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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9/06/27 22:07:08
Name Farce
Subject (일상 이야기) "지금이라도 공장 다녀라." (수정됨)

빨간꽃 노란꽃 꽃밭 가득 피어도
하얀나비 꽃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프롤로그. 과외는 길이 아닌 것 같다.

좋은 선생님, 아니 좋은 누군가라면 남 탓은 적어도 안 해야지요.
학생이 숙제를 안 하고, 변명을 일삼더라도, 그걸 재미있게 가르쳤다면,
그걸 이해할 수 있게 가르쳤다면, 고작 이딴 결말에 도달했겠습니까?

저는 영어공부를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미친 소리 같지만 사실입니다.
제 고등학교 3년이 즐거웠던 이유는, 출처도 모를 이상한 이론 나부랭이, 주장 나부랭이가 영어로 적혀있고,
그래서 이 문제의 내용은 무엇이냐 빈칸으로 묻던 문제집들이 세상에서 가장 재밌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퍼즐게임을 계속 시키는 느낌이었는데요. 그래도 꽤나 재미있는 게임이라 계속 했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이 다 그렇죠 뭐.

하지만, 대학교 생활도 이제 끝물에 다가오고 있고, 군대를 포함한 이런저런 사유로 고등학교 시절은 지나간 시절로 보내버렸고,
이제 학원 강사나, 과외 선생님을 시켜주시면은, 영 똑바로 가르치질 못합니다. 이게 참 윗 문단에서 한 말하고 정 반대인데요.
저는 단 한번도 대한민국 고등학교 교육에서 영어를 좋아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냥 영어 자체가 좋았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에서 반1등이니, 문과1등이니... 뭐 전교 1등은 한번도 못해봤고요. 이과생들이 워낙 강세인 명문이라,
그럴때마다 문화상품권을 경우에 따라서, 오천원 만원 주던데, 그걸 게임에 질러서 다시 아 진짜 이건 뭔 영어 단어야?
라면서 머리를 긁고, 다시 밤새서 충혈된 눈으로 학교에 오고, 커피 음료 마시는데 적은 쌈짓돈 다 쓰고 뭐 그랬습니다.
아아. 스카이림, 뉴베가스와 함께하던 꿈 같은 시절이었지요. 그때의 제가 지금의 저보다 영어는 대강 3배정도 잘할 겁니다.

아무튼 간에, 수업시간에 영어를 좋아해본적은 그런데 또 없습니다. 제가 영어라는 언어를 제가 세상을 구경하는 수단으로,
상당히 마이너한 취향을 가진 사람으로서 애용하는 것에 짧은 학창 시절을 다 쏟아부웠지만 말이지요. 영어 선생님들조차도,
괜찮은 분도 꽤나 있었는데, 그 학년에서 가장 괴상했던 선생님이 (지금 생각해도 '괴-상' 그 자체인) 영어 선생님인 경우도 왕왕 있었고요.
지금도 문법은 치를 떱니다. 주격 보어, 목적어, 사동/사역, 2형식 뭐시기... 지금이야 대학교에서 영어영문과 다니면서,
어문쪽으로 직접 영어로 배워보니 뭔가 좀 보이는 느낌인데, 한글로 뭔 이상한 걸 가르치던 건 하나도 머리 속에 안 남아있습니다.
정확히는 제 머리가 기억하길 거부했어요. 그런데 이걸 제가 남에게 가르치라고요? 좋게 끝날리가 애초에 없었던 것이었지요.

1. 한동안 PGR에 글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바빴냐고요? 아니요. 절대 아니요. 오히려 집에서 (안) 모범적인 백수 생활을 했습니다. 이제 방학이니까요.
심지어 종강이 늦게 끝나는 대학교를 다니는 친구도 꽤나 주변에 많아서 한 2주는 원없이 놀았습니다.
그랬더니 아주 상태가 좋아지더군요. 잠시 동안은요. 
그리고 나서는 꽤나 지독한 상태에 빠졌습니다. 생활패턴도 박살나고, 
피부는 다시 안 좋아지고, 외모(는 저에게 털이지요)도 덥수룩하고...

제가 학기 중에, 지적인 자극이 넘칠 때는, 이곳 PGR에 글을 못 올려서 안달이었습니다.
하고싶은 이야기가 끝도 없었거든요. 그야말로 '투머치토커' 그 자체였습니다. 이거 재미있어요.
아 이거 말하다보니까, 이것도 재미있어요. 이런 이야기도 있고, 이런 해석도 있어요. 다 들어주세요. 끝까지 가볼께요.
뭐, 그런 느낌이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방학이 되니까. 잘 풀리는 것은 "쿠키런: 오븐 브레이크" 뿐이요.
올라가는 것은 "시공의 폭풍"의 숙련도 레벨이고, 남는 게 없었습니다. 

이럴 때는 제 문제가, '글이 안 써집니다'. 특급 위기 상황이지요! 구글 문서에 원고(?)가 쌓이는데.
이런저런 제목으로 바뀌더니 마침내 '지리멸렬 45번' 같은식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제가 봐도,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감이 안 와버립니다. 버려야지요. 심지어 그냥 안 써지면 그나마 잘된 것이고,
막 끔찍한 무언가가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사람 죽는 이야기, 못 사는 이야기, 저는 아직 중2병을 극복 못했는지,
가만히 글을 쳐다보다보면, "얘야, 우울증이 왔냐?" 같은 괴상망측한 글을 쓰기도 합니다.  다행히도, 저는 스스로
이런 증상이 올라올 때 쓰는 처방전을 하나 알고 있지요. 너무 오래 한 곳에 머물렀습니다. 이제 방구석을 나갈 시간입니다.

