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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2/03 16:23:10
Name 몽땅패하는랜
Subject 鬪神은 싸우라고 있는 겁니다
프로토스의 넥서스를 바라보고 있자면 피라미드가 떠오릅니다.
그래서겠죠, 테란의 커맨드센터를 보면 몽고 초원을 떠도는 파오(몽고인들의 전통가옥 이동이 가능)가 떠오릅니다.
그렇다면 저그의 해처리는 어떨까요.

안타깝게도 제 지식이나 느낌상으로는 해처리를 보면 무엇이 떠오른다, 라는 것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아마 애정의, 혹은 관심의 차이겠지요.
네, 그렇습니다. 컴퓨터 상대로 스타를 할 때 언제나 랜덤으로 제 종족을 선택합니다.
그래놓고 프로토스나 테란이 나오면 가벼운 웃음을 머금고 경기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저그가 걸리면 한숨이 먼저 나옵니다.

아마도 저는 저그를 좋아하지 않는가 봅니다


박기홍/김선희 씨의 『바둑 삼국지』에서는 조치훈 사범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린 나이에 바둑 하나만 보고 일본으로 건너가 프로기사가 되기 위해 고생하지만
기대와 달리 입단에 번번히 실패하고 심술만 늘어가는 소년 조치훈에게 연습바둑 한판을 두어준 후지사와 사범은 이렇게 말합니다.
"치훈, 울지마라 반상에선 싸우는 거다."
소년 조치훈의 심술궂은 행동은 낯선 이국땅에서 바둑 하나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엄청난 부담감이 불러온 부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괴물 후지사와는 그런 조치훈의 내면에 숨은 슬픔과 한을 꿰뚫어 본 것입니다.

사실, 이 글은 이미 한번 사용되었던 제목을 가지고 다시 우려먹는(사골곰탕이 아닌데;;;;) 잡글입니다.

울지마라, 투신(鬪神)은 싸우라고 있는거다

투신의 모든 유닛들은 전투본능에 충실합니다.(심지어 드론마저도-_-;;;)
그 앞에서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였다간 투신은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묵직하게 그 틈을 파고들어 상대방의 유닛을 전멸시키고
테크를 무너뜨립니다.
4드론을 망설임 없이 감행할만큼 이기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저그는 내 라이벌이 아니다"라고 호언장담했던 최연성 선수를 무너뜨렸고, 영웅의 두 번째 우승을 좌절시키며 스타리그(온게임넷) 최초의 저그 우승을 달성합니다.
경기력은 혀를 내두를만큼 화끈하고 뛰어납니다.

하지만 투신은 실력과 인기 양쪽으로 최고의 저그가 되지는 못합니다.
그에게 열광하고 찬양하는 사람보다 더욱 많은 사람들은 그의 앞에 서 있는 거목을 이야기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나타난 샤프한 이미지의 운영형 저그에게 더욱 기대를 걸었습니다.
나중에는 조금 뒤늦게 공식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마제((魔帝)라고 쓰고 마재윤이라고 읽는다;;;)를 본좌라 칭송합니다.
저그 최초로 3회 우승과 골든 마우스라는 영광의 표적을 얻었지만,
투신은 여전히 인기선수라는 측면에서는 비주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소속팀을 두 번이나 옮겨야 했고 그 와중에 웨이버 공시라는 굴욕 아닌 굴욕을 당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3회 우승을 이야기하지 않고 두 번의 준우승을 "치명타"라고 이야기합니다.

경기력은 뛰어나지만 조금은 처지는 외모 탓에“인기도에서 손해를 많이 본다”라고 이야기하며 심지어
“살만 빼면 본좌”라는 말도 나오기도 했습니다.

