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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12/03 20:56:41
Name Forgotten_
Subject 퓨전요리음식점
#0
이번 글 만큼은 관계자와 팬의 중간 지점에서....
짧게 몇마디만 쓸게요.



#1
조그만 퓨전요리 전문 음식점이 있었다. 규모는 작았지만, 맛있는 음식으로 점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단골손님들도 생겨나기 시작하고, '오늘의 맛집'같은 곳에도 종종 소개되곤 했다.

#2
이 퓨전요리 전문점이 엄청나게 성장하게 된 데에는 어떤 주방장의 공이 컸다. 전설에 따르면 흰색의 요리사 모자가 머리에 잘 들어가지 않았다는 그 요리사. 그의 맛있는 음식은 사람들을 모이게 하였고, 그 요리사 뿐만 아니라 사장부터 알바까지 모든 종업원들이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단골손님들의 이런저런 애정어린 조언들도 있었기 때문에 그 음식점은 여기저기에 프랜차이즈 분점을 낼 정도로 성장하였다.

#3
문제는 이 음식점의 규모가 커지면서부터였다. 몇몇 단골들에게서를 제외하고는 별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 못했던 어떤 메뉴 하나를 없앨 것이냐 말것이냐에서 시작된 단골손님과 음식점 주인과의 갈등은, 이윽고 조그만 것에서 큰 것까지 많은 부분에서의 갈등으로 비화되었다. 옛날 조그만 식당이었을 때와 음식맛이 다르다는 비난도 하고, 누구는 너무 음식이 짜다고 불평하고 누구는 음식이 싱겁다고 불평한다. 그러면서 음식점과 단골손님 사이의 마음의 골은 점점 깊어간다.

#4
단골손님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우리들은 단골이고 음식점이 조그만 규모일 때부터 음식을 사줘왔다. 그런데 우리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다니.. 이러는 법이 어디 있는가? 배신감을 느낀다. 우리만큼 적극적인 소비자들이 어디 있는가? 우리의 마음이 곧 모든 손님의 마음이다."

#5
음식점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각했다.
"더 이상 단골손님은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게 되었다. 그들의 요구는 너무나도 까다롭고 별 돈도 안된다. 어차피 매출은 단골손님이 아닌 가끔가다 한두번 음식을 즐기는 가족과 연인단위의 손님들로부터 온다. 단골손님들의 조언은 고맙지만 이제는 더 나은 컨설팅업체가 우리의 방향을 제시해준다. 시대는 바뀐 것이다."

#6
음식점이 망하면 어떻게 될까?
단골손님들은 자주 찾아가서 즐겨먹던 음식을 못먹게 될 것이다. 그뿐이다.
음식점 측은 이미 어느 정도 돈을 벌었고, 그 돈으로 다른 사업에 투자를 할 것이다.
음식점 종업원들은 좀 안됐지만 다른 일자리를 찾으러 갈 것이다.

양쪽 모두 별로 큰 손해는 아니다. 단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좀 더 끌고가려 하고 있을 뿐. 마치 지폐 한 장을 양쪽에서 잡아당기는 것 같다. 찢어지면 아무도 못갖고, 어느 한 쪽이 양보하면 누군가는 갖게 된다.







