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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6/17 16:14:42
Name 번개맞은씨앗
Subject [일반] 심리와 사회 :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이런 분들이 오늘날 우리나라에 많은 듯합니다. 이에 대해 학자나 인플루언서 등 영향력있는 사람들이 한 여러 답변들이 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제 나름 답을 해볼까 합니다.

그에 앞서 잠깐 이 글의 맥락을 설명해보겠습니다. 저는 가급적 사람들이 이미 많이 한 얘기는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새로운 얘기를 하려고 하며, 그 이유는 이게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건 일종의 팀플레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하지만 널리 알려진 얘기는 실천이 관건이니 힘이 있는 사람들이 말씀해주시면 되는 것이고, 설령 덜 중요해도 새로운 얘기는 저와 같이 특이한 사람들이 발언하면 되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 얘기가 타당하면 퍼질 것이고, 타당하지 않거나 유효하지 않으면 사라질 것입니다. — 분량의 문제도 있습니다. 짧은 글을 선호하는 인터넷 공간에 모든 얘기를 다 적을 수 없고, 따라서 비어있는 부분에 집중해서 이야기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MBTI로 성격이 INTP입니다. 같은 거 반복하는 거 안 좋아하는 성격이고, 체계적인 것보다는 유연한 것을 좋아하며, 때로는 틀을 다 깨부시고, 근본부터 다시 창조하려는 경향을 가진 성격입니다. 제가 작성한 글들은 많은 경우 인팁 특성에 부합한 글이라 생각합니다. 이 글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오늘날 전통과 종교는 약화되고, 취향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가치를 전통이나 종교가 짊어지는 부분이 줄어들다보니, 취향에 많은 부하가 걸리는 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좋은 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기도 합니다. 이는 우울과 무기력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듯합니다.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이것의 원인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총 5가지입니다.

❖1 편함

취향은 동기부여까지 해줘야, 취향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편함'은 '동기부여'와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봅니다. 물과 기름처럼, 안 맞다는 것이죠. 편함을 향한 과도한 집중은 결국 취향을 제거하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어떤 부분은 편함을 추구하고, 어떤 부분은 불편함을 적극적으로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책을 읽는 것은 편한 일은 아닙니다. 손가락으로 휙휙 넘겨가며 보는 짧은 글 혹은 사진이나 영상 위주로 눈이 길들여진 가운데, 책을 읽자니 불편합니다. 그러나 불편함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다보면, 점점 뇌가 이에 적응을 하게 되고, 또한 독해력도 좋아지고 관련 지식과 관련 생각도 쌓이게 됩니다. 그러면 점점 좋아하게 됩니다. 책 고르는 안목도 좋아지고, 어떤 책을 읽을지 취향도 세분화됩니다.

또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체형을 드러내고 다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즉 체형을 감추는 옷을 입고 다니면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습니다. 어차피 운동을 하나마나 외관상 비슷합니다. 어차피 식사량을 줄이든 말든 외관상 비슷합니다.

많은 경우, 가장 관건은 허리라 봅니다. 건강에 있어 주된 지표가 되는 것이, 허리둘레일 테니까요. 허리를 와이드하게 가리고 다닌다면, 동기부여에 불리합니다. 그러나 체형이 드러내고 다닌다면 불편합니다. 사람들의 시선도 불편하고, 옷이 붙어서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불편을 겪을 때마다, 무의식에 동기부여가 높아질 것입니다. 낮에 겪은 일들 때문에, 저녁에 덜 먹게 되거나 더 운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불편은 신체적 불편도 있지만, 사회적 불편도 있고, 그중 하나는 '수치심'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물론 무슨 큰 일이 난다면야, 위험하니 피해야겠지만, 세상에는 사실 별 일 일어나지도 않는데, 수치심은 크게 일어나면서 사람을 제약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남들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데, 혼자서 부끄러움이 일어나면서 감추려고 하거나 침묵하려 하는 식인 것이죠. 이때 수치심 내지 부끄러움을 감수하는게 바로, 적극적으로 불편함을 추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성적으로 큰일날지 아닐지 예측해보고, 별일 아니라 판단되면 수치심이 일어나도 이를 극복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체중관리가 되고 건강관리가 되자, 이제 옷에 대한 취향도 널리 개방되고, 체력을 기반으로 한 여러 활동에 대한 취향도 널리 개방됩니다.

