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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10/03 09:05:31
Name KazYa
Subject [일반] 오징어 '게임'이 단순한 이유? (수정됨)
아래글은 감독의 의도와도 무관하며, 그냥 제 멋대로 해석해 본 오징어 게임입니다.

1. 제목 : 『오징어 게임』

『오징어 게임』은 파이널 라운드의 게임 이름을 그대로 차용한 것입니다.
제목 선정부터 감독은 이 드라마를 게임에 집중한 서바이벌로 그리지 않을 것임을 나타냈다고 봅니다.
생존 서바이벌이 돋보이려면, 게임을 풀어가는 전략들 혹은 심리전들을 보는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오징어 게임은 애초에 그럴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파이널 라운드를 제목에 미리 표기를 해두었고,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룰과 다를 바도 없었습니다.
감독은 이 드라마에서 '게임'의 세팅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 키워드 : 오징어가 뜻하는 바?

흔히 외모가 부족한 사람을 오징어로 비유하고는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대부분 다 오징어죠)
그런 의미에서 오징어 게임은, 사회적으로 밑바닥을 경험하고 있는 허접한 오징어들이,
오징어 처럼 허접한 게임을 한다는 이중적 의미를 담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단 하나 밖에는 없는 본인의 목숨을 걸고서 말이죠.

3. 참가자 : 오징어들의 향연

표면적인 참가자들의 사연을 보면 대부분 일종의 도박 중독 (기훈, 상우), 건달과 양아치, 화류계 등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인생을 '운'에 걸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 알리와 새벽 정도가 좀 다르다고 볼 수 있는데, 알리의 경우는 사장이 도박을 하는 것으로 추측이 되더군요.

동네의 엘리트로 소문이 자자했던 상우마저, 선물에 손을 대면서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게되죠.

4. 게임 : 그래서 너희들이 가장 좋아하는 걸 준비했어

오징어 게임의 특징은 특별한 두뇌 게임이나 전략이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첫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운에 몰빵된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줄다리기 정도가 체력과 일종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볼 수는 있지만,
그 체력과 전략을 사용하기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을 잘만나야 한다는 것이겠죠.
결국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건  뽑기 운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입니다.

뽑기로 인생을 망친 참가자들이 남아있는 유일한 자원인 목숨을 걸고, 결국 마지막 뽑기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애초에 잘 뽑을 수 있는 운이 있었다면 오징어 게임에 참가할 필요도 없었겠죠.

그런 의미에서 주최측이 이야기한 강조한 '공평한'사회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적절해보입니다.
남여노소 누구나 이 게임의 마지막 승리자가 될 수 있습니다.  뽑기만 잘한다면 말이죠.

5. 인물 : 사람은 변하지 않아

오징어 게임의 참가자들 중에는 특별히 입체적인 인물이 없습니다.
상우는 엘리트이기는 하지만 성품이 선한지의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서울대를 수석 입학했다는 그는, 어쩌면 생존을 위해서 1등을 위해서
뭐든 다 할 수 있는 본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알리에게 1만원을 건내 준 것은 측은지심이 있었다기 보다는 일종의 엘리트적 가오 잡기에 불과해 보이기도 하고요.
어머니 뒷주머니나 터는 것이 일상인 기훈은 착한 사람일까요?  그는 멍청한 사람에 가깝습니다.
시종일관 멍청함을 그대로 유지했죠.  상우와 대립하는 것은 그가 착해서라기 보다는
처음에 달고나 미션을 알면서도 가르쳐 주지 않은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에서 부터 증폭되었던 것이죠.

오징어나 씹으면서 시간 보내기 딱 좋았던 오징어 게임, 사실 감독은 아무런 의도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돈 빵빵하게 지원해주니 때깔 좋게 영상 찍어봤는데 '운'좋게 대박이 나버린 것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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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탄산황
21/10/03 09:16
수정 아이콘
비선별집단에서 룰이 복잡한 게임을 한다면 게임 시작하고 룰 이해못해서 3분의 2는 바로 탈락할겁니다. 남은사람도 계속 룰을 물어보고 룰을 숙지하고 게임에 실제 참가할 사람은 10프로도 안되겠죠. 회사에서든 사회에서든 공지하나 나오면 이해 못하거나 자기상황에 맞춰서 꼬아서 생각하고 문의와 항의가 수도 없이 들어와요
21/10/03 09:48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부분은 공감합니다.
한편으론 저는 단순해서 통했다는 대부분의 의견들에 반대하는편인데
시청자입장에서는 게임을 하는게 스토리인데 지나치게 복잡한 룰은 단점이 될 수 있지만
룰을 잘 받아들이고 흥미를 끌기 시작하면 굉장한 강점이 되죠.
반면, 지나치게 단순한 룰은 아무런 흥미를 끌지 못합니다.
보통 단순한 스토리를 가진 영화나 드라마, 만화들은 다른 요소들을 강점으로 인기를 얻죠.

