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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7/15 01:04:00
Name 김광훈
Subject [결승 감상평] 역대 최고의 프프전 결승전을 오늘 봤습니다.
정말 동족전이라서 경기가 다소 지루해지진 않을까 했었는데 모두 제 기우였습니다.

이번 프로리그에서 두번이나 프프전 무승부가 나와서 또다시 프프전 무승부가 결승에서 나오진 않을까 했었는데

그것도 역시나 저의 기우였던것 같습니다. 정말 오늘 역대 최고의 프프전 결승전 매치업을 본것 같습니다.

마이큐브 배에서 나왔던 강민 vs 박정석의 4강전과 강민 vs 박용욱의 결승전을 능가할 정도로 오늘 멋진 경기를 봤습니다.

각 경기 별로 감상평을 적어보겠습니다.




* 1경기 (승부를 결정지은 질럿 푸쉬)

결승전 첫경기치고 매우 싱겁게 끝난게 1경기 아니었나 싶습니다. 초반 비슷비슷하게 가다가 갑작스런 김택용의 질럿 푸쉬~~

그리고 그 푸쉬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송병구가 앞마당 터지면서부터 승부는 갈렸다고 봅니다.

김택용 선수의 질럿 푸쉬를 미리 알아내지 못하고 앞마당 앞까지 왔을때 허둥지둥 막으려 했던게 송병구 선수에게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 될 수 있을거 같네요. 질럿 푸쉬 한방이 모든 경기를 좌우해버렸죠.




* 2경기 (불리한 상황에서도 침착했던 송병구)

데스페라도의 가로방향. 김택용의 질럿 푸쉬 한방에 송병구는 무려 4마리의 프로브를 헌납합니다. 초반에 당한 피해인만큼

어마어마한 차이를 김택용 선수가 벌려놨죠. 하지만 오히려 이걸 역이용한 송병구 선수의 센스가 돋보였습니다.

투 로보틱스라는 올인 러쉬. 그 올인 러쉬를 위해 김택용 선수의 정찰 온 옵저버를 사전에 미리 제거해서 자신의 전략을

들키지 않은 송병구 선수의 완벽한 운영이 돋보였습니다. 만약 송병구 선수가 옵저버를 뽑지 않고, 바로 로보틱스 서포트베이를

지었다면 절대 이길 수 없었겠죠. 하지만 송병구 선수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완벽했습니다.

투 로보틱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리버의 위력에 힘입어 김택용 선수를 이기고 승부를 1:1 원점으로 만듭니다.




* 3경기 (결정적인 프로브 한기의 정찰)

초반에 기습적인 투게이트로 어느정도 일꾼에 피해를 주고 시작한 송병구 선수. 제가 봤을땐 김택용보단 송병구 선수가 초반에

우위를 점했었단 생각이 듭니다. 암튼 이후에 더 적은 프로브 수를 바탕으로 오히려 드라군 싸움을 이기는 김택용 선수.

놀랍더군요. 이런건 윤용태 선수나 하는 것인줄 알았는데...... 여기서 송병구 선수는 본진으로 퇴각하지만 포기하진 않습니다.

최후의 필살기인 아둔에서 질럿 발업. 전략 사용은 적절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돋보인 김택용 선수의 꼼꼼함이 눈에 띄더군요.

발업 질럿을 이끌고 러쉬가는 찰나에 정찰오는 프로브 한기. 결국 러쉬오는게 다 파악되고 김택용 선수는 여유있게 언덕에서

수비 성공을 거둡니다. 그 이후엔 리버까지...... 송병구 선수는 지상군은 앞마당, 리버는 본진으로 올거라 예상하고 병력을

분산했지만 그게 오히려 악수가 되어 대패를 하고 통한의 쥐쥐를 치게 된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3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인 유닛은 김택용의 프로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송병구 선수의 발업 질럿 러쉬를 적절하게 발견해낸 김택용 선수의

프로브. 그 프로브가 없었다면 승부가 어떻게 됐을지 아무도 몰랐을거라 생각됩니다.  