  준우승 할때마다 3대0 완패한 사실을 거론하며“3회 우승은 운빨, 혹은 부커진의 음모-_-;;;”라고 폄하당하기도 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저는 저그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닙니다(저질 임빠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좋아하지 않는 종족을 플레이하는 한 선수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마빡이 머리-_-;;;로 패러독스에서 펼쳐진 듀얼 패자부활전(질레트 스타리그 바로 앞 대회로 기억됩니다만;;;)에서 95%이상 경기를 가져왔다가 한 번의 실수로 GG를 쳐야 할 상황.
그 소년은 뜻밖에 입가에 미소를 떠올립니다.(서...서태웅인 것이냐?)
그 모습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임요환 선수의 10회 연속 스타리그 진출을 좌절시킨 성준이야기에서의 듀얼최종전.
그 끔찍한 악몽 속에서(임팬이랍니다-_-)도 무시무시한 상대 저그의 공격력이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최연성 선수와의 준결승전.
저는 그 선수를 응원하고 있었습니다(이건 무슨 시츄에이션-_-)
도대체 투신의 무엇이 저를 이렇게 흔들었는지 솔직히 제대로 설명드릴 자신은 없습니다.

당시 투신의 응원 치어풀 문구들은 재치를 넘어선 일종의 비장함마저도 갖고 있었습니다.
"성준아 오늘 지면 같이 죽자"
"오늘 이기면 안심-_- 스테이크다"
그것이 그저 재치로 단순한 응원문구로 작성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일까요?

제 기억상으로는 스타 프로팀체제가 활성화되면서 처음으로 비스폰서팀의 선수가 스타리그를 우승한 것은
투신이 처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스폰서 프로팀 체제가 시작된 이후).
투신의 소속팀이었던 POS는 같은 비스폰 팀인 KOR이나 Soul보다도 한참 인지도면에서는 떨어진
스겔식 용어를 빌리자면“듣보잡”에 가까운 팀이었습니다.
가진 것이라곤 빈손 뿐인 한 소년이 그저 자신의 체력과 무공만을 믿고 거대 문파의 수장에게 도전장을 던지는 모습과 비슷하달까요.
그 담대함이(비속어로는 깡다구가-_-;;;;) 마음에 들었던 모양입니다.
상대방을 쓰러뜨리고 나서도 기뻐하기 보다는 벌써 다음의 혈전을 준비하는 듯한,
조금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모습이 안스러웠던 모양입니다.

“아직 어린 소년인데 이렇게 무시무시한 승부세계에 발을 들여놓다니”라는 측은함에서.
“무시무시한 승부세계를 더 무시무시하게 평정하다니”라는 놀라움을 투신은 보여주었습니다.

영웅은 하늘이 내리고 때가 허락해야 만들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투신은 처음부터 투신으로 태어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경기를 보고 있자면 연습량의 결과라기보다는
본능적으로 경기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저에게 투신은 영웅입니다.
저그 암울의 시기에 시대가 불러낸 영웅입니다.
이윤열/최연성이라는 저그의 공적들과 승패를 떠나 최고의 무대에서 당당히 일합을 겨루었던(여기서 잠시 눈물 좀 닦고;;;;) 영웅입니다.
승패의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피투성이가 되어가면서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끊임없이 싸움을 벌이는 그 모습 자체가 저에겐 영웅입니다.

그래요, 저는 저그를 싫어합니다.
하지만 싫어하는 저그로 플레이하는 투신을 좋아합니다.

그것만으로도 투신은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알겠어요 박성준 선수? 투신은 싸우라고 있는 겁니다.

박성준 선수의 선전을 기원합니다(아울러 그,....그 분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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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2/03 16:49
수정 아이콘
박본좌가 왜이렇게 까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양박시대였다지만 박태민선수는 당골왕배 우승 한번 하고 결승에 가 본 일이 없죠.
사실상의 통합본좌전이었던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박성준선수가 이겼었구요.