오징어게임이 흥행한 이유는 아래의 다른 댓글들에서 말하는
게임자체의 스토리가 아닌 캐릭터들의 힘겨운 삶, 절박한 집단들에게 일어나는 심리, 한국인의 생각
같은게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비록 스토리와 캐릭터들은 단순했지만 그들의 삶, 배경은 감정적으로 와닿더군요.

저희는 한국인이기에 이미 한국영화가 한국적 요소나 인간상을 어떻게 담아내는지 익숙한데 비해
외국인들에게는 꽤 신선할 수 있죠.
탈탄산황
21/10/03 09:59
수정 아이콘
본젹적으로 강의하는것이 아닌 배경 요소로서의 게임을 영상매체를 통해서 게임의 룰을 잘 이해시킨다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만화책에서도 새로운 게임이 나오면 전면 페이지 활용해서 게임의 룰을 적어주죠.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계속 지식을 주입하는데, 이런게 드라마에 등장하면 몰입에 방해가 되죠. 보통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삶을 궁금해 하는 것이지, 신선하고 자극적인 어떤 것을 요구하는 사람의 수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21/10/03 10:01
수정 아이콘
저도 오징어 '게임'이 아닌 오징어들의 게임이라는 관점으로 보았습니다.
21/10/03 10:20
수정 아이콘
그런점도 공감됩니다.
오징어게임을 보면서 머니게임이 가장 먼저 떠올랐는데
캐릭터들의 절박함, 배경은 다르지만 너무나 유사하더군요.

머니 게임은 하나의 게임을 쭉 끌고 가지만 그 하나의 게임이
아주 적나라하게 캐릭터들을 돋보이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오징어 게임도 게임이 캐릭터를 강조하기 위한 수단이였지만
제목이 오징어 게임인 점과 여러가지 게임을 한다는 점들이
게임을 기대하고 보게 만들게 되는거 같습니다.

그리고 첫번째 게임에서 기대가 꺾이고 두번째 게임부터는 게임에 대해서는 기대하지 않게되죠.
최종적으로는 결국 캐릭터의 스토리가 재밌고 적당한 반전도 재밌지만, 캐릭터를 뽐내기위한 게임이
너무 재미없고 길다고 느껴졌습니다.

