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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24 23:00
음.... 이거 한국에의 데자뷰가....
한국에서도 민주당계 대통령이 자유주의적인 경제정책을 행했고, 그 결과 본인들의 지지기반과의 사이가 멀어진 경우가 심지어 반복이 되었죠...
24/10/24 23:00
아니 트럼프가 노동자 계층을 위한다는 건 도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생각인건지 모르겠어요 이래 저래 미국 중산층 노동자 계급도 답답한 상황이네요 결국 서구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다시 변화해야 하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24/10/25 00:25
덕분에 좋은 기사 봤습니다.
모든 걸 자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은 어차피 계속 높아지는 인건비로 인해 감당할 수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걸 그 속도로 그 방식으로 했었나 하는 것은 한번 생각해 볼 문제였겠죠. 현재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말은 그렇게 했어도 결국 공장을 돌리지 못했다는 것, 차라리 바이든 시절 공장 돌리려고 더 노력했다는 것을 과연 알까요. 꿈도 희망도 없는 세상, 트럼프라면 이걸 바꿔줄 수 있을지 몰라가 2016년 대선 결과를 낳았는데, 과연 이번에는 어떤 마인드가 결과를 좌우할지 궁금합니다. 첫임기 4년은 처음이라 그랬던 거고 다시 뽑아주면 우리의 구세주 트럼프가 꼴보기 싫은 유색인종과 좌파를 몰아내고 다시 위대한 백인의 나라를 만들어줄거야 인지, 말은 그렇게 하지만 결국 마찬가지고 낙태 등 다른 이슈를 보아하니 그래도 민주당이 계속 집권하는게 낫다일지. 그런데 일반적으로,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들은 미국의 노동 계급 뿐 아니라 누구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24/10/25 05:44
46)이 그 문단만 보면 엥?하게 하죠. 이런 식으로 쓰는 게 가끔 보이는 특징인데, 잘못은 아니지만.. 개인 감각으로는, 순서를 바꿔서 아동노동보호 철회와 초과근무수당 제한을 말하는 사람 그는 공화당 "친 노동자" 파벌로 불린다 이렇게 썼으면 더 와닿았을듯합니다.
24/10/25 08:35
잘 읽었습니다.
자유무역은 분명히 부를 가져와서 피할 일은 아닙니다. 다만 그것이 수반하는 불균형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강력한 분배/지원 정책과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게 역사적 교훈이라 생각합니다.
24/10/25 13:06
시장경제 자체가 본질적으로 도태된 자에게 냉혹한 제도라 답이 없죠. 경쟁력이 없는 걸 어떻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본질적으로 농민봉기 빈발하고 나라 망하고 난세 열리는 거랑 똑같은데 다른 점은 죽창 대신 표를 쓴다는 거? 난세 열리면 홍건적이든 왜구든 보호무역이든 한반도가 엿되는 것도 똑같고...
24/10/25 13:52
자유무역이 높은 효율을 낸다는 건 오케이, 근데 그 효율을 누가 다 가져갔는지는 결국... 재분배의 문제고 혁명이라도 벌어져야 할 일인데 오히려 현실에선 대안우파로 결집.
24/10/26 01:02
근데 제가 보기에는 대안우파로 결집하는 데에는 나름 합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 미국상황은 브렉시트와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브렉시트 때 영국의 노동계급, 특히 레드월(red wall)이라 불리는 맨체스터, 리버풀지역 노동자들이 브렉시트 찬성표를 많이 던졌거든요. 영국 제조업 망가진 거야 미국보다 더했으면 더한 상황이고 대처때 만들어진 이 지역 실업자들은 레드월이란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전통적인 노동당 텃밭이었지만 블레어부터 시작한 신노동당 노선에 강한 배신감에 시달려왔거든요. 이들은 안정된 제조업일자리 잃고 실업수당과 같이 사는 아내의 맥잡수입으로 겨우 근근히 살아가는 형편인데 그동안 노동당에 대한 불만에도 대처에 대한 원한 때문에 차마 토리당에는 투표를 안했어요. 근데 웬걸?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하자네요. 기회다! 니들도 X되봐라는 감정으로 찬성표를 무더기로 던진 거죠. 이 분노를 이해한다면 트럼프와 대안우파에 한표 던지는 흑인 혹은 중장년 러스트벨트 노동자를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단적으로 게임스탑 사태 때 레딧에서 넘쳐나던 내러티브(비록 진실이라고 곧이 곧대로 믿긴 어렵지만)를 생각하면 미국도 사정이 다르지 않은 것 같고요. 뉴욕타임스야 정치인은 모두 믿을 게 못된다고 하는데 좀 위선적이죠. 자기네들도 그 못믿을 인간들 장단맞춰서 사람들 가지고 놀았는데.