플토 잡고 우승하면 운빨이라고 까이고, 테란 잡고 우승하면 살쪘다고 까입니다.
혼자서 팀 다 살려놨더니 연봉 70% 삭감시켜서 항의했더니 욕심이 과하다고 까이고,
(박성준선수 없었으면 POS가 존재나 했을까요?)
그렇게 밀어닥친 제명 위기에서 간신히 이적해서 팀분위기 적응 못하고 재이적했더니 졸지에 먹튀가 됩니다.
그 팀 프로토스 압도적으로 셧아웃시키고 우승했더니 운빨, 태업이라고 까입니다.

아무래도 박성준 선수 전성기 시절에
공격적인 팬들이 많기로 유명한 티원테란과 강민을 너무 압도적으로 이겨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좀 살살 해주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밀어버렸었는데 그 선수들 관광 보내고 자고 나면 안티가 2배씩 늘어나더군요
단지 인기없는 '저그가' 인기많은 '타종족을' 이긴다는 게 부메랑이 될 줄이야.

테란팬들의 오만과 등쌀에 본좌칭호를 구걸하다시피 얻어냈던 마재윤이나
비인기팀에 속해서 아직도 팬층이 실력에 비해 엷은 이제동은
이 선수 옆에 대면 그래도 양호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09/02/03 16:51
수정 아이콘
투신의 질레트 이후 스폰을 잡기시작하며 택이 등장하는 물질적인 배경을 -_-.......
09/02/03 16:57
수정 아이콘
거품 님// 그런 이유들도 있고, 외모 때문도 있죠 사실..
프로게이머가 살 안뺐다고 자기관리 못한다는 말까지 들었으니까요 -_-;;
실력은 정말 박본좌입니다만; 안타깝네요
09/02/03 16:57
수정 아이콘
지금은 삼신기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는 팬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삼국지처럼 당대에 펼쳐진 개인리그를 땅따먹듯 나눠먹었던 양박 저그 + 천재 이윤열
지금의 택뱅리쌍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 리그 장악력과 네임밸류 거기다 실력을 갖췄던 선수들이었는데 말이죠.
초록추억
09/02/03 17:05
수정 아이콘
음..시쳇말로 면도기배 때부터 스타시청했다면 박성준선수를 이리 폄하할순 없을 겁니다.
그땐 완성형선수라 불렸었죠;
아리송하기도 한 케스파랭킹이라지만, 거의 1년(11개월)연속 1위자리 수성한 선수이구요.

본좌는 그의 별명이었는데..;;실력에 비해 부당한 대우를 받는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라울리스타
09/02/03 17:08
수정 아이콘
그런 불합리적인 대우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자신의 실력을 유지함과 동시에 항상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것이 박성준 선수니까 가능한 것 같네요.

게다가 이스포츠판에서 흔치 않은 두 번의 팀 이적을 했음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팀에 잘 적응하는 모습입니다.

아마 현재 스타판에서 가장 훌륭한 멘탈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아닐까해요.
09/02/03 17:10
수정 아이콘
예전엔 질레트때 부터 스타 봤냐? 라는 말이 유행했던 것 같은데 ..

이제 그 말도 추억이군요 ...
서성수
09/02/03 17:14
수정 아이콘
그저 싸울뿐.
09/02/03 17:15
수정 아이콘
본좌의 조건이라는 시덥잖은 것도 애초에 마재윤을 인정못하는 다른팬들과 안티들이 만든거죠.
타종족 최초로 테란의 초대본좌 임요환에 준하는 업적을 만들었지만
안티들이 꼬집을만한 임요환의 그 업적과는 다른점이 분명히 존재했고,
무엇보다 온본부 조차 자기 방송의 최고 스타를 지난 시즌까지도 천대했으니 말 다한것 같네요.