2. "공장 다녀라."

제 아버지께서 그러시더라고요. 옳으신 말씀이지요. 그러고보니 공장 알바는 해본적이 없었습니다.
아니요. 정확히는 '알바'라는 것을 저는 해본적이 없습니다. 20대가 거의 다 지나가고 있구만 그래요.

"공장 다녀라. 남들이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남의 돈을 받는게 얼마나 힘든지, 네 나이라면 알 때가 한참 지났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사람에게 어떤 말을 하면서, 그 말을 다른 사람이 들어주길 바라신다고요? 재미있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제 아버지는 그야말로 너스레의 달인입니다. 항상 듣는 사람이 아픈 이야기만 하시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그렇기 때문인지, 항상 듣는 사람이 웃음과 헛웃음이 나오게 만들어주십니다. 나름대로 고오급 배려이지요.

"요즘에 애완동물. 네 여동생 보면 알겠지만, 동물 준다고 간식도 사고, 영양제도 사고, 옷도 사서 입힌다.
집에서 사람 하나 키우는데 고작 알바비로 되겠니, 분재 하나를 키워도 나는 분재에게 쓸 돈을 벌어오라고 말해본 적이 없다.
그래도 애완동물하고 분재보다는 우리 아들이 급(?)이 하나가 급이 높으니, 사람이 되기 위해서 알바를 할 것을 아버지는 믿는단다."

와. 이게 도대체 어떠한 범주의 말씀이람! '알바( )'에 구직서류를 내놓고 (그래봤자 연락처, 이름, 나이...) 며칠 지나니 전화가 옵니다.
그리고 저는 생산라인에 서있었지요.

3. 산업혁명은 정말 대단해!

gueeeeeeeeek

[구에에에에에엑!]

사람이 세상에 죽기 전에 봐야하는 장관이 몇 개 있다고들 합니다. 저도 미국의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아직도 각막에 돌무더기의 장관이
노을빛 인두로 지져졌는지, 도저히 사라지지가 않고 간혹 뜬금없이 생각나고는 합니다. 
하지만 자연은 아무리 잘나봤자, 자연이지요. 바람이 불고, 태양이 움직이는 자연의 조화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감탄은 인간들이 저지른 압도적인 과학 기술력에서 나오는 것이지요.

저는 앞으로 기억에 남을 장관을 찾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생산라인의 기계를 본적이 있냐고 물어볼 것입니다.
도대체 그 많은 물건을 어떻게 만드는 것이지요? 눈 앞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철부지인 저는 아직도 머리로 납득이 안 갑니다.
그리고 이 많은 물건을 도대체 누가 사주는 것이지요? 왜 사야하는 것이지요? 누가 이 만큼이나 만드는 데 쓰일 큰 자본금을 줬지요?
저는 일개 생산직, 그것도 아르바이트생입니다. 도대체 제가 보지 못하는, 일개 인간의 두 눈으로 보지 못할 시공간에서,
공장은 무슨 조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일까요? 괴물도, 과학공상소설도 진부한 저에게, 공장은, 정말로 놀라운 장소입니다.

아시다시피, 이곳에서 하는 것은 '단순노동'입니다. 투다다다다다, 사람의 손이 움직이고, 물건이 움직입니다.
몇 초, 몇 십초, 몇 분이면 끝나는 일입니다. 아 죄송합니다. '끝나는' 일이라고 했나요? 오후 6시까지는 일해야지요.
그래야 8시간 최저시급을 받아가서 입에 풀칠이라도 하지 않겠습니까? 뭐요? 오늘은 잔업이 없다고요. 감사합니다!
아니, 무슨 그렇게 잔인한 소리를! 뭐야, 내 잔업수당 돌려줘요! 돈이면 다 되는 줄 알죠? 맞습니다. 돈 벌께요. 일하게 해주세요!
아니, 퇴근 카드 찍는거 너무 좋네요. 와 내가 이곳을 나가고 있어. 이제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해서, 따뜻한 샤워를 하겠지.
뭐야, 내 잔업수당 돌려줘요!

to-the-infinity-and-beyond

[네, 끝이 없습니다.]

4."하청의 하청의 하청". 참으로 경제의 조화는 오묘하구나!

저는 철부지이고, 온실 속의 화초입니다. 저는 삼성 핸드폰을 씁니다. 군대 다녀와서 새 것으로 샀습니다.
아주 최신 폰이에요. 그러니까. 삼성이 만든 핸드폰이니까, 삼성 핸드폰이라고 하는 것이겠군요?
세상물정을 제가 정말 몰랐다지만, 그렇게 돌아가는 것이 공장이 아니더군요. 몇주 동안 또 몇 군데로 강제 이직(?)을 당하는,
떠돌이 단기알바생인데, 만드는 회사 이름치고, 만드는 물건에 적힌 이름이랑 같은 회사가 없습니다.
다만 전부 화장품회사였고, 핸드폰 공장은 없었으니, 어쩌면 제가 좀 경솔한 예시를 든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웃소싱이라는 것은 생산성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닌가요? 아마도 이게 가장 생산적인 체제이고,
자본주의의 연륜이 만들어낸 가장 노련하게 효율적인 세상의 모습일련지는 모르겠습니다. 저야 일개 알바생,
아무도 저에게 생산라인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혹시 모르죠, 설명해주면 아주 납득갈 일일지도 모르지요.

