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9/07 00:01:59
Name Sohyeon
Subject 완벽한 경기보다는...
PGR에서 처음 쓰는 글이네요. 제 소개부터 해야겠습니다.
이름은... 아이디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그냥 편히 소현이라고 불러주시면 되겠구요...
좀 심하게 어리버리한 고2입니다.
그냥 스타크래프트 좋아하고, 홍진호선수의 한 팬이고,
컨트롤은 무지하게 나쁘고 실력도 PGR 여러분에 비하면 새발의 피...
아니 손톱만큼도 안 된다고 해야겠습니다만...
그래도 스타크래프트 좋아합니다.


처음 쓰는 글이라서 그런지, 많이 떨리네요.


오늘... 아니, 글을 업로드하면 어제가 되겠네요.
온게임넷 스타리그 24강전이 있었죠.
어... 평점게시판을 보았는데요, 진 사람들의 경기가 더 좋았다는 의견이 있더라구요.
특히 대인배저그, 김준영선수.
저도 평점 코멘트 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다섯 드론으로도 그렇게 운영이 되나, 하구요.
경기를 나름대로 많이 보아왔지만 상상이 잘 안 가더군요.
언젠가 조용호선수가 5드론 체제 막히고 이겼다는 소리는 들어봤지만,
김준영선수의 포스도 만만치 않은 모양이네요.
신예 선수들도 한창 무서운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이야기도 듣고 있어요.


스타크래프트의... 전문화랄까요.


스타크래프트를 잘 못 하지만,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한 팬으로서 제가 생각하는 것은...
(사실 두 달 전에 썼어야 하는데도 쓸까말까하다가 이제서야 쓰는 것입니다만)
잘 하는 경기는 많아요. 하지만 딱히 재미있는 경기가...
어딘가, 허탈하달까요.
경기를 보고 난 후 소감이 꼭 2004년 스타리그 당시
홍진호 선수와 임요환 선수의 4강전... 세 판 합쳐서 20분짜리 경기를 보는 느낌이네요.
물론 당시 임요환선수의 전략성도 뛰어났고,
러쉬거리가 짧은 레퀴엠 같은 맵이 있었다는 점에서 임요환선수의 준비(?)를 알고 있지만,
그래도 조그만 팬이 바라는 것은 이기는 경기가 아닌 멋진 경기가 아닐까요.


강민선수가 아비터 리콜로 이병민선수를 멋지게 격파한 경기,
임요환선수가 자원 125 남긴 상황에서 도진광선수의 공중부대를 잡고 역전한 경기,
홍진호선수와 박성준선수의 네오 비프로스트에서의 뮤탈리스크 대전,
박명수선수가 815 3에서 보여준 최연성선수 농락모드...
왜 이런 경기들이 자꾸 눈에 밟히는 걸까요.


제 친구들과 제가 가끔씩 스타크래프트를 즐기죠.
10판 하면 한 8판은 지고 2판은 이기고...
방학 중에 커맨드 앤 컨커 제너럴 제로아워에 빠진 덕분에
지금은 더욱 실력이 줄었지만,
그래도 전 제 친구와 하면 져도 재미있거든요.
저도 제 나름대로의 필살전략을 쓰는 맛이랄까...
혹은, 아직 한참 어리고 미숙한 운영이지만 그런 운영을 하면서 배워나가는 기쁨이랄까.
그런 걸 보면서... 제가 제 스스로의 조악한 플레이를 보고서도 웃을 수 있는 것은,
어이없는 실수부터 시작해서 멋진 장면까지, 다이내믹한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솔직히 제가 선수들에게 바라는 바가 바로 이런 거에요.
야구 선수가 백 번 타석에 서서 백 번 홈런을 때리면 경기가 재미있을까요?
오히려 식상하겠죠.
팬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젓겠죠.
경기의 아기자기한 맛이랄까, 다이내믹한 면이 없다고...


완벽한 경기, 물론 좋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고 싶은 것은 완벽한 경기가 아닌
서로의 실수가 왔다갔다하면서 엎치락뒤치락하는...
보는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 주는,
진 사람도 자신의 경기를 보고 웃을 수 있는, 그런 명경기에요.


