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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2/03 22:14:14
Name 커티삭
Subject [일반] 생에 첫 고시원 후기 겸 푸념
연말부터 약 10주정도 단기로 일하게 되어 서울 변두리 고시원 방을 잡았습니다.

사실 기존에 고시원에 살아본 적이 없기도 했고

출근시간도 좀 이른 아침이라 정말 딱 잠만 잘 용도로 별 생각없이 처음 들어간 고시원의 방을 계약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되지 않아 고시원에 사는걸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걸 깨닫게 됐죠..

미친듯한 추위로 일주일 정도 이불에다가 외투까지 껴입고 잤구요.. 전기요를 사와서 버텼고

고시원 주인이라는 사람은 문을 잠궈둬도 문을 벌컥벌컥 열고. 모르긴 해도 저 없을 때에도 열어본 것 같습니다. 분명히 문을 잠그는데 문이 열려있을 때가 있었거든요

또 옆방에서 욕이란 욕을 다 하고 소리지르길래 통화하나보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혼잣말이더라구요... 이때 정말 무서웠습니다.

내 인생 망쳐놓으니 좋냐는 둥... 망친값으로 50억을 달라는 둥.. 갑자기 문재인이 xxx라는 둥.. 누가 모르는 새 방에 들어와서 뭘 뒤졌다는 둥..

벽에 뭘 던지는지 모르겠지만 그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그냥 10주만 버티자 라는 생각으로 집에 최대한 늦게 들어와서 이어폰 끼고 잠만 잤지요.

그 와중에 다른 분들은 샤워실에서도, 화장실에서도, 고시원 복도 심지어 고시원 방에서도 담배를 피는지 새벽 즈음이면 건물 전체에서 담배냄새가 나기도 했습니다.

다 참고 살고 있었는데 문제는 오늘 일어났습니다.

퇴근하고 할 것 좀 하고 방에 들어왔는데 제 물건이 하나도 없고 방이 치워져 있더라구요?? 몰래카메란줄 알았습니다.

급하게 고시원 주인에게 전화를 해보니까 퇴거일을 착각해서 저한테 말 한마디 없이 방을 치웠더라구요.

주인이 말하는 곳에 나가보니 제 짐들은 쓰레기 봉투에 담겨져서 버려져있구요.. 하

짐이 있기는 한 것 같은데 그 와중에 닌텐도 스위치 카트리지 케이스는 또 젖어있고..

그 와중에 어차피 짐 정리 했으니 방을 옮기자 싶어서 다른 호수로 달라고 하니까 이유를 묻더라구요

제가 "옆방..." 이라고 말하자마자 알겠다고 옮겨주네요.

네 이미 그 옆방 사람이 문제라는걸 알고도 저한테 처음에 그 방에 들어가라고 한 거죠..

뜨내기라고 이런 취급을 받네요 하

이런 날에 나가서 술이라도 한잔 하거나 게임이라도 좀 하다 와야 풀릴 것 같은데 거리두기 때문에 여의치가 않네요

어떻게 고시원 산지 딱 7주만에 이 모든 일을 겪었는지

다음부터는 절대 고시원을 이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싶은데 생각나는게 그나마 뭐 퇴거할 때 콜라라도 바닥에 부어야 하나 싶은 생각입니다.

화는 나는데 할 수 있는게 딱히 없어 이렇게 pgr에 하소연하네요

여러분들은 단기숙소라도 꼭 꼼꼼히 알아보고 따져보고 고르시기 바랍니다

남은 3주가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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