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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1/24 00:31:19
Name 지하생활자
Subject [일반] 외상센터는 시스템입니다
아주대 정도의 외상센터에서 근무하는 의사입니다.

 

우리 병원의 외상 외과의 태동기부터 보았기에 제가 경험한 사실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외상외과는 시스템이다. 

 다른 대학병원들도 외상 환자 다 치료할 수 있습니다. 뇌출혈이 있으면 NS, 팔다리 open fracture면 OS, multiple rib fracture면 CS, 복부 출혈이 있으면 외과가 치료하면 됩니다. 다른 병원에서 이런 수술들 못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안하려고 합니다. 책임지기 싫거나 책임질만큼 자신있지 못해서. 

 응급실에 환자가 오면 손상 부위 및 정도에 따라 책임과가 정해지고 해당과로 입원하게 됩니다. 그러나 여러군데 문제가 있는 다발성 외상환자는 여러 문제가 섞여있기 때문에 모든과에서 입원시키고 싶어하지 않아합니다. 

'타과로 입원후에 해당 문제에 대해 협진주세요' 

가 가장 많이 남겨지는 응급실 기록입니다.

 외상외과가 필요한 이유는 사실 여기에 있습니다. 여러군데 문제가 있는 사람을 '다 내가 책임질게, 입원시켜' 라고 말할 수 있는 과가 외상외과입니다. 외상외과에서 입원시키는 교수님들은 모두 외과 출신으로 vital 도 어느정도 볼 줄 알고 머리, 다리, 척추, 가슴 등에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기본적인 처치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연히 해당과만큼 잘 알거나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입원을 하게 되면, 해당과에 연락하고 push 하여 치료를 받게 해줍니다. 이 과정을 manage 해주는 과가 외상외과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실제로 문제를 해결해주는 타과 입장에서는 '재주는 곰이넘고 돈은 되놈이 번다'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2. T-star activation 되면 어떻게 진행되나요?

 응급실에서는 손상 기전에 따라서 환자를 분류합니다. 2m 이상의 fall down, rolling down 등등 지금 이 환자의 문제가 심각해 보이지 않아도, 아직 발견하지 못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되는 환자는 T-star activation 됩니다. 

 그러면 환자는 응급실 문에서부터 아에 다른 경로로 이동합니다. T-bay 로 이동하고, 1차 처치실에서 모든 옷을 다 벗기고 이상이 있는지 눈으로 확인한 다음 주요한 4군데를 초음파로 보게 됩니다. 심장, 신장, 방광, 간을 보아서 출혈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그 후에 전신 CT 검사를 합니다. 말그대로 머리부터 복부까지 vital 한 organ 이 있는 곳은 routine으로 다 긁게 됩니다. 

 이제 환자에 대한 기본 평가가 끝났고, 중증도에 따라 처치를 받게 됩니다. 복부에 출혈이 있으면 15분(정확하지 않습니다) 내로 무조건 수술방에 올라갈 수 있게 protocol이 정립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복부 거즈 packing만 합니다. (단 장기가 손상되어 있거나 vessel injury있는 경우에는 해당 부위에 대한 절제술이나 봉합술을 시행합니다) 그리고 pelvis 내에 출혈도 있다면 angiography 를 시행하고 해당 부위 embolism 을 시행합니다. 사실 이런 처치, 외상센터에서만 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일반 대학 병원도 다 할 수 있고 능력있는 의사들이 있습니다. 다만 protocol이 정립 안되어 있어 시행되지 못할 뿐이죠.

 

3. T-bay 의 중요성

 T-star activation 되면 T bay 로 환자가 이동하게 된다고 이야기 드렸습니다. 이곳에는 급한 처치에 필요한 물품들이 모두 준비되어 있습니다. C-line, CTD( 흉관삽입), splint, quick clot(지혈제), aterial clamp, torniquet, 등등 그리고 가장 중요한 O+ 형의 피. vital 이 쳐지는 상황에서 급한 처치는 바로 다 할 수 있고, 수혈도 바로 꽂아넣을 수 있습니다. (이게 가장중요합니다, 병원에서 일반적으로 수혈을 하려고 하면 엄청나게 시간이 오래걸립니다. 피검사부터, 혈액은행에서 피도 가져와야 합니다)

 그리고 외상 전용 CT실 X ray 실이 바로 옆에 있어 non stop 으로 환자에 대한 평가가 delay 없이 이루어집니다

 

