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10/10 21:54:03
Name 항즐이
Subject 타인의 글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한글날, 한글 사랑을 위한 이벤트도 있었지만 반대로 지나진 맞춤법 지적을 반대하는 의견 역시 강하게 표출되었습니다. 결국 토론 게시판으로 옮겨져 많은 의견들을 듣게 되었구요.

오늘 또 임요환 선수를 안타까워 하는 글과 그 글을 안타까워-_- 하는 코멘트, 그 코멘트를 너무너무 안타까워 -_-;;;; 하는 코멘트가 이어졌습니다.



게시판, 서로 얼굴을 보지 않는 공간에서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타인이 원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되는 이야기를 하기란 전-_-혀 쉽지 않은 일이죠. 당연합니다.

PGR21 주인장님이 언젠가 하신 말이지만,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있어야 하는 분은 PGR에 오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마찬가지로 "남에게 좋은 말을 해 주려는 의지가 없는 분들은 굳이 PGR에 오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익명의 공간입니다. 좋은 이야기 해도 크게 감동 받기도 힘듭니다. 정말 엄청난 명작 글이 나와야 '오, 대단하네요' 정도 코멘트가 올라올 뿐입니다.

하지만 '흠.. 그닥 공감이 가지는 않는듯. 뭐가 대단한지 몰겠네요.' 라는 말 한마디에 글쓴이는 굉장히 상처받겠죠. 기억될까요? 네. 물론입니다. 미움받게 되겠죠. 100%

굳이 그 글에 대한 자신의 아쉬움을 드러내고 싶다면, 상대가 '내가 잘보여야만 하는 이성 내지는 권력을 지닌 사람'이라고 가정한 태도의 글을 쓰도록 합시다. '아, 정말 좋은 글인데요. ~도 좋고 ~도 좋고. 정말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래도 상대는 '그런데..' 이후의 말을 아주 오래오래 기억해 줄 겁니다.

맞춤법 지적도 마찬가지 입니다. 상대를 배려하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최대한 상대를 위해서 쪽지를 이용하거나, 내용에 공감하는 코멘트 후에 부드러운 지적 코멘트를 답시다. 내용 코멘트와 따로 한 번 더 지적 코멘트를 작성하는 수고를 들여, 글쓴이가 수정했음을 확인하면 최대한 빨리 지적 코멘트를 지우는 매너도 중요하겠죠.

글쓴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가 설령 자신에게 다소 공격적인 코멘트나 지적을 했더라도 부드럽게 넘어갑시다. 상대는 싸움을 원하는 겁니다. 괜히 부딪혀서 좋을 게 없지요. 지적 받았다면 깨끗이 인정해 주고 수정하는 걸로 승리-_- 합시다.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모를듯한 두리뭉실 변죽울리는 비꼼은 그냥 '아 그런가요? 뭐 이래저래 부족해서' 하고 넘어갑시다.


온라인에서, '좋은 사람'이 되기는 정말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PGR에서는 적어도 '남의 장점을 찾다 찾다 못찾은 경우에는 우선 침묵하고 분노를 결국 참지 못한 경우에 부드럽게 입을 열 줄 아는' 분들만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누가 시켜서 오신 것도 아니고 누가 불러서 오신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운영진도 회원분들도 그 누구도 이곳에 인생을 걸-_-고 있진 않습니다. 삶과 기력을 소모하러 오는 공간이기 보다는, 휴식과 충전이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PS. 공지글 안읽어서 몰랐는데 왜 삭제되었나요? 라는 쪽지를 최근 꽤 받았습니다. 너무 난감합니다.

PS. FAQ를 만들려고 합니다. 의견 주세요. 질문 게시판 상단 공지로 올려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중복 질문의 압박 때문이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이카로스
03/10/10 21:55
수정 아이콘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정말 수고하십니다(-_-)
03/10/10 21:56
수정 아이콘
FAQ~ 꼭 필요한것 같았어요^^
Vocalist
03/10/10 22:09
수정 아이콘
오늘일의 한 역할을-_- 담당한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비단 온게임넷 게시판을 들지 않더라도.."젊은층"의 게시판에는 다소의 문제가 야기되는게 기정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성인"이라는 범주 안에는 자신의 마인드와 타인의 그것이 일치하지 않으면 거북스러워 하는 분들도 몇몇 보이는듯 하구요

하지만 적어도 pgr만큼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이곳은 스스로 네티즌분들이 만들어 나가는 곳이기에