어리버리한 고등학교 2학년의 소박한 마음을 적어 봤어요.


ps)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좀 소심하고 어리버리해요.
적응하기도 힘들고... 친구 사귀는 데 몇 달은 기본으로 걸리기도 하고...
PGR 여러분이 도와주셨으면 해요.
제가 편히 웃으면서 시간이 날 때 여기에 와서 편안한 마음으로 쉬게 되는 그날까지.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Sulla-Felix
06/09/07 00:06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이스포츠는 프로게임이고 우리가 경기를 즐겨보는 이유는 결국
싸움구경입니다. 초고수들의 일합승부도 멋지지만
이런 경기만 있다면 또 나름 지루하겠죠.
요즘 경기들은 재미있습니다.
신맵이 되니 또 이런 새로운 맛이 있군요.
맵을 좀더 늘려서 완벽한 수비로 이기는 경기가 아닌
거친 공격으로 이기는 경기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라비앙로즈
06/09/07 00:25
수정 아이콘
고2라니! 참 예쁘고, 좋을 나이네요 :)
우선 부럽구요 호호호 ;ㅁ;

동감이예요, 흠. 그런데 선수들이 지고 난 후 받는 상처들을 생각하면,
지고 난 후 그들에게 떨어지는 평가들을 보면,
"져도 잼있는 경기 보여주세요"라고 속편히는 말하기 힘드네요.

결국은 이기는 선수보다는 재밌는 선수를 저도 더 오래 기억하기는 하지만, 참 딜레마네요. 글 잘 읽었어요 ^ㅁ^
목동저그
06/09/07 00:37
수정 아이콘
완벽한 경기보다는 두 선수 모두 실수가 좀 있어야 명경기가 나오죠^^
앞서가다 역전당하고 그걸 다시 역전하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재미
두 선수 모두 완벽한 경기 운영을 보여준다면 그런 경기는 잘 안 나오죠.
한국인
06/09/07 00:41
수정 아이콘
그렇습니다.
프로게이머들의 완벽하게 보이는 승부도 재미있지만, 이런저런 실수가 겹치고 엎치락뒤치락하는 경기도 재미있습니다.
예를 들어 액션이 매트릭스나, 옹박, 무술영화, 그리고 스티븐시걸(말 그대로 완벽하죠. 적에게 맞는 것을 본적이 없어요)같은 것도 재미있지만,
비열한 거리나 품행제로(액션영화가 아니라 그냥 액션이요.)에서처럼의 막싸움이나 시궁창 싸움도 재미있게 또 멋있다고 생각하면서 보니까요.
ㅎㅡㅎ 우리 모두 스타경기 재미있게 봅시다.
ps.저도 스타 못합니다. 하지만, 보는것은 좋아합니다.
06/09/07 00:53
수정 아이콘
동감입니다 :)
완벽한 경기는 쉽게 잊는 반면 정말 피터지게 두 선수가 싸운 경기는 계속계속 기억이 나죠.
예를들어 Ever2004 4강전 박정석vs최연성 1경기같은 그런거? ㅎ
06/09/07 00:55
수정 아이콘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리워했던 당시의 경기들을 지금보면 실수들이 상당히 많죠...
오현철
06/09/07 01:38
수정 아이콘
라다 님// 06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1 24강 A조 5경기
최연성 T VS 박명수 Z in 815 3 였습니다.

확실히 너무 완벽한 경기만을 보다보면 질리는 감이 없지 않죠...
02 년도만 해도 해설자들의 지적이 많이 난무한 것으로 기억나는데 말이죠.
지금의 기본기가 그 당시엔 소수의 특기 였다고 할까요?
상향평준화가 되었지만, 패턴은 일정해지고... 신예들은 모두 머신이니...
작년까지, 아니 지금도 수비형이 대세이고...
그래서인지 저도 이번 맵들은 맘에 듭니다. 공격을 유도하는 그런 맵이기에.
NeverMind
06/09/07 01:49
수정 아이콘
한때 기계적 플래이로 머신이라는 칭찬반 비난반의 별명믈 소유했던
이윤열 선수가 머신이 아닌 시대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이젠 정말로 스타의 끝이 다가오는것같기도 하군요
06/09/07 01:56
수정 아이콘
오현철 님 // 감사합니다..
제가 815 3 랑 러쉬아워 3랑 착각했네요.. 감사..
제 리플은 자삭하겠습니다..
오현철
06/09/07 01:57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면 SKY배 당시 박정석 선수의 별명인 '물량토스'가 지금은 너무 그립게(?) 느껴집니다. 지금은 누구나 잘 생산하니까요.
또 예전과는 다르게 선수들의 ID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겠어요. 이윤열, 최연성의 데뷔 때는 NaDa, Oov 가 힘있게 느껴졌는데...
Love♥Toss
06/09/07 02:40
수정 아이콘
요즘 상향평준화다 이런저런 이유로 신인들은 아주 정석플레이와 수비체제를 자주하죠 물론 그들은 프로니깐 이기는경기하는게 당연하다만..
이기는 경기는 승리를 가져다 줄순 있지만 인기는 장담못한단 말을 신인들이 한번더 생각 해봤으면 한다는 ..
06/09/07 03:27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팬들의 이중성도 한 몫 했죠. 다른 선수들 경기에서는 재미를 찾으려고 하면서, 자기가 응원하는 팀 선수들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논리를 가지고 있거든요.