또다른 예를 들어보자면 이렇습니다. 전자기기나 기타 신기술에 대해서도 그거 새로운 것이니 불편한게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그 불편함을 어떻게든 극복하면, 취향이 생기게 됩니다. — 또다른 예로 공부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스스로 독학으로 공부한다고 해봅시다. 불편함을 극복하고 어느 선을 넘어서면 취향이 붙게 될 것입니다. — 게임도 사실 마찬가지겠지요. 처음에는 잘 모르니 불편합니다만, 어떤 동기로든 그 불편을 넘어가야 합니다. 그러면 점점 빠져들고 그 게임내에서 취향도 세분화되어 갈 것입니다.

사회적 관점에서 보면, '편함에 대한 과도한 추구'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를 일으키는 거라 볼 수 있습니다. 그 영향력이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상당한 것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편함에 대한 과도한 추구를 피하는 방법으로 '문화적인 목소리'에 현혹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편한게 좋은 거야!'라는 목소리죠. 자신이 가치있다고 생각되는 것에는, 저 목소리를 헛소리로 간주해야 합니다. — 그리고 체력은 강조될 필요가 있습니다. 체력이 고갈되면, 편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건강관리를 해야 하며, 체력을 고갈시키는 여러 것들을 포기해야 합니다. 공간을 비울수록 더 채워넣을 수 있듯이, 과감히 포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위해 절제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 용기가 필요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2 돈

오늘날 시장이 성숙해짐에 따라, 온갖 것들이 돈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시장이 미성숙할 때에는 자급자족하던 것들이, 이제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하는 것들로 바뀌게 됩니다. 그로인해 더 저렴해지거나 더 좋아질 수 있지만, 아무튼 돈이 엮인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오늘날 많은 수의 취향은 돈을 많이 써야 합니다. 돈을 안 쓰거나 적게 쓸 경우, 취향을 발달시키는데 한계가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 중 일부는 실은 돈이 부족한 상황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는 이렇게 단정하기 곤란하고 여러 복잡한 말을 늘어놓아야 하지만, 단순무식하게 말하자면 이렇게도 말할 수 있습니다.

'취향을 돈으로 사는 시대'입니다.

취향이 상업주의와 긴밀히 결합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문제되는 것은 직간접적으로 여러 광고가 들어오면서, 이걸 좋아하게 만들려는 힘이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진정 좋아하는게 아니더라도, 광고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뇌가 길들여지면서, 이를 추구하게 될 수 있습니다. 정식의 상업광고만이 아니라, 인플루언서가 입고 먹고 하고 다니는게, 실질적으로 광고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가진 돈이 많다면야, 얼마든지 취향을 넓혀가고, 깊이 들어갈 수 있겠지만, 인구비율로 볼 때 세상에 그런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기가막힌 협력 플레이가 이뤄지는데, 소위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이 '취향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 '여러분이 좋아하는게 무엇인지 찾아보세요. 그걸 하는게 좋은 인생이고 진실한 인생입니다.' — 물론 그들은 상업주의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일단 이 메시지가 대중들의 머릿속에 각인되면, 그 다음 실질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돈문제가 됩니다. 그 지식인들은 의도치 않게 상업주의, 물질주의, 향락주의에 어시스트를 한 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의도가 없었으니, 책임의식도 없을 것입니다.

❖3 비난의 철학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이것의 원인이 되는 세 번째는 철학입니다. 창조적 철학이 아니라, 파괴적 철학이 문제입니다. 파괴적 철학은 필요하지만, 과도해서는 곤란합니다. 이는 밸런스가 필요합니다. 파괴적 철학에 사회 전체가 과몰입되어 있을 경우 발생하는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이런 겁니다.

세상에 온갖 가치있는 것들에 안 좋은 점을 찾아내어 그것을 집요하게 공격해대고 그 결과 그 전체에 안 좋은 이미지를 씌우는 것입니다. 조금 더 단순하게 말하자면, 세상에 온갖 가치있는 것들을 모욕하고 모함하는 것입니다.