더욱더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하늘호수
03/10/10 22:10
수정 아이콘
얼마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참 와닿는 문장이 있더군요. '정말로 이상한 세상이다. 사람들은 누군가가 두들겨 맞는 것은 아무렇지 않은 듯 지나가지만 누군가가 나와 다르다는 것은 참지 못한다.'(정확한 문장이 기억이 나진 않네요.가물가물 기억력....)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인정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것은 '틀린'것이 아니니까요...모두들 조금만 더 넓고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려고 노력했으면 합니다.
03/10/10 22:12
수정 아이콘
아마도 온라인 상에서는 사람을 보고 이야기 할수 없는 한계때문에 단순히 드러난것으로 자신의 잣대로 판만하기 때문에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모티콘이란것이 등장했었겠지만, 그것이 대신할수는 없는것지요. 언제나 다시금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자주묻는질문은 좋은 생각인것 같습니다.
또다른스타
03/10/10 22:18
수정 아이콘
'누군가가 나와 다르다는 것은 참지 못한다'
정말 공감가는 말입니다.
'나무'를 저도 읽어봐야겠네요.
03/10/10 22:23
수정 아이콘
저도 나무를 읽었어요 반 정도 읽었는데 현대의 인류에게 무언가 메세지를 보내는 듯한 내용이더군요.
sad_tears
03/10/10 23:23
수정 아이콘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있어야 하는 분은 PGR에 오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인해..."

ㅡㅡ;
박아제™
03/10/10 23:24
수정 아이콘
가장 쉬울 듯한 방법이 있는데... 저처럼 이름을 닉네임으로 공개하...퍽!!!
음... "이거는 이러이러 하지 않나요?" "아, 그런가요? 아 예 알겠습니다..." ...... 이게 좀 어렵나요? (내가 도대체 뭔 말을 한거야..;;)
칠렐레팔렐레
03/10/10 23:52
수정 아이콘
한글날에 맞춤법 논쟁이 있었다는 사실에 좀 씁쓸하네요.
전 맞춤법을 지적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배려라고 생각했거든요. 여기는 서로 이해해주기도 하고 눈감아주기도 하지만 '이게 맞으려니...' 또는 '그거 좀 틀린다고 뭐 대수냐..' 라는 식은 정작 중요한 문서에서 맞춤법을 틀려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서로를 배려하는 글쓰기를 한다는게 참 어려운 일이군요. 사람마다 다 제각각이니 말이에요.
pgr에서조차 이렇게 의견이 분분하니 정말 인터넷상에서 이런 바램을 가질 수 있는 곳이 없을거란 생각이 드네요. 휴~
03/10/11 00:31
수정 아이콘
칠렐레팔렐레님// 한글날 있었던 맞춤법 논쟁은 지적자체에 대한 문제보다는 지적방법에 대한 것에 초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의 발단이 된 것도 그 지적이 과한게 아니냐는 댓글로부터 시작했던 거니까요.
그 토론의 결과가 위에 항즐이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이겠구요.
맞춤법은 모두 노력하는게 당연한 거죠. 어제 그 토론은 그 부분을 바탕으로 깔고, 인정한 가운데 이루어진 거였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너무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거죠...^^;
DayWalker
03/10/11 00:41
수정 아이콘
안녕하세요. 전 참 오랫만에 리플을 다는 것 같습니다. 저를 기억하시는 분도 아마 없을 것 같지만요.^^
한동안 쓰러질 정도로 바쁘긴 했지만 그것보다도 스스로가 이곳 pgr에 글을 쓰는걸 유보했다 할까요...
사실 맞춤법이나 통신체에 관한 이야기는 이곳뿐만이 아니라 학교 과 홈페이지나 여러곳에서 많이 보았던 문제이고, 그런 모습은 저 뿐만이 아니라 여러분들께서도 다른 곳에서 가끔, 또는 심심치 않게 보아왔을 거라 생각됩니다.
제가 법학과는 아니지만, 법이란 최소한의 예절을 명문화한 것이라다란 글을 어디선가 보았던 것 같습니다. 글은 다를지 몰라도 제가 이해한 것은 이정도였지요. 이곳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삭제규정, 또는
기타등등의 규정들은 어디까지나 글쓴 상대와 읽는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또 상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요.
요즘 며칠동안 계속 의견과 그 의견의 규정으로써의 명문화를 언급하는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사는 세상이 다 그렇지 않나요? 인간이란 그런 것으로 정의하거나 가둘 수 있는 존재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것으로 다 해결될 일이라면 진작에 이런 논쟁은 없었겠지요.
저도 이모티콘이나 통신체는 많이는 아니고 조금 쓰고 있습니다. 많이와 조금의 차이도 주관적인 문제겠지만, "했어여", "그런가여?" 이런 정도는 씁니다. 많다는 분들도 있겠고 아닌 분들도 있겠지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 사회를 가도 서로간의 은어가 있고, 굳이 은어라 표현할 필요 없이 같은 곳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언어는 친밀감과 동질감을 심어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을 사용하고 이런곳을 자주 드나드는 사람들끼리의 어느정도의 새로운 언어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예를 든다면 맞춤법을 지적하는 분들께서 지적하는 리플 글에서도 틀린 단어나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는 표현방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 끝에 "(웃음)" 이런것이나 "저는 이러이러해서 이렇게 했다는..."
이런 종류의 말 말입니다. 그럼 지적리플을 다신 분은 그 리플의 맞춤법이 완벽하지 않은 한 또 그 지적리플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지적받게 되고 좀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분들은 "너나 잘해라" 이런 류의 글을 쓰게 되지요.
하지만 저는 그런 것이 저하고 생각이 다를 뿐이지, 굳이 "틀렸어요. 고치세요."이런 말 하고 싶지 않습니다.
여기는 실생활과는 조금은 다른 공간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서로서로 조금씩만 이해해주고 인정한다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뭐 다른 분들의 말씀들과 중복되는 감이 있어 이 말도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만, 약간 답답해서 글을 써 보았습니다.
사람 사는 사회는 상대적인 것 아닙니까? 서로 생각하는 것이 같을 수는 당연히 없지요, 그리고 그것때문에 재미있는 세상이고요. 그런 재미있는 일 가지고 얼굴 붉혀가면서 싸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다른 의견
이 있다면 상대의 의견을 존중해 가면서도 얼마든지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킬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pgr만큼은요. 그리고 한가지만 더, 언어는 변하는 것입니다. 과거와 지금의 언어가 틀리고, 지금의 언어는 미래의 언어와는 조금은 다를 것입니다. 틀린 점을 지적하는 것은 좋지만, 지금의 언어가 약간씩 바뀌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불안해 하시고 답답해 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더 유연하게 바라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혼자서 소주 한잔하고 있습니다. 좋네요. 하하하... 두서없이 글을 써서 죄송하고요, 내일 일어나서 제 글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지우거나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나가는 취객의 횡설수설이었다고 생각해 주세요^^
즐거운 밤 되시구요~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오크히어로
03/10/11 01:46
수정 아이콘
daywalker// 말씀이 참 많이 공감이 가네요.
그리고 여담이지만 인터넷에서 쉽게 사용되는 했어여 그런가여? 식의 어체는 실제로 경상북도 문경과 상주 그리고 구미인근에서 사용되는 사투리와 흡사합니다. 제가 일관계로 구미쪽에 6개월 정도 살았는데 그쪽분들은 머머여~ 라는 문체로 모든 말을 해버리시더군요.

