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9/06 22:07:02
Name i_random
Subject [진짜허접꽁트] 2인자 테란 (1)
만년 2인자 테란....

프로 생활 3년 동안에 붙어버린 나의 별명이다.
준우승 7번, 3위 2번, 4위 1번, 우승 경력 없음.
그렇다 나는 3년 동안 크고 작은 대회에 나갔지만 아직도 우승 경력이 없다.
난 언제나 예선 16강 8강까지 전승 행진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지금까지도 부동의 우승후보이다..
하지만 결승전만 되면 몸이 떨리고 손에 맘대로 움직이지 않은 것은 거의 병적이었고...
결국 나는 단 한번의 우승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해설자들이 방송에서 나를 이렇게 부를 때마다 화가 나는 것은 왜일까.....

오늘은 온게임넷 스타리그 4강전 게임이 있는 날이다.
언제나 나는 남들보다 방송시간 3시간 전에 아셈 메가 웹 스테이션에 도착하지.
오늘 역시 그 녀석이 있을까???
역시 있었군... 저기서 다가오는 얼굴이 하얀 녀석.....
"건호 벌써 오는 거야?? 요번에는 3연속 준우승이라는 대업을 완수하려고??"
언제나 나에게 비꼬아가면서 인사하는 저 녀석..
프로토스 유저이며 나랑 게임을 같이 시작하고 같은 시기에 프로게이머가 된 녀석이다...
나와 함께 결승전 단골 손님으로 프로게이머계에서는 항상 나와 녀석은 라이벌이 되었지..
"이봐 정운갑 자신만만하군... 4강에서 바로 안 만난 것이 널 살린 줄 알아!"
이렇게 큰소리를 치면서 대답을 해주지만...
난 언제나 녀석 때문에 2인자의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
재수가 없는 것일까... 악연일까....

매너저 형의 마지막 응원을 받으며 나는 자리에 앉는다...

전용준: 2인자 테란 임건호 선수 4강 첫 경기를 저그의 군주 최경태 선수와 갖습니다.

엄재경: 네 그렇죠.. 임건호 선수 역시 부동의 우승 후보... 우승을 위해서 첫 경기는 아주 중요합니다. 요번 경기를 보면서 임건호 선수의 우승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겠죠.

김도형: 하지만 임건호 선수.. 우승과는 인연이 멀기로 알려져 있죠.. 준우승 징크스를 극복해서 2인자 테란이라는 듣기 좋지 못한 별명을 떼어낼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

언제나 이런 소리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나는 그 말을 무시하고 헤드셋을 끼고 게임을 준비한다...
5..4..3..2..1..0
로템의 변형 맵인 호남평야에서 제일 나쁘다는 5시가 걸렸다.....
하지만 준비한 빌드대로 차곡차곡 올려가며 scv정찰을 간다...
상대방은 11시.. 이미 앞마당 해처리가 올라가고 있다....
"젠장..... 이래서는 정상적인 방법은 힘들겠군...."
scv한 마리를 더 보내서 몰래 배럭을 두 개 짓는다...
다행스럽게 오버로드는 없다...
이대로 본진에서 아카데미를 올려서......
상대방이 다행스럽게도 오버로드로만 정찰을 해서 본진에 떠올라있는 오버로드만 쫓아내니까 나의 빌드를 확인 할 수 없었다.....
본진 병력으로 러쉬 fake를 한 뒤 숨긴 배럭에서 파이어 뱃을 뽑는 거다..
상대방은 정찰이 안 된 상황에서 힘싸움을 예상하고 입구에 성큰을 박기 시작했다....
그때 스팀팩 업그래이드와 함께 생산되는 파이어뱃 2마리와 마린 3마리 그리고 메딕 한 마리.....
적의 본진을 바로 유린한다.....
15마리가 넘는 드론 중에서 단 3기만이 앞마당으로 도망쳐버렸다....
"이대로라면 나의 승리다.."
저그도 나름대로 반격을 위해서 급히 뽑은 럴커 3마리와 히드라 2마리로 공격을 왔지만...
사정거리 업이 끝난 마린과 메딕이 있는 한 나의 입구는 단단하게 막을 수 있다.....
스팀팩과 스캔을 번갈아 가면서 럴커 3마리를 잡아내고 나의 투 탱크를 태운 드랍쉽이 상대방 앞마당 미네랄 뒤쪽에 있는 언덕에 올라갔을 때..

The Lord of Zerg:GG

나름대로는 쉽게 GG를 받아냈다.....

땀을 닦아내며 잠시 쉬려는데...
기분 나쁜 그 녀석이 또 다가온다...

