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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11 18:53
음..그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수리검님이 잘못한 건 없는 거 같구요. 호의가 해가 되는 간접경험이 있는 상태에서 마주하게 된 상황이니..
인간이 인간을 믿을 수 없는 시대, 연대가 사라지고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가 무너진 상태라 수리검님의 태도가 최선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 여성분을 도와줬다가 또 데이실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구요.. 모든 사람의 성향이 다 다르듯이 쓰러진 분들이 다 이상한건 아니겠지만,그런 가능성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회피하는게 현재로서는 최선이겠지요. 저도 그런 상황을 마주하면 똑같이 신고정도까지는 했을 듯 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불편함이 남았을 것 같습니다.
23/02/11 19:12
그렇게 사회가 만들어지고 있으니 개개인의 판단에 따라서 행할수밖에 없죠.
어찌 보면 씁쓸한 상황이죠. 내 가족의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겠는데 남이니 그 남이 추후에 무슨 일을 할지 모르니..
23/02/11 19:28
저라면 빨리 손수건이나 천을 입에 물리는 정도의 일과 동시에
빨리 담요나 덮을거 찾아서 따뜻한 곳에 옮기는 작업 정도는 했을텐데 여자분이라는 걸 생각하면 또 단순히 접근하기는 쉽지 않을듯 합니다.
23/02/11 19:42
전에 비슷한 글에서 했던 이야기의 재탕입니다만, 구해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류의 사례가 존재한다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겠죠. 오늘날이라고 특별히 그런 파렴치한들이 유독 더 많은 것은 아닐 겁니다. 도와주면 감사하는 분들이 아직도 훨씬 더 많으리라 보구요. 그런데 말이죠. 성추행 같은 순간적인 사건에조차 진술의 일관성만으로 유죄추정 가능한 특수성이 적용되는 경우가 더러 있으니까요. 이걸 빼놓고 말할 수가 없는 거죠.
23/02/11 19:49
전에 보따리 내놓으라고 할때는 주위에서 그래도 내 편을 들어주고 나름 회피도 가능했는데.
지금은 살짝만 스쳐도... 성추행으로 인생 큰일나는거 한순간이라서
23/02/11 19:57
비슷한 경우를 반년전에 지나가다 봤는데.
응급처치 하려는분이 정신없이 쓰러진 여성분한테 아주 큰소리로 (주위 다 들리게) 지금 뭐하려고 합니다!~ 외치면서 ex) "기도 확보를 위해 머리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응급조치를 하시더군요. 계속 보지는 못해서 나중에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그 외침에 대한 기억이 오래 가더라구요.
23/02/11 20:02
그런 일을 겪으면 하루가 정말 싱숭생숭하고 씁쓸하죠. 뇌전증은 일반인이 옮기거나 하는게 쉽지 않아서 주변에 날카로운 물건 같은걸 치우고 담요나 옷으로 몸을 덮어주는 정도로만 해도 시간이 지나면 돌아온다고 들었습니다. 신고만 하셔도 잘하신거고 여유가 된다면 옷 등으로 덮어주시고 119가 올때까지 상태를 지켜보시는 정도가 일반인 선에서는 최선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23/02/11 21:12
일반인들이 이럴진대, 의사들은 훨씬 더 높은 심리적 압박감을 받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성추행 무고 걱정뿐이나, 의사들은 그것 더하기 -- 순간 순간의 판단과 처치에 추호의 오류도 없다는 -- 신적 완벽성을 요구당하니까요. 그러하지 못하였다면 "네가 응급의학 전문의도 아닌데 왜 나서서 날뛰었느냐? 너 소송." 들어옵니다.
