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7/15 00:53:17
Name 이민호
Subject 홍진호 선수의 차기 시즌을 기다리면서...
- GR21에 생전 처음으로 글을 쓰네요.
글쓰기 권한을 생각보다 일찍 받았는데...
PGR21 관리자 분께 먼저 감사 인사 드립니다. -

2003년 7월 13일 올림푸스배 결승 5차전이 끝나갈 무렵,
끝까지 보고 가자는 친구들 등을 떠밀어
멍~한 빠른 걸음으로 체육관 복도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엄.전.김 세 중계진께서 목이 터져라 외치는 GG 소리를 듣기 싫어서였습니다.

같은 날 오후 12시...
생전 처음 스타리그 결승전을 현장에서 보기 위해
대부분 한참 저보다 나이 어린 학생들 틈에 뻘쭘히 줄을 섰습니다.
그래도 왜 이리 시간은 더디도 가던지...

2003년 6월 말쯤 어느 날, PGR21에 회원 가입을 했습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계속 읽었던 게시판 글에
가끔은 저도 댓글이나마 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회원 가입만 한다고 쓰기 권한이 있는 건 아니었더군요.

"로템에서 1대 1 해보자." "싫어."
작년 서서히 프로게이머들의 흉내라도 낼 수 있을 것 같았던 자신감으로
친구들에게 1:1을 제안했지만...
저만큼 PC방을 들락거리지는 않던 친구들... 팀플이나 하자고 합디다.

2001년 임요환 선수와 홍진호 선수의 코카콜라배 결승을 보았습니다.
내리 2판을 이기고 임요환 선수보다 더 여유있는 듯한 모습으로
타임 캡슐에 앉아 팔을 걷어부치는 홍진호 선수...
2:1이 되는 순간 홍진호 선수의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무슨 무한 맵이냐? 유한 맵이 더 재밌어..."
5. 4. 3. 2. 1... 게임이 시작됨과 동시에 생전 처음으로 유한맵에는
미네랄이 9덩이, 가스는 한 군데만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맵은 다 아시겠지만 헌터스였답니다.

9 스포닝풀, 1 해처리의 빠른 럴커...
2000년 여름, 후배들 등살에 못 이겨 스타를 배웠습니다.
무한 맵에서 제가 할 줄 아는 건 9 스포닝풀, 1 해처리의 빠른 럴커뿐이었습니다.
처음 스캔당했을 땐 공격인 줄 알고 놀라 소리를 질렀답니다.

- 체육관 복도를 걸어나오는데
저에게 처음으로 스타를 가르쳐 주었던
후배 녀석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저한테 세 종족 중 하필 '저그'를 가르쳐 준 그 녀석 이름 말입니다.

프로토스가 암울하다고들 하시더군요... 그래도 (제 기억으로는) 세 번이나 우승했는데...
테란 유저분들은 너무 조용하십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에...) 불평할 게 뭐 있습니까!
홍진호 선수의 저그가 우승하는 걸 보고 싶어서 잠실에 갔었는데...
다시 정상 앞에서 무너지시더군요.

"너 나이 서른 맞냐? 야... 정신 차려, 임마."
맥이 턱 풀린 저를 보고 있는 친구들이 다들 한 마디씩 하더군요.
잔소리 사이로 1차전 다수, 다종의 유닛들을 예술로 컨트롤하던 홍진호 선수 모습과
풀이 죽어 서 있을 시상대 위의 홍진호 선수 모습이 교차합디다.

무언가를... 또는 누군가를 무척 좋아한다는 게
어쩔 때는 나이 부끄러울 정도로 드러내기 힘들다는 생각이 잠깐 스칩니다.
정일훈 님께서 조정현 선수와 홍진호 선수의 경기가 끝나고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이것이 게임, 이것이 인생입니다."

그렇게 밖에 위로를 해 줄 수 밖에 없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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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제일
03/07/15 00:58
수정 아이콘
그때 정일훈님의 그 멘트는 오랫동안 가슴을 두드렸었지요..
아쉽기도 하고..무겁기도 했습니다.
다시한번....그래도 안된다면..또 다시한번...을 부탁하고 싶습니다.
LeoParis
03/07/15 01:14
수정 아이콘
저두 5차전게임에서 진땀빼며 플레이하는 홍진호선수를 보며 무척이나 아쉬웠습니다. 저그로 테란잡기가 너무 어려워 테란으로 전향(?)중인 저이지만 그래두 저그를 응원하는건 어쩔수 없는 일인가 봅니다. 홍진호 선수힘내세요^^ 차기시즌에서는 더욱 멋진모습 보여주세요~!! 폭풍저그 화이팅!!^^
구경만1년
03/07/15 03:22
수정 아이콘
저두 테란유저이긴 하지만. 이번에야 말로 홍진호 선수가 우승하였으면 하는 마음에 친구와 열심히 응원을 하였었다죠.. 경기야 물론 다시볼수 없는 명경기였지만 임요환선수의 팬으로서 테란유저이긴 하지만.. 홍진호선수의 환한미소를 보고싶었는데 이번올림푸스배때에도 보지 못하는군요.. 참 아쉬웠던 결승전이었습니다
angelmai
03/07/15 03:24
수정 아이콘
사실 저는 테란유저지만, 홍진호의 우승을 바랬습니다. 테란의 입장에서 tv를 마니 보기땜에 딴종족유저를 그렇게 좋아하는것은 아니지만, 홍진호는 다른종족유저중에서는 젤 괜찮게 생각하고 있거늗요.(ㅎㅎ 그담은 강민,전태규,임정호 정도...)
하지만, 3경기부터 봤는데, 막상 서지훈선수가 2:1에서 2:2동점을 만들자 5차전은 열렬히 서지훈선수가 우승하기를 바랬습니다. 그렇게 결국 우승~~하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나오자~~~ 뭐라해야할까.... 홍진호선수가 너무 안타깝게 느껴지더라구요.
하지만, 절대 동정은 아닙니다. 동정받을정도로 상처입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그의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폭풍저그... 가난한 저그... 오늘 웨스트에서1:1겜을 했는데 상대저그유저가 디파일러의 다그스웜쓰더군요 ^^;
홍진호선수의 겜의 영향이라고 할수있겠져. 그런걸 보면 그는 저그의 1인자가 맞는것 같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윤열선수나 임요환선수와 결승전에서 5차전까지가는 명승부가 나왔으면 좋겠군요~~~
폭풍저그 파팅~~!!
낙화유수
03/07/15 09:10
수정 아이콘
글쓰기 권한을 먼저 받았다고 감사인사를 드려요..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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