아 그렇습니다. 아웃소싱! 저야 최저시급을 주시니, 아주 감사합니다만, 그러니 저를 '소개'시켜준 인력소는 그 이상의 돈을 벌고 있단
말이겠지요. 그 사람들이 손해보는 장사를 하시지는 않을테니 말이지요. 그 분들이야 말로 '직업'이고 '프로'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저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 아직도 이런 '중간 기름칠'이 무슨 의미를 가지는 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저 위'에서 사람을 부리지 않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아래는 제 아버지의 말씀입니다.

"빌어먹을 온실 속의 화초들! 하청에 재청에 삼청에, 돈을 쉽게 버는 것으로 아는 녀석들!
버스를 타다가 돈이 모이면 자가용을 사는 거라지만, 운전하는 법도 잊고 버스삯도 모르는 놈들이 있지.
그런 놈들이, 자신이 얼마나 무식한지, 무식해도 어떤 참사도 일어나지 않는지를 자랑하고 살텐데 말이야.
그것도, 딱 3대까지다. 3대 연속 맨정신인 사람을 나는 본적이 없다. 돈도 술처럼 취하는 법이야.
그쯤되면 그 옆의 사람이 배때기를 쑤시는 법이지. 나도 옆에서 구경하면서 진짜 돈이 가지고 싶어서 미쳤는데, 
아직 내 호주머니에 돈이 많아보지 못한 놈이 밑에서 부려지거든. 너가 그 자리에 있을거다."

5. 이것이 젊음이구나. 그리고 이것이 사람이구나.

제가 군대를 전역하고나서 한 가지 깨달은 게 있었습니다.
"아, 나는 죽어도 서비스직은 안 해야겠구나." 제가 사람하고 잘 지내나 못 지내나 강제 테스트를 시키던데요.
잘 못 지내던데요? 아이구 이 귀한 교훈을 저에게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서 저는 '타인'에 대한 기대치가 없습니다.
사실 중고등, 그리고 대학교에서도 막연하게 짐작하고 있던 내용인데, 아주 확실하게 정리를 해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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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구나? 알겠어!]

저는 그래서 항상 심드렁한 상태입니다. 선생님! 거기 선생님! 아즈텍 신화 좋아하세요? 아니시죠?
혹시 "쿠키런" 좋아하시나요! 아 일 하시는 중이라고요? 네네. 친구야 가끔 주말에 봐서 밥 먹으면서,
정말로 둘도 없는 대화, 진짜 마이너한 주제의 대화는 알아서 '친구끼리'하면 되는 거고요. 
세상에 친구는 많은데, 일터에서 만난 선생님은 아니신 것 같아요! 같은 생각을 많이 합니다.
흔히 말하는 '아싸'입니다. 흐흐흐... 이렇게 말하니까 갑자기 '흔해지고' 좋네요.

그런데 요즘 일을 (뭐 그래봤자 몇 주입니다만) 하다보니 제가 의외로 '정상인'이라 놀라고 있습니다.
이슬람교에 관심도 많아서, 이태원까지 가서 서점에서 이런저런 책도 사보고, 남들 보는 '예능' 안 보고,
남들 듣는 '케이팝' 안 듣고, 고대 로마사에 관심이 많고, 삼국지 이야기에 관심이 많으며, 게임은 
온갖 전략 게임과 운영 게임을 길게 못 잡고 떠도는 뭐 그런 '괴상망측'한 인류인데, 겉으로 지장은 없어서 의외로 감탄 중입니다?
이게 그, '걸어다니는 시한폭탄'인가 뭔가 하는 것인가요? 사고가 일어나면 제 하드디스크를 열람해서 경찰이 얼마나 제가,
사회적으로 지적으로 문제가 있었는지, 타인과 얼마나 어울리지 못할 성향을 가졌는지 보고서를 월급 받으며 쓰면 되나요?

물론 저는 '인체의 신비'를 하루하루 경험하고 있습니다. 아아... 이건 '사람의 몸'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한다.
이거 누구 몸인데 이렇게 못 가누어요? 네 몸인데요? 히익! 진짜요? 제 스스로의 몸인데 이따구로 밖에 못 움직여요?
그 제가 말버릇처럼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인류는 자기 자신이 살아 있는 몸을 가진 생물체라는 것에 감탄하고 있는 것 같다" 인데요.
PGR에서도 자주 썼던 이 말은 사실 군대에서 모 선임이 저의 '어메이징' 그 자체인 운동신경을 보고 평가한 말입니다.
틀린 말이냐고요? 아니요. 정말, 뼈저리게 맞는 말인데요! 밤만 되면 삭신이 아픕니다. 파스를 붙이고 싶은데요.
사실 파스로 해결이 될 것 같진 않습니다. 왜냐면, 이게 '힘들어서 아픈 것' 보다는, 
그냥 '신체가 혼란스러워 하는 중(?)' 같은 느낌이라서요. 말도 안되는 소리이지만, 내일이면 그래도 끌고 일터에 나갑니다.
아아. 이것이 젊음이라는 것이다. 회복력을 주지만, 쏜살같이 흘러가고 사라져서 남지 않을 무언가이지...

