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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12 14:52
솔직하시네요. 차라리 이게 낫습니다.
그나저나 무죄추정이 지켜지지 않아서 사단을 냈던 나라가 이제와서 또 이러고 있네요.
18/09/12 14:54
무죄추정의 원칙이 어디로 간 덕분에 덕분에 검사만 편해졌다고 봅니다.
해당 원칙 때문에 피의자의 유죄를 증명해야 할 권한 및 그에 해당하는 권력을 줘 놨는데 그런 거 안해도 판사가 알아서 유죄라고 때려주니까 말입니다.
18/09/12 14:58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만으로도 사법처리가 가능하다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고위층 관계자분들 대부분 처벌 받으셔야 하는데 매번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나오시니 원...
18/09/12 14:59
같은 생각입니다. 비교적 간단한 공방이 오갈 수 밖에 없는 성추행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에 무게를 두는 건 다소 위험해 보입니다. 접촉이 있었다면, 진술은 "만졌다." 와 "스쳤다." 사이를 넘나들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으니까요. 오히려 진술을 번복하는 게 더 부자연스럽죠.
보배드림건 판결문에 기술된 "피해 당사자만 경험할 수 있는 진술". 그래서 그게 뭔데? 라고 따져 물으면 재판부는 같은 말을 반복할 수 밖에 없겠죠.
18/09/12 14:59
법리는 사실 잘 모르지만,
"같은걸 같게, 다른걸 다르게" 이건 매일매일 느끼는 부분이라 크게 동감합니다. 거시적인 정론? 옳은 말? 이런 것들이 항상 정확한 답변이 될 수 없는 디테일이 있죠. 물론 항상 틀린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18/09/12 15:00
성범죄의 특수성이 야기한 사례 중 좀 극단적인 케이스가 터진거죠. 소액의 벌금, 집유 정도로 끝났으면 이 정도로 화제가 되진 않았을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균형을 잡아줘야 할 판사가 오히려 누가 봐도 괘씸죄를 적용해 내린 극단적인 판결 때문에 문제가 커진거고..
18/09/12 15:03
CCTV와 판결문이 제대로였죠
CCTV가 없었더라면 저 남자 진짜 한거 아냐? 웅성거렸을거고 그래도 뭐 숨겨진게 있을거야 피카츄 배만 긁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판결문이 뙇! 네 이놈 이실직고하지 못하겠느냐가 뙇! 이 건이 특수한건줄 알았는데 이전 사태들이 너도나도 수면 위로 올라오며 법원은 우리 원래 그렇게 했는데요가 뙇..
18/09/12 15:06
CCTV는 어느 쪽도 증명하지 못했죠.
어느 쪽도 증명하지 못했는데 판사는 "충분한 정황증거"로 본 걸 많은 사람들이 문제라 느끼지만, 사실 여자가 무고로 몰아간 것이다 증명한 것도 아닙니다.
18/09/12 15:15
CCTV에 추행 증거가 있었어야 모두가 납득 가능한 결말이었겠죠.
애초에 판사는 진술의 일관성을 더 들고나왔지만요.. 그리고 어느쪽도 증명하지 못했다곤 하지만, 애초에 CCTV가 없었다면 이렇게 들끓지도 않았을겁니다. 남자 고개 돌아가는거나, 통과하는 속도 등을 감안할 때 부딪혔더라도 고의성은 없을거라는걸 사람들이 확신은 못해도 짐작은 하고 있는거죠. 똑같이 증명할 수 없지만, 남자가 여자를 빤히 쳐다보다 사각으로 들어가 한동안 있다 나온 것과 이번 사건이 같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18/09/12 15:25
핀트를 잘못잡으셨어요. 사람들이 열받는건 여자보다 판사에요
사람들이 여자가 무고라고 하고 있는게 아니잖아요. 정황증거 인정할수 있죠. 만졌을 수도 있고 스쳤을 수도 있어요. 벌금형만 나왔어도 재수없네 하고 말았을거에요. 초범에 CCTV는 '어느 쪽도 증명하지 못'했는데 6개월 실형을 준게 문제라구요
18/09/12 15:15
그렇죠, 좀 많이 나가서 꽃뱀 운운하는 사람들 보이는데 명백히 무죄인 상황이 아니라 저정도로 범죄사실의 증명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 법관의 재량에 따라 저것만으로 유죄라 본다 해도 양형이 가혹한 게 아닌지가 문제니까요. 반대로 피해자여성에 대해 유죄추정을 할 것이 아니라 법관을 탓해야죠. 피해자여성이 악의였더라도 법관이 신중하게 판결했으면 되니까요.
