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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11/09 12:41:57
Name 라비앙로즈
File #1 에딘버러.jpg (0 Byte), Download : 95
File #2 urquhart성.jpg (0 Byte), Download : 78
Subject 스코틀랜드에 다녀왔습니다 ^^



저번에 짧게 글 남겼었지만, 영국 런던 근교에서 방문학생으로 공부하고 있어요 ^^

이번에 리딩 위크(Reading Week)라고 해서,

학생들 책 읽고 에쎄이 준비하라고 1주일간의 방학을 주었답니다.

책과 에쎄이는 모두 뒤로 날려 버리고, 저가 항공인 라이언 에어 예약!

세금 포함 7만원 정도로 다녀왔네요 ^^


흔히 영국 하면 잉글랜드 쪽만 떠올리시고,

유럽여행하실때 영국 들르시는 분들도 런던쪽만 보고 가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시간 좀 넉넉하시면 스코틀랜드쪽 강추 합니다.

날씨는 마이 추웠지만;ㅁ; 도시 자체의 분위기가 너무 classic하고

너무 조화롭고 아름다웠어요!


전 첫날은 글래스고우로 가서 성 자일스 성당하고 근처 돌아다니면서

글래스고우의 분위기를 느껴보았구요,

둘째날은 에딘버러로 이동해서 에딘버러 성에도 가보고,

갤러리에 가서 유명한 작품들을 보며 감상에 젖기도 하고,

칼튼 힐이라는 높은 언덕에도 올라가 도시 전체를 내려다 보기도 했어요 ^^
(색색의 단풍들과 함께 중세부터 있던 건물들이 이루는 조화는 정말 너무 아름다웠어요 >ㅁ<
순간 엄마생각이 나면서 너무 죄송해 지더라구요;
딸만 이런 좋은 것들 보러 다니고...;ㅁ;)

저녁때는 전통음식인 하기스를 먹어봤는데, 순대랑 쵸큼 비슷했던것이 기억에 남네요^^

다음날엔 고지대인 하이랜드 투어에 나섰습니다.

하루밖에 시간이 없는터라, 12시간짜리 버스 투어를 선택했는데,

오붓하니 좋더라구요 ^^

하이랜드에서 본 자연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어요,

물론 캐나다에 가 있는 제 친구의 사진에서 본 록키산맥에야 비할 데 아니겠지만,

이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더라구요 ^^

괴물 네시가 나온다던 네스호도 가보고,

단풍과 산과 호수를 그야말로 만끽한 하루였어요.

마지막 날엔 에딘버러 박물관에 갔는데 한국 코너가 작게 마련되어 있더라구요.

어떤 수집가가 중국, 일본, 한국의 수집품들을 한번에 기부해서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었고, 역사 연대표도 나와 있었는데

이런데서 또 일본의 파워가.....

중국보다도 자세하게 나와있더군요 -_-

언뜻 보이는 지도들에서도 Sea of Japan이라 되어있어

버럭 화를 내며 벅벅 긁어버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공부하러 온 외국에서 별달고 돌아갈것 같아 자제했어요 ㅠ.ㅠ


지친 몸으로, 부서질것 같은 어깨로,

결코 이겨낼 것 같지 못했던 추위를 뚫고 돌아와 돌이켜 보니

........참 좋았어요 :)

힘든것들도 많았는데 그런건 생각도 나지 않고


멀리 보였던 일출,

온 도시를 물들여버린 단풍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웃어보이던 스코틀랜드 사람들,

언덕에서 내려보는 도시의 아름다움,

처음으로 본 우수에 찬 듯 보이는 영국의 바다,

산과 호수와 단풍과 바람과 하늘의 별들..


그리고 어느새 어딘가로 또다시 떠나고 싶어하는 스스로를 발견해 버렸습니다.


여행, 한번 마음먹기 힘들죠,

계산할 것도 많고 고려할 것도 많고 귀찮고.

그렇지만 스스로를 비우고 다시 채울 수 있게 해주는 가장 좋은 기회를,

여행은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

일상에 지치셨다면, 과감히 떠나는 작은 여행, 감히 권해봅니다.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벨기에, 프랑스, 스페인에 다녀올까 생각중이예요.

그러나 그 전에 에쎄이의 압박이 -_-

얼른 쓰고 또 떠날 궁리 해야겠네요 ^^

제가 좋아하는 류시화님의 여행자를 위한 서시와

스코틀랜드 사진  두어장 남기고 에쎄이 쓰러 떠납니다 -
(한장은 에딘버러 시내, 다른 한장은 하이랜드 투어에서 본 Urquhart성이예요)

다들 충분히 행복한 하루 되시기를.




