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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1/31 18:39:40
Name 무라까미
Subject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삶의 비늘이 생긴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세상의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것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에 적응하고 타협할 수 있는 비굴이라는 비늘이 내 몸에서 자라는 것 같습니다.
사실 어렸을때 생각하던 어른의 모습은 아무리 어려운 시련이 밀려와도 굳건하게 버티고 비록 모든 불의에 행동으로 반할 수 없어도 사고의 반항은 할 수 있을 것라고 참 순진하게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제가 어른이 되고 보니 과연 내가 어릴 적 생각하던 모습을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참 부끄럽기 이를 때 없습니다.
뭐...이렇게 말하면 너무 극단적인 말이라고 책망하시는 분도 있겠지만...이제 서른하고도 두살이나 더 먹은 제가 길지도 짧지도 않은 삶을 살아오면서 느끼는 감정입니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이런 감정마저 갖지 않는다면 도저히 스스로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런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비굴이라는 비늘이 무조건 싫다는 것은 아닙니다. 왜나면 그것은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융통성이라는 좋은 옷으로 보일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찌보면 세상의 모든 것이 1인치의 법칙으로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1인치의 다른 생각이 이데올로기 투쟁을 가져오게 되었고, 1인치의 차이가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 내곤 합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다수의 1인치에 참여하고 우선권을 갖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곤 하지만... 몇 번의 패배가 1인치를 극복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를 수 없이 본 곤 합니다.
하지만, 돌려서 생각하면 1인치만 극복하면, 1인치만 다르게 보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되지는 않을까요?
다소, 선문답의 글이 되어 버렸지만...올 한 해는 1인치의 차이를 극복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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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Sin.Young.
06/01/31 22:30
수정 아이콘
자신의 법칙이라는 거.. 생각보다 지키기 힘들죠. 결국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하나..
저보다 어른이시기에 저보다 더 깊고 넓은 경험에서 하시는 말씀이겠지만..
자기와 다른 걸 인정하기 싫어하는 생각에 비늘이 생기고, 둥그스럼하게 아무 개성 없이 바뀌고.. 다양성의 사회라고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획일화가 가속되는 것 같네요..
1인치.. 정도면 봐줄만할지도 모르는데.. 생각보다 힘드네요. 저도 노력해야 겠지만.. 선문답의 리플을 달았네요;;
올드카이노스
06/01/31 22:3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올해는 1인치 차이가 아닌..좀 더 넓게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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