분명 해외에서 먹히는 강점이 작용한다고 생각하고
반면, 한국인에게 주는 재미는 해외에서의 흥행과는 굉장한 거리감이 있다고 봅니다.
볼만하지만 이게 해외에서 1등을 한다고? 라는 생각이 처음에 들다가 잘 생각해보면 해외에선 먹힐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민들레
21/10/03 09:22
수정 아이콘
정말 단순한 스토리에 꼬임이 하나도 없는데 해석이 엄청 나오는걸 보면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급니다...
천혜향
21/10/03 09:27
수정 아이콘
역설적으로 한국사회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음을 게임내내 수차례 언급하죠.
단순 게임에 중점을 둔게 아니라 외국에서 볼때 신기할법한 트레디셔널한 재미에 한국사회의 인간 군상을 담아냈기때문에 아마 많은사람들이 재미있어 하지 않았나 싶네요.
네오크로우
21/10/03 09:38
수정 아이콘
5번은 코멘터리 보면 말씀하신 것과 비슷하게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감독님이 하시죠.
21/10/03 10:14
수정 아이콘
아 코멘터리가 있었군요.
심심할때 챙겨보겠습니다.
스킨로션
21/10/03 09:46
수정 아이콘
운?
대학살 스페셜게임, 오징어게임 때문에 전혀 성립이 안되는 글 같네요.
21/10/03 10:12
수정 아이콘
네~ 제멋대로 한 해석에 불과합니다
따라큐
21/10/03 10:53
수정 아이콘
(수정됨) 흥하면서 리뷰가 많이 쏟아지는데 갠적으론 뜻풀이 할만한 드라마는 아니라는 평에 공감합니다. 그냥 재밌는 오락이라 생각하는데 제가 너무 편하게 생각하는지도..
태연­
21/10/03 10:56
수정 아이콘
상우 하니까 어딘가에서 본 '확률이 50 : 50 인 홀짝도 못하는놈이 선물을 하니까 60억을 꼴았지' 라는 댓글이 기억나는군요 크크
21/10/03 11:40
수정 아이콘
크크 잘못하는 게임을 선제안하기까지..
21/10/03 11:22
수정 아이콘
오징어게임의 최대 장점은 재미입니다.
혹평 악평하는 사람들도 9편을 정주행하게 만들었죠 크크
영화처럼 단편도 아니고 얼마든지 중간에 그만 볼 수 있는데 말이죠.
직업이 평론가라서 억지로 본거라면 모르겠습니다만...
바람의바람
21/10/03 11:37
수정 아이콘
전 서울대 출신 상우의 노활약이 매우 아쉽습니다.
뭐 중간중간 작은 단서들을 조합해서 달고나 게임에서 예측에 성공하고
줄다리기 게임에서 기지를 발휘하긴 했지만 글쎄요

기훈이 신파를 이끌어가는 멍청한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하면
적어도 상우는 게임에 머리를 쓰면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려주는게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한가지만 예를 들어보면 구슬치기 게임할때 정말 머리좋고 사기 잘치는 사람들은
지세상이 될만한 게임이었습니다. 일단 두사람이 합의하에 어떤방식으로던 상대방의 구슬을 빼앗으면 되니까요
거기서 가장 많이나온 홀짝만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단순 홀짝을 운으로만 치부하지 말고
상대방 표정을 통해 정답일때와 가짜일떄를 구분하는 에피를 만들어도 되고 역으로
표정을 연기하다가 중요한 순간에 그 연기로 상대를 골탕먹여도 되겠죠 또한 상대가
홀짝을 말했을때 바로 펴지 않고 정말 홀or짝일까? 라면서 심리전을 걸 수도 있겠죠
무엇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0는 짝으로 게임했던 옛날 룰을 따라서 구슬이 단 하나밖에
안남은 사람에게 홀짝 쥐도록 차례가 오게 설계한 뒤 상대방에게 어차피 자신은 마지막이라며
넌 정답 알고 있으니 남은구슬 다 걸라는 식으로 유도한 후 하나 남은구슬 주머니에 넣고
손에 아무것도 없게 만든후에 대역전 할 수도 있겠구요 진짜 손기술 나와도 좋은 판이었죠

여튼 아쉬운점도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각 캐릭터들의 개성도 너무 부족했죠 456명이나 되는
참가자들인데 너무... 너무... 밋밋했습니다. 초반에 많이 탈락했지만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새로운 캐릭터들이 부각되고 또다른 양상이 나왔음 좋았는데 사실 주연과 조연... 그리고 엑스트라가
너무나도 확실했던 판이라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캐릭터가 강했던 새벽과 한미녀가
드라마가 끝나고도 뇌리에 오래 남아있었던거죠
21/10/03 23:11
수정 아이콘
그 정도로 사람 심리를 잘 파악할 수 있는 인간이 선물 투자에 실패해 60억 빚을 지는게 말이 되냐는 논란이 일었을지도…
21/10/04 19:11
수정 아이콘
저는 오히려 상우가 장동민 같은 진짜 머리좋은 캐릭터가 아니라 서울대 경영학과에 맞는 주입식 엘리트형 지능캐임을 잘 살렸다고 봤습니다.
그렇기에 살벌한 금융시장에서 실패를 맛 봤던 것이고, 감각적인 노름에 가까운 구슬치기 에피에서도 초심자인 알리에게 계속 졌던 거고요.
카푸스틴
21/10/03 12:43
수정 아이콘
저는 외모가 못생긴 사람을 오징어라고 한다해서 사회 밑바닥층도 오징어라 표현되어졌다는 논리전개 과정이 이해가 가질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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