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11/07 22:38:34
Name 청동까마귀
Subject 크로캅과 오영종, 그리고 이윤열
피지알에 처음으로 글을 씁니다. 글쓰기가 되는 걸 확인하는 순간 너무 기쁘더군요.
저는 요즘 격투기에 푹 빠져 있어서 스타리그를 보면서도 종종 격투기를 떠올립니다.
대전경기라는 점에서 닮은 면이 있죠.

이번 스타리그를 보면서도 격투기와 비교해 보게 되었습니다. 뭐, 깊은 생각을 한건 아니고 스쳐가는 단상입니다.

오영종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서 미르코 크로캅을 떠올렸습니다.
크로캅의 살인적인 하이킥!
알고도 못 막는다는, 혹은 막으면서도 쓰러진다는 하이킥입니다.
어쩐지 오영종 선수의 사신 다크를 떠올리게 되더군요.
오버로드 아래에서 저글링과 해처리를 절단내던 그 다크 말입니다.

사실 이번 결승전에서 임요환 선수가 아깝게 패배하게 된 것도 오영종 선수의 하이킥, 즉 사신 다크 때문이라고 봅니다. 특히 마지막 경기에서 임요환 선수는 다크 대비를 위해서 빠른 아카데미와 투컴셋을 준비했습니다. 오영종 선수의 플레이를 확신하는 듯한 대비였습니다. 하지만 오영종 선수는 다크가 아니라 물량을 택했죠. 있지도 않은 다크 때문에 임요환 선수의 멀티는 늦어질 수 밖에 없었구요.

크로캅 또한 자신의 하이킥 방어에 신경쓰는 상대를 펀치러쉬로 무너뜨린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다크가 되었든, 하이킥이 되었든 상대방이 매우 두려워하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심리전의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쩌면 오영종 선수는 회심의 결승전 5경기를 위해서 자신의 하이킥을 특화해서 보여주었는지도 모르죠.

오영종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 그 엄청난 속도감에 놀라게 됩니다. 끊임없이 달려드는 발업질럿! 크로캅 선수 또한 엄청나게 빠르기 때문에 필살 하이킥도, 날카로운 펀치러쉬도 날릴수 있다고 봅니다.

새로운 영웅으로 탄생한 제로벨.

하지만 제 생각엔 하나의 산을 더 넘어야 할 듯 합니다.
오영종 선수는 이번 스타리그에서 서지훈, 최연성, 임요환이라는 최강 테란들을 물리쳤습니다. 이 세명을 언급하면 벌써 떠 오르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이윤열입니다. 최근 이윤열 선수가 개인전에서 슬럼프다, 아니다 말들이 있는데, 여전히 최강의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윤열 선수를 응원했던 적은 별로 없습니다. 주로 이윤열 선수와 맞붙는 상대를 응원하곤 했습니다. 특히 투신 박성준 선수의 경우에 그러했죠. 투신은 누구를 상대하든지 듬직한 느낌을 주었지만, 왠지 이윤열과 붙게 되면 제 마음이 불안했습니다. 마치 제가 박성준이나 된 것처럼 상대방 이윤열에 대해 경계를 하게 되는 그 심정, 박성준 선수의 팬이라면 아실 겁니다.

이제는 임요환의 시대다, 이제는 최연성의 시대다, 이제는 박성준의 시대다...라고 할 때에도 이윤열 선수는 언제나 가장 어려운 상대로 등장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벌써부터 오영종 선수와 이윤열 선수의 대결이 기다려집니다. 물론 오영종 선수가 다른 테란 선수들을 압도했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차원이 다른 대테란전을 보여줌으로써 대테란전 극강토스로 태어났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 오영종 선수가 반드시 만나야 할 사람이 이윤열 선수인거죠.

천재 이윤열 선수를 굳이 격투기 선수와 비교하자면 어네스트 후스트가 떠오릅니다.
천재적인 운영, 날카로운 한방, 무서운 러쉬....어네스트 후스트는 그렇게 격투계를 평정했습니다. 격투계의 신성으로 떠오르던 크로캅을 침몰시킨 장본인도 후스트입니다. 크로캅에게 천적이 있다면 후스트라고 할 수 있겠죠. 아쉽게도 후스트는 은퇴해버려서 크로캅과의 대결이 앞으로는 성사될 수 없습니다.

