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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8/29 17:35:28
Name 한국화약주식회사
Subject [일반] 간단한 투병기 - 복수빼러 왔다가 진행중인 상황
결국 배는 무언가 빵빵해져 계속 찌르고 그 고통을 참지 못하다가 국립암센터 응급실로 입원하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환장의 콜라보가 펼쳐지게 됩니다.

1. 우선 검사를 한다고 피 뽑고 하는건 이해가 갑니다.

2. 아프지만 검사결과 2시간 뒤에 나오니 하나님 아버지를 외치며 응급실 침대에서 버팁니다.

3. 2시간 후.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과는 다음 검사를 해도 된다는 결과입니다. (...)

4. 네. 또 피를 뽑고 검사를 기다립니다. 이번에는 3시간을 기다립니다.

5. 그 사이에 이뇨제를 넣습나다. 진통제요? 혹시 모른다고 안줍니다. 하나님 부처님 알라님 뿐만 아니라 힌두교 3억 신이 다 나옵니다.

6. 네. 3시간에 걸친 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혈액 응고가 되는데 혹시 모르니 수혈을 받으라는 결과입니다.

7. 흰색 혈청을 수혈받기 시작합니다. 1시간을 또 소모합니다.

8. 이 와중에 소변량이 얼만지 닥달을 합니다.

9. 몸 조차도 이건 너무 불쌍하다 싶은지 쓰린게 사라집니다. 분명 복수는 건들지도 않았습니다.

10. 수혈이 끝났습니다. 이제 또 다시 피를 뽑고 검사를 합니다. (...)

11. 검사 결과가 나와서 이제 1리터 정도 빼기로 합니다. 응급실 입실 10시간만에 이뤄낸 쾌거입니다.

12.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간호사들 교대시간이라 인수인계 회의를 하셔여하니 기다리랍니다. (...)

13. 경기는 삼성쪽으로 기울고... 아니 이 와중에  피 검사 하나 더 한다고 또 피만 뽑아갑니다.

14. 네. 인수인계 회의가 끝났습니다. 이제 초음파로 배를 잡고 큰 바늘을 찌른 후 주사기로 복수를 뽑아냅니다.

15. 장장 11시간 30분. 이렇게 끝나면 그나마 해피엔딩이겠죠?

16. 주사기 큰거 1개 분량으로 뽑은 후 안나옵니다. 다른 부분을 찔러봅니다. 마취없이 큰 바늘로 배를 찌르는데 마이무따 아이가를 외쳐야하나 고민합니다.

17. 실패를 거듭하더니 기다리라며 어딘가 가십니다.

18. 15분후 나타나셔서 음 오늘은 주말이라 담당 의사님이 안계시니 월요일날 하고 일단 이뇨제로 소변으로 내보내는 방법을 쓰.....

19. 그래서 퇴원을 해야하나, 네 또 피 뽑고 검사해봐야한다고 합니다. 오늘 검사한다고 뽑은 피의 양만 보면 적십자에서 초코파이 하나 얻어먹어도 될거 같습니다.

20. 장장 12시간 30분. 저도 죽어가고 예상못한 보호자도 죽어갑니다. 분명 초기암 환자를 말기암으로 만들어 케이스를 늘리려는 의도를 가진게 아닌가 의심해봅니다.

21. 결과는 병원에 있으면서 계속 상황을 봐야하는데 의사 파업이라 병실이 없으니 응급실에서 주말을 보내야합니다. (...) 식사는 알아서 사먹으랍니다. (...)

22. 문젠 응급실 침대라는게... 말이 침대지 그냥 바닥이랑 다를거 없이 딱딱하고 또 작습니다. 애초에 응급실에 오래 있을거라는건 생각조차 못하겠죠. 하지만 파업으로 병실이 없으니 그 불편함속에서 허리병까지 얻어갑니다. (...)

23. 이불이라도 1-2개 밑에 깔면 좀 나아질거 같은데 이불은 1인 1개라며 절대 안주기에, 결국 보호자가 집에가서 밑에 깔만한걸 가져오기로 합니다. 물론 직원분들은 이불 2-3개씩 들고 당직실로 가지만 혜택을 누리려면 취직해야죠.