24/10/27 02:12
브렉시트에 찬성표를 던진 영국 노동자층과 트럼프에 토표하는 미국 노동자층이 비슷하다는 분석에 동의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과연 브렉시트로 영국 노동자층의 삶이 나아질 것인가 하는 거죠. 사회 현상을 관찰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일지 모르겠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미국 노동자들이 트럼프에 투표해 봐야 어차피 그들의 삶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런다고 경쟁력을 잃었던 산업의 경쟁력이 다시 생기는 것이 아니거든요. 오히려 과격한 이민자 배척과 근본주의적 기독교 강화로 사회갈등이 증가되고 그나마 있던 산업과 경제의 경쟁력이 더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24/10/27 02:15
미국에서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재분배보다는 작은 정부, 자유 무역을 추구하던 정당이었고
민주당이 큰 정부와 통제 경제로 재분배를 더 추구하던 정당이었는데 재분배의 문제인데 우리는 공화당, 아니 트럼프에 투표하겠다는 거에서 이미 에러인거죠. 어쩌면 트럼프에 투표하는 걸 혁명으로 생각하는지도...
24/10/27 12:01
미국 민주당도 영국노동당처럼 신민주당노선을 취하면서 노동계급 및 노동조합과 연결이 끊어진 지 한참 됐습니다. 사실 노동계급을 유기하여 생매장한 장본인은 클린턴과 오바마 등 근래의, 민주당출신 대통령들이라고 볼 수 있어요.
나프타를 도입한 건 클린턴정부 시절이고, 금융위기 때 공적자금지원을 받으면서도 천문학적인 보너스잔치를 벌리던 월가를 부활시켜 준 건 오바마정부였습니다. 공화당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하신다면 그래서 공화당과 연결고리가 없던 정치적 비주류 외양의 트럼프가 갑자기 부상하면서 공화당을 장악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공화당 주류세력 일부는 트럼프와 결탁하기도 했지만 반면 다른 일부는 민주당보다도 트럼프를 더 싫어하기도 하죠. 마치 민주당 주류세력이 공화당보다 샌더스를 더 비토하는 것처럼요.) 트럼프를 지지하는 노동자들은 당연히 혁명을 원하지 않습니다. 요즘 누가 혁명을 원합니까? 지금 좌파라는 사람들도 혁명을 이야기하지 않은 지 한참인데 평범한 저소득층 노동자가 혁명을 머릿속에 떠올리기나 하겠습니까? 말도 안되는 소리죠. 이들을 지배하는 정념은 분노일 겁니다. 신자유주의의 시대에 자신과 가족, 지역사회와 공동체를 직접 무너뜨리거나 그 무너지는 광경을 옆에서 목도하면서도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양 못본 척 무시하면서(알빠노)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커리어에 대한 개인적 탐욕만 채우기에 여념이 없던 주류정치인들에 대한 분노 말입니다. 따라서 이 공허한 정치의 빈자리를 대신 채우던, 이른바 각종 화려한 PC담론들에 대한 이들의 격노에 가까운 반발심과 적대감 가득찬 냉소도 이해 못할 일은 아닙니다. 민주당 정치인들은 어느 순간부터 마치 경건한 신의 부르심에 자신의 종교적 소명을 깨달아 성전에 나선 십자군처럼 자신을 PC의 수호자로 포장했기 때문입니다.(실제 일어난 일은, 광란에 가까운 종교적 광신도의 뜨거운 열정의 정신이 아니라, 찔러도 피한방울 나오지 않을 이기적인 월가투자가의 지극히 냉정하고 합리적인 계산의 정신에서 비롯된 이익극대화 행위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미국사회구성의 인종적, 성적 다양성이 증대되는 추세 속에서 이런 담론을 지지하는 모양새가 더욱 득표에 유리하다는 계산 때문에 PC를 위한 전사처럼 자신을 포장한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트럼프 지지는 합리적인 측면이 있는 겁니다. 