18/09/12 17:10
그렇죠 이 건은 판사가 문제에요. 사실 엉덩이의 촉각이란건 별로 민감하거나 정교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주사도 거기 놓는거고 때리다가 주삿바늘 들어가는거죠. 각자 집에서 다른사람하고 몇번 실험해보시면, 특히 미리 예상하고 있는게 아니라 불시에 해보면 구별이 쉽지 않다 혼동할 수 있다 체감하실 수 있을거에요.
피해자 주장은 객관적 진실일 수도 있고 주관적진실(착각)일 수도 있고 거짓일 수도 있어요. 그건 판사가 잘 가려야죠.
18/09/12 15:01
이게 좀 딜레마죠.
아무리 현대의학이 날고 뛰어도 100% 치료하지 못하는 병이 있는 것처럼 아무리 법체계가 발달해도 어떤 식으로건 억울한 사람이 나올 수밖에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저 사건은 균형감각을 좀 많이 잃은 판사가 형벌을 납득할 수 없게 때려서 더욱 폭발하는 부분이고요. (주로) 여성들이 추행과 희롱 경험을 정말 많이 겪긴 합니다. 중딩 때부터 여사친들이 이미 그런 경험담을 하나씩 가지고 있습니다. 정말 실제적인 수치심이고, 공포라고 할 수 있죠. 반대로 (주로) 남성에게 이 사건이 가져다주는 공포감은 현실이 될 걱정은 그냥 희귀병에 걸릴까봐 걱정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근거가 아주 없진 않고, 걸리면 분명 인생이 날아가긴 하는.. 공감은 가는 공포지요 문제는 어느 진영을 가릴 것 없이 자기 성별은 다른 성별에게 억압당하고, 착취당하고 다른 쪽의 목소리는 엄살에 파시즘 취급하며 비아냥 대는데 자신 쪽의 목소리는 절박하고 급한 목소리라고 하죠. https://pgr21.net/pb/pb.php?id=freedom&no=77654&divpage=16&ss=on&sc=on&keyword=%ED%83%9D%EC%8B%9C 당장 이 글에 달린 댓글을 보세요. 양쪽이 자기 보고싶은 것만 보고, 이해보다는 피해의식만 쌓아가면서 난리치는 점이.. 한쪽은 "한남, 맨스플레인" 난리치고 다른쪽은 "페미나치, 쿵쾅쿵쾅"하면서 난리치면서 서로 자기가 다른줄 안다는 점이, 꼭 성추행 관련 이슈만이 아니라 성대결에 전반으로 만연합니다.
18/09/12 15:13
법체계의 발전은 너무 낙후되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현대의학과 비교는 넌센스입니다.
용한 점집과 비교될 수준의 판결문을 의학과 비교하다니요.
18/09/12 15:58
희귀병에 걸릴까봐 걱정은 너무 온화하게 비유했죠? pgr만 봐도 난리나는 것 보면 걱정 수준이 아니라 당장 중병에 걸린 양 드러누운 수준이죠.
병에 대해 대비하고, 병과 관련된 의료시스템을 재정비 하는 것도 좋고 합리적이긴 한데. 반대편의 공포는 쌩무시를 하면서 (본 댓글의 링크참조) 자기들은 이미 소위 "페미나치"(?)에게 이미 다 죽었다니, 이미 이등시민이라니 하면 어이가 없죠.
18/09/12 15:23
만연한 성대립을 부추기시는 워딩인데요. 무고의 공포는 쪽수에서 비롯되는 게 아닙니다. 현장의 원칙과 사회적 당위가 나의 불리함을 상정하고 있다는 현실인식에서 나오는 것이죠. 하나의 시그널이고, 숫자보다 강한 경보입니다. 그걸 수용할 수 없으니 다들 빡쳐있는거고.