24. 속 아픔 + 허리 아픔의 고통을 이겨내고 36시간만에 잠드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어림도 없죠. 40분만에 바이탈 체크한다고 깨웁니다. 인수인계 과정에서 누락되었나 봅니다.

25. 혹시 여기서 탈주할 수 있는 방법 아시는 분. 알려주시면 사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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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튠네프기어자매
20/08/29 17:47
수정 아이콘
이 시국에 입원중이 아닌게 천만다행이네요... 부디... 잘 버티시길...이라는 말밖에 할말이 없네요;;;
러블세가족
20/08/29 17:49
수정 아이콘
ㅜㅜ... 고생 많으십니다. 힘든 과정을 넘고 쾌차하실겁니다. 힘내십시오.
시나브로
20/08/29 17:54
수정 아이콘
순간 '경기(景氣)는 삼성쪽으로 기울고...'인 줄.. 한화 경기 보다가 스트레스 받으면 어쩌시려고, 뒤로해야 하지 않을까요.

직접 겪으시면 안 겪고 있는 사람들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들고 불편하고 그러실 텐데 일단 마음 편하게 가지시고 최선을 다하셔서 완쾌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룰루vide
20/08/29 18:06
수정 아이콘
충격과 공포네요....
큿죽여라
20/08/29 18:10
수정 아이콘
아이고 참;;; 빨리, 그리고 무탈하게 해결되시길 빕니다.
20/08/29 18:17
수정 아이콘
응급신 진료는 정말 기약없이 길죠.. 고생많으십니다.
저도 아버지 복수로 국립암센터 응급실 진료를 본적이 있어서 남 일 같지가 않네요
Janzisuka
20/08/29 18:38
수정 아이콘
아이고 ㅜㅜ 무탈하시기를...
쿠크다스
20/08/29 18:53
수정 아이콘
마취없이 큰 바늘로 배를..
구아악 구아아악
20/08/29 18:57
수정 아이콘
코로나에 의사파업까지 겹쳐서..

아프면 따따따불로 힘든 시국입니다 ㅠㅠ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부디!!
20/08/29 19:15
수정 아이콘
급성 간부전이 아닐까 걱정되는데...
별탈없이 회복하시길. ㅠ
안철수
20/08/29 19:51
수정 아이콘
무탈하시길 빕니다.
ItTakesTwo
20/08/29 20:06
수정 아이콘
무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나쵸치즈
20/08/29 21:02
수정 아이콘
글로만 읽어도 고통이 전달되네요
힘내시고, 무사히 퇴원하시기를!
꽃갈피
20/08/29 21:09
수정 아이콘
고생이 많으십니다. 쾌차하시길 빕니다.
20/08/29 21:12
수정 아이콘
ㅠㅠ 진통제를 왜 안 주는거죠
아 너무했네요 파라에 12시간이라니 환자분 소리지르고 떼써도 린정합니다.....
(찾아보니 국립암센터는 응급실에 응과 전문의가 없네요;;; 헐)
세인트루이스
20/08/29 21:37
수정 아이콘
정말 고통스러운 상황이실텐데 유머감각을 잃지 않으신게 대단하십니다. “ 마취없이 큰 바늘로 배를 찌르는데 마이무따 아이가를 외쳐야하나 고민합니다” 순간 피식 크크. 화이팅입니다!!
턱걸이최대몇개
20/08/29 22:02
수정 아이콘
안타깝습니다. 중증 간경화라 혈액응고장애가 있어서 수혈 받으신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럴 경우 맘대로 찌르기 어렵습니다. 혈액 응고가 안되어 지속적인 출혈 가능성이 있으니깐요.
일반적인 경우보다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했을 것이고, 안전을 위해서는 소변으로 뺴는게 합당하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복수천자가 잘 안나오는 경우 중엔 나쁜 예후가 있는 경우도 있어서 조심스럽다고 봅니다.
수차례 혈액 검사를 한 것도 어떤것들을 했을지 짐작이 가는데, 안전을 위해서 시행했다고 보여집니다.

