유의 챔스 우승을 바라는 유일한 이유입니다. 은퇴하기 전에 커리어에 아시아인 최초 챔스 우승 타이틀을 꼭 달았으면 좋겠네요.
티아메스
11/03/23 21:20
수정 아이콘
치차리토 아니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를 응원해야 합니다 응??
내차는녹차
11/03/23 21:29
수정 아이콘
치차리토 눈이 똘방똘방하게 생긴게 만화캐릭터 누구 같은데 기억이 안나는군요..흠..
실제로는 어떤질 모르겠지만 성격도 좋아보이고...이미 기대 이상의 활약이지만 더욱더 기대중입니다.
11/03/23 22:45
수정 아이콘
이 글이 확실한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호감가는 치차짜응


------------------------------------------------------------------------------------------------------------------------------------------
제가 맞이한 최고의 유명인 손님은 어린 축구 선수예요. 제가 알기로 매너까지 갖춘 축구 선수는 드물어요.

그는 저의 아들이 좋아하는 팀에서 뛰는 선수로,그가 제 앞에 왔고 제게 말을 걸려는 것 같았습니다.

한시간에 백마일을 달리듯 허둥대다가 그가 말했습니다. "아주머니께서 좀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영어 발음을 잘 못하는데요,

탈리이이테에엘레(주:탈리아텔레. 파스타의 종류) 파나요? 죄송해요 이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써드릴께요...아 제 스펠링도 좋지 않네요. 그래요 이거. 부탁드립니다."

나는 그를 안심시키고 그가 찾는게 어디있는지 보여주었습니다. 파스타 진열대에 갔다 와서는 그는 스스로 찾지 못함과 발음으로 인해 저를 당황케한 것에 미안해 하더군요. 그것을 보물상자 마냥 찾아서 그에게 주자, 그의 얼굴이 환해지면서 "오 이거에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5파운드를 주면서 "받으세요"라고 하더군요. 저는 웃으면서 이게 뭐냐고 묻자 그는 "팁이에요. 절 도와주셨잖아요." 그래서 저는 팁을 받을 수 없고, 또 보통 이런 상황에선 팁을 주는게 아니라고 설명해주었어요. 그러자 얼굴이 빨개진 그는 제게 자신이 살던 곳과는 팁 문화가 달라 몰랐다고 했습니다만, 저는 그가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충분히 느꼈지요.

마지막으로 나는 당신이 누군지 알며 내 아들이 당신의 팬이라고 말해주었어요. 그는 기뻐했고, 잠시 팀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떠났습니다.

저는 집에 와서 아들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니 얼굴이 환해지더군요. 그리고는 제가 사인을 못 받아왔다고 뭐라 하더군요.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어요!

그리고 다음날, 고객 서비스 센터에서 저를 불렀고, 그때의 그 선수가 서있었습니다. 그가 제 명찰을 봤었나봐요. 그는 저의 아들에게 주려고 셔츠에 싸인을 해왔고, 자기 사진을 가져와서는 제 아들에게 주고 싶다며 아이의 이름을 물어봤습니다.

정말로 멋진 사람입니다.

그의 이름이요? 하비에르 '치차리토' 에르난데스입니다.



출처 : http://safutbol.com/xe/?mid=futbol01&document_srl=7656 / 번역 허접Zero
http://www.digitalspy.co.uk/forums/showpost.php?p=48417446&postcount=1612
11/03/24 09:00
수정 아이콘
뭐.. 벨바에 대한 태클이라면 태클이겠네요.

1. 벨바 활동량 자체는 맨유에서 상위권이면 상위권이지 떨어지는 편이 아닙니다.
2. 공격시 움직임이 적냐고 물어보신다면 적다는게 맞습니다. 치차리토는 대조적으로 정말 많구요. 그런데 최근 볼튼전 이후 BBC MOTD에서 해설진들이 이렇게 평했죠. "치차리토는 공격진에서 계속 움직이면서 공간을 찾아냅니다. 정말 위협적이죠. 반면 베르바토프는 움직임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 적은 움직임으로도 (슛팅 장면, 골 장면 나오면서) 공간을 찾아낼 줄 압니다. 영리한 선수죠. 맨유로서는 엄청난 딜레마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7979 [일반] '나가수'라는 프로그램이 가수들에게 그렇게 무례한 프로그램인가요? [46] 영원한초보7680 11/03/25 7680 0
27977 [일반] 드디어 컴퓨터와 스2를 샀습니다! [21] 꼬랑지5183 11/03/25 5183 0
27976 [일반] PGR의 게이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PC게임 10선 (2004년도 이후) [44] 요요안18830 11/03/25 18830 1
27974 [일반] 다음에 봐요 [2] Kemicion4969 11/03/25 4969 0
27973 [일반] 여성 분들도 애니메이션 많이 보나요? [52] 물의 정령 운디7003 11/03/24 7003 0
27972 [일반] 매너없는 사람들이 너무 싫습니다. [10] 계란말이6457 11/03/24 6457 0
27970 [일반] 오늘 배구 보셨나요.. [50] 뿌지직8532 11/03/24 8532 0
27969 [일반] 수줍게 웃는 얼굴, 어쩌면 이렇게도 그대로일까. [23] nickyo6724 11/03/24 6724 2
27968 [일반] [잡담] 귀에 귀뚜라미가 들어갔었던 이야기 [13] 별마을사람들4063 11/03/24 4063 1
27967 [일반] 네. 저는 CC를 하고 싶습니다. [33] 나백수..6321 11/03/24 6321 0
27965 [일반] [정보] 나는 가수다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55] 타나토노트10486 11/03/24 10486 0
27964 [일반] 몇몇 공연이야기(이소라, 이적, 마룬5)와 잡담 [22] InSomNia7171 11/03/24 7171 0
27963 [일반] 심심할 때 올리는 기타연주곡 1 -Classical gas- [7] 마실4399 11/03/24 4399 0
27962 [일반] 김동완 해설위원이 박주영 100% 이적한다고 하는데 어디일까요? [38] Bikini8064 11/03/24 8064 0
27961 [일반] 최상의 시나리오를 최악의 상황으로 바꿔놓은 신의 한 수, 그리고 1인 1표제 [39] luvnpce9042 11/03/24 9042 4
27958 [일반]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이 폐지수순을 밟아가는 듯 하네요. [243] 이루이11511 11/03/24 11511 0
27957 [일반] [謹弔] 엘리자베스 테일러 타계 [11] The xian5218 11/03/24 5218 0
27956 [일반] 삼성화재의 약진의 가장 큰 이유 [21] 정대훈5900 11/03/24 5900 0
27954 [일반] LG 인터넷에 반환금 뜯긴 이야기 [11] Je ne sais quoi5472 11/03/24 5472 0
27953 [일반] 그들만의 가격(현 부동산 시장에 대하여) [33] 뜨거운눈물6018 11/03/24 6018 0
27952 [일반] 사랑니를 뺐습니다 [9] 유닉스드라이4680 11/03/23 4680 0
27951 [일반] 박지성 선수 복귀 기념글. [21] 왕은아발론섬에..7249 11/03/23 7249 0
27950 [일반] 전 불은 라면이 좋습니다. [96] 헤븐리14475 11/03/23 1447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