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12/09 00:42:24
Name Roger
Subject [일반] [좋은 음악 셋]너네 집에서 통배권을 맞고 으악! 소리지르며 귀르가즘을 느끼네 (수정됨)


1. 술탄 오브 더 디스코 - 통배권(feat, 뱃사공)
디스코의 술탄이라니, 언뜻 이름만 들어봐도 뭔가 기묘한 컨셉밴드의 기운이 풍긴다. 실제로 이들의 초창기는 개그 컨셉을 잡은 프로젝트 밴드임이 명백했다. 당장에 이들의 레이블인 붕가붕가레코드에서 이들을 소개했던 문장도 비범한데, 중동의 사막에서 왕년의 디스코 제왕인 무하마드를 만나 잊혀진 전설의 음악인 아라비언 펑키 소울을 전수받고 압둘라 나잠, 무스타파 더거, J.J.핫산으로 개명했다나 뭐라나? 인디계의 댄스 아이돌을 표방하며, 중동 석유부자들 하면 떠오르는 의상들을 입고 무대에 서는 그들은 진짜 혼모노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음악까지 컨셉으로 장난삼아 했던 건 아니었다. 오히려 이들이 이 컨셉이 충실했다는 점에서 이들이 얼마나 음악적으로 진지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음악성에 대한 객관적인 증명을 요구한다면, 이들이 글레스톤베리 페스티벌에서 공연했고, 상당한 호평을 얻었다는 것으로 갈음하겠다. 그것도 두 번이나.

그리고 무스타파 더거가 본 정체인 브로콜리 너마저의 덕원으로 돌아오며 탈퇴하고, 그 후 리더 나잠 수를 필두로 G, 김간지, 홍기, J.J 핫산으로 맴버를 개편한 뒤 5년만에 정규 2집 으로 돌아온 그들은, 더 이상 자신들의 컨셉에 집착하지 않는다. 실제로, 이번 앨범에서 소위 '아랍' 컨셉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리더인 나잠 수의 60-70년대 흑인음악 전반과 사운드에 대한 높은 이해도는 더더욱 세련되어 돌아왔다. 특히 이 곡 통배권은 타투이스트 화로가 맡은 뮤직비디오, 마치 아날로그 테잎에 넣고 돌린 듯한 따스한 사운드와 함께, 훌륭한 기타 톤, 아무 의미 없어보이기도, 갈등과 폭력으로 가득찬 사회에 일침을 던지는 것 같기도 느껴지는 가사. 그리고 훌륭한 피쳐링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보여주는 뱃사공의 존재감 등. 이 곡을 호평할 만한 요소는 너무나 많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음악을 듣길 원해도, 어디 가서 나 음악 듣는다고 예기하고 싶어도 좋은 선택이다.




2. 수민-너네 집(feat. 신세하)

레드벨벳에서부터 도끼까지, 수민은 계속해서 좋은 뮤지션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현재의 한국 R&B 씬에서도 KPOP에서 힙합까지 모두 소화 가능한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가진 뮤지션이다. 지난 몇 년 간 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음악적 성장을 보인 수민은 마침내 자신의 뛰어난 역량을 집대성한 정규 앨범 [Your Home]을 발매했다. '너네 집'은 아마 그 엘범의 타이틀곡이라고 해도 무방할 곡일 것이다. 80-90년대 신스 팝의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추구한 사운드는 섬세하고 치밀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거기에 남녀간의 미묘한 감정을 오밀조밀하게 표현하는 수민의 세련된 보컬이, 코러스가 계속해서 쌓아져서 후렴으로 빌드업되는 구성에는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다. 애초부터 곡 자체를 '신세하'를 염두에 두고 썼다는 말에 걸맞게, 곡에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신세하의 나른한 피쳐링 역시 곡의 맛을 살린다. 5분이라는, 최근 대중음악의 흐름을 보았을 때 상당히 긴 러닝타임인데다 상당히 느린 탬포의 곡임에도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웰메이드인 음악이다. 훌륭한 사운드를 통해 '귀르가즘'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