오영종=크로캅, 이윤열=후스트..라고 하면 마치 이윤열 선수가 오영종 선수를 침몰시킬 것처럼 말씀드린 것 같지만, 그런 의도는 전혀 아닙니다. 지금의 크로캅과 전성기의 후스트가 재대결을 한다고 해도 승부를 점치기는 어렵습니다. 마찬가지로 제로벨과 나다의 대결에서 승부를 쉽사리 점칠 수는 없겠지요.

크로캅과 후스트의 대결
격투계에서는 불가능한 그 스토리가 스타리그에서는 가능합니다.
오영종과 이윤열.
그들의 대결은 언제 가능한지 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테란전 극강토스의 출현을 재확인하게 되는 것이 스타계의 발전에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프로토스. 제로벨의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쥐마왕
05/11/07 22:42
수정 아이콘
스타게이머로서 전성기때 최고의 자리로 올라서기 위해서
이윤열이란 벽을 넘어서는건 어느덧 불문율이 되어가는듯 싶네요.
프로리그에서라면 볼수있으려나.. 어쨋든 기대 됩니다
아햏햏
05/11/07 22:42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가 다시 테란의 위엄을 떨치도록/ 기도합니다
바포메트
05/11/07 22:44
수정 아이콘
예전에 스겔에서 봤던 말이 떠오르는군요.. 엠겜에서 결승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윤열을 넘어야한다...
김영대
05/11/07 22:50
수정 아이콘
큭 재밌네요. ^^
격투기 좋아하시나봐요~
그런데 크로캅의 하이킥을 알고 막은 선수가 있죠.
효도르~
아니면.. 프라이드는 안 보시나.. ^^?
카이사르
05/11/07 22:52
수정 아이콘
넘고싶어도 이제는 불가능하죠..
새로운별
05/11/07 22:52
수정 아이콘
한 1년전쯤에 엠비씨게임 팀리그에서 오영종 선수가 한번 이윤열 선수를 꺽은적이있지 않나요? 루나맵에서 ..
LIVE^^♡♥
05/11/07 22:57
수정 아이콘
'불가능'이란 말이 언제부터 그리 쉽게 쓰이게 되었는지 모르겠군요.
바포메트
05/11/07 22:57
수정 아이콘
불가능을 쉽게 쓰시는분은 그만큼 불가능한게 많으시기 떄문이죠
바포메트
05/11/07 22:58
수정 아이콘
조금 더 자신감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불가능이란 그다지 많이 쓰이는 말이 아닙니다
05/11/07 23:05
수정 아이콘
불가능이란 말이 적절한 표현 같은데요.
윤열선수를 비하 하는 말이 아니라..
현시점 양대 pc방리그에서 윤열선수한테 지면
몇년간
결승전 올라가기 힘들지 않겠습니까?
윤열선수 계속 시드 받는다면..ㅜ.ㅠ
05/11/07 23:08
수정 아이콘
새로운별님 // 루나에서 이윤열선수와 오영종선수는 2판했습니다. 첫판은 오영종선수가 2번째 판은 이윤열선수 승
미야모토_무사
05/11/07 23:10
수정 아이콘
현시점에서 두 선수가 붙으면 오영종 선수쪽으로 기세가 몰리는건 어쩔 수 없네요. 스타일은 다르지만 테란전에서만큼 오영종 선수보다 반수 아래로 평가되는 박지호 선수에게 두 번을 지며 OSL에서 멀어진 이윤열 선수니까요. 그래도 흥미있는 매치업인것만은 사실입니다 ^^
개인적으로는 이 매치업보다 오영종 vs 전상욱의 5판 3선승제 경기를 얼른 보고싶습니다.(아마 차기리그에 꼭 이뤄질거라 믿습니다!)
뒷차기지존
05/11/07 23:10
수정 아이콘
윤열선수가 후스트면 연성선수는 밥샙??
swflying
05/11/07 23:11
수정 아이콘
오영종의 테란전을 믿지만..전상욱 하면 왠지 ㄷㄷㄷ
지니쏠
05/11/07 23:12
수정 아이콘
오영종선수는 물론 이윤열선수도 넘어야겠지만, 저그전과 토스전을 검증받아야 진정한 최강의 선수로 거듭날수있지 않나 싶습니다. 저그전에서 발군의 센스를 보이며 2판을 이겼지만, 무난하게 흘러간 장기전 양상의 게임은 거의 치룬적이없고, 토스전도 전적도 별로 없고 승률도 그닥 좋지 않죠..
김영대
05/11/07 23:13
수정 아이콘
뒷차기지존님//
오 왠지 그러니까 잘 어울리는데요?
그 밥샙을 원빤찌 쓰리강냉이로 무너뜨린게 또 크로캅이죠. 큭큭.. ^^
지니쏠
05/11/07 23:13
수정 아이콘