18/09/12 15:47
그런걸 퉁쳐서 중병이라고 한건데, 그런 식으로 표현하신다면 "그 병에 걸리면 의사들이 제대로 조처를 안해준다" 정도로 바꾸어도 되겠습니다. 무서운 것도 부당하게 여기는 것도 모두 이해가 가지만, 동시에 그 병에 걸릴 확률이 현저히 낮은 것 자체도 맞아서, 성범죄를 당하는 공포에 비견 가능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엄연한 차이가 있는 걸 표현하는데 물타기라고 하는게 맞을지 모르겠군요.
18/09/12 16:06
공포라는 감각이 확률로 인해 발현되지 않는 까닭이죠. 그걸 알기 때문에 확률이나 가능성 따위를 논한 적이 없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몰카 범죄에 느끼는 여성의 공포도 희귀병 정도가 되고, 식품이나 안전에 대한 일잔적인 우려도 극성스러운 짓이 되니까요.
요점은 "모종의 합리성과 신뢰성이 담보되어야 할 기관의 문서에 부실한 기술이 있었고, 그 전제는 나에게 매우 불리하다."는 사실이고, 이 대목에 분노하는 게 아닐지..저도 그렇고요. 같은 주장을 해도 미디어와 법원의 무게는 다르잖아요.
18/09/12 16:26
저는 성범죄 무고와 관해서 사람들의 반응이 단순히 공포라기보다는 공포+짜증+분노 등등 여러 부정적인 반응의 복합체라고 보이는데, 이런 관점에서는 비유해주신 희귀 중병과의 차이가 드러나는 거 같습니다.
확률의 관점에서만 보면 성범죄 무고를 희귀 중병으로 비유할 수 있는 건 사실인데 차이가 있다면 발현 과정에서 원흉(?)이라고 지목할 만한 명확한 대상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정체불명의 희귀병이 갑자기 생겨버리면 약간의 공포심은 들겠지만 '아니 이 병은 대체 누가 만들어서 날 불안하게 하는 거야' 하는 원망의 감정은 별로 없는 게 일반적이거든요. 그냥 재해 같은 거니까요.. 하지만 이번 건 같은 무고 피해의 경우엔 좀 다르죠.. 어쩔 수 없는 재앙 같은 것이 아니라 무고범의 악의 내지는 판/검사의 안일함 등으로 인해 위험이 생겨버린 것이다보니 '이 위험을 굳이 만들어서 날 괴롭히는 저 개자식만 아니었으면...'하고 생각하게 될 여지가 생기는 거죠. 굳이 비유를 하자면 희귀병이 생겼다기보다는 웬 미친 과학자가 한국에 유통되는 쌀알의 100만 분의 1을 쌀이랑 똑같이 생긴 독약으로 바꾸어놓은 것과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확률이 희박한 건 마찬가지지만 미친 과학자만 없었으면 0이었을 위험이 생겨버린 거니까 그 과학자놈을 잡아서 지가 만든 독약 죄다 먹여버리고 싶은 거죠.
18/09/12 15:29
말씀처럼 결국 자기진영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주장하는 건 피차 비슷하죠. 냉정히 보면 여성의 공감능력에 대한 무분별한 찬양도 어떤 환상과 포장과 정치에 불과하고요.
다만 이러한 사안을 볼 때마다 등장하는 논리 중 하나가... (BBTG님이 주장하셨다는 뜻이 아닙니다) 확률적으로 남성일반이 성범죄를 더 저지르고, 남성일반이 더 신체적 강자고, 남성일반이 더 사회적 권력을 갖고 있으니 아무리 남성 개인이 억울하고 희생당할 확률이 존재하더라도 상대적으로 강하게 처벌하고 보호 - 배려에 있어서도 차별하는 건 어쩔 수 없다는, 즉 효율성의 측면에서 하나를 위해 다른 하나를 차별하고 희생하는 건 어쩔 수 없다는 논리죠. 헌데 이 논리는 페미니즘이 그토록 싸웠던 사회발전양상에서의 여성의 희생과 평등권 박탈에 대한 합리화와 비슷합니다. 현실적으로 과거 사회를 발전시키기엔 근력과 강인한 무엇을 좀 더 담보하고 통제할 수 있었던 남성들에게 집중할 수 밖에 없었고 그로인해 여성의 사회진출을 제한한 논리들도 지금의 남성에 대한 차별 논리와 비슷하거든요. (사실 여성의 사회진출제한이나 여성성에 대한 강요가 남성에 대한 '강제적 남성성'들과 엮여 있던 현상이니 따지고보면 양성 모두에게 억압적이지만요.) 무고든 성범죄든 남성성이든 여성성이든, 남성/여성이기때문에 부당한 차별과 희생을 당하는 건 페미니즘을 포함해 모두가 거부해야 하는 일이죠. 또한 아무리 엮인 부분이 많아서 때론 하나를 위해 하나를 포기해야 하더라도 분리할 건 분리하고 최소한의 평등한 원칙을 세우고 그 과정과 결과를 공유하고 보완해 나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시대의 분위기는 인권도 평등도 합리도 원칙도 아닌, 어떤 이권과 정치력의 싸움이 되고 있단 말이죠. 페미니즘이 망가진 것도 비슷한 이유겠지만요.