민주당은 재분배를 악화시키는 정당이지 개선하는 정당이 아니고, 트럼프는 민주당과 공모한 공화당의 전통적인 주류출신이 아니며 최소한 외적으론 그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고, 그래서 '니들도 X돼봐라'하며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를 엿먹이기에 적합하며, 게다가 다른 진지한 정치적 대안인 샌더스는 민주당 내부경선도 못뚫고 있는데다가 진짜로 유의미한 대안인지에 대한 확신도 부족해 보이고, 게다가 트럼프는 반PC의 상징적인 인물로서 노동계급의 분노의 정념을 투사하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기까지 합니다. 합리성을 주어진 제약조건 속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란 의미로 본다면 당연히 트럼프가 합리적인 대안은 아니지만, 어차피 그 놈이나 저 놈이나 거기서 거기일 때, 나의 최선의 이익을 돌보는 일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내게 원한을 사온 오래된 적수에게 심대한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은 복수라는 인간적인 관점에서는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이고 이를 위한 인물이 바로 트럼프일 겁니다.
24/10/27 12:33
맞습니다. 신자유주의 노선을 취한 것은 민주당이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공화당은 물론이고 트럼프가 대통령한다고 뭘 할 수 있을까요?
관세? 결국 물가를 올릴 뿐입니다. 오늘 보니 소득세 없애고 관세로 대체하겠다는데 과연 제정신이 아닌 트럼프니 할 수 있는 말이구나 싶더군요. 신자유주의는 나름 시대의 흐름이었습니다. 영국은 그 임금과 고용을 계속 유지할 수가 없었기에 신자유주의로 갈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것이 싫었으면 제조업이 꾸준히 생산성을 개선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영국 제조업은 그렇게 하지 못했지요. 요즘 독일 제조업도 위기라고 하는데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개인이건, 기업이건, 국가이건 꾸준히 경쟁력을 높이는 수밖에요. 미국 제조업이 과연 그 시기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가는 조금 생각할 여지가 있지만, 미국 자동차, 철강 산업이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잡을 잃고 생활이 파탄난 노동 계층의 분노가 동정이 안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분노가 상대에게 손해를 끼치는 선택을 하는 것도,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것이 '합리'적인가요? 말씀대로 분노로 상대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선택은 결국 합리적이지 않게 됩니다. 정치인은 정권을 잃는다고 해도 생활이 딱히 어려워질 것도 없고, 다음에 다시 정권 잡을 기회가 올겁니다. 그러나 노동자인 나의 궁핍한 내 생활이 과연 트럼프가 집권하면 나아질까요? 트럼프가 말처럼 공장을 되돌리고 잡을 예전처럼 돌린다면, 단순히 미국 대통령이 아니고 인류 역사를 송두리채 바꾸는 인물이 될 겁니다. 그러나 현실은 트럼프는 단순한 공화당 정치인이 아니고 경제와 국제관계에 정통하지도 않을 뿐더러 파시즘이라고 해도 무방한, 극단적이고 즉흥적인 선택을 하는 인물일 뿐입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그런 인물들이 하는 어설픈 선택으로 인한 피해는 주로 사회적 약자들이 더 받았습니다. 어쩌면 더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세상일은 항상 1층 밑에 지하1층이 있고, 그 밑에 지하2층이 있는 법이죠. 저는 이번 대선 이후 미국의 상황이 상당히 걱정스럽습니다.