4. 수술방과의 연계

 외상 환자는 vital 이 흔들린다면 수술실 문을 박차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인 수술의 경우, 환자의 전신 질환에 대해서 모든 평가를 마치고, 해당 과들에게서 operability( 수술가능한지 여부)를 확인 받은 후 수술방에 올라오라고 마취과에서 요구합니다. 왜냐, 나중에 문제 생기면 operability 를 안챙긴 마취과 잘못이 되거든요. 이 과정이 매우 오래걸리고, 요구하는 검사도 많습니다. 정말 급한 수술은 이를 무시하고 열어주기도 하지만, 그정도로 응급하지 않은 경우는 거의 다 요구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이 길게응 2-3일이 걸리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은 risk averse 한 대형 병원들에서 더 심합니다. 팔다리 부러진 할머니들이 수술 전 검사 및 준비 도중에 돌아가시는 경우들 많이 겪으셨을겁니다. 

 그런데 외상외과 입원 환자들은, 외상외과에서 해당 문제에 대해서 수술 가능하고 이후 관리를 책임 지겠다는 경과기록만 남겨주면, 전신 마취를 걸 수 있습니다. 이게 마취과와 consensus가 이루어진 부분입니다. 그래도 마취과에서 싫어하긴 하지만, 어쨋든 수술방을 열어줍니다. 여기서 수술 준비하는 시간이 많이 단축됩니다.

 또한 당직 때에도 여분의 방과 인원은 남겨두어 T-star 환자가 언제든지 들어와도 받을 수 있게 준비 합니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병원은 외상외과 레지던트가 없습니다. 주치의는 외상외과 교수님들이지만 담당의는 인턴들입니다. 아무래도 레지던트가 환자를 보는 것과 많은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외상외과 교수님들은 복부 출혈-급한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 대해서만 전문가이기 때문에, 급한 복부 문제가 해결 된 후, 다른 문제들의 care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들 사이에서는 우슷갯소리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수상 후 3일까지는 외상외과에 입원해있는게 좋은데 급한거 끝나면 다른 과로 전과가는게 나아'

 

6. 사족

 우리 병원은 언제나 응급실은 미어터지고 환자들은 늦게 봐준다고 complain 하고 근무하는 사람들은 너무 힘듭니다. 왜냐고요? 119에서 다 우리 병원으로 오기 때문입니다. 왜? 혹시나 작은 병원으로 이송했는데 그 병원에서 감당이 안되는 환자여서 사망하거나 문제가 생겼다면 환자의 가족들이 119에 대해 소송을 건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거의 모든 문제가 해결가능한 큰 병원으로 데려오려고 합니다. 사실 검사를 해보기 전 까지는 어느 정도의 손상을 받았는지 알 수 없기에 119 입장에서는 가장 risk averse 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많은 경증의 환자로 인해 중환의 치료가 밀리거나, 민원등이 들어오게 되면, 회의가 들 때가 많이 있습니다.

 

 저희는 타 branch에서도 근무를 많이 하게 되는데, 6개월 중에 약 3-4명 정도는, '저 사람은 우리 병원 왔으면 살았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드는 환자들이 옵니다. 바꾸어 말하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라는 이야기입니다. 타원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릴 수 있어요. 그리고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이런 사람들을 살릴 수 있는건 '시스템' 입니다. 얼마나 protocol 이 잘 되어 있어 빨리 평가할 수 있고, 알맞은 처치를 할 수 있는가, 이건 시스템이에요.

 

 우리병원도 헬기 환자를 엄청나게 받습니다. 자체 헬기는 없지만 헬기 환자는 엄청나게 와요. 아주대에서 닥터 헬기를 운영한다고 하는데, 효과가 어느정도인지 궁금합니다. 사실 의사만 타고 있으면 문제가 해결되는게 아니고 X ray 나 CT, ventilator등이 있어야 진단을 내리고 처치를 하는데 닥터헬기에는 어떤 장비가 있고, 어떤 처치를 할 수 있나요? 비용대비 효과가 있나요? 이런 궁금증이 왜 드냐면, 실제로 헬기 환자 중에서 그렇게 급한 사람들은 많이 없기 때문입니다. (급하다는 말은 vital 이 흔들린다는 이야기입니다) 헬기는 주로 산에서 다친 사람들이나 군부대에서 다친 환자들이 많이 타고 옵니다. 환자가 숨 넘어간다고 119에서 헬기 보내주는게 아닙니다. 차로 접근이 안되는 환자가 타고 와요.