"숨긴 배럭이라.... 뭐 2인자에게는 적당한 전술이지.."

"그 말이 누구에게 적당한지는 나중에 알려주마..."

언제나 이랬다.. 녀석은 나의 승리를 항상 비꼬았지.....
나는 개의치 않으려고 했지만 다음 경기에 들어가기에는 녀석의 말이 나를 너무 화나게 했다...

"bbs다.. 무조건 빨리 끝내고 돌아가는 거야....."

두 번째 게임은 더블 해처리를 한 최경태에게 어렵지 않게 벙커링으로 게임을 정리할 수 있었다...

전용준: 최경태 선수 G~~~~~G~~~~ 임건호 선수 결승전에 올라갑니다!!!
이로써 결승전은 9월 27일 금요일 장충체육관에서 정운갑 선수와 임건호 선수가 격돌합니다!!"

몇 번째 듣는지 기억하긴 싫지만 언제 들어도 흥분되는 말이다...
마우스와 키보드를 가지고 경기석에서 내려올 때 매니저 형이 웃는 얼굴로 맞아준다..

"건호야 오늘 게임 수고했어.."

"매니저 형.. 오늘은 이겼는데도 기분이 별로.... 오랜만에 한 잔 할래요??"

"짜식.. 좋다! 오늘 술 한 잔 하고 내일부터 맹연습이다!!"

결승전 진출에 대한 팬들의 환호와 결승전 진출에 대한 축하 인사가 왔지만..
모두 뿌리치고 매니저 형과 함께 항상 가던 곳으로 갔다....

사람들 눈에 안 띄는 구석진 자리에 조용히 앉는다....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형 요번에는 우승할 수 있을까??"

"야 또 그 소리냐?? 너 처음 준우승 했을 때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냐???"

"10번이고 20번을 준우승을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었지...."

"잘 기억하네.. 그런 녀석이 벌써부터 쫄아서... 결승전도 뻔하겠구나..."

"나도 알아.... 하지만... 그 녀석이 결승전에 올라왔다는 사실이 자꾸만 자신감을 사라지게 만들어..."

"다 잘될 거야... 그 얘기는 그만 두고 한 잔 더 받아라.."

또다시 기울이는 술잔.....

"건호야..."

"왜 그래 형??"

"너 프로게이머 생활한지 몇 년이냐??"

"새삼스럽게 알면서 왜 물어?? 3년이 조금 넘었잖아..."

"너랑 게임방에서 만난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되었구나..."

"형 갑자기 그런 말은 왜 하는 거야???"

"건호야.... 지금부터 잘 들어.
어제 스폰서에게서 연락이 왔다.....
니가 요번 대회 우승하지 않으면 재계약은 없다고...."

"형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말 그대로야... 요번 대회 결과에 따라서 너와 나는 헤어질 수도 있다는 거야..."

"씨8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야!! 난 최선을 다했다고... 내 입상 경력을 봐도 항상 좋은 성적을 꾸준히 내왔잖아... 준우승을 하던 3위를 하던 형도 항상 내 성적에 만족해왔던 거잖아!"

"하지만 그게...."

"됐어... 때려치는 거야... 씨8... 형 우리 이제 연락 끊자...."

나는 술에 취한 나를 붙잡고 말리는 형을 뿌리치고 나와버렸다.....
얼마만큼 걸었을 때 뜨거운 눈물이 얼굴을 적시고 있었다....

"씨8 그래 나는 너희들이 말하는 2인자라고... 이 개새X들아.."

그 때 운갑이 녀석이 눈앞에 보였다.....

"이 개새X야 또 무슨 헛소리를 하려고 왔냐??"

"이게 미쳤나?? 처음 보는 사람에게 욕을 하고..."

"이 씨8놈이 이제 모르는 척 하는구나 개새X 오늘 넌 죽었다.."

"그래 오늘 기분도 더러운데 술 취한 새X나 하나 잡아보자.."

난 녀석에게 주먹을 날렸다..
하지만 내 주먹은 녀석은 피하고 말았다..
그리고 녀석의 반격은 시작되었다...
그 뒤 나는 내가 계속 맞고 있음을 느꼈지만 아무 저항은 할 수 없었다...
그렇게 고통에 몸을 맡기며 눈을 감았다....