24/10/27 14:36
저도 전반적으로 라민님의 논조에 동의를 합니다만, 두 가지를 언급하고 싶습니다.
하나는 인간은 그리 합리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주류경제학이 비판받는 수많은 이유 중 중요한 한 가지는 인간에 대해 지극히 비현실적인 가정을 고수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때로는 경제학적 인간인 삶을 살아가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존재입니다. 사실 경제학적 합리성에 입각한다면 자녀를 낳고 키우거나 가족과 친구들과 서로 이익이나 감정, 생활을 공유하고 결합해서 살아갈 이유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합리성에 너무 집착하다가 비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미국노동계급의 분노와 원한이 누적되어 온 역사적 맥락을 보다 주목하자는 겁니다. 그들의 트럼프 지지가 결과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냐 아니냐가 현상황에서 중요한 논점은 아니라는 겁니다.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 만연하고 트럼프같은 포퓰리스트가 득세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알아야 무언가 유의미한 대안을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아닙니까?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대중은 본래 비합리적이고 충동적인 존재라고 진단한다면 궁극적으로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파시즘하자는 논리로 귀결될 수도 있는 겁니다. 아니면 교과서에서나 나오는 합리성에 집착한 나머지 경직된 도그마에 매몰되서 현실의 변화를 보지 못하고 역사적 삽질만 반복하거나요. 비근한 사례로 독일 사민당과 루돌프 힐퍼딩을 꼽을 수 있습니다. 바이마르공화국 시절 독일 집권당인 사민당은 맑스의 역사유물론만 굳게 믿은 나머지 자본주의 붕괴의 날만 기다리며 경제공황으로 인한 대규모 실업사태에 전혀 대처하질 못했어요. 그리고 그 빈틈을 치고 나온 게 나치였어요. 나치당내 좌파이론가인 슈트라서 형제는 대규모 대중집회에서 독일 노동자와 실업자의 이익 앞에 그 어떤 것도 신성한 것으로 보호되지 않는다고 선언하면서 시장의 자율성 같은 건 무시해버리고 적극적인 실업대책을 통해 경제에 적극 개입하겠다고 공언해서 나치에 대한 지지율을 급격히 끌어 올렸어요.(나중에 나치의 경제정책은 전시 케인즈주의를 실천적으로 선취했다고도 평가받았으나 당시에 그 어떤 경제학적 이론으로도, 맑스주의건 신고전파건, 비합리적이라고 무시당했죠.) 이를 지켜보던 당대의 노조활동가들은 사민당을 찾아가서 지금 우리가 그 누구보다 먼저, 가장 적극적으로 해야 할 이야기를 도리어 나치가 대신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실업 및 경제정책을 당에 요구합니다. 이 때 당대 사민당내 최고이론가인 루돌프 힐퍼딩이 아주 유명한 말, '자본론에 그런 말은 안나온다', 과 함께 그 요구를 일축합니다. 결과적으로 사민당은 우로는 나치에게 좌로는 공산당에 지지자를 빼앗기면서 지리멸렬하다가 나치의 집권으로 당이 불법화되면서 붕괴되고 힐퍼딩은 나치를 피해 망명한 와중에 1940년 무렵에 나치에 붙잡혀서 비극적으로 살해당하죠. 인간 세상이 우리가 생각하는 합리성 대로 돌아가지 않는 일은 인류역사에서 새삼스러운 일은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합리적이라고 여기는 견해가 나중에 보니 실상은 비합리적인 의견이었던 경우도 많고요. 오히려 역사는 합리적이기보다 부조리와 비합리성이 지배해왔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진보해 오기도 하고요. 문제는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더 나은 세상, 더 합리적인 세상을 어떻게 만들 것이냐라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지, 그 불합리성을 지적하는 것만으로는 매우 불충분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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