세상 대부분의 것들은 빛과 그림자가 있습니다. 이때 그림자에 강렬히 주목하는 사람들이 있고, 빛에 강렬히 주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파괴철학 그리고 그에 영향받은 학자들과 예술가들은 그림자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그것의 온갖 순기능은 무시해버리고, 악기능만 집요하게 물고늘어집니다. 그것의 온갖 이로움은 무시해버리고, 위험성만 집요하게 물고늘어집니다. 물질로써 비유적으로 예시하자면 이렇습니다. 소금에도 빛과 그림자가 있죠. 소금을 너무 많이 먹으면 인간은 무사하지 못할 것입니다. 배로 항해를 하는데 물이 고갈되자 바닷물을 먹을 때 일어나는 일이죠. 그걸 주목하면서, 소금이 독약이라도 되는 듯 주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가치있는 많은 것들이 있고, 그중에서 일부를 택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즐겁게 혹은 의미있게 살아가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파괴철학과 그에 영향받은 학자들과 예술가들 그로인해 영향받은 대중들에 의해서, 가치있는 것들이 모욕을 받고 비하되고 무시된다면,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게 될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세상에 여러 가치있는 것들에 대해서 좋은 면을 강조해주고, 자신의 가치관이나 취향에는 안 맞아도, 그와 다른 사람들이 밝은 얼굴로 즐겁게 살 수 있도록 이를 존중해주고, 그래야 하는 것이겠지요.

아마 파괴철학의 사람들은 그것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발전시키는 방법이라며 선한의도를 가지고 한 것일지 모르나, 세상에는 선한 의도로 악한 결과가 나오는 수많은 인과경로가 존재하죠. 파괴철학이 세상에 온갖 가치있는 것들에 모욕을 쏟아내고, 그 결과 사람들은 선택지가 줄어드는데, 남은 선택지를 택하자니 상업주의가 강력히 연결되어 결국 돈이 많아야 하는 식이라 할 때, 취향의 위기 — 즉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에 이르게 될 수 있고, 그에따라 우울과 무기력에 이르게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또는 건강하지 못한 것에 중독되는 상태에 이르게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무책임하게 파괴를 일삼다가 세상을 파탄내고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든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4 안전주의

좋아하는 것은 많은 경우,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하곤 합니다.

'위험을 투자한다.'

감수한다는 것보다는 투자한다는게, 더 적극적인 뉘앙스가 실리는 듯합니다. 위험은 비용이라 할 수 있고, 따라서 마치 '돈을 투자한다'와 비슷한 의미로 '위험을 투자한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투자라는 단어는, 감정보다는 이성을 자극합니다.

안전주의가 과도할 경우, 어디까지 위험한지 모르고,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며, 위험이 생길 때 대처하는 능력이 잘 발달하지 않기 쉽습니다.

물론 커다란 위험은 피해야 할 것입니다. 약간의 위험이라면 많이 부딪혀 보고, 많이 경험해봐야, 그 경계도 알게 되고, 판단력과 함께 대처능력도 키우게 되는 것인데, 과도한 안전주의는 그 근처도 가지 못하게 만들고, 사전에 제약해서 가두게 되죠.

어떤 부모가 아이를 양육하는데 과도한 안전주의에 따라 이거하지 마라, 저거하지 마라, 아예 쳐다보지도 마라, 쟤는 위험하니 아예 같이 놀지도 마라, 이거하면 나쁜 사람이다, 저거하면 나쁜 사람이다 — 이렇게 가두게 되면, 결국 그 아이는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되어갈 것입니다.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이 경우 '안전추구성향'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갑자기 사람이 확 바뀌어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조금 더 위험을 감수하고 이런저런 걸 해보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세상에는 별로 위험하지도 않고, 별로 큰일나지도 않고, 설령 운이 안 좋아서 사고가 나도, 곧 회복할 수 있을만한 것들도, 안전주의 무의식이 강력히 자리잡고 있어서 갇혀 있는 경우가 많다고 봅니다.

조너선 하이트의 <나쁜 교육>에서는 안전주의를 오늘날 사회문제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봅니다. 즉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안전을 과도하게 추구하게 된 시대인 것이라 봅니다. 그 부작용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일 것입니다.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5 운명

편리주의, 상업주의, 파괴철학, 안전주의

네 가지 원인을 이야기했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이야기할 것은, 취향이 너무 과도한 짐을 짊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에 대중적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 흔히 말하길, 좋아하는 것에 기반하여 자신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것 자체에도 허점이 있습니다. 길은 오직 좋아함에 기반해서 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길은 운명에 의해서 택하는 것입니다.