한기 정찰이 결정적인듯.




* 4경기 (모든걸 다 예상한 송병구 선수의 한방 찌르기)

김택용 선수는 해설자들의 말처럼 왠지 모르게 앞마당을 했는데도 불안불안했으며 송병구 선수는 비록 자신이 스코어 상으로는

2:1로 뒤지고 있었지만 김택용 선수의 앞마당 타이밍을 제대로 노린것처럼 적절한 찌르기로 승부를 결정지은것 같습니다.

마치 김택용 선수의 모든 행동을 경기 시작전부터 다 꿰뚫고 있었다는 듯이 날카롭게 찌른 송병구 선수의 한방.

그 한방으로 김택용 선수의 멀티는 부숴졌고 그때부터 승부는 갈렸죠. 김택용 선수가 병력을 긁어모아 최후의 한방을

준비해보지만 결국 그것조차 송병구 선수의 손 안에 있었고, 허무하게 막히며 김택용 선수가 쥐쥐를 칩니다.




* 5경기 (우승자를 결정지은 스테이시스 필드)

이 경기의 초반 양상은 데칼코마니를 보는듯 했습니다. 너무나도 비슷하게 나갔었던 두 선수.

아둔 올리고 템플러 아카이브에 포지까지 다 똑같더군요. 그러나 서로 엇갈리는 드랍으로 뒷마당 공격하는 두선수.

김택용은 송병구 넥서스를 부쉈고 송병구는 실패했습니다. 뒤에 이어지는 김택용의 프로브 견제~~ 김택용 선수가 엄청

유리해 보였는데 송병구도 그에 맞춰 동시에 김택용의 뒷마당을 깼습니다. 저는 여기까지 쌤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윽고 두 선수의 하템까지 다 갖춘 한방 교전. 거기서 송병구 선수가 승리합니다. 송병구 선수의 분위기. 그러나 이 순간!!

송병구 선수의 불안요소는 업그레이드였습니다. 유난히 잘 돌아가는 김택용 선수의 투 포지와 송병구 선수의 원 포지가 비교되더군요.

몇번이나 밀어버릴듯 하면서 밀어버리질 못하는 송병구 선수. 자신도 뭔가 안 풀린다는듯 고개를 절래절래 거립니다.

그러면서 점점 더 벌어지는 업그레이드 격차. 아비터도 김택용 선수가 더 빨리 올립니다. 그러면서 계속 밀고 당기는 두 선수의

스톰 싸움. 하지만 김택용의 아비터 두기...... 이게 승부를 좌우하고 맙니다. 중앙 센터 교전에서 이승원 해설이 지적한

스테이시스 필드가 작렬하며 결국 중앙 교전에서 대패한 송병구 선수. 앞마당에 본진까지 밀리고 캐논밭 믿고 버텨보지만

김택용 선수가 리버를 뽑자 결국 쥐쥐치더군요. 정말 재미나게 본 경기구요, 밀고 당기는 최고 프프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송병구 선수가 드라군 사업을 안한 최악의 실수를 범하긴 했지만 송병구 선수가 인터뷰하기 전까지는 알아챈 사람이

없을 정도로 송병구 선수가 엄청나게 잘해주었습니다. 물론 그걸 이긴 김택용 선수가 더 잘했지만요.

한가지 송병구 선수에게 아쉬움을 표현해보자면 다크 아칸...... 경기 중반에 서로 아비터 뽑는 타이밍에 송병구 선수의

다크 아칸 한마리를 봤습니다. 이승원 해설도 다크 아칸으로 아비터 피드백을 해서 요격해줘야 한다고 했죠.

하지만 그 뒤로 다크 아칸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습니다. 대체 그 다크 아칸은 어떻게 소멸해 버린걸까요??

그 다크 아칸은 아비터 피드백 용(or 마인드 컨트롤)으로 뽑았을텐데 써보지도 못한것 같습니다.