하하... 어쩌면 구미출신의 게이머인 이윤열선수도 고향에 가면 그런 사투리를 쓰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여담이지만 전 경상도 경주사람중에서도 유별나게 사투리가 심한 사람입니다. 또 일이 사람과 부딪히는 직업인지라 하루가 말싸움으로 시작해서 말싸움으로 끝나는데 경상도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타 지역 분들께서는 제 말투가 굉장히 신경질적이고 거만하다고 하시던군요. ㅜㅜ; 실제로 그런 의도가 없는 말투인데도 말입니다.
03/10/11 08:03
수정 아이콘
/오크히어로 님. 제가 구미에 삽니다.^^ '~~해여', '그래여' 등은 경상북도 구미-김천-상주 지방을 중심으로 해서 쓰이는 사투리입니다. 물론 요즘 쓰이는 통신체와는 하등의 관계도 없습니다. 이쪽 지역에서 '~~해여'는 존댓말이 아니라 반말입니다. 보통 친구 사이에서 쓰지요. "지금 뭐해여~?" 정도로 사용합니다. 이 사투리를 사용할 때는, 사투리가 원래 그렇듯 억양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목소리가 아닌, 글로 설명해 드리는 것은 불가능하군요. 아쉽습니다. 하지만 오크히어로 님은 구미에서 잠시 사셨다니 그 매력적인(또는 괴팍스러운) 억양을 잘 알고 계시겠네요.^^
03/10/11 12:07
수정 아이콘
헉...그게 반말입니까? 놀랍네요~ 전에 어떤 분도 자기 지역에선 '~여'를 쓴다고 하셔서 알고는 있었는데 반말일 줄이야..어떤 억양인지 듣고 싶네요.^^
오크히어로
03/10/11 21:27
수정 아이콘
글곰// ^^ 통신체와 구미인근 사투리의 관계는 없지만 적어놓고 나면 왠지 비슷한 느낌이 드네요 글곰// 말씀처럼 정말 그 억양은 독특합니다. (머 사투리란게 최근에는 억양만 대체로 쓰는 편이니까요
아 그리고 문경에서 전학온 친구가 있는데 그녀석도 ~여 체를 쓰더군요
DayWalker
03/10/12 01:44
수정 아이콘
강원도도 약간 그런 말투가 있더군요, 영동지역에요. 아무래도 경상도와 가깝다 보니 영동지역의 사투리는 경상도와 많이 섞이게 된 것 같아요.
오크히어로님, 언제 한번 춘천에 놀러오세요^^ 영서지방이지만, 그래도 가끔 사투리를 들을 수 있답니다. 술이라도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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