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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5 09:51
다른 건 다 해도 하루에 5500자를 쓰는 부분에서 별로 사람이 할 만한 짓은 아닌 거 같습니다.
5500자라는 게 많아보일 수 있어도 용량으로 치면 10kb도 안 되고 종이책으로 인쇄하면 열 페이지 넘기기도 힘들죠. 그걸 매일매일 쓰는 건 물론이고 그 안에서 나름의 기승전결을 만들라니 결국 나오는 건 다 뻔하디 뻔한 내용 뿐일 수밖에 없다 싶습니다 라노벨도 한권에 기승전결을 욱여넣어서 내용이 획일화 되는 경향이 있는데도 그것도 못해도 550kb는 넘기죠
22/04/25 09:57
그래서 '쓰면서 재밌어야 한다.'
이게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아요. 물론 아무리 재밌어도 100화 150화 넘어가면 그때부턴 고난의 행군이긴 합니다만.... 재미조차 없으면 처음부터 고통일 테니까요. 확실히 편결은 그런 문제가 있긴 합니다. 권당 시절엔 어찌 됐든 다른 내용 좀 넣어도 상관없는데 편결은 바로 하차 각이라.... 게다가 독자들 자체도 뻔한 내용을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고요. 뻔한데 조금 다른? 색다른 거 넣으려면 필력으로 차력쇼 해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크크.
22/04/25 10:10
뻔한 내용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지만, 거진 10여년 전 욕 먹던 양판소들의 마이너 카피 수준이 될 수밖에 없어서.
당시에도 대본소 소설 쓰는 사람들의 상황이 열악하긴 했지만 웹소는 그 시절보다 더 하죠. 그 때도 괜히 작가가 공들여서 설정 잡고 시나리오 탄탄하게, 묘사 충실히 해가며 전개해봐야 사람들 지루해서 다 나가떨어진다는 말만 돌았는데 웹소는 그 경향이 더 하면 더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지라, 20년 전에 귀여니가 이모티콘 띡띡 붙여가며 대충 쓰던 인소급 퀄리티 글을 양산하는 체제일 수밖에 없죠. 대여점 양판소가 몰락하더니 그게 간판이랑 매체만 바꿔서 다시 유행하긴 하는데 그마저도 어째 점점 악화되는듯한...
22/04/25 10:29
그래서 저는 이혼물 쓰는 젊은 작가들 존경합니다. 그 재미 없는 걸... 어떻게 그렇게 꾸역꾸역 쓰고 있지 싶어요. 아 요즘에는 원래 쓰려던 거에 그냥 이혼 향만 첨가해서 어그로용으로 써먹는다고 합니다만...
22/04/25 10:33
저도 아직 젊어서(?) 그런지 이혼 감성은 도저히 못 따라가겠습니다.
그게 끽해야 1화 정도, 향 한 스푼 첨가하는 수준이긴 한데, 그게 엄청난 거름망이라. 독자뿐만 아니라 작가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예요 크크. 그래서 차기작은 시리즈 독점으로 런할 각 날카롭게 잡고 있습니다.
22/04/25 09:56
잘 읽었습니다 문외한인 입장에서 5500자가 되게 미묘하네요 뭔가 별것도 아닌 분량처럼 보이면서도 막상 시작하면 쉽지 않을거같기도하고 크크
22/04/25 10:01
생각보다 쉽지 않긴 합니다 크크.
이게 날마다 써야 한다는 게 좀 부담이죠. 게다가 처음에는 신나서 쓰다가도, 화수가 쌓일수록 극한의 고통이 찾아옵니다 크크. 근데 꾸역꾸역 그렇게 한질 마무리하면 뽕맛이 좀 있어요. 창작의 기쁨 이게 빈말이 아니라는 걸 글 쓰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22/04/25 10:38
본문 글이 사실 한 시간 좀 넘게 걸렸....
플롯만 확실히 있어도 사실 두시간 컷 여유롭긴 하죠. 보통은 쓰긴 해야 하는데 아무고토 생각이 안 나- 상태가 되면 헬게이트 오픈인 거지요 크크.
22/04/25 10:19
아 사실 제 말은 후자 쪽에 더 무게가 치우쳐진 것이었습니다...