 

 타 병원에 계신 의사분들에게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제발 자체 해결 가능한 국소적인 문제로 전원 보내지 마세요. 권역외상센터는 외상외과로 전원 문의가 오면 무조건 수용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드리기 싫은 환자들 - 진상이거나, 외국인 노동자거나, cost가 poor할 것 같거나, 치료를 해도 후유증이 많이 남을 것 같거나,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경우-을 외상외과로 전원문의 해서 보내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vital 이 흔들리는 경우가 아닌데도 불구하구요. 손가락 절단환자를 왜 외상외과로 전원시킵니까? 그 병원의 해당과에서 스케줄상 안된다면 전원 문의를 우리병원의 해당과로 해서 수술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전원을 해야죠. 전원을 arrange하는 과정이 귀찮고 시간도 오래걸리긴 하지만, 난 모르겠다 하면서 외상외과에 전화 한통 걸고 환자를 전원시키는건 좀 아닌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경한 환자들도 너무 많이 치료하고 있어 중환에 쏟을 에너지가 부족합니다.

 

7. 

 결국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습니다. 중환을 전담해서 볼 수 있는 공간 T-bay가 있는가, 외상환자 전용 CT/ Xray 실이 있는가, 외상환자만 입원할 수 있는 병동/중환자실/수술방이 항상 준비되어 있는가. risk taking하면서 입원 시킬 수 있는 '외상외과'가 있는가, on call인 정형외과/신경외과/흉부외과 전문의가 항상 있는가. 이런것들이 외상센터를 만드는 겁니다. 숙련된 의사(기술 좋은)도 시스템 안에 포함되지만 제 경험으로는 그렇게 비중이 크지 않아요. 술기는 해당 분야 전문의 들이면 거의 대부분 할 수 있는 정도의 난이도입니다. (외상외과 의사분들을 무시하는 발언은 아닙니다) 결국 이런 시스템을 유지할만한 돈을 투입할 수 있느냐가 외상센터를 유지하느냐에 가장 큰 요소입니다. 

 외상환자들은 대부분 3D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치료는 항상 빈곤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부분이 소외계층이니까요. 그리고 중환을 다루기 위해서는 risk(치료 실패에서 발생하는 소송 등)에서 어느정도 보호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국가가 지원해주지 않으면 외상센터는 항상 사라질 위기에 있습니다. 결국 이들의 목숨값을 결정해 주는건, 국가입니다. 

 

*타 지역 병원의 외상센터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경험하지 못해 잘 알지 못합니다. 다만 우리 병원은 근무자들은 '우리가 해결하지 못하면 누가 해결하나'의 생각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제가 누구인지 추측이 되신다고 해도 생각만으로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제가 되면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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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20/01/24 00:48
수정 아이콘
처음 제대로 된 외상센터 도입에 대한 이슈가 부각 되었을때
기존 외상센터간 나눠먹기식 지원사업으로 이 이슈를 급하게 땜질하고 덮느라 바빴다는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제대로 된 관리와 감독을 하길 포기한 정부와 지원사업의 헛점을 이용해 극한의 이익을 창출하기 바쁜 병원 사이에
의사와 간호사분들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내하며 지난 시간동안 묵묵히 환자를 치료해왔을지 상상이 안갑니다.
그래도 이런 상황에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숨져갔을 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황금만능주의 시대에 생명에 대한 경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한 단면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 이슈도 거진 10년 동안 재기된 문제인데 그 동안 사람을 갈아넣어 조금이나마 발전을 해왔지만
올해부터라도 뭔가 시스템 구축에 대한 주춧돌이 제대로 세워지길 바랍니다.
20/01/24 01:16
수정 아이콘
말씀대로 지금 시스템은 경환을 거부하지 못하죠. 그래서 저희끼리는 자조적으로 이건 경증외상센터라고...
119 문제는 꼭 소송이 아니더라도, 구급대에서 중증으로 판단시 외상센터로 이송하도록 하고 구급대 평가에도 반영하는게 큽니다
작년에 보건복지부에서 소방청에 공문까지 냈었지요
박정희
20/01/24 01:37
수정 아이콘
문제가 될 글은 아닐 것이라 짐작합니다만 무슨 말씀하시는지 잘 모르겠네요. 외상센터가 뭔가 외상 환자를 적절해 배분해주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곳인 것 같긴 한데 의사 커뮤니티에 쓰신 것을 그대로 가져오신 듯 합니다. 2,3번 항목을 비전문가도 알아볼 수 있게 고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배고픕니다
20/01/24 02:43
수정 아이콘
전문가는 아니지만 본문 글로도 확인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 환자의 문제가 심각해 보이지 않아도, 아직 발견하지 못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되는 환자는 T-star activation 됩니다.]
[그러면 환자는 응급실 문에서부터 아에 다른 경로로 이동합니다. T-bay 로 이동하고]
[T-star activation 되면 T bay 로 환자가 이동하게 된다고 이야기 드렸습니다. 이곳에는 급한 처치에 필요한 물품들이 모두 준비되어 있습니다.]
[급한 처치는 바로 다 할 수 있고, 수혈도 바로 꽂아넣을 수 있습니다.]
[리고 외상 전용 CT실 X ray 실이 바로 옆에 있어 non stop 으로 환자에 대한 평가가 delay 없이 이루어집니다]