이런 설명들이 미진하여 불만을 가지실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환자분들의 서비스적인 불만족에 대해 저희도 비난받고 싶지 않습니다. 왜 1인 1이불이겠습니까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협상을 잘 해내고 싶습니다.

병원에서 입원/퇴원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지만, 진통제 아무거나 드시지 마시고
주말 무탈히 지내시고 월요일부터 치료 잘 받으시길 간곡히 기원합니다.
마리아 호아키나
20/08/29 23:08
수정 아이콘
너무 고통스러우실거 같아서 마음이 아프네요..
꼭 이겨내시고 힘들때마다 여기서 고통을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셧업말포이
20/08/29 23:21
수정 아이콘
안타깝지만 복수 때문에 배가 아플 거라는 건 본인 자체진단인 거고
입원후 정밀검사를 해봐야 상태를 알 수 있겠군요.
고분자
20/08/29 23:38
수정 아이콘
술이 위험하긴 한가보네요 건강해지시기 기도드립니다.
마스쿼레이드
20/08/30 00:27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SkyClouD
20/08/30 02:05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진짜 아픈게 제일 서럽습니다.

사실 저도 응급실 신세를 자주 지는 편인데, 응급실에 들어갔을 때 대부분의 경우 현재 진행상황에 대한 브리핑이 매우 부족하죠. 분명히 뭔가 검사를 하고 처치를 기다리는데 자꾸 지연되고, 왜 늦어지는지, 왜 대기해야 하는지, 어떤 처치를 하는건지, 왜 지난번에 했던 처치를 하면 안되는지, 그리고 왜 진통제는 안주는건지!!!

제 경우엔 신장결석이 있어서 자주 근처 병원에 요로결석으로 신세를 지는데, 갈 때 마다 하는 검사 똑같은데도 진통제는 지독하게 보수적으로 접근합니다. 지난번에 왔던 이력과 부어있는 신장 보면 좀 센 진통제를 빨리빨리 주면 안되는건지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어요. 1년에 4~5번은 가고 있는데도 이러니까 진짜... 개인적으로는 그 병원 원장님과 어쩌다보니 주기적으로 회식하는 사이인데 탄원이라도 해야겠습니다. 후.
20/08/30 05:52
수정 아이콘
배 부풀 정도면 보통 잘 나오는데 고생하셨네요 ㅠ
20/08/30 06:54
수정 아이콘
국립암센터 응급실은 기본적으로 응급환자를 보는 곳이 아닙니다.. 기존 환자들의 급성 부작용이 생겼을 때 담당 스탭에게 빨리 컨택하기 위한 곳이라, 진짜 드문 케이스 아니면 전원도 안 받고 119 구급대도 기본적으로 오지 않는 곳입니다. 응급의학과도 없고 응급실을 전적으로 담당하는 전공의도 전문의도 없구요 응급구조사도 없었던 것 같은데... 자의퇴원을 원하신다면 간호사 통해 담당 스탭에게 컨택해서 퇴원지시 받아달라고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화약주식회사
20/08/30 07:50
수정 아이콘
네 이미 일전에 여기서 검진을 받고, 상황이 상황인지라 집에서 대기하다 문제 발생시 응급 방문하기로 했거든요. 그냥 아프다고 찾아간게 아니고 이미 어떻게 하겠다라고 전공의 선생님이 확정 지어났는데... 그게 전달이 안된 상태라 월요일까진 이 상태여야 합니다.

평소였으면 한참전에 입원인데 그게 안되다보니 꼬인거죠...

퇴원지시도 바이탈 체크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안된다고...
20/08/30 08:15
수정 아이콘
아이고 파업에 주말에 여러가지가 겹쳐 엄청나게 꼬인 상황이군요.. 하루 더 대기(없는 병도 생길것같은 응급급실에서..)/입원/퇴원 중 어떤 결정을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진전과 차도가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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