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배너 1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03/09 16:20:36
Name 백면서생
Link #1 https://youtu.be/Ejd2rsXoQSI
Subject [일반] 폴란드 바르샤바의 특별한 기념의식
다들 아시다시피 폴란드의 바르샤바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독일군 점령 하에 있었습니다.

전쟁이 막바지에 달하자, 동부 전선에서 소련이 승전을 하며, 서진을 해오자, 이에 발맞추어 폴란드 지하정부는 바르샤바에서 봉기를 일으킵니다. (1944.08.01)
바르샤바가 소련에 의해 "해방"이 되었을 때의 소련의 영향력이 커질 것을 대비해 미리 독자성을 갖춘 해방 정부를 내세우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결과는 처참한 패배에 바르샤바 시가지의 어마어마한 파괴였는데요. 이 때문에 지금까지도 바르샤바는 유럽 도시임에도 역사적으로 별로 볼게 없다는 오명을 떠안고 있습니다.



매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는 이 봉기가 일어난 날인, 8월 1일을 기념해 특별한 기념의식을 갖습니다.

오후 5시가 되면, 바르샤바 전역에 1분간 사이렌이 울리고, 길을 지나던 시민들, 카페에서 쉬던 시민들, 지나가던 자동차 모두가 자발적으로 제자리에 서서 사이렌이 울리는 방향을 향합니다. 자동차들은 경적을 울리고요.



저는 재작년과 작년을 교환학생으로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1년정도 수학을 하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6개월 정도 더 머물며 보냈습니다.

바르샤바 봉기 기념일이던 어느 날 (2020년 8월 1일), 시내 근처 카페에서 친구와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카페에서 틀어주던 듣기 좋던 재즈풍 음악이 끊기더니, 종업원들 모두가 카페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창 밖을 보니 이미 그런식으로 주변 건물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이 꽤 있었고, 나가지는 않았지만 주변에 앉아있던 폴란드인들도 점차 한둘 한둘 일어나더니, 그 때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1분동안 얼떨결에 저도 서서 사이렌 방향을 향했는데, 참 느낌이 강렬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부터 독립의 애환이나 민족의식에 대해 끊임없이 듣고 자라는 나라의 한 사람으로서, 자국에 역사에 벌어졌던 아픔을 기념하고 기억하기 위해서 거의 모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념의식이 있다는 것에 감동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제가 국뽕러거나 민족주의자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래의 영상은 어느 년도의 해당 기념의식을 도시 곳곳에서 촬영한 영상인데, 정말 저런 느낌입니다. 1분 안되는 동영상이니 꼭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There is a city


폴란드 살면서 겪었던 특별한 문화경험 중에 하나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엘제나로
22/03/09 16:37
수정 아이콘
그런데 바르샤바는 유럽 도시중엔 역사적으로 별볼일없는 축 맞지않나요
바르샤바 자체가 유럽역사에선 신도시느낌이라 폴란드의 상징적인 도시는 크라쿠프였고...
크루세이더 킹즈같은게임 할때 이번엔 폴란드해봐야지~ 피아스트왕조 와!하면서 들어가면 바르샤바는 없고 결국 크라쿠프 키우게되던데
숨고르기
22/03/09 17:20
수정 아이콘
우리도 80년대까지는 오후 5시 얼음땡이라고 매일 비슷한걸 했습니다...
22/03/09 17:57
수정 아이콘
(수정됨) https://namu.wiki/w/%EA%B5%AD%EA%B8%B0%ED%95%98%EA%B0%95%EC%8B%9D

제4공화국과 제5공화국 시절에는 민간에서도 국기하강식을 했다.
정확히는 1971년 3월부터 1989년 1월까지 (매일매일)
오후 6시(동절기에는 5시)가 되면
사이렌이 울리고 행인들도 멈춰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해야 했다.
심지어 운전 중일때도 정차하고 차 내에서 차렷 자세를 취해야 했다.

우리나라 얘깁니다.
지금도 매년 6월 6일 현충일에는
사이렌 울리고, 위 영상과 같은 행동을 취하기를
권고(?) 하는 걸로 기억합니다.

