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12/28 16:02:28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잡담] 민주당 의원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답장을 받았습니다.
며칠전에 클리앙에서 모 회원이 민주당 의원들을 직접 압박해야 한다고 글을 올리면서 110명의 이메일 주소를 공유했습니다. 
당시 저는 홧김에 전혀 정제되지 못하고 세련되지 못한, 아주 날것 그대로의 글을 써서 해당 이메일에 모두 뿌렸습니다.
심지어 자기소개도 없고 지금보면 다소 무례해보일 수 있는데, 그냥 보냈습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옛날에도 진보진영은 이른바 국개론, 기울어진 운동장을 얘기하면서

절망하고 또 자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옛날 민주당이 실패한 것은 국개론이나 기울어진 운동장보다는

정말 무능하고 소통이 안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내부 김한길, 안철수 등을 위시한 계파갈등도 문제였지만

결정적으로 세련되지 못하고, 국민과 소통하지도 못하고 

한나라당보다 더 나은 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실패했습니다.


물론 최순실 사태가 가장 큰 임팩트를 주었고

박근혜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민주당을 권좌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런데 단지 최순실 박근혜에 대한 반감만 가지고는

대권을 차지하기 어렵습니다. 


2016년 민주당은 환골탈태를 했습니다. 

기존 운동권이 아니라 진짜 전문가들을 영입했습니다. 

대중과 긴밀히 소통을 했습니다.

인터넷과 방송매체를 아주 적극적으로 그것도 세련된 방법으로 이용했습니다.

대선 캠페인 연출이나 각종 패러디는 정말 방송국 예능계 PD를 영입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뛰어났습니다.

한번에 사람들을 휘어잡을 수 있는 캐치프레이즈

다양한 커뮤니티들과 직접 소통하는 노력

문재인 대통령은 계속 촛불과 함께 했고 

조응천 표창원 심지어 박영선 의원님까지 네티즌과 직접 소통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20대 남성들의 불만에 대해 어떤 식으로 반응하고 있나요?

저는 30대임에도 20대를 일베로 몰아가거나 중요치 않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분노를 느낍니다. 

마치 과거 한나라당이 엄한 사람들 '종북'으로 몰아가거나 '간첩'으로 몰아가는 것 같단 말이죠. 

20대 여론조사를 두고 당 전략기획위원장이 뭐라고 말을 하던가요?

또 민주당 부대변인은요?

한편 서울시 이영실 시의원은 상식적인 말을 했음에도 사과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트렌드를 보면 현재 당 지도부는 정말 오만하거나 또는 정말 무지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2016년 민주당이 최대세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적극적 소통과 포용 때문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으면 그 이유가 무엇이든지 간에 일단 문제가 무엇인지 경청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고 설득을 해야 합니다.


"야이 그래서 자한당 뽑을거야?"

"야이 너 짝새지?"

"야이 너가 이명박근혜 못겪어봐서 그래"


이런 말들은 불에 기름을 붓고 부채질할 뿐이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미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20대부터 40대까지, 아니 남녀 불문 모든 세대가 모두 연대하여

혐오를 부추기는 "정체성 정치"를 극복하고 상식이 비상식을 이길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


그런데 전혀 뜻밖에도 답장이 왔군요.

3분의 의원들로부터 답장이 왔는데, 

제가 본문에서 저격한 전략기획의원장 본인 분과 우상호 의원, 그리고 다른 의원께서 답장을 해주셨습니다. 


실제로 읽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보다 정제된 글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할 걸 그랬습니다.

위 글에 대한 회신 내용은 깊이 생각하고 명심하겠다는 사실 평이한 이야기였습니다만, 

어쨌든 의사가 전달된 것을 확인한 것만으로 일단 만족하고 있습니다. 