경기자체의 재미가 바로 승리가 되버린 경우입니다.
또, 어느팀 선수냐로 인기가 오르기도 하고, 까이기도 하죠. 팬들의 수준도 어느정도 즐길줄 아는 태도로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게잇더블넥
06/09/07 08:45
수정 아이콘
오현철님//저는 박정석선수 아직도 물량토스라고 생각합니다. 박지호선수보다 더요. 프로리그 올스타전 보셨겠죠? 그때 임요환선수르 러시아워에서 질드라로만 끝냈습니다. 물론 토스전이 임요환선수 약하긴 했지만 질드라로 끝낼수 있을만한 토스가 또 있을까요? 앞마당 먹자마자 무지막지하게 나오는 질드라... 경기후 박정석 표정을 봤습니다. 그의 눈에서 전 이걸 느꼈죠. '그래, 내스타일은 역시 물량이야' 라고...물론 저만 생각된걸수도 있겠죠. 하지만 적어도 저한테만큼은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우주배 엠에쎌에서 에버2004때 최연성선수를 케리어로 끝낸게 못마땅했던지 지상군만으로 끝냈습니다. 그리고 셧아웃. 과연...어느토스가 3:0으로, 러시아워에서 빼고 물량만으로 끝낼수 있을까요. 또하나 그가 가지고 있는, 토스가 가지고 있는 숨겨진 무기, 바로 마인 역대박을 가장 잘하는 토스입니다. 이게 물량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할수 있겠지만, 이것도 물량에 속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마인이 뒷바침이 됨으로 인해 그의 물량이 더욱 힘을 받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저는 그를 '물량토스'로 부르고 싶습니다. 물량의 시초가 박정석이니, 후의 물량의 선수들, 박지호선수나 박대만, 윤용태, 오영종선수보다 더욱 갚지게 느껴집니다. 원조가 더 기억에 남는듯이...물론 그 원조는 영원한 물량토스로 남겨질 거고 적어도 제생각엔 원조는 누구도 따라올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영웅이자 물량토스입니다. (강민팬이 씀)
06/09/07 09:02
수정 아이콘
이젠 단순한 물량토스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되었죠..
이제는 완성형 프로토스처럼 지상군 + 캐리어,아비터 + 각종 템플러들을
잘써야만 이기는 시대입니다.

뭐 이런상황은 스타가 장기집권하면서 나오는 어쩔수없는 현상이라고 봅니다.