* 총평

오늘 결승전의 경기력, 기대 이상이더군요. 현재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차세대 플토 유저들의 대결이라 그런지

인상깊었습니다. 하지만 그 혈전에서 결국 승리를 거머쥔건 김택용이었습니다. 우승도 해본 사람이 더 잘한다고

우승 경험이 김택용의 프로토스 최초의 MSL 2연패를 하게한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오늘 결승전이 이렇게 재밌었던건 김택용 선수를 막판까지 몰고간 송병구 선수의 선전도 있었기에 송병구 선수에게도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오늘 다섯 경기 모두 재밌었지만 특히나 3,5경기는 완전 감동받았습니다.

오랜만에 MSL에서 박빙에 가까운 결승전을 봤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골왕배 이후로 이렇게 결승전이 접전이었던건 처음인듯.

곰TV MSL 시즌2. 32강으로 넓혀서 나름 경기 운영에 걱정도 됐지만 잘 치뤄진것 같습니다. (그래도 4강은 좀 아쉬워요.)

이번 시즌이 박진감넘치고 재미났던 만큼, 다음 시즌에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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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훈
07/07/15 01:17
수정 아이콘
저는 오늘 경기보면서 정말 MSL결승전에는 정말 당대최강을 노리는 자 두 명만이 올 수 있는 그러한 자리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건 이 글과는 전혀 무관한 내용입니다만, 아쉽게 패배하신 송병구선수 파이팅입니다.
네잎클로바가
07/07/15 01:31
수정 아이콘
어떤분이 후기 올려 주셨는데. 드라군에 다크아칸 터져버렸다고 하더군요. 옵저버에는 안잡혀서 어디갔나 했더니 그렇게 비명횡사했더라구요.
ArcanumToss
07/07/15 01:37
수정 아이콘
화면에도 잡혔습니다.
무대 왼쪽 구석에 멍하니 서 있던 공변뱅을 봤습니다.
쓸쓸하게 보이더군요.
그와는 대조적으로 스포트 라이트를 한 몸에 받아내며 포즈를 취하던 김택용 선수가 무대 중앙에 서 있었죠.
공변뱅! 와신상담하길...

냉정하게 말해서 매경기마다 실수했다고 했는데 그래서는 우승을 할 수 없죠.
특히나 토스 유저가 사거리업을 안해서 졌다면 변명의 여지가 없는 거랍니다.
시험장에 가면서 응시표와 주민등록증을 안가져가는 것과 뭐가 다른가요?
솔직히 그 인터뷰를 듣고 '질 사람이 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골수 토스빠라서 박정석 선수를 아꼈지만 스톰업을 안해서 졌다는 말을 듣고 '질 사람이 졌다'는 생각이 들었었듯이요.
그리고 병구 선수!
노사업이 실수라면 택용 선수가 전투를 잘못한 것도 실수 아닌가요?
그런데 병구 선수...
당신의 입장에서 VOD를 몇 번을 돌려봤지만 사거리업을 안한 것은 게임 결과에 그다지 큰 영향을 못줬더군요.
혹자는 앞마당에 쳐들어갔을 때 사거리업이 되었었다면 앞마당을 밀었을 거라고 말했지만 제가 볼 땐 그랬어도 앞마당은 못밀었습니다.
게임 내내 드라군의 사거리업은 그리 큰 변수가 되지 못했죠.
변수는 누가 스톰을 잘 쓰느냐 누가 조합을 잘하느냐 누가 게임의 맥을 짚고 있느냐 누가 침착하게 하느냐였는데 결정적으로 택용 선수가 경기의 맥을 제대로 짚었고 그래서 업그레이드와 아비터에서 앞섰던 것이었답니다.
토스빠로서 두 명의 큰 선수가 나타나서 고맙습니다.
하지만 병구 선수!
더 큰 선수가 되려면 '실수'를 하면 안됩니다.
그것도 결승에서 매경기에서 '실수'를 하면 우승은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매경기마다 '실수'를 하고 마지막 세트에서 '결정적 실수'를 했다면 그건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라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평정심 유지 능력도 실력이듯이 '실수'를 적게 하는 것도 실력이라는 것 정도는 아는 선수 아닌가요?
만일 그걸 몰랐다면 정말이지 병구 선수, 우승할 '실력'을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스스로의 패배로 증명하는 것이랍니다.
인정하세요.
받아들이세요.
그래야 더 클 수 있습니다.
다음 시즌엔 더 큰 공룡이 되어 있기를 빌겠습니다.