6. 휴식이란 무엇인가?

그렇습니다. 왜 PGR에 글을 올렸냐? 뻗어 있으면 너무 아쉽고 속상하잖아요! 뭔가 해야지요!
그렇습니다. PGR에 글을 써야지요! 저는 인생을 열심히 살고 싶은 사람입니다. 적어도 이런 '딴 짓'은 대학교 생활로 다져진
아주 무시할 수 없는 인재라구요! 쉰다는 것은 참 귀하지요. 말장난같지만, 휴식은 오직 귀할 때 귀합니다.
집에서 인터넷 방송을 마음껏 볼때는 시간이 귀한 줄 몰랐지요. 무더기로 남아있었던 걸요. 그럼 귀하면 말이 안되지요.
퇴근해서, 저녁을 먹고, 씻고, 숨좀 돌리고, 정신차리고, 컴퓨터에 앉으면 8시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글은 8시부터 쓰여졌습니다.
그러면 절로 탄식이 나오지요. 아니! 내가 기상이 7시인데! 벌써 잘 시간이 눈 앞이야! 으악! 몇 시간 밖에 안 남았어!
물론 그 몇 시간에 다양한 일을 하실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컴퓨터 앞에 앉습니다... 앉아 있고 싶어요. 흑흑.
어차피 일터가서 기계가 구에에에엑하면 항상 서있을 그런 불쌍한 알바생이어서요. 지금이라도 좀 앉읍시다.

그래서 지금 뭐하냐고요? 인터넷 방송봅니다. 알바를 시작하기 전이랑 소일거리가 바뀐건 아닙니다.
똑같이 '김나성', '제라르', '여까', '옥냥이'... 보던 사람 그대로 봅니다. 
('알바( )'은 왜 '알바( )'인데 왜 스트리머 이름은 그냥 쓰냐고요? 홍보니까요? 영업당하신 것이시니까요?)
그러다가 다리가 저리다 싶으면 거실과 방 사이를 돌아다니고(?), 방송 볼 꺼 없으면 폰 찾아서 "쿠키런" 키고...

취미가 없는 삶이 이렇게 탄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터넷 방송', '핸드폰 게임' 전부 취미가 될 수 있는 물건인데,
동시에 '타성적인 소일거리'가 될 수도 있는 그런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방송이란 무엇인가? 바람직한 방송이란 무엇인가?
어떤 방송을 보고 그것을 바람직하다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을 논할 수 있어야겠지요. 보고 느끼는 것만은 충분치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좋은 과외 선생님이 되지 못해도, 좋은 교수는 되고 싶은 문과의 학부생입니다. 

저는 그래서 주말에 친구를 보며 비싼 밥값을 (요즘 물가가 정말 많이 올랐더군요) 치르는 것을 좋아합니다.
인터넷에서 일어난 이야기, 게임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떠들고, 게임 안에서 말해도 재미있지만,
이걸 또 현실에서 술안주로 써먹는 맛이 쏠쏠합니다. 감칠맛이 올라와요. 'Latte는 말이야, 편의점 커피가 최고야!',
/ '이런 커피맛을 모르는 불쌍한 친구'. / '그래서 너는 커피맛은 알아서 펩시를 마시냐?' 같은 깊이 있는 논쟁은,
다른 모든 분야에 있어서 쉬지 않고 '이건 저렇고, 저건 저렇고'라고 말할 수 있는 친구와만 해야겠지요.

마치며. 돈과 삶의 보람: 그림을 주문한다는 것.

용돈벌이를 했으면... 써야겠지요? 돈을 쓰는 재미는 사실 버는 재미와 함께 하는 겁니다. 아마도요. 아마도 함께 하는 것일 겁니다.
뭐 얼마나 용돈벌이를 한다고, 막 시쳇말로 '탕진'을 할 수는 없지요. 먹을 거 아끼고, 다른 데 쓸거 아껴야만 '아 좀 써봐야지',
스스로에게 면죄부가 주어집니다. 그래서 조금씩 조금씩 모은 돈으로 '취미'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바로 '그림 주문'입니다. '커미션'이라고 하지요. 저도 꽤나 그림에 대한 기준이 확고한 사람이거든요. '미학' 좋아합니다.
비록 교양수업은 B 받았지만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진짜 그 수업 열심히 들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네요.

art-style

[그림체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자기 취향이라는 것을, 이런저런 그림으로 간접적으로 찾아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는 이런 점에서는 아주 맘에 드는데, 조금 더 이렇게 그렸다면 내가 더 좋아하지 않았을까?
여기, 그림자를 처리하거나, 배경과 인물 사이에 굵은 붓 선을 넣은걸 봐봐. 조용필 같은 느낌이 모자라서 좀 아쉽지 않아?"

그런데, 세상에 그림 잘 그리시는 분들, 그림 연습하시는 분들 많거든요. '선생님, 반갑습니다. 
제 취향의 정수를 만나보려고, 이런 그림을 그리시는 선생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투자하신 시간만큼 사례하겠습니다.'
그리고서는 멍청한 이야기를 막 하죠. 왜냐면, 전 고등학교 (초등학교는 오히려 아니고요!) 책상 이후로 뭐 '낙서'도 안 해봤습니다.
그리시는 입장에서 무슨 허무맹랑한 소리를 입술에 침도 안 바르고 하나, 참 그림작가분도 힘드셨을 겁니다. 흑흑...