18/09/12 15:53
사실 제가 바로 그 두 번째 문단처럼 생각합니다. 세 번째 문단 같은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걸 알면서도요. 그런 의미에서는 페미니스트들이 말하는 성 차별주의자입니다. 페미니즘 비스무리한 사회운동들이 Sex/Gender/Sexuality을 나누면서 Gender는 사회에 의해 구성되었다고 말하는데 그닥 동의하지 않아요.
마지막 두 문장에 공감합니다
18/09/12 15:56
여성이든 남성이든, 상대방에게 공감하는 것이 매우 힘들고, 상당수의 남성과 여성이 이해하는 척 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다 정도죠.
솔직히 제가 보기엔 데칼코마니고, 남성의 고통에 대한 여성들의 공감을 주장하기 이전에 링크 띄워놓은 글 (저도 그 글을 읽었었고 댓글도 달았네요) 보면 여성들의 당연할법한 공포감에도 아주 그냥 끝까지 건어물마냥 드라이한 반응이 저렇게 많은데 크크크... 그냥 이 문제에 대해서는 들여다볼수록 양쪽 모두에게 실망의 연속입니다.
18/09/12 16:09
뭐... 얼마 전에 이 곳이 아닌 어떤 곳-이 곳보다 페미 혐오가 더 크게 표현되는-에서 찜질방에서 남자에게 추행당한 남자들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더니 "이런 일이 있었으니 게이 혐오함." 이런 식으로 흘러 가는 것을 보면서.. 그냥 사람들이란 다 똑같구나 했습니다.
18/09/12 16:15
사회에서 편파적으로 공감해 주는 것이 엄연한 사실인데 양비론 펼치기엔 얻어터지는 쪽은 많이 억울하지요. 침팬지 데려다놔도 편애는 억울해 합니다. 같은 무게로 두지 마세요
18/09/12 16:31
실제 수치가 명백하고, 사람들의 공감과 이입이 객관적 수치보다는 감정에 휘둘리는 면이 크다는 데까지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희귀병에 대한 비유는 매우 부적절했다고 지적하고 싶네요. 무고에 대한 공포가 희귀병에 대한 공포와 같다면, 성추행 피해에 대한 공포는 그보다 훨씬 실질적으로 빈도가 높고 무척 심각한 문제기는 하지만 또 (일반적으로) 인생이 날아갈 정도의 공포는 아니니까, 질병으로 치면 당뇨나 관절염에 대한 공포에 비유하면... 그게 과연 적절할까요? 제가 보기엔 전혀 적절하지 않습니다. 질병과 판결의 차이는 아시다시피 후자가 인간의 악의 혹은 체계의 불합리에서 비롯된다는 것인데, 이 건에서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분노하는 지점이 바로 거기지요. 그걸 빼놓고 비유하면 얘기가 잘 이어질 수 없습니다.
18/09/12 17:54
단순 무고사건수만 비교해서 호들갑떤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는데. 지금 남성들이 무서워 하는건 단순 무고가 아니죠. 법이 날 안지켜준다는것에 대한 공포입니다. 성범죄에 대한한 법원이 균형감각을 잃은지 좀 됬다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었고 그게 이번 사건으로 점화가 된거죠.