여기까지 생각한, 행주로 식탁을 닦던 홀서빙 알바 한명이 혼잣말을 한마디 뱉어낸다.
'답이 안나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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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2/03 20:58
수정 아이콘
풀옵좌절과 더불어 적절(?)하네요...
06/12/03 21:00
수정 아이콘
개념글입니다. 감히 추게로를 외쳐봅니다.
06/12/03 21:01
수정 아이콘
단골손님 마음마저 떠나갈 정도로 음식맛이 떨어진다면 새로운 손님이 붙을 가능성은 더더욱 작아진다고 봐야죠.
06/12/03 21:01
수정 아이콘
제가 볼때는 비유가 잘 못 된것 같은데.. 어디서든 단골 손님과 어느정도의 보통 단골 손님(?) 이정도 분들을 관리 잘하는게 더 수익지 잘 된다고 봅니다. 신규고객 유치하느니 단골손님 한분한테 더 잘하는게 낫죠?. 아닌가-_-;
06/12/03 21:03
수정 아이콘
충성고객이라는게 있죠. 웬만한 변화에는 꼼짝하지 않고 그 자리를 늘 지켜주는 고객들.
근데 이러한 고객마저 떠나가면 그 땐 진짜 답이 없죠.
06/12/03 21:03
수정 아이콘
그리고 한마디 더하자면. 단골손님이 벌어들이는 잠재수익이 새로운 고객들이 와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훨씬 많습니다. 뭐 스타리그 판은 모르지만 대표적으로 술집 혹은 기본 식음료 매장은 그렇습니다.
Forgotten_
06/12/03 21:07
수정 아이콘
음 저는 아*백이나 TG* 정도의 대규모를 생각하면서 쓴 글입니다. 아니면 이*주막같은 프랜차이즈 술집이라거나..말이죠.
06/12/03 21:07
수정 아이콘
정말 별거 아닌데 호들갑 떤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스타리그가 뭐라고. "그뿐"인데.
근데 왜 "그뿐"이라고 생각 되지 않는걸까요? 으음.
무적뱃살
06/12/03 21:19
수정 아이콘
동네 음식점이라면 당연히 단골을 잡아야죠.
그러나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사업이라면 얘기가 달라질것같은데...
06/12/03 21:29
수정 아이콘
동네 음식점만 단골 잡아서 살아남는게 아니죠. 덩치가 커지면 커질 수록 고객 생각 안하고 막무가내로 가다가는 언젠가는 GG
Bishop Ave.
06/12/03 21:32
수정 아이콘
스타판이 아웃* 같은 성격의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죠..
규모는 커졌으되 손님 대부분이 단골화 되어있는 수준 아닌가 싶어요..유동인구는 적고..
물론 단골의 기준을 어느 정도로 잡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리고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 못했던 메뉴를 없애려고 한다기 보단, 대중적이긴 한데 순이익이 많이 안남는 메뉴를 없애려고 한다는게 더 맞는 말 아닌가 싶어요. 약간 덜 인기있지만 순이익이 많이 남는 메뉴를 많이 배치해서 선택권을 줄여버리는 것 같은..(여기서 덜 인기있다는 건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약간의 용기를 얻어서 사용한 표현입니다만 혹시 다르게 생각하셨더라도 기분나빠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립만 팔고 스테이크 메뉴는 없애버리는(실제로 립과 스테이크 중 뭐가 더 수익성이 있는지는 모릅니다. 그냥 비유상..;;;) 상황이라면 스테이크 먹으러 가던 손님은 발길이 뜸해질 수도 있겠죠.
뭐, 암튼 좀 더 지켜보렵니다. 결과가 궁금하기도 하고..
06/12/03 21:38
수정 아이콘
아웃x같은 성격의 수익구조가 문제가 아니라 만약에 글쓴 분의 말처럼 음식점의 단골 손님이 프로리그 개인리그의 이슈라면 단골손님없이는 F&B장사 롱텀으로 가기 힘듭니다. 한마디로 단타로 짧게 먹고 끝내야 정석이죠. 그게 아웃x이던 뭐든 그게 거의 정석입니다. 뭐 그렇다고 아예 예외가 0.0001프로 없는건 아니지만요..흠.
완성형폭풍저
06/12/03 22:15
수정 아이콘
파레토 법칙이라고
20%의 손님이 전체매상의 80%를 올린다는 법칙이 있긴하죠..
하지만 고액의 매상을 올려주는 단골이 있는가하면 소액의 물건만 사가는 단골도 있고...
흐음~ ;;;;
Nv_brdwtFoe
06/12/03 23:07
수정 아이콘
음식맛보다도 주방장들이 맘에 들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지면서 가게물 다 흐려졌다고도 하지요. 이제 그 가게에서 음식맛에 대해 불평하는 건...
06/12/04 07:18
수정 아이콘
음식점은 아니지만 대형 할인마트는 저 같은 꾸준 학생이 있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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