--------------------------------------------------------------------------
안녕하세요 i_random 입니다..
여기서 꽁트를 보면서 언제나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죠...
최근 몇 년간 만화책을 제외한 문학작품을 거의 본 적이 없는 제가 글을 써보려니 너무 어렵네요..(여기서 본 꽁트가 전부 다네요...-_-;;)
제가 사용하지 못한 좋은 표현이나 오타 지적.
그리고 앞으로 나올 게임 장면에 대한 묘사라던지 제 글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해서 조언을 해주시면 참고삼아서  다음 회를 써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늦은 밤이네요.. 편안한 밤 보내시길....

p.s:주인공 이름은 다 아시다시피 불멸의 게이머의 주인공 이름입니다..
제가 평소 좋아하는 케릭터여서 함부로 도용을 했다는....-_-;;;
혹시 불멸의 게이머 쓰신 분이나 다른 분께서 항의를 하시면 이름을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_-;;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응삼이
02/09/06 22:25
수정 아이콘
좋은 이야기가 나올듯 합니다.
작가의 의도나 스토리구상은 벌써 서 있을꺼라 믿고 다른조언은
해드릴께 없을것 같습니다. 좋은글로 추천게시판으로 가시길 바랍니다.

흠...굳이 억지를 부려 보자면 주인공이름은 응삼이가 어떨지...쿨럭 휙~도망가잣......;;;;;;
폐인저그
02/09/06 22:39
수정 아이콘
도주로에 럴커 좍 깔아놨습니다.^^
조심하시길.
Nice_Toss_
02/09/06 22:59
수정 아이콘
후훗 럴커밭을 뚫으면 여기에 포톤밭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응삼이님 돌파는 힘드실듯~^^;;;
Think1morE
음 맵이름이 엽기네요.. 호남평야 ``;;;
Michinmania
02/09/07 01:43
수정 아이콘
호남평야면 무한에 가까운 맵인가여??
워낙 곡창지대라..쿨럭
스타나라
02/09/07 01:49
수정 아이콘
아마 호남평야에서 가장나쁘더라도 게스가 3개는 있고 미네랄이...
휘리릭~~~~!
딱!-_-*;;;;;;;;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5789 [진짜허접꽁트] 2인자 테란 (1) [6] i_random1529 02/09/06 1529
5788 메이져 3사 4강의 종족별 분포. [7] 이재석1574 02/09/06 1574
5787 여러가지 잡담... 임요환, 그리고 김정민... [42] 귀족테란'정민2837 02/09/06 2837
5786 특기 사항 랜덤테란1147 02/09/06 1147
5785 임요환 VS 장진남 경기.. 혹시 최단 시간 경기는 아닐까요? [16] Tea2232 02/09/06 2232
5784 온겜넷스타리그8강 중계창.. [248] 쿨보이^^v6943 02/09/06 6943
5783 [진짜잡담]필드에서 작업하는 법....두번째 이야기 [35] Zard11006 02/09/06 11006
5782 RTS 통합 타이틀 매치 김대호 vs 봉준구. [13] eldritch2113 02/09/06 2113
5781 [오늘] SKY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8강 경기 일정 [18] 삭제됨1642 02/09/06 1642
5780 담론의 유형 중에 이번엔 축구스타입니다. [4] Laurant1098 02/09/06 1098
5779 잠시 관심을 꺼두셔도 좋습니다.(^ -_-) [15] 아트 블래키1519 02/09/06 1519
5777 [잡담] 현존하는 테란최강고수 7강.... [11] Vampire_'SlayerS'2418 02/09/06 2418
5776 <현장의 눈> 메직엔멀티팩배 겜티비스타리그9주차(8강마지막주차) 이윤열 VS 박경락 hiljus1482 02/09/06 1482
5775 "Sweetest Thing"? [4] 케이군1367 02/09/06 1367
5773 無題 [2] Altair~★1710 02/09/06 1710
5772 [잡담]문득 임요환선수과 비교되는 온게임넷 커프리그의 강경원 선수가 생각나네요;; [12] neo2163 02/09/06 2163
5771 잡담 그리고 잡담...10가지 [11] Dabeeforever1746 02/09/06 1746
5770 눈병에 고생..ㅜㅡ [4] Zerg=overmind1133 02/09/06 1133
5769 임요환 선수의 팬이지만 박정석 선수를 응원합니다. [12] 하수태란1671 02/09/06 1671
5768 최후의 13인(여름시즌 막판입니다) [5] 은별1858 02/09/05 1858
5766 박정석선수...축하^^~*합니다. [8] 삭제됨1658 02/09/05 1658
5765 브래드 피트의 트랙이란 영화를 보신분.. [2] KABUKI1337 02/09/05 1337
5764 [잡담] 휴... [13] 니가게맛을알1283 02/09/05 128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