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t라는 외국 초-_-고-_-수-_- 유저가 스타의 종족 셋을 평하기를
저그는 쉬우면서 강하고
프로토스는 쉽지만 약하고
테란은 어렵지만 강한 종족 이라고 평했다는데.
테란...
허접하나마 테란 유저로서
강한지는 모르겠으나, 어렵긴 무지하게 어렵더라. --;
아니... 강한 거 같기도 하다.
내가 존경해 마지 않는 몇몇 고수님들의 경기를 볼 것 같으면... -_-;
08 패치 이후 테란이 강해지면서
각종 대회에서 테란 대 테란이 맞붙는 광경이 자주 연출되는데
남들은 다 지겹다고 고개를 내두르는 테테전인가는 몰라도
나는 개인적으로 테테전 참 좋아하고 즐겨보는 편이다.
테란이라고 해도 종류는 상당히 많은 바...
김동준류의 공격적인 테란에서
(마린2+메딕2+베슬1+탱크1로 저그 본진으로 러쉬를 가다니... -_-;
머 있을 건 다 있다만 어째 무모하다 싶은... 물론 이겼으니 할말은 없지만 --;)
유병준류의 꼼꼼한 테란, 임요환 류의 화려한 테란,
김정민류의 안정적 테란, 조정현류의 희귀한-_-; 테란까지.
테란이라는, 이 입맛 까다롭고 손 많이 가며
신경 쓸데 많고 정신 시끄러운-_-종족을
선수들이 각자의 스타일에 따라 어떻게 다루는지는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고.
아주 일반적인 테테전의 양상...
초반에 정말 사소한 교전 몇 번->멀티->물량전(주로 배틀이 마무리를 짓는 --;)
이런 구조를 밟아 가게 되는 경우라면
누가누가 얼마나 빌드 삑사리-_-; 및 유닛 삑사리없이
먼지 한 톨 안붙는 깔끔함과 정갈함으로
준비해온 빌드를 잘 펼쳐보이는가를 보는 것도 재미있고.
그리고 개인적인 취향으로 가장 눈 반짝반짝 빛내면서 보는 건
양 테란이 김정민 혹은 이윤열 같은 스타일의 유저이고
맵이 로템이나 인큐버스일때의 센터백병전-_-;이다.
시즈 거는 타이밍 하나하나, 탱크가 자리를 잡는 위치 하나하나,
마인이 박히는 위치 하나하나, scv가 터렛을 짓는 지점 하나하나...
우와...하는 탄성 몇번을 내지르며
테란이라는 종족만이 보여줄 수 있는 멋진 한타싸움을 지켜보다 보면
그 길고 지리하다는 테테전 2,30분 가량(길게는 4,50분 가량)도
그다지 큰 무리수없이, 아주 즐겁게 보낼수 있어서 좋다.
테란이란 종족 자체가 인간이라 그런 탓도 있겠지만
실제에 있어서의 전쟁이란, 어쩌면 테테전과 가장 비슷하지 않을까.
'재미없음'이란 속성을 어느 정도는 숙명처럼 지니고 태어난 종족 테란.
하지만 재미없다는 건, 결국 보는 사람 나름의 관점 문제이지 않을까?
나는 테테전의 유유함에, 기복없음에, 그 물량에 빠져든다.
그리고 그 밋밋한 테테전의 요소요소에서 보이는
선수들의 치열한 눈치 싸움과 컨트롤 싸움과 빌드 싸움에 열광한다...
그 '재미없어 보이는' 전투 양상이야말로
수많은 고수유저들이 수천만번의 전투를 통해 추출해낸
가장 정교하고 최적화된 전투의 형태임에 틀림없을 터이므로.
-Apatheia, the Stable Spirit.
PS. 참고자료.
프리챌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24강, 김동준 대 봉준구
프리챌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16강, 김동준 대 최인규
WCG 예선 64강, 김정민 대 주진철
SKY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준결승, 임요환 대 김정민
KT배 왕중왕전 와일드 카드전, 김정민 대 조정현
iTV 랭킹전, 이윤열 대 김정민
겜비씨 로드오브종족최강전, 이윤열 대 박태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