성추행은 무고보다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그것을 법과 치안이 보호하고 있고 그런일이 일어나더라도 제도에의해 보상받을 방안이 있겠지만 이건 제도가 날 지켜주지 않을거라는 불안감입니다. 게다가 이번사건이 흔히 일어나는 일(좁은 공간에서 여자와 스쳐지나감) 이라 더욱 가중되었구요. 덧붙여서 이번건으로 시끄러워 지면서 성범죄에 관해서 진술만으로 처벌하는게 현실이라서 변호사들도 이런 문제가 생기면 그냥 합의를 종용한다는 말이 나오는 판국이죠. 때문에 통계상에는 성추행 유죄판결으로 기록됬지만 그중에 억울하게 누명쓴 피해자도 있을것이며 중간에 합의한 범죄중에서도 억울하게 합의를 종용당한 사람까지 있을것이라 상상되니 더욱 그런겁니다.
18/09/12 19:19
남초여초를 불문하고 너무 흑백논리가 만연하더군요. 남초에서 꽃뱀소리가 돌고 마찬가지로 제가 자주 들르는 여초커뮤니티들도 이미 의도적으로 그랩한 파렴치한 성범죄자가 됐더라구요. 단순하게 실수로 인한 신체접촉과 피해자의 오해와 불쾌감이었을 수도 있는데 말이죠. 그냥 둘 중 누군가는 나쁜놈 혹은 나쁜년이니... 이번은 불합리한 판결이 초점이 되어야한다고 보는데, 당사자들의 진위여부로 넘어가는 모양새가 참 안타깝네요.
근데 객관적으로 이번 판결은 문제가 분명 있다고 보는데, 사이트 돌아다니면 자주 접하는 판결쉴드는 좀 그렇더군요. 메웜성향이 아닌 곳에서 판결도 문제 없다는 쉴드를 보니까요.
18/09/12 15:07
성범죄란 단어도 굉장히 모호한 단어입니다.
권력형 성추행 성희롱, 강간 및 성폭행, 단발적인 성추행 및 성희롱을 모두 아우르는 단어입니다. 단발적이고 피해가 크지 않은 성추행의 경우엔 경범죄로 취급해 벌금형까지만 주고 사회적인 처벌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신고기록을 남겨 상습적 성추행에 대한 대비로 남겨놔야죠 반면 권력을 이용해 피해자를 겁박하거나 물리적 힘에 의해 강제로 성적인 언동을 하고 성추행일지라도 상습적 반복적인 경우는 중범죄로 취급하여 형량을 쎄게 때려야겠죠. 악마는 디테일에 있습니다. 모호한 언어사용을 통해 공포를 확대 재생산 하고 젠더 대결로 몰아가려는 세력을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18/09/12 15:18
피해가 경미한 단발성의 성추행을 사회가 혐오하는건 그게 강간이나 권력형 성범죄와 함께 성범죄로 모호하게 묶여 있기 때문이라, 그냥 사회가 그런 범죄를 혐오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별로 모호할 것도 없는 것이, 반죽음 직전까지 때리나 한대만 때리나 폭행인건 마찬가지지만 폭행이란 단어가 모호하다고는 아무도 얘기하지 않고, 누군가를 대결로 몰아가기 위해 그렇게 용어를 사용하는 것도 아닙니다.
18/09/12 16:10
저 댓글에 경미한 성추행을 혐오하지 않는다는 뉘앙스는 없는데요.. 그리고 성범죄는 폭력과는 달리 모호할 수 밖에없는 분야가 맞습니다. 기준이 객관적이기가 불가능해요. 그리고 언어사용으로 분위기를 몰아가는것은 상당히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걸 가장 남발하는 것이 페미니즘이고요. 대표적으로, 여성혐오란 말 자체가 뜻만으로는 기본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정치적 의도로 널리 사용하고 있지요
18/09/12 16:15
단발적이고 피해가 크지 않은 성추행의 경우엔 경범죄로 취급해 벌금형까지만 주고 사회적인 처벌은 하지 말아야 한다
고 했는데, 사회적 처벌이 이루어지는 이유가 그거란겁니다. 그리고 폭력과 달리 모호할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통용될만한 얘기가 아니었습니다만. 저분은 윤간 강간 성추행 성희롱 반복적 일회성이 다 성범죄로 싸잡히는게 불만이란건데, 님 말대로면 모호하니까 더 싸잡힐수밖에 없겠네요. 그리고 언어사용으로 분위기 몰아가는 게 쓰이거나 말거나 성범죄란 단어와 용례가 페미니즘에서 만든게 아니죠.