보다 명쾌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PGR에 많은데,

다른 분들도 마음에 들지 않거나 또는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으면

해당 국회의원에게 직접 의사를 전달해보는 것도 좋은 시도일 거 같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물리쟁이
18/12/28 16:09
수정 아이콘
이메일을 보내도 답장이 오다니 생각치도 못해서 결과가 대단하게 다가오네요.
답장도 같이 올라왔으면 좋았을텐데 답장을 본 글에 같이 올리시지않은 배경이 따로있으신가요?
블리츠크랭크
18/12/28 16:11
수정 아이콘
평이한 답장이 와서 올리지 않은게 아닐까요. 그냥 상투적인 표현의
aurelius
18/12/28 16:16
수정 아이콘
내용이 평범한 것도 하나이지만 한편으로는 사적인 회신이기 때문에 공공장소에 회신 내용 전문을 올리는 게 부적절한 거 같아서 올리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의사가 전달 되었다는 사실은 확인하였으니 차후 당의 대응이 어떻게 전개되는가 지켜봐야겠죠.
뚜루루루루루쨘~
18/12/28 16:11
수정 아이콘
답장에 대한 내용은 볼 수 없는건가요?
18/12/28 16:11
수정 아이콘
메일 답장을 받았다는게 좀 의외네요. 전에 카톡도 짤막한 대화 한두번 후로는 읽지 않던데..
18/12/28 16:13
수정 아이콘
글잘쓰셨네요
뭐 근데 저 정도를 몰라서 안하고 있진않겠죠
아유아유
18/12/28 16:14
수정 아이콘
내용이 궁금합니다..크크;;
진짜 어떤 내용이냐에 따라 향후 흐름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보이는데...
스카이다이빙
18/12/28 16:17
수정 아이콘
이런행동이 하나씩 쌓여 언젠가 생각을 바꾸게 되겠죠
MirrorShield
18/12/28 16:21
수정 아이콘
보좌관이 답변하지 않았을까요.. 일일히 보진 않을거같은데
껀후이
18/12/28 16:22
수정 아이콘
메일을 직접 쓰실 생각을 하신 게 멋지네요.
과장된 표현일 순 있으나 민주주의 시민으로써 멋진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니나노나
18/12/28 18:16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새강이
18/12/28 18:50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국민이 문제를 제기하고 국회의원이 이에 답하고 이런 소통하는 모습이 민주주의죠
홍승식
18/12/28 16:24
수정 아이콘
답장이 너무너무 궁금합니다. 크크크
뜨와에므와
18/12/28 16:24
수정 아이콘
매크로나 전체메일급 답장이면 뭐...
aurelius
18/12/28 16:28
수정 아이콘
내용 전문은 이것도 일종의 privacy이기 때문에 완전히 공개할 수는 없지만 매크로나 전체메일 급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이 없었다는 게 아쉬울 뿐.
18/12/28 16:27
수정 아이콘
우상호 정도면 제대로된 답장이 왔을거 같은데요.
一代人
18/12/28 16:28
수정 아이콘
우상호 의원 답변이 궁금하네요.
foreign worker
18/12/28 16:30
수정 아이콘
그래도 답장도 오는 걸 보니 완전히 꽉막힌 벽은 아니었네요.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궁금합니다.
유소필위
18/12/28 16:30
수정 아이콘
크 답장이 궁금하네요 암튼 뭔가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직접 메일을 보내는 행동을 하기 쉽지 않으셨을텐데 수고하셨습니다
18/12/28 16:39
수정 아이콘
의원님~ 쓸데 없는 메일이 여러개 날라와서 제가 대충 답변 했습니다.
어~ 잘했어~
이런건 아니겠죠 크크
날씨가더워요
18/12/28 16:56
수정 아이콘
진실은 모르겠지만 묘사가 진짜 크크 머릿속에 그림이 너무 잘 그려지네요. 크크크크
제임스림
18/12/28 16:53
수정 아이콘
구체적인 내용이 없으면 실제 보지도 않았다에 1표 겁니다.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하는 매크로 답변이겠죠~
캡틴리드
18/12/28 17:06
수정 아이콘
답장이 왔다면 보좌관이 작성했다고해도 의견의 개요는 의원에게 전달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19/01/08 18:51
수정 아이콘
댓글 막혀서 여기다 달죠.

같은 사이트고. 야동관련된 글도 꽤 있었는데 거기에 불법러로 몰면서 비판하는 댓글 한개도 못봤습니다.
너에게닿고은
18/12/28 17:19
수정 아이콘
답장했다는것만으로도 좋은 인상은 남길 수 있다고 봅니다. 그게 설령 보좌관이 적었어도 말이죠.
18/12/28 17:36
수정 아이콘
애매모호한 중립적인 리버럴한 답장이 왔겠죠.
채무부존재
18/12/28 17:45
수정 아이콘
보좌관이 귀찮은 일이 생겼다고 투덜대며 답장 썼을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크크
뒷산신령
18/12/28 17:50
수정 아이콘
저도 독도관련 일로해서 메일을 좀 보냈으면 하는데..
자한당쪽에서 하진 않을거 같고..민주당쪽에 부탁해볼만 한거 같은데 메일주소좀 알수 있을까요.??
오프 더 레코드
18/12/28 17:52
수정 아이콘
솔직히 이런글 많이 보내야합니다. 저도 동참하겠습니다.
평양냉면
18/12/28 18:07
수정 아이콘
모 지역에선 네이버카페회원들이 지역구 국회의원한테 문자폭탄 보냈더니 의원이 그 지역에서 맘이 떠나려고 한다고 답장을 보냈다더군요 크크 민주당입니다.
Lord Be Goja
18/12/28 18:37
수정 아이콘
의원이 직접했건 안했건,성의가 어느정도건, 답이 왔다는거만으로도 좋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냠냠주세오
18/12/28 18:44
수정 아이콘
다른 의원 한분은 어떤분인지 궁금하네요. 세사람의 답장내용이 궁금한데 내용을 공개하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아니면 저 혼자만 보고 바로 삭제할테니 보여주실수는 있으신지요. 어떤 생각을 가지고 뭐라고 답변을 한건디 궁금합니다.
짐승먹이
18/12/28 19:25
수정 아이콘
대단하시네요!