지금 유행하는 소재를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래도 내가 재미없는 글을 쓰면 너무 힘드니까...
22/04/25 10:24
맞아요 크크. 그래서 소재 잡고 처음 썼을 때 재미없으면 글 쓰는 걸 추천하기 힘들긴 합니다.
처음에조차 재미없으면 나중에는 지옥일 테니까요.
22/04/25 10:42
사이버펑크속 천재 드래곤이 되었다..
뭔가 애매모한 끌림이 있네요 크크 사이버펑크라는 게임을 안해봐서 모르겠지만 어떻게 엮어낼지 살짝 궁금한 느낌이 드는 제목이네요
22/04/25 16:36
사이버펑크는 뉴로맨서부터 시작하는 장르라서 게임을 안 해봐도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드래곤이 출현하는 사이버펑크 세계관은 네오바람님이 위에서 적어주셨던 섀도우런이 있지요.
22/04/25 11:10
잘 읽었습니다. 추천드립니다. 웹에 떠도는 단순 플랫폼 간 비교보다는 훨씬 유익한 정보였습니다.
읽고 나서 소설 연재처 관련하여 한가지 질문드리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SF소설을 쓰는 것이 취미입니다. 순수문학과는 거리가 있고, 굳이 따지자면 스페이스오페라에 많이 기운 작품들을 구상하고 틈틈이 쓰고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작품을 기존의 웹소설 플랫폼에 연재할 수 있을까요? 만약 웹소설 플랫폼이 곤란하다면 다른 연재할 만한 곳이 있을까요? 전업작가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소소하게 취미생활로 하는 것이어서 연재료나 많은 조회수나 이런 것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은 아닙니다.
22/04/25 11:17
기존 웹소 플랫폼에 연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스페이스 오페라가 어느 정도 수준이냐가 중요하긴 한데 웹소설 중에서도 분명 있긴 하거든요.
십만년만에 깨어난 함장님이나 함장에서 제독까지, 은하제국 망나니 대원수, 좌천당한 하급 장교가 살아남는 법 등. 편결에도 이미 성공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순수 취미'면 노피아 쪽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문피아는 아무래도 기준 자체가 워낙 빡센지라... 독자들도 고인물이라 댓글도 잘 안 달아요.
22/04/25 11:21
빠른 답변 감사합니다. 평소에 항상 알고싶었던 부분이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말씀해주신 케이스를 참고해서 잘 알아보겠습니다.
건필하시고 작가로서 더욱 성공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22/04/25 11:11
비문학 글은 5천자 1~2시간이면 금방 채우는데, 무에서 유를 그속도로 쓰는건 참 신기합니다. 무에서 유가 아니라 줄거리를 다 짜놓고 쓰는건가.. 싶다가도 중반이후 저세상으로 스토리 날아가는 작품들 보면 다 짜고 쓰는거 같지도 않은데요.
22/04/25 11:19
사실 대부분 작가들은 5-15화 비축분 쌓은 다음에....
나머지는 내일의 나에게 맡기긴 합니다(...) 이게 뜰지 안 뜰지는 작가도 확신할 수 없는지라 비축 너무 쌓아놓고 쫄딱 망해버리면 그 시간 자체가 날아가는 거니까요. 그래서 너무 많은 비축은 꺼리는 편이죠. 그래서 중반 이후 저세상 가는 스토리가 자주 나오는 거죠 크크. 물론 카카페/시리즈처럼 한 번에 120화 써서 런칭하는 곳은 좀 낫습니다.
22/04/25 11:13
추천드립니다. 전부터 막연하게 느끼던 것들이었는데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되어 볼 줄이야. 역시 중견업계인의 시각다우십니다.
1,2,3,4,5 전부 부적격에 해당되는 사람인데 스트레스가 엄청났거든요. 이유를 알겠네요. 특히 '두 번째'. 아~~~주 중요합니다. 내가 이걸 즐기면서 써야하는데 웹소설의 문법과 맞지 않다? 성좌가 뭔지 이세계 전생이 뭔지 독자에게 일일이 설명해야 직성이 풀린다? 나만의 독자적인 세계관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다? 그걸 만족하면서 쓰려면, 결국 조오오오오올라 잘써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까요. 전업작가에 대한 욕심은 곧 질적상승에 대한 욕심이죠. "내가 각잡고 쓰면 이 정도는 아니라고!"라는 오만함. 대부분의 작가...들은 이 오만함의 댓가를 치르게 되더군요.