18/09/12 15:21
한명이라도 범죄자를 더 처벌하기 보단, 한명이라도 억울하게 처벌받는 사람을 막는걸 중요시 하는 게 현재 법 체계로 알고 있고요. 그래서 있는 게 무죄추정의 원칙과 법정 증거주의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성희롱 관련 사건들은 후자보다 전자를 더 중시하는 듯 하여 사람들이 이렇게 반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있었던 사건인데 미국의 베스라는 여성은 자신의 아버지를 유년기 성폭행으로 고소합니다. 하지만 그 아버지는 그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하죠. 결국 알고보니 그 베스는 한번도 성관계를 가졌던 적이 없는 처녀였죠. 페미니스트들이 매우 싫어하는 심리학자인 엘리자베스 로프터스는 기억이 조작될수 있다고 주장하죠. 그리고 실제로 사례도 보여줍니다. 그녀의 실험에서는 새로운 기억을 주입하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죠. 기억이라는 게 이렇게도 불안정합니다.
18/09/12 15:23
멀리 갈 필요 없이 이번 총선 투표용지 사건만으로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일이죠.
투표용지에서 후보별 기표구역이 딱 붙어 있었다는 걸 봤었다는 분들이 여기에서만도 꽤 많았는데 정작 결과는...
18/09/12 15:36
투표용지 사건 자체로 나온 논문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와 비슷한 현상으로는 논문이 많이 나왔었습니다. 투표지 논란 일어난 날 즈음 자게에 관련 테드 강의가 올라왔었죠....
18/09/12 15:33
적당히 가지고 놀다가 넘어가면 될 걸 손모가지 거든 분들이 계셨죠. 내가 니들 대부분보다 책 많이 읽었다거나 직업적으로 도형을 다룬다거나 등등. 사람이 내기를 참 좋아하는 동물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배웠습니다.
18/09/12 15:41
http://www.yes24.com/24/Goods/2980621
기억조작으로 돈 벌어먹으려던 브로커들이 로프터스를 얼마나 미워할까요
18/09/12 15:22
기습추행은 별도로 규율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법에 없는 기습추행을 처벌하고자 억지로 판례를 형성하여 강제추행으로 규율하고 있다보니 그 처리에 있어서 불합리함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8/09/12 15:50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지금 문득 생각드는 건데 무죄변소 배척하는 유죄 판결문 쓸 때 변소취지를 괄호 안에 대충 몰아넣고 상투어 몇마디로 쓱쓱 이유 없다고 쳐내버리는 몹쓸 판결서 작성 실무의 변경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진짜 뻘소리 주장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나 (주침강간 사안에서 여자가 흥분했으니 무죄라는 경우 등) 저런 기재례가 정당화 가능할 것 같습니다. 무죄변소 사안에서 최소 판결서 작성 난이도가 결론에 따라 크게는 안바뀌어야 (아무리 그래도 무죄가 어려울수밖엔 없을 것이나) 판사들도 좀더 고민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18/09/12 16:26
동감합니다!
무죄추정의 원칙이라지만 원칙대로 판결문 쓰려면 너무 힘들고 유죄판결 판결문은 쓰기쉬우니 솔까말 무죄판결문 쓰는 난이도>>>>>유죄판결문 쓰는 난이도인데 판사들이 아무리 자기양심에 걸고 공정하게 판단하려고 해도 '애매할때' 유죄판결을 쓰고 싶겠습니까 무죄판결을 쓰고 싶겠습니까..더군다나 일이 엄청 많고 바쁘다면?? 별로 '편하려고 유죄판결 쓴다'라고 판사들을 비난하고 싶은게 아니에요 어떤 판사도 내가 판결문 편하게 쓰려고 무죄인 사람 유죄판결 쓴다고 생각하진 않을겁니다. 그러나 의식의 레벨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인간이 무의식의 레벨에서도 그렇겠어요? 일 편하게 하고 싶은건 보편적인겁니다...잘못도 아니에요. 원칙이 무죄추정이면 판결문 쓸때 무죄판결이 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유죄판결문이 무죄판결문보다 쓰기 어려워야 하고요. 이게 이렇게 바뀌면 판사들 일은 비교할 수 없을만큼 더 많겠지만 무죄율 유의미한 증가가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_- 근데 그렇게까지 바꾸는 건 불가능한거고 말씀하신대로 피고인의 무죄변소 배척사유는 더 자세히 쓰도록이라도 바뀌어야겠죠.