그리고 테란전이라면 최연성선수가 정말 잘한다고 인정한 -_- 온겜 승률 극강 전상욱선수도 한번쯤 다전제에서 제압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현시점에서 테란전 가장강한 선수중 하나지만요.
뒷차기지존
05/11/07 23:13
수정 아이콘
영종선수 한번 졌죠... 못막을것 같은... 발업질럿을 막고... 이기더군여...상욱선수의 플토전은 정말 덜덜덜... 한번씩 어이없게 질떄도 있지만...
swflying
05/11/07 23:18
수정 아이콘
영종선수 본좌에 오르기위해선
저그전과 프로토스전에서의 포쓰도 중요하죠.
지금까지 프로토스가 본좌를 차지한기간도 워낙짧았거니와..
케스파 1위가 프로토스중엔 아무도 없지않았나요.
오영종 선수에게 기대해봅니다.
부디 우승자징크스가 사신에게만은 빗나가기를..
먹고살기힘들
05/11/07 23:21
수정 아이콘
박성준 선수는 오영종 선수가 자신을 선택해주길 바란다고 하던데 만약 오영종 선수가 박성준선수를 선택한다면...
과연 오영종 선수가 박성준 선수를 상대로 이길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김영대
05/11/07 23:24
수정 아이콘
저도 설마 박성준선수도 오영종선수가 이길 수 있을지..
기대감 만으론 일단 빅매치네요. ^^
☆소다☆
05/11/07 23:54
수정 아이콘
저는 윤열선수 팬이지만..정말 두 선수간의 대결 기대가 되는구요^^
데스싸이즈
05/11/08 00:15
수정 아이콘
연성선수가 밥샙이라면....
그밥샙을 이긴 최홍만선수는 누구죠.......^^
05/11/08 00:19
수정 아이콘
크로캅이 k-1에서 전성기 시절에 후스트에게도 무참히 졌구여..
(크로캅이 베르나르도,마크헌트,본야스키 등등을 이길때)
k-1에서 크로캅대 후스트 전적이 0:3 입니다.
크로캅은 후스트에게 전혀 상대가 안됬죠.
그리고
지금의 크로캅은 프라이드로 완전전향해서 비교할 대상이 안되죠.
05/11/08 00:24
수정 아이콘
그리고 k-1에서의 그랑프리는 자신의 약한 체력에 혹독하다는 것을 알고 프라이드로 전향하는 크로캅...
그곳에서도 노게이라와 효도르에게 막혀서 챔피언은 될 수 없었죠
05/11/08 00:26
수정 아이콘
아참,,
후스트는 은퇴한것이 아니고 그랑프리는 출전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슈퍼파이트는 출전하겠다고 의사를 밝혔지요.
김영대
05/11/08 00:36
수정 아이콘
크로캅이 프라이드로 옮긴건 체력이 약해서 옮긴게 아니죠. ^^;
초보저그
05/11/08 01:03
수정 아이콘
오영종 선수는 앞으로 어느 정도 꾸준한 포스를 보여주는 것이 숙제로 남아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청동까마귀
05/11/08 01:19
수정 아이콘
아...격투기 선수들과 스타 게이머들을 비교한 건 특징적인 부분에 한정된 것이지 '완전한 일치'를 말한건 아닙니다. 그 점 이해해주시길...
그리고 크로캅이 프라이드와 인연을 맺은 건 '절대로' 체력이 약해서가 아닙니다. 크로캅은 후스트와의 결승재대결을 꿈꾸다가 맥도널드에게 예상치못한 패배를 당하는 바람에 낙담하고 있었습니다. 크로캅의 상품성을 높이 산 주최측에서 그를 특별이벤트전에 K-1대표로 출전시키는데요 그 특별전에서 프라이드 선수와 대결하게 됩니다. 그 대결에서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뒤집고 멋진 경기를 보여준 크로캅은 그 길로 점점 프라이드 선수의 길로 접어들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노게이라와 효도르에 막혀서 챔피언은 될 수 없었다라고 하셨는데....크로캅의 챔피언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므로 함부로 말할 사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
김영대
05/11/08 01:24
수정 아이콘
사실 멋진 경기.. 는 아니고... 후지타가 태클 들어갔는데 무릎에 이마 맞고 피가 엄청 터졌죠. ^^;
크로캅은 이제 곧 은퇴하니, 2006 GP 가 마지막 도전기가 되겠네요.
글루미선데이
05/11/08 03:28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 최연성 선수 제 생각엔 효도르 붙여줘도 됩니다 -_-b

