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11/07 03:53:53
Name 흙수저
Subject [일반] 'Ok Boomer': 네 다음 꼰대.
간단하게 미국에서 확산되는 'Ok Boomer' 밈에 대해 소개하려합니다. 여기도 세대 갈등은 한국이나 다를것 없는 게 재밌어서 토픽으로 가져왔습니다. 영어 되시는 분은 저보다 필력있는 분들의 기사들을 보시면 되겠네요:

https://www.nytimes.com/2019/10/29/style/ok-boomer.html

https://www.washingtonpost.com/opinions/ok-boomer-the-kids-are-fighting-back/2019/11/05/32894688-0011-11ea-9518-1e76abc088b6_story.html

지난 10년동안 미국 사회는 세대 갈등이 한국 못지않게 커지고 있었습니다. 제 느낌상 어디에나 있는 꼰대 특유의 훈수질에 대한 반발심이였죠.

"넌 고생을 안해봤어. 가서 마당 청소라도 하고 열정을 보이면 일을 못찾겠냐?"
"나 때는 이력서 들고 회사들 돌아다니면서 일자리 구했어"
"요즘 얘들은 노오력이 부족해. 폰만 들고 처박혀 있으면 뭐가 나오는 줄 아나?"

등등 미국 황금시대의 이득을 꿀꺽하신 Baby Boomer(46-64 세대)들의 훈수들은 시대착오적이였죠. 이런 훈수들은 뭐 한국인으로서도 다 알만한 오르는 경쟁률, 집값, 학비 빚, 경제 침체기의 영향 등을 느끼는 Millennial (83-96 세대)들에게는 가혹하고 아니꼬왔습니다.

여기에 더해 Millennial들에게는 Boomer들이 황금기를 물려받고 썩은 사회를 남겨놨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환경을 더럽혀놨고, 소득 불평등을 벌리고, 부동산을 위해 구역 통제 (zoning laws)를 꽉 조였고, 일자리 회전률 급격히 낮췄다는 등등 사유들은 많습니다. 그리고 지금 Boomer들이 기득권 세력으로서 이런 문제들은 바꿀 의지가 없다는 거죠. 요약하자면 얘들이 일은 다 벌리고 책임이나 피해도 없이 죽을 것이란 믿음이 강합니다.

그리고 이런 인식들을 새로운 Gen-Z (96-2010) 세대가 받습니다. Millennial들이 환멸감을 겪었던 세대라면 Gen-Z는 사회에 대한 불신을 기본으로 장착했다고 생각할수 있겠네요. PC movement로 강조된 사회 부조리, 기후 변화로 예측되는 미래 없는 미래, 양극화가 극심해진 정치, 암울한 경쟁률과 경제 조망등등 미래는 희망이 없어보이고 Boomer들이 남긴 유산이라고 생각하는 세대입니다. 그만큼 그에 대한 증오가 더 과격하게 드러나죠.

이런 상황에서 나온 밈이 'OK boomer' 입니다. 이 전에는 Millennial들이 키배, 토론, 감정싸움 등등으로 동정을 바랬다고 생각하는데, Gen Z는 이런 상황을 경멸과 혐오로 보고 있네요. Boomer들의 편견들은 못 고칠 것이고 그들과의 소통은 시간 낭비다. 그들은 답이 없다. 그들이 우리를 무시하는 태도를 곧바로 돌려주자. 네 다음 꼰대. OK Boomer.