18/09/12 16:55
전문지식에 바탕한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아래 글 보면서 왠지 글쓴분이 당한 범죄사실마저 의심 받을 것 같아서 우려가 됐는데 혹시나가 역시나더군요.
18/09/12 17:15
이래서 여초가 더 똘똘 뭉칠 수 있는 거거든요.
거기는 작성자가 원하는 말을 해줍니다. 반면 남초는 작성자의 의도를 알아도 내가 납득이 안되면 듣고싶은 말을 안해줘요. 케이스마다 생각을 다시 하거든요. 일전에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혈액형별 성격처럼 x타입으로 규정하고는 그때의 결과를 그대로 인용한다든지 이런걸 안합니다. 이런거 하는 사람은 다른 의견이 튀어나와서 서로 키배가 시작되죠. 일반화 같지만 사실이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원하는 말이 듣고 싶다거나 무조건적인 위로를 원한다면 남자든 여자든 여초 커뮤니티를 두드리는 편이 좋습니다. 거긴 단지 성별이 같기만 해도 위로받고 공감받을 수 있어요. 비하가 아니라 사실이 그렇습니다.
18/09/12 18:14
동의합니다. 현실적으로 성범죄가 성범죄 무고보다 훨씬 많겠지만, 그렇다고 피고인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더라도 자신이 무죄가 될 가능성이 거의 없도록 만드는 사법체계라면 그냥 그 사법체계가 후진적인 거죠.
18/09/12 20:16
긴 서사의 이야기라면 그 이야기의 구체성과 일관성을 통해, 그리고 그 이야기의 요소들에서 간접적으로 확인되는 참거짓들을 통해 확인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18/09/14 10:04
진술로 처벌한다 - 이미 대법원은 여러차례 진술의 신빙성에 관하여 많은 법리를 내놓았습니다. 성범죄에 대해서 이를 그대로 적용하면 되는 거죠. 즉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객관적 사실과 모순되지 않아야 되며 반대심문에도 불구하고 신빙성이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진술검증은 특히 초기 수사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법정에서 다시 자유롭게 탄핵되어야 하죠.
중요하게 작용하는 대표적인 범죄가 뇌물죄입니다. 뇌물죄의 경우 보통 현금으로 들고가서 둘만 있는 자리에서 전달합니다. 증거가 남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요새 뇌물죄의 경우 - 사안의 경중에 따라 분명히 다르겠습니다만 - 중요사안의 경우 굉장히 철저하게 검증합니다. 뇌물을 줄 동기, 공여자와 수뢰자의 관계, 전달자의 관계, 전달경로, 일시, 장소, 방법, 이동경로, 자금마련 경위, 현금포장방법, 전달방법을 수사기관에서부터 하나하나 최대한 특정시킵니다. 이동경로는 자가, 택시, 대중교통, 요금지불수단, 하이패스, 차단기/검색대, 엘리베이터, 계단, 에스컬레이터, 오르막/내리막, 길거리 풍경, 들어간 문 위치, 현금포장은 띠지색깔, 띠지를 어떻게 돌렸는지, 띠지의 종류가 무엇인지, 띠지에 도장이 있었는지, 봉투의 색깔, 크기, 재질, 속포장여부, 장소의 경우 방안 사물의 배치, 기억에 남는 가구, 배석자, 동일장소에 가본적이 있는지, 전달의 경우 왼손, 오른손, 두손, 문열고 들어간 손, 앉은 좌석위치, 제3자를 통한 전달의 경우 지시방법, 지시를 받은 장소.... 이렇게 끝없이 검증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 하나 하나가 전부 변호인의 반대심문의 근거가 됩니다. 이런 요소들을 뭉뚱그릴 수록 진술의 탄핵이 어려워지고 방어권이 침해되는 반면 수사기관으로써는 편해집니다. 수사기관으로써는 이 부분을 뭉뚱그리고 싶은 유혹이 있겠죠 당연히. 