김택용 선수와 송병구 선수가 선의의 라이벌로서 함께 성장하기를 빌며...
Sinclair
07/07/15 01:50
수정 아이콘
5경기에서 송병구 선수가 전투이후 많은 병력이 살았을때 유리하다고 판단했는지 김택용선수 앞마당에 셔틀로 하템 떨궈서 견제하면서 병력을 쏟아 부은 것이 폐인이 아닐까 합니다; 김택용 선수는 포토캐논까지 끼고 싸우는데;
4경기때처럼 멀티만 말리면서 자신이 확장을 이어가는 그러면서 한번 더 크게 막고 했으면 어땠을지 아쉽게 생각합니다.
07/07/15 01:58
수정 아이콘
저도 이번 msl 결승전은 플플전이긴 하지만 동족전이라서 약간 흥미가 떨어졌었습니다. 그런데 경기를 직접 보니 이건뭐 ... 5전 3선승제의 다섯 경기중 재미없었던 경기가 하나도 없었고 매 경기 마다 손에 땀을 쥐게하는 명승부 (특히 마지막 경기)가 펼쳐졌네요. 음.. 송병구 선수도 최선을 다했고 정말 잘했지만 승자는 한명뿐이라는 것이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드네요 .
그리고 마지막 경기에서 사업은 확실히 큰 실수긴 실수라고 생각이 드네요 송병구선수의 병력이 질럿 템플러 위주이기는 했지만 소수의 드래군 병력이 장거리에서 지원해주는 화력이 배 전투마다 확실히 차이가 있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아 아무튼 김택용도 정말 잘했지만 패한 송병구선수 입장도 정말 아쉬울듯한 그런 결승전이었습니다.
07/07/15 02:00
수정 아이콘
윗글 다섯번째 줄 '배' --> '매' 입니다
하늘보리
07/07/15 08:14
수정 아이콘
앞마당 밀때는 드라군 사업이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한걸로 보이고... 센터서 언덕있는 쪽에서 왔다갔다 거리면서 전투할땐 크게 영향을 받는거 같더군요. 질럿이 앞에서 다죽어 나가는데 뒤에서 쏘는 드라군은 한두기뿐;
07/07/15 08:19
수정 아이콘
웬지 김택용선수를 칭찬하는 분위기보다는.. 송병구 선수에 대한 아쉬움이 게시판을 달구는듯..
삐꾸돼지
07/07/15 15:16
수정 아이콘
//스즈미야 무슨 말씀 하시는건지 ;;; 저 김택용 선수 팬인데 전혀 안열받는데요?
안티테란
07/07/15 16:22
수정 아이콘
사업은 드래군 질럿 섞인 전투라면 무조건 영향을 줍니다. 드래군이 폭발형 데미지로 질럿이나 치고 있으니 전투력이 급감할 수 밖에 없죠. 3경기도 그랬구요. 특히나 먼저 한 대 때리고 안 때리고는 유닛 수 차이로까지 벌어지게 됩니다.
RainyDay
07/07/15 18:52
수정 아이콘
비슷한 실력에 같은 종족전인데 드라군 사업이 게임에 그다지 큰 영향을 못줬다니...
07/07/15 19:32
수정 아이콘
저도 처음에 김택용 선수 병력 갈린거 다 잡아먹었을때 앞마당 가지말고 그때쯤 있었는가 잘 모르겠지만 9시쪽 추가멀티를 깨는게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템이 느리다보니 김택용 선수가 추가병력과 조합해서 올라갈쯤에 충분히 깼을거 같은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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