저도 한번 보낼까싶은데 수신인을 한명씩 일일이 보내셨나요 아니면 110명을 한꺼번에?

110명전체메일 돌렸다면 회신율이 떨어지지않을까 싶어서요
한이연
18/12/28 19:37
수정 아이콘
혹시 대략적으로나마 어떤 내용의 대답을 들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청와대 국민청원처럼 이런 것 좀 올리지 말라는 그런 답변이라면 완전 나가린데;
18/12/28 20:26
수정 아이콘
와 진짜 대단하고 멋지십니다 ㅠㅠ

제가 하고싶은말을 대신해주시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9544 [일반] 표창원 의원에게 문자를 보냈고, 답장을 받았습니다. [313] 마재19400 18/12/31 19400 53
79543 [일반] (원글)신재민 전 사무관이 기재부를 그만둔 이유 [170] 내일은해가뜬다22066 18/12/31 22066 36
79542 [일반] 레이더 사건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가 나왔습니다. [10] 츠라빈스카야7379 18/12/31 7379 0
79541 [일반] 내일부터 마트/슈퍼에서 비닐봉지가 전면 금지랍니다. [53] 홍승식11157 18/12/31 11157 1
79538 [일반] 일본에서 요양원 케어소홀로 사건이 있었습니다. [22] 짐승먹이8139 18/12/31 8139 1
79537 [일반] 운수 좋은 해 [61] 39년모솔탈출7340 18/12/31 7340 23
79535 [일반] 군대인가 학원인가…병사는 병사 다워야 정상 [220] 홍승식20554 18/12/30 20554 26
79534 [일반] 물증 없이 진술만으로 성폭력 유죄 선고 [169] 라임트레비19393 18/12/30 19393 14
79533 [일반] 육아의 어려움 [18] 해피어른8655 18/12/30 8655 31
79532 [일반] 단말기 자급제가 시행되나 봅니다. [45] 회색사과16770 18/12/30 16770 1
79531 [일반] 미국 월가에서는 미투로 누명 쓰고 쫓겨날까봐, 남성들이 두려워 하는군요.(블룸버그 뉴스) [98] 삭제됨14675 18/12/30 14675 5
79530 [일반] 스타워즈 에피소드7~8분석 [22] 성상우7381 18/12/29 7381 0
79529 [일반] 백제 영토 이야기 [23] 비타에듀14263 18/12/29 14263 2
79528 [일반] 심리학의 중대한 오류들 [25] 나는모른다14107 18/12/29 14107 0
79526 [일반] 웹소설 연재 완료 후기 [28] 불타는펭귄10288 18/12/29 10288 3
79525 [일반] 2년 동안 우리집 현금자산 변동 [20] style12529 18/12/28 12529 4
79524 [일반] [팝송] 알렌 워커 새 앨범 "Different World" [7] 김치찌개6226 18/12/28 6226 1
79523 [일반] 이해찬, "정치권에 정신장애인 많아" 발언 논란.. [102] 괄하이드15006 18/12/28 15006 10
79522 [일반] [펌] "언론만 보면 한국경제는 곧 망할 것 같습니다" [169] 삭제됨16129 18/12/28 16129 42
79521 [일반] ..... [52] 삭제됨12618 18/12/28 12618 0
79520 [일반] ‘선거 후보 성비 같게’ 남녀동수법 발의한다 [137] 차오루12321 18/12/28 12321 12
79519 [일반] 허익범 특검, 김경수 지사에게 징역 5년 구형...최종 판결은 1월25일 [58] 껀후이13624 18/12/28 13624 0
79518 [일반] [잡담] 민주당 의원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답장을 받았습니다. [35] aurelius11920 18/12/28 11920 2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