대법원이 여러차례 이를 지적하는 판시를 했고, 나중에는 하급심에 대해 공여자의 진술의 불일치는 무시하면서 피고인의 진술에만 현미경을 드리대는 건 형사법원이 취할 태도가 아니라며 이례적으로 꾸짖기까지 했는데 이 때문인지 부패전담부의 경우 뇌물죄의 무죄율이 높아지기도 했고, 수사기관에서도 점점 엄격하게 진술을 검증하기 시작했고, 진술을 풍부하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물론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그러면 진술이 풍부해지지 못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냐? 그럼 원칙으로 돌아가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게 형사소송법이 있는 이유잖아요. 문제는 이런 검증을 성범죄에 적용하게 되면 여성단체에서 2차가해이고 수사기관과 법원의 성인지감수성 부족이라면서 이를 못하게 하는 것이죠. 현재는 반대심문의 종류를 제한하기 위한 많은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는데, 이런것 까지 입법화되면 안그래도 기울어진 운동장이 더욱 기울어 지게 될 겁니다. 다른 범죄의 피해자들과 달리 성범죄는 피해를 주장하면 바로 변호사를 국가비용으로 붙여줍니다. 이런 각종 제도적 지원은 여성단체들의 여론형성과 그와 연결된 국회의원들의 힘으로 가능한 것이지요. 조직과 자금면에서 사실 게임이 안됩니다. 여성단체들은 성범죄 무죄판결이 뜰때마다 법원앞에서 기자회견 형식의 항의집회를 여는데 반대로 무슨 남성단체가 성폭력 유죄판결 나오는 곳마다 따라다니면서 항의한다고 상상해 보면 어떻게 될 까요. 다 좋다 이겁니다. 근데 이렇게 해줄꺼면 이제 구시대적인 '여자가 성범죄피해를 무고할리 있냐'는 건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하는거 아닐까요. 남자에 대해서는 성범죄 동기도 필요없고 그냥 남자니까 당연히 강제추행할 동기가 있지 라는 식으로 가볍게 치고 넘어가는 것도 하지 말아야 하구요. 지금 재판실무에서는 친고죄도 다시 도입했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는 고소취하 압박받는다고 그런건데 요새 피해자 보호 정도를 보면 가당치 않습니다. 피의자 입장에서는 차라리 일방진술에 의해 고소당하면 억울해도 합의하고 돈만 주면 되지 성범죄자로 낙인찍힐 필요는 없잖아요. 저는 무죄추정원칙 관철을 위해서는 미국식 이중위험금지를 도입했으면 좋겠습니다. 위에 유죄판결/무죄판결 작성방법 문제도 나왔는데, 제가 SOFA사건을 몇번 해보니까, 이중위험금지가 합리적의심론을 실질적으로 적용시킬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제도하에서는 사실 자백시키고 유죄판결내리면 양형만 조심하면 그냥 종국되어 판사입장에서 몇배로 편해지는데 무죄하면 무조건 검찰이 항소하고 뒤집힐 확률도 있어 위험합니다. 그리고 그런 요소들이 무의식중에 무죄를 다투는 피고인들에 대한 불쾌감과 불이익한 양형으로 이어질 경우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중위험을 도입하면 무죄를 쓰면 바로 종국이기 때문에 정말 유죄의 확신이 있는 경우에만 유죄를 씁니다. 실제로 무죄판결이 많이 나지는 않는데 그 이유는 위와 같은 점이 기소단계에서부터 많이 고려가 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18/09/14 10:33
적극 동감합니다. 진짜 '수사기관에서 2차가해' 주장에 따른 수사기관들의 복지부동은 눈뜨고 못봐줄 수준이죠. 진술검증이라는게 전혀 이뤄지질 않아요. 그리고 이런 부실수사가 오히려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진행되죠. 판결문 올라왔던 다른 사건처럼 왼손이냐 오른손이냐에 대해 수사기관에서 검증질문을 안했기 때문에 그냥 착각일 수 있다로 퉁치고 넘어가버리니까요.. 이렇게 단순한 사건, 사건직후의 진술도 그렇게 처리해버리니..
이중위험금지도입도 매력적인 방안이긴 한데 요즘 법원신뢰도가 바닥을 쳤기 때문에 당분간은 요원하겠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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