이 간결한 무시 발언이 Boomer들의 의견들에게 반자동으로 달려 트위터와 페북, 그리고 심지어 IRL에서도 퍼지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끓고 확산되었던 갈등이여서 이게 반짝할 밈이나 해프닝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 같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9/11/07 04:15
수정 아이콘
인구 문제도 그렇고 이렇게 기존 체계가 한계에 달해가면서 벌어지는 것들은 전쟁이나 국가 교체 같이 뭔가 사회 구성원들을 한반 shuffle 해줄만한 뭔가 이벤트가 있어야 해결될거 같아요. 자연적으로 안되면 인위적으로 라도요.
저격수
19/11/07 04:16
수정 아이콘
전쟁이나 혁명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아이를 안 낳는 방식으로 구성원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나 봅니다.
19/11/07 04:20
수정 아이콘
근데 이런 자연적(?)인 인구 감소를 역사에서 본적이 없으니 끝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결국 이러다가 전쟁날거 같은데....
저격수
19/11/07 04:22
수정 아이콘
보통 유례없는 인구감소로 불리는 이벤트가 흑사병인데, 이 흑사병으로 인구가 20년만에 절반으로 줄었더라고요. 1.1 정도의 출산율이 유지된다면 인구가 30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건데, 이건 지속된다는 점에서 흑사병 따위라고 부를 수 있지 않나 합니다. 청년 인구를 유난히 줄인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전쟁 효과가 있지 않나 싶어요.
19/11/07 04:59
수정 아이콘
근데 흑사병은 아마 유년층과 노년층에서 더 사망율이 나왔거나 연령별 비슷하게 줄었을테지만, 이번 사태는 저령층으로 가면 갈수로 깍이는 형태라 어찌될지 모르겠네요.
흙수저
19/11/07 05:33
수정 아이콘
경제력 기반이 있는 나라들은 생산력을 AI/로봇으로 대체 가능 할것 같은데 소득/소비는 어떻게 메꾸어 갈지 궁금하네요.

대부분 서비스 업이나 가상/온라인으로 퍼질 것 같은데..
19/11/07 05:37
수정 아이콘
충분한 생산만 확보가능하면 공산주의 시즌2 가능할거 같네요. 굳이 소비에 얽메이는 자본주의 말고, 어느 정도 혼합된 형태로요.
근데 문제는 지금 기술로는 생산력 완전(또는 거의 대부분) 대체가 안되요.
CapitalismHO
19/11/07 13:19
수정 아이콘
히발유라라의 사피엔스를 읽어보면 '인류는 너무나 오랜기간동안 생태피라미드의 중간계층이다 급속도로 최상위 포식자가되어 스스로 최상위 포식자에 충분히 적응하지 못했기에 급속도로 환경을 파멸시키고 있다'라는 뉘앙스의 내용이 나오는데, 어쩌면 드디어 최상위 포식자의 역할에 적응하기 시작해서(...) 자체 개체수를 조절하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19/11/07 04:28
수정 아이콘
사실 한국의 전쟁 세대나 산업화 세대는 나름의 고통을 많이 겪었던 것에 반해서 미국의 boomer 는 비교적 인생 쉽게 산 사람들이라... 이 사람들이 요즘 젊은이들한테 훈계하는 건 정말 웃기는 일이죠.
흙수저
19/11/07 04:50
수정 아이콘
그렇죠. 그런데 이제 훈수 두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세대 전체를 비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같아 안쓰럽네요. 사회 전체가 역풍 맞고 있는 와중에 비난받기 딱 좋은 자리에 있죠. 억울할 것 같으면서도 꿀 빤것을 사실이라...