분명 최연성의 시대때까지만 해도 홍진호가 정규 리그에서 우승 한번만했다면
그가 우승한 기타 이벤트 리그마저 그를 임이최에 준하는 레벨로 인정할만한 업적이 될 분위기였는데요.
(당시에는 본좌라는 단어자체가 없었기에 본좌라인이란 언급은 안하겠습니다.)
박성준의 스펙 얘기만 나오면 열폭을하네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흑 ..
캐리건을사랑
09/02/03 17:18
수정 아이콘
4강 진출시 결승전 진출 확률 100%
결승에 올라가면 우승할 확률 60%
질레트 부터 시작한 스타리그 30% 결승 진출자는 박성준
greatest-one
09/02/03 17:20
수정 아이콘
딴말 필요 없고 스겔식으로 말하면...
투신 까면 사살~~~
격하지만 이말밖에 할말이 없습니다.ㅡ,ㅡ
전설...을 까다뇨??? 타스포츠에서도
"살아있는 전설"을
이렇게 야박하게 평가하는 경우가 있나 싶어요..
그저 지금 볼수 있는것도 감사한데...
제길 그저 안타까울 뿐....
그냥 이번에 우승해버리면 됩니다... 다 쓸어버립시다..투신...
Art Brut
09/02/03 17:20
수정 아이콘
2회 우승 때까지는 아무도 실력으로 뭐라고 안한 것 같은데
3회 우승 때는 테란전 실력이 다른 저그 유져보다 떨어졌었고, 16강 이후에는 테란을 만나지 않는 대진으로 우승해서
천운으로 많이 까였죠.
운도 실력이긴 하지만 운이 많이 따라줬다는걸 부정할 수 없는 만큼
3회째의 우승은 그 전의 우승 들보다는 조금 색이 바래보입니다.
우승 이후에도 테란전의 강력함을 보여줬으면 마재윤선수가 우주배때 테란전 검증안되었다고 까였지만 최연성 셧아웃시키고 인정받은 것처럼 역시 천운이 아니었다라고 평가 받았을 수 있었겠지만, 지금 시점까지도 테란전은 다른 강한 저그 유져들보다 떨어져 보이는 만큼 3회 우승의 짠 평가는 어쩔 수 없는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09/02/03 17:29
수정 아이콘
형재 대결을 성사시킨것도 한몫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 말고도 같은팀 대결을 성사시킨것도 몇 번 있구요.
Darwin4078
09/02/03 17:35
수정 아이콘
질레트 4강 노스탤지아 1경기 봤으면, 그때 최연성 gg 후 잠시 적막이 감돌았던 메가웹을 기억한다면..

투신을 이리 깔순 없는 겁니다.