그리고 의원님은 걍 그랑프리방식이 싫다고 하셨죠 =_=
체념토스
05/11/08 03:41
수정 아이콘
오영종 선수의 저그전 아주 특색있습니다.. 다른 선수들과는 좀 다르다라는 느낌이 듭니다. 리플레이도 몇개 봤습니다만... 역시나 오영종의 다크가 무섭더군요, 근데.. 오영종 선수는 리버를 그리 잘쓰지 못했어요... 스플래쉬토스를 잘하는 것 같더라구요... 다크 커세어도 잘쓰고...

제가 생각하기에는 ...
사실 저그전보다 프토전이 걱정이 됩니다...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종족전과는 달리 센스는 좀 떨어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어서... (그래도 워낙 잘뽑으니.. 일단 양은 됩니다..)
05/11/08 03:57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가 다시 힘쓸 거라도 믿습니다........
그래도 유명 아마추어 선수 시절 부터 가끔식 리플으로나 보던 선수라서 무척 정감이 가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8190 로버트 김 그는 누구인가? [9] 삭제됨3988 05/11/08 3988 0
18189 또 하나의 보물이 완성되었습니다. [35] 공룡4339 05/11/08 4339 0
18188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36편 [23] unipolar8315 05/11/07 8315 0
18187 스타 삼국지 <30> - 대세론 [26] SEIJI5204 05/11/07 5204 0
18185 크로캅과 오영종, 그리고 이윤열 [33] 청동까마귀4140 05/11/07 4140 0
18184 KTF(특히 강민선수)팀을 에이스결정전에서 잡을팀은 어느팀??(에이스결정전 11전 11승) [63] 초보랜덤6463 05/11/07 6463 0
18182 선택 [5] lovelegy3558 05/11/07 3558 0
18181 팬픽공모전 많은 관심 주세요~~ [8] 못된녀석...3834 05/11/07 3834 0
18180 김정민 선수의 부활을 꿈꾸며.... [10] Good-bye3742 05/11/07 3742 0
18178 APM과 스타경력과의 관계 [43] 은하수5037 05/11/07 5037 0
18177 영화제 좋아하십니까? [8] Point of No Return3652 05/11/07 3652 0
18175 뒤늦은 So1 결승 오프 후기. [4] 현금이 왕이다4153 05/11/07 4153 0
18174 너무 늦은 결승전후기..T1 팀과 같은 식당에서 밥먹다.. [14] 해피베리4438 05/11/07 4438 0
18172 SO1 배를 회상하며... (1) 16강전 [15] SEIJI5724 05/11/07 5724 0
18170 스포츠신문 1면 오영종 우승 기사.. [6] 간지저그4270 05/11/07 4270 0
18169 저그는 어디로 가야하는가? [35] 2초의똥꾸멍3800 05/11/07 3800 0
18168 MSL에서의 최연성 선수의 우승가능성은? [33] Mr.머3954 05/11/07 3954 0
18167 안녕하세요 pgr가족 여러분들의 조언과 충고가 필요합니다. [19] 김익호3930 05/11/07 3930 0
18166 273명중 1명이 임요환선수팬(임빠)일 확률... [16] CornerBack4201 05/11/07 4201 0
18165 마약테란.. 제 부대에서의 별명입니다 [21] 하얀곰팅4037 05/11/07 4037 0
18164 공감하는 분들과 함께 [9] hyoni2799 05/11/07 2799 0
18163 서지훈 선수와 오영종 선수의 팬입니다.. [17] 처음처럼3545 05/11/07 3545 0
18162 11.9일, 水요일에 입대합니다.. [13] 꿈꾸는사냥꾼4392 05/11/07 439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