젊은이들 열기가 투표 참여로라도 이어지길 바랍니다.
19/11/07 05:29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그 시대에 태어난 것 자체가 죄는 아닌데 말입니다.
펠릭스30세(무직)
19/11/07 05:12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도 사실 x86세대가 비슷하긴 하죠.
19/11/07 05:14
수정 아이콘
그렇죠 민주화 세대라고 말은 하지만 사실 정말로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소수고 나머지는 그냥 전두환 시대 경기 호황을 즐겼으니까요. 나름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19/11/07 05:44
수정 아이콘
베트남 전쟁으로 미국 역사상 징병된 마지막 세대죠. 막상 꿀만 빨았다기엔 좀..
19/11/07 05:55
수정 아이콘
그래서 저도 마냥 꿀 빨았다고 하진 않고 비교적 쉽게 살았다고.....
19/11/07 06:09
수정 아이콘
비교적 쉽다도 별로 공감안가서요. X세대가 비교적 쉽게 산거지 부머정도는 리스펙 할만하다고 봅니다. 대충 부머 세대의 40퍼정도는 베트남 전쟁으로 끌려갔죠. 히피세대라 미국의 리버럴함은 다 이세대 덕분이구요.
흙수저
19/11/07 06:18
수정 아이콘
응? 부머 세대 인구: 72 million, 징집 가능했던 수: 27 million, 징집된 병사 수: 2.2 million
3 프로 정도 밖에 안됩니다.
19/11/07 06:33
수정 아이콘
부머중 그기간 동안 천만명 정도 active duty였던걸로 알고 그중의 일부가 베트남에 파병된걸로 압니다. 직접 베트남을 경험한게 세대의 10퍼면 엄청난겁니다.
19/11/07 06:35
수정 아이콘
그건 맞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부머 중 특정 연령 집단이지 부머 자체가 아니니까요
19/11/07 06:20
수정 아이콘
흙수저님도 댓글 다셨지만 정작 전쟁에 끌려간 사람의 비중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물론 그분들은 리스펙 하는데, 90% 넘는 자긴 간 적도 없는 사람들이 그걸로 목에 힘주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정작 그 당시에는 파병 군인들을 오히려 주변에서 불리했으면 했지 존중해주지도 않았고요.
19/11/07 06:37
수정 아이콘
(수정됨) 목에 힘주는건 모든 세대가 다 하는거고 논점은 부머가 비교적 쉬웠냐는거죠. 세계대전도 베트남전쟁도 피흘리지 않은 세대는 젠x부터죠. 사회진출도 쉬웠고 최대위기가 2008년이긴한데 이건 사회진출할때쯤인 밀레니얼이 더 타격을 받았다고 봅니다.
19/11/07 06:39
수정 아이콘
X 세대에 대한 관점은 저도 동일합니다. 부머를 공격하는 세대도 그래서 X 세대가 아니라 밀레니얼부터죠
19/11/07 06:43
수정 아이콘
(수정됨) 부머와 그 전세대가 피로 희생하며 정립해놓은 평화와 경제적 풍요로움을 꿀빤 마지막 세대가 될거 같은 젠x가 쉽다면 비교적 쉬웠다고 봅니다. 막차 탄거죠.
19/11/07 06:46
수정 아이콘
https://i.redd.it/yg5cxuvli2x31.png

제가 제일 좋아하는 ok boomer 드립입니다.
19/11/07 08:46
수정 아이콘
(데굴데굴데굴)
이런 느낌이군요. 이 드립이...
불타는밀밭
19/11/07 10:37
수정 아이콘
자기가 아이언맨인지 아나봐...
온리진
19/11/07 11:18
수정 아이콘
한방에 이해되네요
서쪽으로가자
19/11/07 07:30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19/11/07 07:47
수정 아이콘
Gen Z 세대는 평균 수명이 길어져 100세까지 살텐데 삶의 패턴이 엄청 바뀌겠네요.
아드오드
19/11/07 07:47
수정 아이콘
이런거 보면 참 세상 사는 곳 다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19/11/07 08:43
수정 아이콘
좀 더 줄여보자면 '응 꼰대' 정도기 되겠군요 크....
쿠크다스
19/11/07 08:55
수정 아이콘
네다꼰이나 틀니 드립 정도가 해당되겠네요..
흙수저
19/11/07 09:04
수정 아이콘
확실히 틀니 드립이 한층 더 사악한것 같아요 크크
늙음을 대놓고 모욕하는 거여서..
19/11/07 11:35
수정 아이콘
합쳐서 네다틀!
Faker Senpai
19/11/07 08:47
수정 아이콘
잘읽었습니다.
피터 파커
19/11/07 09:16
수정 아이콘
오 흥미로운 기사 감사합니다.
지나가던개
19/11/07 09:30
수정 아이콘
외국도 마찬가지인가 보네요. 궁금했었는데 감사합니다.
모나크모나크
19/11/07 09:33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하고 다를 게 없네요;;
StayAway
19/11/07 10:13
수정 아이콘
트렌드를 주도하는 선진 한국(KOREA)..
잠이온다
19/11/07 10:13
수정 아이콘
고도 성장기 - 안정기 - 격변기에서 격변기 세대가 고도 성장기 세대를 아니꼬워하는건 어쩔 수 없는 듯....
박정희
19/11/07 12:02
수정 아이콘
용이여 꼰대를 삼켜라!
-안군-
19/11/07 12:04
수정 아이콘
날이 갈수록 세상 사람들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확고해지네요.
독수리가아니라닭
19/11/07 13:15
수정 아이콘
유어 페니스 스탠드 업?
Andrew Yang
19/11/07 14:44
수정 아이콘
미국에서의 부머는 2차대전 종료 후에 태어난 세대에 해당하는 것처럼
한국에서의 부머는 한국 전쟁 종료를 기점으로 미국보다 좀더 뒷 세대로 봐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이..(실제 출산율도 6,70년대에 몰빵되어 있으니..)