여행자를 위한 서시


류시화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 같은 삶과 바람 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복하여라



아직 잠들지 않은 별 하나가

그대여 창백한 얼굴을  비추고

그대는 잠이 덜 깬 나무들 밑을 지나

지금 막 눈을 뜬 어린 뱀처럼

홀로 미명 속을 헤쳐가야 하리



이제 삶의 몽상을  끝낼 시간

순간 속에 자신을 유폐시키던  일도 이제 그만

종이꽃처럼 부서지는 환영에

자신을 묶는 일도 이제는 그만

날이 밝았으니, 불면의 베개를

머리맡에서 빼내야 하리



오 , 아침이여

거짓에 잠든  세상 등 뒤로 하고

깃발 펄럭이는 영원의 땅으로

홀로 길 떠나는 아침이여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자

혹은 충분히 사랑하기 위해 길 떠나는 자는 행복하여라



그대의 영혼은 아직 투명하고

사랑함으로써 그것 때문에 상처 입기를 두려워하지않으리

그대가 살아온 삶은

그대가 살지 않은 삶이니

이제 자기의 문에 이르기 위해 그대는

수많은 열리지 않은 문들을 두드려야 하리



자기 자신과 만나기 위해 모든 이정표에게

길을 물어야 하리

길은 또다른 길을 가리키고

세상의 나무 밑이 그대의 여인숙이 되리라

별들이 구멍 뚫린 담요 속으로 그대를 들여다 보리라



그대는 잠들고 낯선 나라에서

모국어로 꿈을 꾸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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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웃지요.
06/11/09 12:55
수정 아이콘
부럽네요. 외국이라곤 아무대도 가보지 않은 저로서는....
말로센말로센
06/11/09 13:14
수정 아이콘
와... 제 일생의 목표가 글래스고우에 가보는 건데^^
글래스고우에서 그 동네 밴드들의 공연을 딱 일주일만 투어하고 왔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후...
어서 열심히 일해야 겠습니다;;;
여자예비역
06/11/09 13:15
수정 아이콘
좋으셨겠어요~ 그런데 하기스는 기저귀 아닌가요..? (농담요~)
타조알
06/11/09 13:27
수정 아이콘
오오..런던 근교...
램파드 레플 하나 택배로 ^^;;;;;;;;;;;;;
라비앙로즈
06/11/09 13:43
수정 아이콘
글래스고우가 음악으로 유명한가 보네요 ^^ 공부 많이 안하고 가서 그런것은 잘 몰랐어요 ㅠㅠ 글래스고우에서 보낸 시간이 적어서 많이 안타까웠는데 그런 말씀 들으니 더 속상하네요;
하기스...저도 이름을 처음 들었을때는 자연스레 그쪽으로 생각이 갔지만;;;; 하하 다행히 기저귀를 먹진; 않았어요 ㅜㅁㅜ

스포츠 매장에서 작년 레플을 10파운드에 팔아요(약 2만원정도 되겠죠?) 저같은 경우는 맨유 작년 유니폼을 더 좋아해서 마킹해서 구매하려구요 ^^ 레플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참 그렇기도 하겠다;) 이러다 공부는 안하고 대리구매 하게 될까봐 참을게요 ^^;;;;

이제 자야겠네요 새벽까지 뭐 한건지......:D
현금이 왕이다
06/11/09 19:30
수정 아이콘
저도 8월 중순경 에딘버러에 다녀왔었는데... 반갑네요.
한 일주일 넘게 에딘버러에만 있었습니다. 그때도 지금의 한국 날씨 보다 더 추웠었는데 지금은 훨씬 춥겠죠?
하기스 먹다가 배탈나서 고생한 기억이 나는 군요. ^^
칼튼 힐도 좋고, 홀리루드 파크엔 안가보셨나요? 맞은편 큰 동산 같은 곳이요. 거기도 꽤 좋았는데...
라비앙로즈
06/11/09 20:05
수정 아이콘
앗 홀리루드파크는 예산의 압박...으로 가지 않고 멀리서 바라보는 걸로 만족했어요. 듣기로는 여왕님이 자주 오시는 성이라고 하는데, 에딘버러 성 가느라 10파운드 넘게 써 버려서 ㅠ.ㅠ 그래서 그냥 위에서 내려다 보는 걸로 만족했답니다 일주일넘게 계셨다니 부러워요 ㅠ.ㅠ 개인적으로는 하이랜드 투어에서 스카이섬도 가보고 싶고 오반도 가고 싶었는데 못간게 아쉽네요 내년 여름에 한번 더 갈지도 모르겠어요 ^^
06/11/09 22:08
수정 아이콘
제꿈은 영국 맨체스터에 곡 들러서 OT에서 경기를 직접 보는겁니다 (응?-_-)
라비앙로즈
06/11/09 23:55
수정 아이콘
저도 올드 트래포드 가서 경기 보고 싶은데 넘 멀어요 ㅠㅠ 정말 여행수준인듯..그래도 꼭 가고야 말거예요 +_+
포르코
06/11/10 00:30
수정 아이콘
스코틀랜드..기회가 되신다면 꼭 한번 가보기를 추천합니다.예전에 친구들과 렌트해서 런던에서 스코틀랜드 땅끝마을까지 종단 한적이 있었는데
웅장한 자연에 압도당하고 말았던 기억이 있어요.
여건이 허락한다면 마음 맞는 친구와 렌트하여 중간중간 나오는 비앤비에서 숙박하시면서 일주한번 해보세요. 의외로 저렴하게 여행하실수 있을거예요.
현금이 왕이다
06/11/10 03:16
수정 아이콘
저도 궁전엔 안들어 갔습니다. 돈이 없어서...
공원 자체는 무료던데요? 거기서 내려다 보면 정말 멋지더라구요.
저는 에딘버러 축제기간에 갔었는데 사람들 정말 많더군요.
저는 easy jet 항공 이용했는데 정말 시간 안지키더군요;;;
게다가 그 때 하필이면 테러다 뭐다 해서 공항마다 난리를 피우는 바람에
갈 때, 올 때 엄청 고생했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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