그래도. 이제 한 두 세 그림 정도 인계 받았는데요. 정말 좋더라고요. 왜냐면 이건 제 그림이고,
제가 세상에 이런 그림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것의 완전한 모음집이니까요. 자세! 소재! 분위기! 채색! 와!
몇 만원이면 큰 낭비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림을 보면 볼 수록 제 스스로를 더 잘 알게 되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참 러브크래프트의 공포 단편 "픽맨의 모델"도 아니고, 나라는 놈은 남 앞에서 숨겨야할 그림이 취향인 위험한 사람이구나,
어떤 것은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는 것이 좋은 그런 그림이기도 하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 허허...

아무튼 살맛 납니다. 그림 감상은 원래 취미였거든요! 돈을 쓰는 것도 원래 취미였고요! 
이런 걸 보면, 자본주의 사회는 참 멋지네요. 마르크스는 노동자들이 착취의 '결과물'인 완제품을 보면,
참을 수 없는 정의로운 분노가 끓어오른다고 말했는데요. 글쎄요. 자본주의는 결국 마르크스를 졸업했군요.
천적도 사람 세월에, 백년 넘게 보았으면 슬슬 적응할 때가 되었지 않았겠습니까?
'마스크 팩'을 쓰라고 하십니다 어머니께서. 왜냐면 일터에 나갈 때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하시거든요.
네, '마스크 팩'을 만드는 장소라고 해도. 그건 예외가 아니겠지요. 이게 다 '경쟁력'이니까요.
도대체 침대 밑에서 나를 잡아먹으려는 괴물도 아니고, 누구랑 자꾸 경쟁을 하고 무찌르고 싸워서 이기는지는 모르겠지만요.

"필경사 바틀비"라는 허먼 멜빌의 단편소설이 있습니다. 멜빌은 사악한 사람을 자기 소설에 등장시키는 걸 즐긴 사람이었지요.
특히 삐뚤어진 사람이요. 나쁜 일을 줄지어 당했는데, 누가 제정신일리가 있냐? 라고 독자에게 묻는 듯한 그런 작가입니다.
하지만 "필경사 바틀비"는 조금 색다른 소설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정해진 것이 없다'라고 생각하기에,
모든 사회적 약속에 저항하는 사람이 등장하지요. 처음에는 직장에 나와서 일을 하지 않고, 
나중에는 사람과 말이 통하는 대화도 하지 않습니다. 상태가 점점 심각해져, 아무도 일터의 '바틀비'를 치우지 못하게 되지요.
결말이요? 굶어죽습니다. 밥을 먹는다는 것조차 거부했거든요. 거 그냥 세상 좀 살아줍시다. 아주 죽을 맛이 아니라면요.

그렇습니다. 아무리 음침한 구석, 아무리 화가 나는 구석이 있어도, 자신이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살아가면,
아마도 큰 실수는 하지 않고 마무리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해보고 싶습니다. 적어도 저는 좀 그래야 쓰겠습니다, 쓰이겠습니다.

이제 좀 쉬다가, 내일 또 아침 출근버스를 타보겠습니다.


* 노틸러스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9-11-05 11:29)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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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9/06/27 22:13
수정 아이콘
즐거운 글 잘 읽었습니다. 젊음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흐흐.
예전에 피지알 오면 이렇게 읽을때마다 즐거운 글이 너무 많아서 좋았었는데 추억이 밀려옵니다 ㅠㅠ

그리고 또 글 보면서 느낀게. 나이가 드니까 글에 느낌표 잘 못 넣겠어요 크크크크
19/06/27 22:45
수정 아이콘
젊은 글이라니! 정말로 부끄럽습니다!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철 없는 모습만 나열한 것 같아서 조금 두렵긴 하네요...
키비쳐
19/06/27 22:47
수정 아이콘
뭔가 의식의 흐름이 느껴지는 글이군요...
...아닌가?
19/06/27 22:58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의식의 흐름을 저는 아주 좋아합니다!
하심군
19/06/27 22:50
수정 아이콘
저희 아버지도 제가 22살 되서 놀 적에 저기 노가다 판이라도 가서 뛰어라 라고 했죠(정작 당신께선 노가다 안해보신 건 함정) 그 때 대략 한 달 정도 했는데 재밌는 구경 많이 했습니다. 녹슨 못 밟아서 파상풍 주사도 맞아보고...국제신문에도 찍혀보고... 근데 사실 거기서 인생의 교훈 같은 건 좀 엉뚱한 걸 배운 것 같더라고요.
19/06/27 22:56
수정 아이콘
제 아버지께서도 사실 기술자(테크니션) 출신이셔서, 저를 핍박하는(?) 기계와 투쟁하는 생산직 경험이 없다고 솔직히 말씀해주시더군요.
저도 아마 아주 오래는 아니고, 본업 (=좋아하는 공부)로 돌아가기 위해서 한 달 조금 넘겨서 마무리 지을 것 같은데요.