22/04/25 11:32
맞아요 크크. 필력 차력쇼 하면 솔직히 뭔들인데... 보통은 그게 너무너무 힘들죠. 저도 처음 쓴 소설은 'SF장르'였습니다.
바로 뚝배기 깨지고 다음 작은 그냥 무난한 판타지로 유료화를 가긴 했습니다만. 확실히 현실과 타협하는 것도 웹소 작가에게는 필요한 덕목이긴 해요. 저도 실은 아직도 SF에 대한 미련이 좀 남긴 했습니다만 크크.
22/04/25 11:29
투베쯤 가면 시간 빌게이츠들이 새싹 밟으려고 (흔히 뱀심이라고 하는) 엄청 고로시 합니다. 이거 버티는것도 힘들어요. 그냥 악플 다는 사람도 있는데 일부러 아이디 바꿔가며 계획적으로 악플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알고보면 작가던데, 심지어 좀 잘나가는 사람도 그짓을 하던...
22/04/25 11:38
맞습니다. 개인적으로 웹소를 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재능'은 멘탈이라 생각하긴 해요.
이게 말로 '악플 달릴거다'라는 말만 들으면 별로 실감이 안 되는데, 실제로 '악플이 달렸을 때' 받는 충격은 생각 이상으로 엄청나거든요. 그게 수십 수백 개 단위가 되면 알림 켜는 게 무서워집니다 크크. 근데 악플에 대한 내성이 얼마나 되는지는 본인이 '악플을 받아봐야' 아는 거라.... 사실상 슈뢰딩거의 멘탈이나 다름없죠.
22/04/25 11:30
남성향이 25~50편 정도 무료에서 시작하는 거라 여성향(보통 5회 무료)에 비해 조회수 대비 돈이 좀 덜 되는 것 같더군요.
성향에만 맞으면 정말 좋은 직업인 것 같습니다.
22/04/25 11:45
여성향은 근데 화수가 기본적으로 짧고, 매니지가 떼가는 비율도 평균적으로 높은 데다가 독자들이 유료 결제를 그렇게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 아니라....
여성향이 5화 무료인 것도 기본 화수가 짧아서도 있습니다. 남성향은 '조기완결' 기준이 150화인데 반해(보통 200화), 여성향은 150화면 긴편이거든요. 100화도 안 되는 소설이 많으니. 그것 때문에 돈 자체는 남성향 쪽이 더 잘벌리긴 합니다.
22/04/25 11:52
카카페 기준으로는 남성향 여성향의 결제비율이 거의 반반인 것 같더군요. 문피아 생각하면 당연히 잘나가는 남성향이 여성향에 비해 잘 벌긴 하겠습니다만, 무료회분이 많아서 평균적으로 봤을 때 손해보는 느낌일 것이라서 말씀드린 겁니다.
ps. 작가님 작품 힌트 한 번 주시죠 ^^
22/04/25 19:05
이게 좀, 뭐라 해야 할까요. 원래 터진 작품은 골수까지 쪽쪽 빨아먹는 게 작가 생활 오래 유지하는 비법(?)이라 상대적으로 화수 복제가 쉬운 남성향이 돈이 더 됩니다. 카카페는 그게 더 심한지라... 그래서 무료 많이 풀어도 딱히 손해가 아닌 거죠.
그런 면에서 여성향은 돈 복제하는 데 한계가 좀 있죠. 게다가 여성향의 경우 기본적으로 작품 수가 많아서 심연까지 내려가면 진짜... 좀 끔찍합니다. 제 작품은 비밀입니다(...) 필명 공개하는 건 아직도 좀 무서워요@@ 혹시라도 웹툰화 같은 거 성공하게 되면 그때 공개하는 걸로 크크.
22/04/25 11:38
5년전에 문피아에 쓴 웹소설에 추천좀 해달라고 톡 보냈던 후배가 생각나네요. 그녀석 얼마전에 드라마화 두개나 계약했다던데...
