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10/24 18:15:19 |
Name |
타이 |
Subject |
<나의 여가>스타크래프트 여왕 가수 채리나 |
지난 14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의 한 PC방.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 하던 가수 채리나(25)가 갑자기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른다.
“으악, 어떻게 해.
나한테 몰려온다.
” 컴퓨터 마우스를 잡은 그의 손은 점점 빨라지고 좌우로 움직이는 눈동자는 먹이를 쫓는 맹수의 그것처럼 진지하고 바쁘기만 하다 .
게임이 불리한 상황에 놓이자 “좀 봐주라, 응?”하며 응석을 부리던 채리나는 애교작전이 통하지 않자 이내 “치, 어디 두고 보자”며 협박조로 을러댄다.
온라인 게임 ‘스타크래프트’에 빠져있는 채리나의 눈에는 인터뷰를 하러온 기자따위는 보일리가 없다.
30여분의 혈투끝에 채리나의 극적인 승리.
“스타크래프트의 매력이요? 오늘처럼 남자들을 상대로 이겼을 때죠.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쫙 풀려요.” 환하게 웃는 채리나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제법 송글송글 맺혀있 다.
그가 스타크래프트와 인연을 갖게된 건 지난 99년 3월.
당시 댄스 그룹 ‘디바’의 리더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던 그는 방 송 리허설 도중 휴식시간마다 백댄서들이 어디론가 사라져 의문 이 들었다.
“알고보니 모두들 PC방에 가 있었던 거예요.
저랑 안 놀아주니 까 저도 배울 수 밖에 없었죠.
처음에는 게임룰도 모르고 용어도 생소했어요.
그런데 한번 빠지고 나니까 이것만큼 재미 있는 놀 이가 따로 없는거 있죠?” 채리나에게 스타크래프트를 가르쳐준 이들은 온라인 게임 사이트 에서 우연히 만난 프로게이머들.
모 통신회사의 CF에 출연하기도 했던 ‘쌈장’이기석(22)을 비롯, 박현준(23) 장진수(22)등이 그들이다.
“누나(채리나)실력은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꽤 수준급이에요.
프 로게이머들에게도 뒤지지 않죠.” 이기석의 말대로 연예인들중에서는 당해낼 자가 없을 만큼 채리 나의 실력은 출중하다.
10번 싸워서 8번을 이길 정도로 높은 승 률을 자랑한다.
그는 지난 2000년에 열렸던 스타크래프트 대회인 ‘KBK마스터스’ 연예인 부문에서 20여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우승해 2000만원의 상금을 받기도 했다.
현재 국내 스타크래프트 인구는 400만명.
지난 12일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열린 한 스타크래프트 대회에는 관람객만 2만명이 몰려 들어 그 인기를 실감케했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장점도 있지만 중독 성이 강한 단점도 있다.
게임에 매달린 채 며칠동안 밤을 지새우 다 돌연사하는 어이없는 사건도 종종 일어난다.
채리나 역시 게 임을 배우고 난 뒤 2년 가량은 중독증세에 한참 시달렸다고 한다 .
한때는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워가며 밤새 게임을 하다가 아침 에 귀가하는 일도 잦았다.
“어느날 아침 PC방에서 나와 거울을 봤는데 꼴이 엉망이더군요.
그래도 명색이 연예인인데 퀭한 눈에 화장도 안한 초췌한 얼굴 이라니.
저 자신이 창피해지더라고요.” 그러나 그의 게임중독증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이젠 그만해 야지, 그만해야지’하면서도 어느새 PC방 창문은 훤히 밝아있었 다.
그러던 중 지난해 라디오 DJ로 활동할 때 한 여성 청취자로 부터 받은 심각한 사연이 약이 됐다.
당시 신혼이었던 그 청취자 는 남편의 게임중독으로 가정이 파괴될 처지에 놓여있다며 채리 나에게 하소연했다.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난감했어요.
저 역시 중독자인데 누구에 게 조언을 할 수 있겠어요.
나부터 변해야겠구나 생각했죠.” 그는 게임중독에 빠지지 않으려면 자기 자신을 냉철하게 되돌아 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거울을 보면서 ‘너 지금 뭐하고 있는거 니? 너 다른 일은 안할거니?’라고 자문해야 한다는 것.
최근 첫 솔로앨범을 내고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들어간 채리 나는 ‘애인’을 만들고 싶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는다.
“자상하면서도 남자다운 사람이면 좋겠죠.
아, 함께 스타크래프 트를 즐길 수 있는 남자라면 금상첨화고요.” /이승형기자 lsh@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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