다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습니다! 다만 하심군님께서 말씀하신 인생의 교훈이 어떤 의미인지 지금 단계에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크크크....?
하심군
19/06/27 23:02
수정 아이콘
아 별 건 아니고 그 시에서 세워주는 인력소개소에서 국제신문에서 나와서 기사 쓸 때 어떤 영감님께서 꼬장을 부리셨어요. 기사 쓸거면 나한테 술마실 돈이나 달라고 하시는데 점점 도가 지나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그 때 당시 40대 되어보이는 어깨 넓어보이는 양반이 이 영감이 돌았나 하면서...그다음은 생략하겠습니다.

보통 이정도 되면 다른 사람같으면 '저 영감님 처럼은 비참하게 안살아야지' 같은 교훈을 얻었을텐데 저는 좀 이상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 어깨 아저씨 20년뒤에는 어떻게 되있을까?'
19/06/27 23:1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와.... 하심군님 정말 통찰력이 무서울 정도로 날카로우신 분이신데요. 지나가는 사건에서 의외의 것을 주을 수 있는 사람과,
지나가는 것에서 평범한 것만을 주을 수 있는 사람이 견문을 겨룬다면, 결말이야 아주 뻔한 것이겠지요.
저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경험을 하고 마무리 짓는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저도 원래 '노가다'를 시작하려고 했는데, 요즘 경기가 쉬운 경기가 아닌지 주변 인력소가 전부 업종변경하거나 임대를 내놨더군요.
그나마 어떤 '인력'에 갔더니, 아니 글쎄 화장품 가게를 가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어깨 아저씨의 20년 후는 확실히 흥미로운 난제로군요. 저도 반드시 '어떤 지점에서만 어느 순간에서만 보이는 것'을
항상 가지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모르는 것은 함부로 말하지 않고, 주워들어서 아는 것은 최대한 줄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가 맨날 군대 타령만 하는 20대가 된 것 같지만, 거기서부터 시작해야겠지요. 저도 뭐 아는 게 없어서요 흑흑..
하아위
19/06/27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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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입니다. 글 많이 써주세요~
19/06/27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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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위님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드디어 우울한 집돌이 모드가 끝났으니, 조만간 새로운 글로 찾아올 수 있을 것 같네요!
미친고양이
19/06/27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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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긴데 재밌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19/06/2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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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길다고 하시니 제가 박찬호 선수와 무슨 공통점이 있는지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겠군요.
저는 의식의 흐름을 너무 잘 타다보니, 단순히 '알바합니다'라는 한 줄의 글을 쓰고 싶었지만 결국 이런 지경에 이르고야 말았습니다!

좋은 글이라고 그래도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나브로
19/06/27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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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구에에에에엑! 그림 너무 커여워요 흐흐
19/06/2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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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그러지 않아도 며칠 전에 고등학교 친구랑 밥을 먹었는데요. 그 친구가 도자기 만드는 일을 전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때 그 친구가 이런 농담을 하더군요. "장인은 도구 탓을 안 한다고? 그거 완전 누가 한지 몰라도 헛소리라니까.
한국에서 제일가는 '장인'들은 가장 좋은 생산기계를 가진 사람이야. 기계 좋은 건 아무리 숙련된 사람이 붙어도 못 이겨!"

산업혁명은 위대합니다!

아 잠깐만, 이거 유니콘 그림 말씀이셨지요! 유니콘 정말 귀엽네요! 저도 '구에에엑'으로 구글에 검색해서 찾은 그림입니다!
하심군
19/06/27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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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말 절대적으로 동감입니다. 그러니까 사장님들 제발 작업자좀 쪼지 마세요. 니가 비싼기계를 사서 많이 생산하란 말이야!
19/06/27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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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제가 투머치토크를 하지 않고, 원고에서 날려버린 부분이, 제 "뻘건 물"이 드러나는 부분이었는데요.
이 글에서도 마르크스가 소환되었듯이, 제가 좀 '좌익'에 심취한 학생입니다.
(그래봤자. 딱 학부생 수준입니다. 옛날 아버지 세대 운동권도 아니고, 딱 요즘 시대 '진보'에 관심많은 대학생 포지션...
그 쪽이 전공도 아니고, 교양강의 몇 개 듣고 '엣헴, 옛날 철학자들이 이런 말 했다더라!' 수준입니다.)

그래서, '테일러리즘'이라는 말을 엄청 좋아하는데요. '테일러'라는 양반이 창시한, '동작연구'를 말합니다.
그런데요. 제가 일터 여기저기 다녀 봤는데, 드릴을 책상 위에 두고 옮기는 회사랑, 드릴을 그냥 책상 위에 특정 장소에 공중에 매달아논
회사가 있습니다. 사람이, 박스를 돌리면서 '테이핑 도구(?)' (도대체 이 친구는 한 번도 이름으로 안 불러봐서, 진짜 이름을 모르겠네요)
위 아래를 막는 회사가 있고, 생산라인에서 마지막에 (가끔 오동작을 해도), 위 아래로 기계로 돌돌이가 돌면서 붙여서,
저는 파레트 위에 테이핑이 자동으로 끝난 박스를 적재하기만 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동작연구'를 생각하면, 생산성이 극단적으로 차이가 날 것이 분명하지요.