22/04/25 13:12
월 천만 넘게 벌다가 다음 작은 ‘총 수익’ 100만도 못 벌 수 있는 게 이쪽 시장입니다.
그 사람이 바로 접니다. 자신감도, 자존감도, 통장도 바닥났네요. 카스테 공모전도 떨어져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껄껄
22/04/25 13:16
워낙 첫작 생각보다 히트 치고 쫑나는 경우가 많아서 보통 2작품 이상 연속으로 히트친 경우부터 매니지에서도 대우해주는 경우가 다르긴 하다고 하더군요. 대우라고 해봐야 정산율 높여주는 게 아니라 그냥 차기작 자기네랑 하자고 엄청 들이대는 정도지만....3작품 연속으로 히트 쳤으면 이제 그 사람은 진짜 대단한 사람....생각보다 3작품 연속으로 히트 치게 뽑는 사람은 별로 없더라고요
22/04/25 15:34
저도 몇년 전 취미로 쓰던 걸 완결내니 출판사 컨택이 와서 출간한 경험이 있습니다. 제대로 진입했다면 달랐을 수도 있겠지만 저 '재밌게''꾸준히' 쓰는게 생각보다 어렵더라구요. 월급 반의 반도 못한 수익으로 시작하면 동기부여도 잘 안되구요^^; 그래도 재미있는 경험이었기 때문에 한번 흥미가 있다면 써보는 걸 추천합니다.
22/04/25 16:18
한 15년 전 쯤에 판타지 쓰고 싶어서 끄적인 적 있습니다. 지금 보면 이불킥 마려우면서도 나는 왜 저 때보다 글을 더 못쓰게 되었지 싶더군요 크크
22/04/25 16:55
매일 5500자라는게 정말 보통 작업량이 아닙니다. 저도 한 번 마음먹고 도전해 본 적이 있는데, 정말 창작의 고통이란게 어떤 것인지 절실히 느끼고 그만뒀습니다. 실제 안해보면 잘 모르지만 말 그대로 육체와 정신을 깎아먹는 느낌입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정말 글 쓰는게 재미있어서" 쓰는게 아닌 이상 어쨌든 수입을 노리고자 한다면 어설프게 도전해 볼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부수입좀 얻어보겠다는 마음은 접고 그냥 취미삼아 써 보는 걸로 마음을 돌렸습니다.
22/04/25 23:20
전 처음과 결말만 정해놓고 쓰기 시작합니다.
설정이나 세부 에피소드 같은 경우는 대부분의 작가들이 세세하게 짜진 않아요. 이게 보통 쓰다 보면 백퍼 달라집니다. 그래서 큰 틀에서 몇 가지만 정해놓고 바로 시작하는 편이죠. 인간이라는 게 신기한 것이, 5화 분량의 에피소드를 써야겠다고 생각하면 그 에피소드의 '하이라이트'부터 생각납니다. 마치 소설 처음 시작할 때 도입부와 결말부가 먼저 생각나는 것처럼요. '이 에피에서 이걸 써야겠다'라는 게 떠오르면, 이제 나머지 여백을 메우는 작업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저 같은 경우 플롯은 대부분 즉흥적입니다. 더 나은 방향이 있다 싶으면 바로 바꿔버리는 편이죠. 단, 생각은 하루 종일 하긴 합니다. 어떻게 쓸지. 물론 이건 개인차가 엄청 큽니다. 제가 그렇다는 얘기고, 미리 계획적으로 세세하게 짜는 걸 선호하는 분들도 있어요. 자신한테 맞는 방향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세세하게 설정한다고 글이 안 망가지고 즉흥적으로 쓴다고 글이 망가지고 이런 건 의외로 또 아니라.... 개인적으로 소설을 처음 써보고자 하는 분들께는 즉흥적으로 쓰는 걸 추천해 드리긴 합니다. 이게 세부적으로 짜다 보면 거기에 매몰되어 버릴 수가 있거든요. 결국 소설을 써 보는 게 중요한 거지, 플롯이나 설정 짜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요. 쓰다 보면 자신한테 맞는 방향이 어느 쪽인지는 대충 감이 잡힙니다. 결정은 그때 내려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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