취향과 운명의 조합으로 인간의 길이 결정되는 것이며, 그 비중은 경우에따라 다르지만, 사회전체적으로는 그 밸런스를 주목해야 합니다. 운명으로 길이 결정되면, 그것에 내러티브를 심고, 이를 좋아하게 만들거나, 혹은 의미부여하여 가치있게 느껴지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운명으로 취향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은 현대인의 사고방식에 어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렇게 봅니다. 오직 정해진 취향으로 돌아가는 세상은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운적인 것들이 가미되어야 합니다.

운 → 의미부여 및 내러티브 → 운명 → 그 이야기로 인한 취향의 변화 → 새로운 동기부여 → 활력있는 삶

이것이 낭만적이고 인간적인 거라 생각합니다. 나의 취향은 무엇무엇이다라고 정하고 그대로 진행되는 세상은 어찌보면, 기계적인 세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걸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게 있습니다.

사물 또는 사람 또는 공간 또는 사건 등에 있어서 — 의미를 발견하는 능력,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 이야기짓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인문학적 소양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의미부여하고 이야기지을 때, 긍정적인 마음 그리고 명랑한 태도가 필요합니다. 어떤 사람은 부정편향이 강해서 의미부여나 이야기짓기가 오히려 자신을 해칠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마음, 비관적인 생각, 우울하거나 냉소적인 태도, 습관적 자책, 또는 습관적 남탓 — 이런 경우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가 되기는 쉬운 일일 것입니다. 뭘 싫어하는지는 엄청나게 많이 이야기할 수 있어도, 뭘 좋아하는지는 모를 것입니다. '싫어하는걸 없애는걸 좋아한다'라고 말할 수 있을 뿐일 것입니다. 그렇게 부정으로 과몰입된 인생을 두고, 건강하다고 말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긍정성과 명랑성을 기본으로 하여,
의미부여와 이야기짓기를 통해,
운적인 것을 인생에 받아들이면,
운명과 낭만의 힘으로 인생에 활력이 돋게 되고,
취향과 동기도 발달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인간적인 거라 생각합니다.

현대인은 취향에 과몰입된 상태로,
취향과 운명의 조합이 필요하다 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제 의견으로, 이것은 '사랑'에 있어서도 타당한 말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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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6/17 17:14
수정 아이콘
이전 글들보다 이 글이 훨씬 낫네요.
직관적이고, (상대적으로)명료하고, 무리한 도약도 없고, (동의 여부를 떠나)느슨하지만 결론도 있고,
흄st. 같지도 않고 비트겐슈타인스럽지도 않은 그런 글.
고무닦이
25/06/17 17:36
수정 아이콘
[오늘날 전통과 종교는 약화되고, 취향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가치를 전통이나 종교가 짊어지는 부분이 줄어들다보니, 취향에 많은 부하가 걸리는 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말 공감되는 글입니다. 현대는 개인에게 너무나 많은 책임을 주고있어요. 이러니 사람들이 미쳐서 종교나 극단주의에 빠지는거 아닌가 싶어요
썬콜and아델
25/06/17 17:38
수정 아이콘
'제가 뭘 좋아하는 것 같아요.' 라고 해봤자

뭐 그딴걸 좋아하냐는 식의 반응을 주로 받다보니 제가 저 자신도 불신하게 되고 이게 내가 좋아하는 느낌인지 인식하는 것도 서툴어지게 되고 하다보니 모르는 것 같네요.
썬콜and아델
25/06/17 17:49
수정 아이콘
3. 비난의 철학 부분이 너무 마음아프게 읽히고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되네요.

특히 이 부분,

[세상에 온갖 가치있는 것들에 안 좋은 점을 찾아내어 그것을 집요하게 공격해대고 그 결과 그 전체에 안 좋은 이미지를 씌우는 것입니다. 조금 더 단순하게 말하자면, 세상에 온갖 가치있는 것들을 모욕하고 모함하는 것입니다.]