3. Jclef-으악!

사람들이 잘 모르는, 나만 알고 싶은 보물같은 음악을 원한다면 사운드클라우드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사운드클라우드 내에서 유행하는 흐름이란 존재하기에 어느 순간 질릴 수도 있지만, 그래도 잘 찾아보면 남들이 잘 모르는 보석같은 뮤지션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음악을 원한다면, Jclef는 훌륭한 선택이다. 사실 Jclef는 얼마 전에 정규 앨범 [flaw, flaw]를 발매한 뒤 평단과 장르팬들의 대호평을 이루어내고 있는 주목받는 신예이다. 아니, 도대체 얼마나 좋기에 이렇게 호들갑이냐고? 그런 당신을 위해 준비했다. 이번 정규 앨범의 11번 트랙인 으악! 이다. 날카롭게 다듬어진 드럼 톤과 촉촉하게 젖은 톤의 패드를 기반으로 한 Coa White의 프로덕션 위로 올라오는 Jclef의 담담한 톤의 보컬은 우을증에 대해 노래하면서, 동시에 자신처럼 우울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한다. 표현 하나 하나가 독특하면서도 음악적인 미학을 해치지 않는 가사, 미니멀하면서도 훌륭하게 구성된 사운드, 어느 쪽에 집중해서 들어도 좋다.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라와 있는 믹스테잎인 Canyon 역시 정규 앨범이 아닌 것이 아쉬울 정도로 좋은 퀄리티의 작품이니 한 번 시간을 잡고 돌려보아도 괜찮을 것이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Naked Star
18/12/09 00:48
수정 아이콘
배철수의 음악캠프 게스트로 처음 알게된 그 술탄오브디스코

이름이 뭐이래 그랬는데 노래듣고 아하 했었죠 크크
Like a stone
18/12/09 00:51
수정 아이콘
요즘 제 출퇴근 킬링 트랙인 통배권이네요 으흐흐흐