물론 저는 '사장님'은 아니고 '일개 알바생'이니, 내일도 박스를 끌고 다니고 피면서, 이런 저런 군동작
(이때 팔 한번 피고, 이때 허리 한번 피고!)을 섞어서 체력을 안배할 것입니다. 잔업시키면 그때까지 '살아남아'야죠. 히히!
전직백수
19/06/27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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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형?
19/06/27 23:05
수정 아이콘
전직백수님께서 이런 리플을 달아주시니 또 닉네임이 보이는지라, 백수라는 키워드에 집중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어떤 하고 싶은 말을 적을 때, 독자분들께서 이런 의식의 흐름이 엄청난 글을 읽을 수 있게 만드는 비결은 다름이 아니라,
의식의 흐름마저도 예상 독자가 납득할 수 있고, 따라갈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짜야한다고 배웠습니다.
제가 비록 실직한 사람이나, 직장과 직장 사이에서 머물러 있는 사람은 아니고, 아직도 온실 바깥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미생이자,
그져 학부생에 불과합니다만, 그래도 이런 '방학 백수' 같은 소재를 가져와서 제 이야기와 버무리는 것을 통해서 그나마 이 글이 전직백수님께서
보시기에 그나마 재미있는 글이 되었기를 그나마 희망하는 바입니다.

그런데, 찬호형은 여기서 왜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아아. 박찬호형 팬이시군요!
전직백수
19/06/27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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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잘못했습니다...이러지마십시오
캐모마일
19/06/28 09:16
수정 아이콘
앜 크크크크 단 세글자에 달린 답변이 덜덜
무난무난
19/06/27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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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ce님 글 잘 읽고있습니다. 아버님의 말이 인상깊네요!
19/06/27 23:52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쓴 글에 좋은 말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아... 정말 저에게 가장 '좋은' 분도 아니고 가장 '편안한' 분조차 아니지만, 위대한 아버지이시지요.
덕분에 저는 도대체 제가 제 자식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너무나도 두렵고, 상상조차도 가지 않지만...
대단한 분이십니다. 그래도 뒤늦게 나마, 요즘에 갈수록 사이가 좋아진... 것은 아직 아리송하고, 많이 서로 유해져서 좋습니다.

저도 참 쉽지 않은 자식이었지요. 이제야 좀 유하게 말을 붙이는 법을 배웠다니, 정말 30점짜리 아들입니다. 그래도 요즘 살 맛이 좀 나려고 하니, Germany 젊은이의 치기인지는 몰라도 좀 땀 좀 흘려보려고요!
사악군
19/06/27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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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놀이같은 신명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19/06/27 23:54
수정 아이콘
미씽은 신명이 나지 않습니다. 흑흑... 그래도 저는 꽤나 흥이 많은 성격이라 (혼자 많아서 탈입니다. 사람이 음침해 보이는 방법이 이거 아니겠습니까? 혼자서 구석에 틀여박혀서, 하나도 재미없어 보이는 거 보면서 조용히 (그러나 들리게!) '큭큭...'거리는 것이지요) 생산 라인에서 나름대로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슈웅 박스가 날아다 탁하고 얹어지고, 잠시 눈동자 굴리면 기계들이 구에에엑 하면서 마스크 팩을 쏟아내고 있고. 뭐 그렇습니다!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9/06/28 00:28
수정 아이콘
좋은 아버님 두셨네요. 활기찬 느낌 좋습니다
19/06/28 20:24
수정 아이콘
20대가 끝나가니 그제야 서로의 언어를 깨닫고 말뜻을 알아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이런 변화가 가정의 변화로도 이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살맛 나서 좋습니다. 하하!
펠릭스30세(무직)
19/06/28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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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충고를 받아들여 펑합니다.

별 내용은 아닙니다. 충고 감사드립니다.
사악군
19/06/28 09:49
수정 아이콘
요즘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한순간에 인생망가질 수 있어요.
19/06/28 20:40
수정 아이콘
사실 제가 '교수'라는 자리를 얻고 싶은 것은 막연한 공명심이나 안정적인 직장에 대한 동경보다는,
'저의 언어로 세상을 해석해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라는 큰 그림을 원하는 것 때문이기도 합니다.
애석하게도 과외 선생으로는 그게 잘 안 풀리더군요. 펠릭스님께서 말씀하신 의미를 알겠습니다.

저도 영어를 컴퓨터 게임을 해석하려고 배웠다니까요? 하지만 스카이림을 학생과 함께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적어도 학부모님이 저에게 월급을 주신다면요 흑흑...
19/06/28 09:19
수정 아이콘
글이 재밌어요.크크
19/06/28 20:41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winfo님!
이런 재미있는 글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방학 초기의 우울한 글 원고들이 많은 힘을 보태줬답니다.
저 자체가 그리 긍정적인 사람은 아니다보니, 고난이 닥쳐야만(?) 밝은 글을 쓰는 나쁜 습관이 있더군요!
그래도 좋은게 좋은 것이지요.
캐모마일
19/06/28 09:20
수정 아이콘
피쟐의 박찬호로 임명합니다..(?)
그래도 아버지께서 좋게 말씀해주시려고 애쓰시네요. 표현에 있어서 그렇게 애쓰는 아버지가 생각보다 많지 않답니다
더운 여름 건강 잘 챙기면서 다니세요~
19/06/28 20:44
수정 아이콘
언어라는 것은 제가 어문을 전공하는 학생임에도 상당히 어려운 것이더군요.
아버지랑 저랑 서로 '말을 왜 저따구로 할까'라고 싸운지가 얼추 20년입니다. 흑흑...