미국의 부머들이 6,70년대 civil rights 운동을 주도하며 사회개혁을 외치던 것과
한국의 부머들이 8,90년대 대학가등에서 변화를 부르짖던 것은 묘하게 닯아있네요..

그 세대가 요즘 2,30대들 너무 징징이 심해..나약해 빠져가지고 (snowflake) 하는 걸 보면 재밌죠..
변화를 외치던 분들답게 40대를 기점으로 뇌세포도 변화해 버린걸까 유감스러운..
유료도로당
19/11/07 15:18
수정 아이콘
요새 많이 나오는(너무 노골적으로 모욕적이라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 '틀니 2주 압수' 뭐 이런 느낌이랑 비슷하겠네요.
앎과모름의차이
19/11/07 17:02
수정 아이콘
찾아봤는데 "back in my times"부터 "Why do you young people always" 까지 한국의 꼰대 드립과 정확히 1:1로 대응되는 드립이네요.
한국의 특수한 현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구 반대편 나라에서도 똑같은 드립이 유행하고 있다니 놀랍네요
19/11/07 21:46
수정 아이콘
네다 86인가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3362 [일반] 존중받아야 마땅한 군인과 밟아놔야 마땅한 군대+양비론과 반시대적 고찰 [11] Inevitable10171 19/11/08 10171 5
83361 [일반] 담배의 각성효과 [15] 답이머얌9610 19/11/08 9610 15
83359 [일반] [에세이] 나는 못났지만 부끄럽지 않다 [55] 시드마이어11054 19/11/07 11054 99
83358 [일반] ok boomer! [25] 삭제됨10997 19/11/07 10997 4
83357 [일반] (스포)귀멸의 칼날 만화책 감상 [22] 삭제됨10384 19/11/07 10384 0
83355 [일반] 부산 동래 산부인과 신생아 학대 사건 [54] 비싼치킨21289 19/11/07 21289 5
83354 [일반] [도서] 광동무역체제와 동아시아 근대사 연구 관련 [6] aurelius7557 19/11/07 7557 4
83353 [일반] 평범한 행복함 [14] HEM157966 19/11/07 7966 33
83350 [일반] 한국(KOREA)무술계를 생각하며 [17] 성상우7611 19/11/07 7611 10
83349 [일반] 출산율에 대한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이 가능할까 싶네요 [52] 꼼햇9663 19/11/07 9663 1
83348 [정치] 윤석열호, 과연 신뢰받는 검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인가 [152] coyner14202 19/11/07 14202 0
83346 [일반] 스스로를 거세시킨 최초의 세대 [162] 삭제됨16290 19/11/07 16290 16
83345 [일반] 'Ok Boomer': 네 다음 꼰대. [47] 흙수저12380 19/11/07 12380 11
83344 [일반] 경찰청의 <카메라등이용촬영죄(불법촬영)분석보고서> [12] SaiNT8758 19/11/07 8758 3
83343 [일반] 연애를 포기한 이유 [45] 윤지호12871 19/11/07 12871 15
83342 [일반] 쓰레기 대학원에서 정승처럼 졸업하기 7 [2] 방과후계약직5617 19/11/06 5617 4
83341 [일반] [킹치만클럽] 제목이 선을 넘는데... <야구는 선동열> [12] 별빛서가7501 19/11/06 7501 11
83340 [정치] 민주당내에서 모병제를 검토중입니다. [390] 12314855 19/11/06 14855 0
83339 [일반] 주말에 아이와 다녀올만한 장소. [7] 쿠라6964 19/11/06 6964 5
83338 [일반] [단상] 저출산과 인구절벽에 대한 개인적 생각 [260] aurelius14019 19/11/06 14019 14
83337 [일반] 나는 기억될까 [5] 삭제됨5268 19/11/06 5268 2
83336 [일반] 진정 보호 하려는 것은 무엇인가_feat. 아청법 with 법원 [21] 카미트리아7948 19/11/06 7948 5
83335 [일반] SRT 분당수지역? 국토부장관 "검토해 보겠다" [32] fallsdown13869 19/11/06 1386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