제생각에는 이제 스타가 몇년더 지속돼면 러커로 마린을 강제컨트롤해도
한기도 잡기 힘든 시대가 오지 않을까..생각합니다
06/09/07 09:18
수정 아이콘
노게잇더블넥// 갑자기 올스타전에서 박정석 선수가 임요환 선수에게 날린 채팅메시지가 생각나는군요.
아마.. "마인도 컨트롤" 이라고 메시지를 날렸죠.. -_-;;
노게잇더블넥
06/09/07 10:57
수정 아이콘
Adada님//전 물량토스로 "살아남는다"라는 말은 안꺼냈는데... 물량토스가 아니라는 오현철님의 말에 대한 다른 의견을 제시한겁니다.
06/09/07 11:54
수정 아이콘
뭐, 그렇다곤 해도 요즘 스타판이 재미를 위해 일부러 실수를 범해도 이길 정도로 호락호락하다곤 생각 못하겠네요 -_-; 프로게이머는 취미생활이 아니라 선수에게 생계수단이 되는 '직업'인데 재미를 위해서 선수에게 실수하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서로간에 실수를 범하는 경기가 재밌다면 차라리 아마추어 리그를 추천합니다. 요새 엠겜에서 하는 것 같더군요.
분발합시다
06/09/07 12:42
수정 아이콘
실수가 생기는 이유... 맘먹고 서로 멀티먹고 힘싸움만하면 왠만해서는 실수가 안나죠. 하지만 최근의 경기처럼 멀티먹고 힘싸움하려하는것같은데 변칙적인 전술,게릴라,난전등을 하다보면 실수가 날수밖에 없죠. 선수들이 한단계 업그레이드가 된 느낌입니다. 예전보다 기본기등은 늘었는데 더욱더 변칙적으로 운영을하는 마인드
이뿌니사과
06/09/07 16:41
수정 아이콘
노게잇더블넥님// 완전 동감 ㅠ ㅠ 제 보기에도 정석선수는 질-드라-템 중심의 물량전이 잘 어울리고 또 잘하고 승률도 좋은듯 해요 .
좀더 자신감을 갖고 부딪쳐봤으면 하네요.
오현철
06/09/08 00:53
수정 아이콘
노게잇더블넥 님// 학생이다보니 이제 댓글을 남기는군요 ㅠ.ㅠ
박정석 선수의 실력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었고 물론 여전히 잘합니다. 제가 말한 의도는 예전 물량토스의 코드라고 한다면 단연 '박정석' 이었지만 지금은 박지호 김택용 안기효 등등 많은 선수들이 거론되죠. 실제로 요즘 정석선수의 애칭은 '영웅토스' 이기도 하고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5485 [L.O.T.의 쉬어가기] 눈물과 키스할 때.. [6] Love.of.Tears.5642 06/09/07 5642 0
25482 MSL.......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 [330] SKY927539 06/09/07 7539 0
25481 프로리그, 사전 엔트리 제출과 대타제도 [10] 후후4598 06/09/07 4598 0
25480 [잡담] 2006. 09. 07 [8] kiss the tears4188 06/09/07 4188 0
25478 [뒷북 후기] 송병구vs박명수. 한 편의 영화같았던 프로토스의 로망. [5] 시퐁5002 06/09/07 5002 0
25477 황제의 관을 잠시 가벼이 만들어 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26] The xian6415 06/09/07 6415 0
25476 임요환 선수의 군입대 날짜 기사가 떳네요~ 헐~ [68] 고만하자6546 06/09/07 6546 0
25475 분통이 터져서 이렇게 글 올립니다.(솔로부대원 필독!!) [40] [NC]...TesTER5158 06/09/07 5158 0
25474 궁금하오이다 ~ 여자에게.. [19] 사랑은어렵다3982 06/09/07 3982 0
25473 개인적으로 본 괴물의 미스캐스팅? [37] Ace of Base5804 06/09/07 5804 0
25472 홍진호 선수를 추억하며... [23] 김주인4485 06/09/07 4485 0
25471 옛 친구를 만났습니다,,, [6] KimuraTakuya4306 06/09/07 4306 0
25470 완벽한 경기보다는... [20] Sohyeon4314 06/09/07 4314 0
25468 내일부터 MSL에서 탈락자가 가려집니다. [17] SKY924401 06/09/06 4401 0
25465 신한은행배 스타리그 24강 3회차 경기가 진행중입니다. [267] 부들부들5676 06/09/06 5676 0
25464 프로리그, 이 방식은 어떠한가 ? [10] 벨로시렙터4197 06/09/06 4197 0
25462 pgr21 평점. [5] 낙~4509 06/09/06 4509 0
25461 너는 너의 동포의 머리위에 미사일을 쏠 수 있느냐? [17] 크리스4086 06/09/06 4086 0
25460 [L.O.T.의 쉬어가기] 몇 해의 만남보다 소중한.. [6] Love.of.Tears.5256 06/09/06 5256 0
25459 동족전 문제. 이건 어떨까?(개인리그, 동족전용 맵 지정) [10] 가자3891 06/09/06 3891 0
25457 세계 기술력 순위와 대기업 브랜드가치 [16] 이현우7811 06/09/06 7811 0
25452 박경락VS이병민전 나름분석 [13] skynoa3931 06/09/06 3931 0
25451 [Book Review] "게임세대, 회사를 점령하다"를 읽고 - 5 [완결] [1] The xian4432 06/09/06 443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