https://www.youtube.com/watch?v=wW6BG5mwiuA <-- 요거는 라이브
https://www.youtube.com/watch?v=5gQ_lZEGqgI <--- 이거는 라이브 찍는 중 즉석에서 한 인터뷰인데 진짜 개쩝니다. 김간지의 찰진 쌍욕이 일품이죠 크크크
18/12/09 00:54
수정 아이콘
진짜 이번 앨범 좋은 곡들 많은 거 같습니다. Super disco, 미끄럼틀, 사라지는 꿈 등등등...
18/12/09 01:14
수정 아이콘
대체 어떻게 갤로퍼로 노래를 만들자고 생각해낸건지 크크크
부기나이트
18/12/09 01:01
수정 아이콘
근데 통배권은 모 만화의 해적판을 80년대 동네 만화방에서 본 사람이나 아는 단어 아닌가유.
18/12/09 01:01
수정 아이콘
(수정됨) 거기서 따 온거 맞습니다 크크크 저도 사실 저 곡 듣고 힙합엘이랑 인터뷰 한 거 보면서 처음 알았...
호롤로롤
18/12/09 11:57
수정 아이콘
무협지 같은데서 좀 본거같기도하고 그러네요. 어서 봤는지는 기억이 안나서.
청순래퍼혜니
18/12/09 01:09
수정 아이콘
갑자기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이 듣고 싶어지네요~
Honda.Hitomi
18/12/09 01:16
수정 아이콘
저는 여동생이 생겻어요 때가 가장 좋았는데
어느날 팻샵보이스가 되서 돌아왔더군요
LaStrada
18/12/09 04:00
수정 아이콘
수민 - 너네 집은 올해 최고의 알앤비 트랙입니다. 올해 수민이 발표한 Your Home 정말 좋은 앨범이니 알앤비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들어보시면 좋을것 같네요.
Jclef의 flaw, flaw는 솔직히 처음 들었을때는 이정도 호평이 나올 앨범인가 갸우뚱했었는데, 몇번 더 돌려보니 미친 앨범이더군요. 모든 곡의 프로덕션, 보컬도 완벽하지만 가사가 라인 하나하나 허투로 쓰지않고 본인 삶에서 느낀 감정들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담은게 느껴져서 정말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한국에서 나온 앨범중 가장 좋았네요.
딱총새우
18/12/09 09:37
수정 아이콘
요팟시식 글제목이네요!
에픽하이
18/12/09 10:32
수정 아이콘
1번+2번의 콜라보로 술탄오브디스코 이번 앨범 수록곡인 미끄럼틀(feat. SUMIN)도 아주 훌륭합니다.. 요즘 하루에 몇 번씩 듣는지 몰라요 흑흑
바람숲
18/12/09 10:47
수정 아이콘
몇주간 들을 음악이 생겼네요. 감사감사. 이맛에 피지알 합니다. 요즘 80-90-00 시기 들었던 음악 또 듣고 또 듣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9220 [일반]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오해 및 변명 [255] 음냐리15137 18/12/10 15137 32
79219 [일반] 마트에서 겪은 일 [17] 블랙번 록7428 18/12/09 7428 0
79218 [일반] 연동형비례제 찬성 국민 66% “지역구 투표가 좋아” [59] 베라히8757 18/12/09 8757 0
79217 [일반] 윤창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운전자들은 더욱 편안해졌습니다. [39] 복슬이남친동동이10551 18/12/09 10551 10
79216 [일반] 저는 아이를 못낳을것 같아요 [45] 로즈마리13562 18/12/09 13562 29
79215 [일반] 알았으니까, 링으로 올라오세요. - 리마스터 [10] 와!6004 18/12/09 6004 6
79214 [일반] 나도 고위공직자가 되기 적합할까? [14] 잊혀진영혼5970 18/12/09 5970 4
79213 [일반] 크크 이래도 민주당 찍을 거야? -> 응 그래도 민주당 찍어~ [388] 삭제됨39884 18/12/09 39884 43
79212 [일반] 화난 사람들을 달래주지 못하는 정부. [434] 미하라22685 18/12/09 22685 91
79211 [일반] 1749일 연애 끝 [18] 시드마이어9187 18/12/09 9187 25
79210 [일반] [뉴스 모음] No.219. '언론인', 아니 '천룡인'들의 '아님 말고' 외 [37] The xian11244 18/12/09 11244 26
79209 [일반] 유전자 조작 아기 논란. 유전자가 정말로 조작된 아이가 태어났는가? [27] 해바라기10470 18/12/09 10470 12
79208 [일반] 아이패드 프로 3세대 12.9인치 사용후기 [35] 아타락시아113299 18/12/09 13299 5
79207 [일반] [좋은 음악 셋]너네 집에서 통배권을 맞고 으악! 소리지르며 귀르가즘을 느끼네 [13] Roger5484 18/12/09 5484 1
79206 [일반] 유승민, 세월호 유가족 사찰로 수사받고 자살한 이재수의 빈소를 찾다. [242] 17553 18/12/08 17553 37
79205 [일반] 유비와 조조는 언제 처음 만났는가? [2] 서현125827 18/12/08 5827 7
79203 [일반] 할당제의 한 사례 [69] 절름발이이리15212 18/12/08 15212 7
79202 [일반] 오랜만에 써보는 미국산지 10년차 뉴비의 생활이야기 [18] 씨나몬8278 18/12/08 8278 6
79201 [일반] 타칭 여혐 비례대표는 가능한가 [4] minyuhee6303 18/12/08 6303 2
79200 [일반] 조별과제와 미드오픈, 그리고 자기검열 [34] 삭제됨7442 18/12/08 7442 23
79199 [일반] [뉴스 모음] No.218. 그때그때 달라요 야3당 외 [13] The xian10466 18/12/08 10466 17
79198 [일반] 중국이 게임 산업을 끝장낼려고 하는건가? [112] 고통은없나16592 18/12/08 16592 3
79197 [일반] [팝송] 리타 오라 새 앨범 "Phoenix" [4] 김치찌개5100 18/12/08 510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