제 마음속의 초대 본좌.. 박성준. 힘내자.
목동저그
09/02/03 17:41
수정 아이콘
원래 본좌란 단어가 투신때문에 생겨난 단어죠.
골든 마우스, 온게임넷 통합 커리어 1위.
더이상의 부연 설명은 필요없을 듯 합니다.
리콜한방
09/02/03 17:46
수정 아이콘
엠겜 최고성적 8강, 그리고 낮은 진출횟수가 최고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록추억
09/02/03 17:53
수정 아이콘
피나님//만약 그런걸 푸대접에 대한 이유로 드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건 평가절하하고 싶어서 흠집내는 행태로 밖에 볼수가 없습니다.
이유가 되지못하는걸 이유로 제시하는걸 보고 '핑계댄다'라고 하죠.
발컨저글링
09/02/03 18:07
수정 아이콘
그가 이뤄놓은 업적과 실력을 고려해봤을 때,
이론의 여지 없이 스타 역사상 가장 저평가 받는 선수임은 분명합니다.
다쿠아즈
09/02/03 18:07
수정 아이콘
현재 스타판에서 가장 저평가된 선수가 박성준입니다.
09/02/03 18:08
수정 아이콘
초록추억님// 제가 댓글로 쓴 이유가 전혀 이유가 될 수 없나요?
해당 선수 팬분들과 해당 팀 팬분들은 충분히 싫어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리고 저도 그렇게 좋게 보지는 않구요.
내가 이상한건가... ㅠ.ㅠ
초록추억
09/02/03 18:13
수정 아이콘
피나님// 음...싫어하는 것과 저평가에 이은 푸대접은 서로 별 관계가 없는 다른 이야기라는 겁니다.
게다가 경기외적에 대한 호오를 경기내적인 평가에 끌어온다는 것은 그것이 평가절하든, 절상이든 지양되어야 할일이니까요
09/02/03 18:26
수정 아이콘
피나님// 싫어하는것과 가치의 평가는 논리적으로 연결될수 없는 구조입니다.
게다가 박성준은 애초에 그 조지명식 훨씬 이전이 전성기였던 선수인데다 저평가되왔던 선수이죠.
09/02/03 18:31
수정 아이콘
05년 초반에 군대를 가서 성준선수의 04년 대활약을 지켜보았는데요 노스텔지아에서 연성선수를 관광돌릴때
내심 저런 미친;;;; 을 연발하며 감탄하며 본기억이 납니다;
최우범코치 선수시절 남자이야기에서 뮤짤을 모르던시절 미네랄클릭으로 화려한 견제도 잊지못하구요
역시 같은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슬픈 성준선수입니다;
09/02/03 18:32
수정 아이콘
초록추억님// 업적이나 경력적으로 평가 절하하는것은 말이 안되지만, 실력적으로는 평가 절하될 수도 있죠.
모두 같은 생각과 같은 잣대를 가지고 있는것은 아니니까요.
날빌이라는 것도 실력의 하나인가, 아닌가도 사람마다 다르고요.
영웅의귀환
09/02/03 18:49
수정 아이콘
저는 골수 토스빠라 테란, 저그의 플레이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지도 못하고 그렇게 관심있는 편도 아닙니다만 '본의 아니게' 제가 열광한 최초의 저그는 박성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박정석이 이윤열을 꺾고 4강에 진출해 하필이면 한빛의 에이스인 나도현과 붙어 누굴 응원해야할지 고심하면서 봤던 박성준과 최연성의 4강에서 저는 저도 모르게 환호성을 지르고 말았습니다. 제가 환호성을 질렀던 경기는 보통 많은 분들이 명경기로 뽑으시는 노스텔지아 1, 5경기가 아니라 머큐리였죠.
당시 완성형 저그라는 칭호를 받던 박성준이었지만 그의 스타일이 인기있고 경기가 재밌었던 이유는 홍진호의 폭풍을 연상시키는 강력한 공격력 때문이었죠. 최연성의 사기적인 방어력으로 아쉽게 지긴했지만 머큐리 4경기는 박성준이 왜 투신이라고 불리는지 잘 보여주는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그 당시엔 투신이란 별명은 없었지만)