추가로
박근혜 정부 시절,
당시 행정자치부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국기하강식 부활을 추진하다
교육부와 국토부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전적이 있다.
고도 하네요. 허허허허
https://news.v.daum.net/v/20150223140904169

개인적으로는
군에서 병장+왕고 달고 살던 어느 날
국기 하강식 피하겠답시고
수송부에 뛰어들어갔다가
간부한테 딱 걸렸죠ㅠㅠ
민망하게시리 후임들 다 보는 막사 앞에서
엎드려뻗쳤던 기억이 소소하게 나네요.
지하생활자
22/03/09 17:58
수정 아이콘
강제? 자율? 어느쪽인가요
12년째도피중
22/03/09 18:35
수정 아이콘
오오 20년 전에는 저걸 독재정치의 잔재로 받아들였는데
지금은 또 다르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있는건가요? 흥미롭군요.
Jedi Woon
22/03/09 18:46
수정 아이콘
영화 피아니스트를 통해 그 당시의 처참함을 느꼈습니다.
22/03/09 19:30
수정 아이콘
훈련소 있을 때,
일과 시간 끝날 즈음에 교육 훈련이 끝나고 복귀 중이었는데,
마침 국기 하강식을 하더라고요.

석양 지는 하늘과 내려가는 국기를 보며
소대원들과 함께 받들어 총 하는데

뭔가 당시에도 그 장면에서 살짝 국뽕이랄까 그런 것이 느껴졌는데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기억 입니다.
초록물고기
22/03/09 22:17
수정 아이콘
바르샤바 봉기 당시 소련군은 일부러 진격하지 않고 독일군에게 폴란드 봉기세력을 짓밟도록 시간을 벌어 주었죠.
하야로비
22/03/10 10:40
수정 아이콘
파도파도 괴담뿐
강철의 대원쑤 인민의 개백정 당신은 도덕책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5275 [일반] [대드 추천] 그대를 닮은 사람 - 청견행복 (스포 최소화) 마음속의빛6242 22/03/18 6242 0
95273 [일반] 밀알못이 파악한 ' 전차 무용론 ' 의 무용함 . [61] 아스라이14054 22/03/17 14054 22
95272 [일반] PGR21 서버 점검 안내 [38] 진성3883 22/03/16 3883 16
95271 [일반] 방역패스 가처분과 음모론의 승리 [79] kurt16039 22/03/17 16039 3
95270 [일반] 그 봉투 속에 든 만원은 쓰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18] 숨결12464 22/03/17 12464 128
95268 [일반] 현재 유행 상황에 대한 설명 및 사과 [189] 여왕의심복22622 22/03/17 22622 195
95267 [일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미국 하원 연설 전문번역 [125] 아롱이다롱이20259 22/03/17 20259 25
95266 [일반] 코로나 신속항원검사.. 너무 화가 납니다. [214] 無我27801 22/03/16 27801 39
95265 [일반] 30만명이 죽는다. 1만명이 죽었다. 거기에 하나가 더해졌다. [27] 노익장15100 22/03/16 15100 58
95264 [일반] 완벽한 남녀관계는 존재할 수 있는가 [16] 나쁜부동산9499 22/03/16 9499 13
95262 [일반] 헤비 메탈을 듣자: 3. 포크 메탈 [19] 찌단8433 22/03/16 8433 7
95260 [일반] 철권 하는 남규리를 보자 예전 기억이 떠올랐다. [37] 초모완10943 22/03/16 10943 34
95259 [일반] 풍수지리학 썰 [50] 烏鳳11910 22/03/16 11910 8
95258 [일반] 서울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무순위 반값 아파트가 오늘 진행됩니다 [110] Leeka18172 22/03/16 18172 5
95257 [일반] 토스뱅크 입출금통장이 이자를 미리 받을 수 있도록 바뀌었네요. [15] 광개토태왕10918 22/03/16 10918 2
95256 [일반] 러시아는 왜? [19] 후추통15212 22/03/16 15212 6
95254 [일반] 2022 다이어트 3개월 차... 요즘 먹고 싶은 음식 TOP 5 [51] 닭강정10535 22/03/15 10535 5
95253 [일반] 대만 침공을 어렵게 만드는 ' 소소한 ' 이유 (feat.본게임2) [65] 아스라이15473 22/03/15 15473 2
95252 [일반] 아이패드 프로 12.9 인치 1달 사용 후기... [76] aDayInTheLife12314 22/03/15 12314 4
95251 [일반] 최준영 박사가 생각하는 러시아의 졸전 이유 [107] 아롱이다롱이19474 22/03/15 19474 10
95250 [일반] 중국의 제로코로나는 지속될 수 있을까 [59] 맥스훼인15439 22/03/15 15439 7
95248 [일반] 책 후기 - <비밀정보기관의 역사: 파라오부터 NSA까지> [2] aDayInTheLife7354 22/03/15 7354 6
95247 [일반] 우리네 아버지를 닮은 복서... [12] 우주전쟁7624 22/03/15 7624 2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