등..겉보기로 중증이 아닌 환자에 대해 발동하는 시스템인 것 아닐까요?
20/01/24 19:18
수정 아이콘
간단히 말해서 중증외상환자라고 판단되면 응급실과 별도로 마련된 시스템을 통해 즉각적인 검사와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따로 의료진과 시설을 마련해두었다는 얘기에요.
TheLasid
20/01/24 03:24
수정 아이콘
유익한 글 잘 보았습니다. 현장에서 보고 느끼신 점을 담담하게 푸신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토콜이 잘 갖춰진 병원이 늘어나면 좋겠네요.

항상 노고가 크십니다.
20/01/24 05:05
수정 아이콘
고생 많으십니다. 비슷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닥터 김사부를 보면서 의사 선생님들, 특히 외상환자에 대한 선생님들의 노고를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VictoryFood
20/01/24 09:09
수정 아이콘
진짜 갈길이 참 머네요.
진짜 필요한 사람들이 의료혜택을 볼 수 있게 보건 당국에서 제대로 힘을 써야 할 거 같은데 되려는지 모르겠어요.
전국의 응급의료기관을 관할하고 지도, 평가, 서포트 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할거 같아요.
덱스터모건
20/01/24 11:07
수정 아이콘
노고가 많으십니다.
Kurzweil
20/01/24 11:45
수정 아이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非黃錢
20/01/24 14:43
수정 아이콘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그런데 지방에 오래 지내다 보니까, 6번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더군요. 가까이 있는 병원에 몇번 가보면, 상황 터지면 여긴 절대 오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의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 잘못된 평가를 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아무튼 겪어보면 믿음이 많이 떨어지게 되더군요). 저나 주변사람들이 일단 응급차 타게 되면 무조건 무슨 병원 가주세요 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쩌글링
20/01/25 16:23
수정 아이콘
5. 에 대해

외상외과 전문의는 '복부'를 주로 다루는 (일반)외과 출신 의사가 많기 때문에, 일견 복부 문제 이외에는 문외한이란 말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일단 외상외과 전문의로서 요구되는 소양은 Generalist 이자 ICU에서는 intensivist 입니다. 외상 전문의 training을 제대로 받았다면, 급성기가 지난 외상 환자의 재활에 이르기까지 통사적인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중증 외상 환자의 문제는 외상으로 발생한 문제가 어느 한 전문과의 이슈에 국한되어 있지않고 다발적으로 발생하며 기존 과의 전문성을 넘나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해당 과의 전공의가 없어 인턴 선생님이 환자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은 안타까우나 그건 개별 병원 (인력이 넉넉치 않은 병원이 더 많음은 인정하고 충분히 공감합니다.)의 문제이지 외상 치료 프로세스의 고유한 특성은 아닙니다.

6.
헬기문제:
외상이송시스템의 핵심은 중증외상환자의 경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가까운 병원으로 가능한 빨리 환자를 실어가는게 아니라 조금 멀더라도 외상센터로 환자를 최초 이송하는데에 있습니다. 거기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지리적/시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헬기 이송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게되었습니다. 가까운 병원으로의 지상이송보다 먼 외상센터로의 헬기 이송이 환자의 예후를 향상 시킬 수 있다는 개념이지요. 물론 헬기 안에는 CT는 고사하고 간단한 X ray 조차 촬영할 수 없습니다. (초음파 검사는 시행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 이후 치료를 시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요. 다만 중증외상환자의 예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진단의 정확성 만큼이나 소생술의 신속성입니다. 그래서 기도 확보 및 전문외상소생술을 현장 혹은 랑데뷰 포인트에서 의사가 직접 하겠다는게 닥터헬리의 개념이지요. 비용-편익 말씀을 하셨는데 그래서 그게 정말로 필요한 환자가 더 많았는지를 물어보셨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애초에 비용-편익 개념으로 보는게 아니라 undertriage를 줄이기 위한 개념으로 출동하고 있습니다.

고생 많으십니다. 일선에서 고생하시는 외상센터 의료진의 고충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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