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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1/24 22:39:55
Name 비롱투유
Subject 인생은 B와 D사이의 C





아주 간단한 가정.
나는 아주 먼 곳에 존재한다.
너무나도 먼 곳에 있기에 그 어떠한 것으로도 날 감지할 수 없다.
볼 수도 만질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없다.
나 역시 세상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
단지 세상을 지켜 볼 뿐이다.

자, 그럼 생각해보자.
세상의 입장에서 난 존재하는가?
그들의 입장에선 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면 난?
난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지만 이렇게 존재하는 걸.

말도 안되는 가정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불과 백년 전만 하더라도 눈에 보이는 6천개 정도의 별 밖에 알지 못했다.
그 밖에 있는 별들의 존재는 없었는가?
당연히 아니겠지.

철학에 조금이나마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뻔한 이야기라며 무척이나 지루해 할 것이다.
사실 쓰는 나도 무척이나 지루하니까.

결국은 이 한마디가 하고 싶었던 거다.
"알 수 없어"






















알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세상엔 절대로 알수 없는 것들이 무척이나 많다.
신도 사람도 사랑도 운명도 ..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  
[믿음]이다.

사람은 언제나 무언가를 믿는다.
신을 믿고 사람을 믿고 친구를 믿고 운명을 믿고..
믿음은 혼돈으로 가득찬 無에서 有를 창조한다.
사람이 신을 만들어 냈다는건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사람이 만들어낸 신은 모든 것을 창조했다.

어떤 것이 먼저냐고?
그것 역시 알 수 없다.
오직 믿음 뿐이다.

유신론자와 무신론자의 유일한 차이점은 믿음의 유무이다.
옳고 그름이란 애시당초 존재할 수도 없는 것이며 그렇기에서로간에 이해할 수 없는 것 또한 당연한 것이다.

뭐 그건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한발 떨어져본다면 아무일도 아니니까.
가슴을 가라앉히자.
그리고 믿음을 지니자.



자신에 대한 믿음
상대에 대한 믿음.
선택에 대한 믿음.
사랑에 대한 믿음.
사람에 대한 믿음.






"믿습니까?"      

"믿습니다"

"무엇을 믿습니까?"

"믿는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러기에 인생은 B와 D사이의 C이다.
  ━━━━━━━━━━━━━
   Birth/ Confidence / Deat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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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미
06/01/24 22:42
수정 아이콘
B와 D 사이의 C…… 재미있는 말이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06/01/24 22:42
수정 아이콘
어렵네요.. 하지만.. 왠지 와닿는....
06/01/24 22:44
수정 아이콘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 빌빌대고 있는 저에게 확 와닿는 글이네요...ㅠㅠ 그런데 맨 마지막 줄 Bith 가 아니라 Birth 가 아닐까요 ^^;
비롱투유
06/01/24 22:47
수정 아이콘
작살// 처음엔 Bath라고 써놓고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었죠.
하하하-;; 고쳤는데 또 틀려버렸네요.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ㅡ^;;
06/01/24 22:58
수정 아이콘
'믿는다는 것을 믿습니다'란 말을 어디에서 본 듯(혹은 들은 듯) 합니다.
무례한 부탁이 아니라면 혹시 출전이 있다면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단하루만
06/01/24 23:01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혹시 이글 펌해가도 되나요..?
비롱투유
06/01/24 23:08
수정 아이콘
L.Bloom// 출전은 없습니다.
그런데 방금 생각난건데 <왔다>라는 노신의 글이 무의식 중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 부분을 다시 읽으니 - <왔다>가 온 것이다. - 라는 구절이 어렴풋이 떠오르더군요.
뭐 그래도 직접적인 연관은 없고 단지 이런 표현이 자주 쓰여 그렇게 생각되는게 아닐까합니다.
단하루만//인터넷에 쓴 글은 이미 나의 것이 아니라고 한 분께서 말씀하셨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비롱투유라고 출처만 남겨주세요. ^ㅡ^;
anti-terran
06/01/24 23:15
수정 아이콘
'인생은 B와 D사이의 C이다.' 사르트르의 말이죠. 사르트르의 C는 'choice'를 말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이 C를 여러 단어로 변형해서 쓸 수도 있죠. 딱히 이 글이 출전이 있는 것 같진 않네요.
My name is J
06/01/24 23:16
수정 아이콘
세상에 믿을것이란 오로지 자신과 돈뿐!!!+_+
으하하하-

[타인의 시선은 그들이 내인생에 얼마나 중요한가-
를 무게 추로 두고 달아야 한다.

그 무게추가 잘못 올라가면 저울은 기울고 결국 망가지는 것은 그 저울 한 쪽에 올라 갔던 내 정신이다.]

다른것은 몰라도 자신의 생존에 대해서는 꼭 믿고 싶습니다.
06/01/24 23:23
수정 아이콘
비롱투유님/ 사람들의 생각은 그리 다르지 않나 봅니다. 출전이 없다면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들었지 않나 싶습니다. 주위에 독실한, 하지만 의심스러운 크리스챤이 많이 있어서요. (의심스럽다는 것은 3대가 개신교 집안인데 단군을 신성시하더군요^^)
비롱투유
06/01/24 23:26
수정 아이콘
anti-terran// 사실 이 글의 제목이 의미하는 C는 anti-terran님이 말씀하신데로 Choice였습니다.
바로 밑에 있는 소년님의 글을 읽고 여자친구랑 애기하다가 들은 구절이죠.
그런데 여자친구도 누구말인지는 모르고 그저 싸이에서 봤다고 했었는데 anti-terran님 때문에 알게 되었군요.
감사합니다.
낭만덩어리
06/01/24 23:51
수정 아이콘
인생은 'ㅅ' 과 'ㅈ' 사이에 'ㅇ' 이다
삶과 죽음 사이에 인생..
한글로도 되는군요 ^^;;
낭만덩어리
06/01/24 23:51
수정 아이콘
아니. 삶은 어색하고 생이 맞겠군요 ^^;
06/01/25 01:35
수정 아이콘
낭만님 센스쟁이시네요~ ^^
토마토
06/01/25 02:03
수정 아이콘
`믿는다는 것을 믿습니다` 이거 저도 어디선가 듣거나 보았는데 기억이..;
흔한 말이라 그런건가요?
Ms. Anscombe
06/01/25 11:05
수정 아이콘
C 문턱에 가다가 연전 연패로 D+ 조차 위험한..--;;
제갈량군
06/01/25 11:26
수정 아이콘
D+ 언능 죽음의 문턱에서 벗어나 C가 되어야겠네요;;
마동왕
06/01/25 12:20
수정 아이콘
인생은 C처럼 재수강을 해야되느냐 말아야되느냐의 갈림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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