여담이지만 요즘 제가 한창 열광하는 저그선수는 김명운입니다. 웅진팬이라서 팔이 안으로 굽는 면도 있지만 김명운을 보면 일취월장, 괄목상대라는 사자성어가 저절로 떠오릅니다. 한경기 한경기 나날이 성장하는 모습이 보이네요. 금방 아쉽게 지긴 했지만 이렇게 재밌는 저저전은 정말 오랜만이군요^^
목동저그
09/02/03 18:53
수정 아이콘
피나님// 님이 싫어할 이유야 될 수 있지만 그것 때문에 푸대접을 받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프링글스MSL에서 한 조에 같은 팀 3명을 몰아넣은 마재윤 선수가 평가 절하의 대상이 되고 있지는 않듯이 말이죠.
sky in the sea
09/02/03 19:20
수정 아이콘
최연성선수와 이윤열선수에게 결승전에서 3:0으로 진게 큰것 같은데요.
09/02/03 19:25
수정 아이콘
Art Brut님// 이윤열선수도 천사록에서 이겼을 때 운빨 대진이라고 까였죠. 하지만 이윤열선수나 박성준선수의 3번째 온겜 우승을 폄하할 수 없는게 정점을 '한참전에' 찍고 내려온 선수들의 눈물겨운 부활이라는 점입니다. 수많은 선수들이 제대로 이름도 비추지 못하고 결승진출도 못해보고 사라져가는 프로게임계에서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잘 아실겁니다.
구경플토
09/02/03 19:28
수정 아이콘
저도 테란, 저그 플레이어에게 그렇게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닙니다만,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고 있는 박성준 선수를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드론과 저글링으로 벙커를 때려부수는 투신...투신이란 호칭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선수가 이래 저래 말도 안되는 이유로 까이는 것을 보면 참...
마동왕
09/02/03 19:35
수정 아이콘
박성준 선수가 김택용 선수의 외모를 갖고 있었다면? 두둥!
안되겠니??
09/02/03 20:23
수정 아이콘
저평가되는 가장 큰 이유는 홍진호선수가 가져야 할 저그최초 우승을
박성준선수가 가져갔기 때문이랄까?
아주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다음세기
09/02/03 20:25
수정 아이콘
실력에 비해 가장 저평가 된 선수는 맞습니다.
라구요
09/02/03 21:00
수정 아이콘
이 글이 성지가 돼나요?....
경기시작전에 이걸 박선수가 보고 간거 같군요.................오늘 엄청난 공격력... 후후.
오가사카
09/02/03 21:12
수정 아이콘
테란만2번잡았네요... 확실히 레어운영은 최강입니다
코세워다크
09/02/03 22:47
수정 아이콘
전성기 때 MSL에서 4강 이상만 갔더라도...ㅜㅜ
하쿠나마타타
09/02/04 09:54
수정 아이콘
정말 잘하다가도 가끔 삐끗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어차피 사람들은 결과만 보니까요;;
또한 질레트배부터 본 사람이 얼마 없는 것 같아요. (그때 최연성과의 4강을 직접봤다면 투신을 깔 수가 없죠)
소원보다도 이전이니까요.
서성수
09/02/04 12:06
수정 아이콘
저평가되는 가장 큰 이유는 홍진호선수가 가져야 할 저그최초 우승을
박성준선수가 가져갔기 때문이랄까?
아주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2)
프로브무빙샷
09/02/05 03:06
수정 아이콘
저그최초우승은 박태민 선수가 아니었나요? 헷갈리네요...

제가 생각하기론.. 박성준 선수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중요한 시기에 전대본좌 최연성. 이윤열에게 발목이 잡힌겁니다...

천상천하유아독존...이란 말을 쓰기엔 박성준 이외의 별들도 너무 밝게 빛나던 지라...

하지만 요즘하는 모습을 보면.. 이윤열 선수의 뒤를 밟는 저그가 되는거 같네요...

제가 가장 존경?하는 프로게이머 이윤열 선수 말이죠 ^^
어흥 어흥
09/02/05 11:36
수정 아이콘
안티가 많건 까이건 계속 이기면서 증명해 나가야죠. 3회우승으로 안되면 4회우승으로 라도요.
Dementia-
09/02/05 12:14
수정 아이콘
프로브무빙샷님// 저그 최초 우승은 박성준, 저그 최초의 테란 상대 우승은 박태민 입니다.

안타깝게도 요즘은 질레트부터 본 사람도 원로 취급 받아야할 수준인것 같아요.
크로커다일
09/02/05 16:01
수정 아이콘
만약 4회우승으로도 계속 까는 인간들이 있다면 참았던 분노를 터뜨릴겁니다.
허풍저그
09/02/05 16:37
수정 아이콘
MSL에서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 하지만 OSL은 역대 최강이라는 것.

본좌.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이미 마음 속에 본좌로 심어둔 분들도 많은데.
투신은 싸울 뿐.

성준 왈 : 올드가 다시 한 번 잘 했으면 좋겠다.
올드팬의 심금을 울리는 말이었죠.
09/02/05 18:21
수정 아이콘
이젠 오래된(?) 선수로 칭호 받는 선수에 대한 애착글과
이제 오래된 몽패님이 쓴글을 보고 너무 너무 반갑네요
박성준 선수도 건승하시고
몽패님도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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