제가 평소에 느끼고 있던 것을 이렇게 글로 완벽하게 정리해주시다니.. 정말 좋은 글입니다.
구급킹
25/06/17 18:19
수정 아이콘
(수정됨) 교육도 문제죠. 20~30년 어마어마한 돈을 써서 교육을 시켜놨더니 사회에서 별로 쓰이지도 않고 자리는 적고 낙오자 대량생산.. 막상 직장에 들어가도 아 쉬벌 이게 아니었네 깨닫지만 지나간 세월은 어쩔..그렇게 이도저도 못하고 방황하는 청년들이 몇십만이던가요? 좋아하는게 태어날때부터 있으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본인 스스로 노력해서 알아야 하는데 불행하게도 한국은 그런걸 전혀 도와주는 사회가 아니죠. 솔직히 말하면 그냥 체육활동, 동아리활동 열심히 시키고 법률, 경제지식만 알려주고 니네가 필요한건 알아서 공부하고 살아라했을때 더 행복하게 살수 있는 애들이 훨씬 많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다크드래곤
25/06/17 18:47
수정 아이콘
취향에 대한 담론으로 돈을 말씀 주셨는데, 이에 대해 저도 고민해본적 있습니다
브루뒤외의 구별짓기라는 책에서는 취향이 돈 뿐아니라 학력자본, 사회적자본으로 구조화된 구조(정확한 뜻은 모르겠습니다, 경험이 편견을 강화시킨다 정도??)를 만든다라고 주장하는데 저는 여기서 깊은 동감을 했었습니다.

어찌보면 취향이 계급을 나누는 기준이 되는 것인데, 이 취향은 상대방과 나를 나누는 강한 베타성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 때 상대방에게 정말 그 취향을 향유하고 있는지 떠보는 행위를 하는데 그 향유하고 있는 자연스러움이 아비투스라는 행위라고 이야기하는데
제가 해석하고 받아드리기엔 현대사회에서는 취향을 통해 계급투쟁을 하고 있는것 같더라고요

현대 사회는 평균적인 중산층의 삶이 이전보다 물질적으론 풍요롭지 않아졌지만, 더 자본주의화가 심화된, 일종의 빈부격차가 강해진 사회가 되고 있습니다.
교육의 수준도 높아지고 귀족의 문화를 대중들은 더 접할 기회는 많아졌지만, 이전보다 더 실행하기 어려운 사회가 온 것이 현대인들의 좌절감을 더 크게 만들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더 베타성을 띄게 만드는 원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5/06/17 19:14
수정 아이콘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대부분의 사람은 평범한 재능과 적성을 갖고 있고, 뭔가 좋아해서 몰입하려면 그만큼 에너지를 쏟아야하는데 그러고 싶어하지도 않고.
마일스데이비스
25/06/17 19:22
수정 아이콘
동기부여와 어울리지 않는 '편함'에서 나오신 것 같아서 좀 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입니다.
잘 아는 것(또는 깊게 생각한 것)에 대해 쓰셔서 그런 건지 지난 시리즈들보다 훨씬 압도적으로 좋은 글 같네요
모링가
25/06/17 19:54
수정 아이콘
한없이 자유로워서 그래요.
자유라는 것은 억압이라는 이름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기대감일 뿐이라, 그 기대감을 반복적으로 느끼기 위해 과거엔 억압이라 인식하지 않던 것들을 스스로 억압으로 인식하고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자유를 획득하며 따라온 것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무한책임. 자유를 느끼고자 스스로 억압을 만들어내지만 그 과정에서 실제 책임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습니다. 단지 책임을 전가했다고 착각할 뿐.
이러한 억압과 책임간의 불균형이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들을 만들어낸게 아닌가 싶습니다.
억압 없는 상태라는 건 상당한 질적 성장 뒤에야 감당할 수 있는 민주주의 같은 거거든요. 근데 20살이 되면 한없이 자유롭고 한없이 많은 책임을 가진 존재로 살아야 한다니.
뭐든 될 수 있다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거죠.
그러다 피곤해지게 되는거고, 그리고 다시 외부 억압을 갈망하기 시작합니다. 시험, 회사, 규칙, 명령, 정치신념... 적어도 뭘 해야 할지는 알려주니까요.
여기에 취향 같은건 사치가 되는거죠. 억압과 책임, 둘 모두로부터의 해방을 원하고 있으니까.
25/06/17 22:50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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