23/02/11 21:15
뭐 오버하는거 아니냐 실제로 그렇게 보따리 내놓으라고 하는 경우는 드물다 라는 의견도 있을 수 있겠지마는
밤에 집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것도 실제로 한국 치안은 상위권임에도 많이들 무서워하니까 쌤쌤이란 걸로..? 넝~담입니다~ 여튼 저라도 사람이 많을땐 그냥 신고정도나 할거같아요. 남들도 안하는데 뭐.. 단둘이 있어서 내가 안하면 죽겠다 싶으면 고민해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경우에 처하지 않길 바랄뿐
23/02/11 22:39
마지막 문단 보니까 제 바로 뒤에서 크고 빨리 달리던 자전거가 브레이크로 빗길에 미끄러져 장년 아주머니 친 중대형사고 겪은 날 생각나네요. 주민분들과 아주머니 구급차 실려가실 때까지 보살피고 조금만 기다리시라 말씀해 드리고 같이 있고 그랬는데 진짜 그날 다른 일 집중 안 되고 계속 그 생각만 저절로 나고 심란, 싱숭생숭 그 자체였습니다.
저도 혼자 답답해서 당근마켓에 글 쓰려고 그때 당근마켓 가입했었네요. 당근마켓에 동네 온라인 커뮤니티 있는 거 전부터 알고 있었어서. 저 경우는 저 경우라서 적극 나서고 그랬지 그냥 쓰러지고 그런 경우는 심폐소생술 하면 안 되는 경우(뇌전증 등)도 있는 걸로 알고 있어서 저도 몇 초 보고 신고만 했을 겁니다. 차에 실려갈 때까지 있고 지켜보고..
23/02/12 01:21
구해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건 한번도 경험해 본적이 없습니다. 이전에 지하철 간질환자나 번화가에서 무단횡단 차에 치인 사람 케어해준적 있었는데 중국에서 물귀신마냥 구해준 사람 뒷다리잡고 늘어지는 경험은 생각조차 못하겠고 당사자나 도와준사람이나 그 상황에서 도와준사람에게 책임을 돌린다는건 아직 한국사회에선 일반적인 얘긴 아닌듯하네요. 윗댓글들은 한번 구제하는데 나서보신적이나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만...실제 그 상황에선 책임 뒤집어 씌우느니 성추행이니 생각할 범위가 아니죠..
23/02/13 12:09
실제로 구조하다 역으로 봉변당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요? 이런 통계가 있기는 한가 모르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별로 많을 것 같지 않습니다.
여자들은 밤거리 치안이 굉장히 좋은 한국에 살면서 왜 그렇게 병적인 공포심을 가지고 있느냐? 라는 얘기가 있는데 저는 여기서 유사성을 느낍니다. 실제로 유사할까요? 아니면 후자는 어리석은 공포심이고 전자는 엄연히 실존하는 위협일까요? 실제로 구조하다 봉변당한 사람의 확률은 얼마일까요? 물론 확률이 낮다고 무시할 일은 아닙니다. 멀리서 보면 통계지만 실제로 내가 당하면 100%죠. 근데 이 점도 둘 다 비슷하네요. 별로 없다고 하는데 내 주변에 아니면 몇 다리 건너 지인이 그랬다더라 하는 얘기는 들어봤다는 점도 비슷하고...이건 오히려 후자의 경험담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네요. 저 역시 사실 남에게 도움을 주는게 무서운 사람입니다. 그런데 무서워하는게 맞을까? 하는 의심이 듭니다. 그런데 또 무섭습니다. 어렵네요.
23/02/13 19:52
혹시 제가 구조되는 입장에 처하게 된다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서 감사 할 겁니다.
혹시 제가 구조를 해야하는 입장에 처하게 된다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려고 노력 하겠습니다. 혹시 제가 누군가가 구조 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면, 그리고 그 분이 그로인해 곤란한 일을 겪고 있다면, 할 수 있는 한 도와드릴겁니다. 아직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와 같을 거라고 믿습니다. 글쓴분은 과거의 경험에 의해서... 할 수 있는 한계가 상황을 지켜보면서 구조전화를 해주는 정도로 줄어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도 용기내기가 어려운데, 그런 경험이 있다면 그럴 수도 있겠죠. 그저 넘기지 않고 상황을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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