그래도, 어느 순간부터 다시 잘 풀리기 시작하더군요. 건강 잘 챙기면서 다니겠습니다.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그리고 박찬호라고 하심은
태엽없는시계
19/06/28 09:29
수정 아이콘
좋아요 이런글! 그리고 유니콘 구에엑짤 너무 귀엽네요. 저장 좀 하겠습니다 크크크
19/06/28 20:44
수정 아이콘
구에에에에에엑... 저건 사람을 핍박하는 기계가 아니라 유니콘이다! 유니콘은 귀엽다! 멋지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글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유쾌한보살
19/06/28 10:09
수정 아이콘
의식의 흐름에 펜을 맡긴 채, 이리 재미있고도 긴 글을, 이리도 쉽게 술~술 ~ 써내려갈 수 있다니... 대단하십니다.
19/06/28 20:54
수정 아이콘
유쾌한보살님의 글만큼이나 깊은 글이긴 힘든 글입니다.
그래도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의식의 흐름 기법이 항상 저의 편이면 좋겠습니다.
세인트
19/06/28 10:32
수정 아이콘
요새 글 안보여서 기다렸어요.
알고보니 글쓰기 이벤트 때 글을 쓰셨더군요. 덕분에 그것까지 정줄놓고 읽었습니다.
Farce님께서는 스스로 필력의 모자람을 종종 말씀하시는데, 전 이런 글들이 너무 좋습니다.
항상 고마워요.
19/06/28 20:55
수정 아이콘
앗 세인트님 저를 '기다려'주셨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워낙 보편적이지 못한 글을 쓰는 사람이라,
그나마 삶이 '정상적'이 될 때까지 조금 대기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항상 좋은 덧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을 계속해서 갈고 닦겠습니다!
초식성육식동물
19/06/28 11:23
수정 아이콘
팬입니다. 이번글은 우다다다 스런 글이네요. 부러움을 가득 안고 댓글 남겨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19/06/28 20:59
수정 아이콘
너덜너덜해져서 퇴근하다보니 '부러움'이 무엇을 오타내신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초식성육식동물님 :(
다만 일터에서 우다다다 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오늘도 공정이 몇번 바뀐건지 모르겠네요...
아니 그 좋은 기계를 들여놨으면 하나만 쭈욱 뽕을 뽑아내시면(?) 될 것은 도대체 왜...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좋은 글로 찾아오겠습니다. 스스로 노력하겠습니다.
와사비
19/06/28 12:24
수정 아이콘
재밌어요!!!
19/06/28 20:59
수정 아이콘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제 유머감각이 은근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저 세상'의 것이라 걱정이 많은 20대 청년입니다.
그런데도 이 글이 재미있었다니, 스스로 놀랍군요!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9/06/28 19:00
수정 아이콘
글이 머릿속으로 후다다닥 들어왔습니다.
19/06/28 21:00
수정 아이콘
22님께선 어떻게 제 사적인 의식의 흐름을 후다다닥 이해하셨을까요
와 우리 친구해요!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군-
19/06/29 12:56
수정 아이콘
뭔가 굉장히 끔찍한 내용인데... 아니 이게 왜 재미있지??!!
19/06/30 00:25
수정 아이콘
안군님. 정말로 저를 잘 알고 계시는군요.
토요일에는 영화 "기생충"을 보았습니다. 2편에 해당하는 일상글을 기생충 리뷰겸 오늘 저녁 내내 적어보려고 한번 시도했습니다.
글에서 역겨운 냄새가 나고 정신이 멍해서 일단 자정이 넘었으므로 내일 다시 찾아오려고 합니다.

이 글에서 자제했던 모든 것이 역류하더군요. 읽힐 수 있는 글로 찾아올 때까지 노력하겠습니다.
Multivitamin
19/06/29 13:22
수정 아이콘
만연체의 매력이네요. 잘 봤어요~
19/06/30 00:25
수정 아이콘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말을 짧게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 많은 경우 그냥 입을 다물고 있게 되더군요....
그래도 인터넷이라 참 다행입니다.
19/07/01 20:06
수정 아이콘
글이 신나요. 인생은...
19/07/03 20:52
수정 아이콘
뭐 방학의 대학생인데 인생까지 나오는 것은 좀 잔인한 처사가 아니겠습니까~ 크크...
다만 이번에 확실히 여려가지 좋은 걸 배우고 있긴 합니다.
일단 이 글에는 좋은 말만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쓰고 있는 "기생충" 영화리뷰에 독한말은 좀 따로 남겨두려고요.
19/11/05 13:38
수정 아이콘
쿠키런 오븐 브레이크 저도 아주 좋아합니다. 쿠키런 한국 출시 때부터 했으니 어언 7년차 정도 된 썩은물이죠.
글이 흥미롭고 좋네요. 자주 써주세요! 감사합니다.
19/11/05 15:10
수정 아이콘
와! 쿠키 그 자체이신 분이시군요! 같이 열심히 해요! 저는 다이노사워 때부터 시작했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9/11/05 22:09
수정 아이콘
항상 흡인력있고 특색있는 글 감사드립니다.
중구난방인 척 하면서 결이 살아 있는 글이라 재밌게 읽고 있어요.
글을 읽으며 실제로 보면 얼마나 재미있는 분일지 궁금해집니다.
cafferain
19/11/16 05:51
수정 아이콘
아버님이 나신 분이시네요. 공장에서 배울게 많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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