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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2/06 22:10:06
Name TheLasid
Subject [일반] [공동 번역] 모두가 대학을 가지는 않는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일지도 모른다. (수정됨)

오랜만에 공동 번역 글로 인사드립니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항상 Orbef님이 올리셨는데, 매번 올리시기는 수고로우시기도 하고 이번에는 급한 일도 있으셔서 제가 올립니다.

imgur를 안 써봐서 이미지가 제대로 올라갈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

(잘 안 되네요 ㅠ 글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이미지는 아니니 나중에 추가하겠습니다.) 

 

암튼 요번 글은 Orbef님께서 물어오신 글인데, 교육계에 종사하는 한 심술쟁이 영감님이 미국의 교육 현실에 대해 쓴소리를 한 글입니다. 한국에서도 생각해볼 만한 글이고, 저자의 말투도 재미있어서 (조금! 길기는 하지만) 읽을 만하실 겁니다 :D

 

모두가 대학을 가지는 않는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일지도 모른다.

부제: 고등 교육은 학생들에게 큰 이득을 주지 않는다.

저자: Brian Caplan

선정/번역/논평: Orbef

검수/교정: Lasid

원문: https://www.theatlantic.com/magazine/archive/2018/01/whats-college-good-for/546590/

 

(저자 브라이언 캐플런은교육에 반대하며라는 논쟁적인 책의 저자입니다. 그렇다고 유명세만을 추구하는 싸구려 작가는 아니고, 나름대로 그 근거가 있는데요, 이 사설이 그 책의 요점을 잘 보여줍니다. - Orb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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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육 기관에서 40년이 넘는 세월을 보냈다. 유아원을 시작으로,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UC 버클리에서 학부프린스턴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따느라 시간을 보냈다. 그다음에는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는진짜직업을 가졌는데, 조지 메이슨 대학의 경제학 교수 자리가 그것이다. 

 

테뉴어를 땄고, 나는 내가 꿈꿨던 좋은 직장에서 정년을 약속받았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볼 때) 나는 개인적으로는 고등교육에 대해서 비판할 이유가 전혀 없다. 하지만 평생의 경험을 종합해볼 때, 그리고 사반세기 동안의 연구와 성찰을 통해, 나는 고등교육은 시간과 돈의 엄청난 낭비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정치가들이 더 많은 미국인들을 대학에 보내자고 말하는 것을 보며, 나는? 더 많은 미국인들이 인생을 낭비하길 바라나?” 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

 

어쩌면 당신은 요즘처럼 학력에 따른 기대 수익이 크게 차이 나는 시대에 어떻게 고등교육이 낭비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물을 지도 모른다. 대졸자는 고졸자에 비해서 평균적으로 73% 를 더 버는데, 이건 1970년대의 50% 에 비해서 훨씬 커진 것이 사실이다. 근데 여기서 짚어볼 점은  대졸자가 돈을 더 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 대체 왜 더 버느냐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는 쉽고 단순한 설명은대학에서 직장 생활에 유용한 기술을 가르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은 좀 더 복잡하다.

 

첫 번째, 유치원에서부터 교육을 마칠 때까지, 학생들은 사회에 나가서는 써먹을 수 없는 지식을 습득하는데 수천 시간을 소모한다. 왜 영어 시간에 사업용 문서 작성법 혹은 기술 문서 작성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시와 문학에 초점을 맞추는가? 왜 고학년 수학 시간에는 거의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증명 과정에 수많은 시간을 쓰는가? 평범한 학생들이 대체 언제 역사를 써먹을 것인가? 삼각 함수? 미술? 음악? 물리? 라틴어는? 우리는 보통 수업 시간에이거 왜 배우는 거예요?” 라고 물어보는 아이들을 우습게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 아이들이야 말로 뭔가 제대로 느끼는 것이다.

 

대학 커리큘럼과 잡마켓의 괴리가 일어나는 이유는 이제는 말하기 따분할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교육자들은 본인이 아는 것을 가르친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나와 마찬가지로 현재 사회의 직장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아는 바가 거의 없다. 만약 학교의 목표가 직장에서 쓸 기술을 가르쳐 학생들의 미래 소득을 늘리는 것이라면, 왜 현실 세계를 거의 경험하지 못한 이런 교사/교수들을 고용하는가? 왜냐하면, 학교 공부와 직장에서 하는 일이 전혀 다르더라도 우수한 학업 성적이 우수한 업무 능력을 나타내는 강한 신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당신의 법무 회사에서 여름 학기 인턴을 뽑는다고 치자. 스탠퍼드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은 법학 대학원 재학생이 지원을 했다. 당신은 뭐라고 생각할까? 지원자가 아마도 똑똑하고, 성실하며, 엄청 지겨운 일도 감내할 의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그런 성격을 지닌 근로자를 찾고 있었다면 (솔직히 어떤 회사가 그런 사람을 싫어할까?) 당신은 이 사람에게 오퍼를 줄 것이다. 그 사람이 스탠퍼드에서 배운 그 어떤 철학 지식도 현재 직무와는 아무 상관이 없음을 잘 알면서도 말이지.

 

잡 마켓이 당신을 고용하는 이유는 당신이 배운 쓸모없는 지식을 원해서가 아니다당신이 그런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보내는나는 이 정도 능력이 있는 사람이오.” 라고 시그널에 반응해서이다. 이는 어떤 비주류 이론이 아니다. 전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스펜스, 케네스 애로우, 그리고 조셉 스티글릿는  “교육을 통한 시그널 보내기에 관한 이론을 발표했었다. 높은 학점을 최소의 노력으로 받는 재주가 뛰어난 학생들은 이 이론을 조용히 뒷받침하는 증거이다. 문제는 우리가 이렇게 시그널을 주고받는 행위를 공적으로 논의하거나 정책 수립 과정에서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 사회는 막무가내로 학생들이 고등 교육을 받도록 밀어붙이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더 좋은 직장의 증가나 구직자들의 능력 상승이 아니라 자격증 군비경쟁이었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덧붙이자면, 나는 교육 과정이 직장에서 완전히 무용하다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읽고 쓰는 능력이나 기본적인 산수 능력 등은 중요하다. 하지만 나는 대학 졸업장을 딴 사람들이 벌어들이는 추가 소득의 최소한 절반이 시그널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대학을 다녀서 얻는 추가 소득은 졸업이라는 결승선을 넘어야만 얻을 수 있다. 당신이 1년 만에 학교를 그만두었다고 가정해보자. 고졸자보다는 조금 더 벌겠지만, 4년 과정을 마친 사람이 받은 연봉 인상분의  25%만큼을 더 받지는 못할 것이다. 2년 만에 중퇴한 사람이 정상 졸업생이 더 받는 돈의 50%만큼을 더 벌지도 못할 것이고, 3년만에 중퇴한 사람이 75%만큼을 벌지도 못할 것이다. 통계적으로, 고등 교육을졸업으로 마친 사람의 연봉 증가는 1,2,3년 만에 중퇴한 사람의 연봉 증가분의 두 배가 넘는다. 대학 교육 과정에서 4학년 때 집중적으로 직업 훈련을 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고려해볼 때, 위에서 이야기한 시그널링 효과만이 이런 격차를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학생들이 추후에 실제로 선택할 직업에 걸맞은 준비를 하기 위해 사용되었어야 할 시간과 돈이 엄청나게 낭비되었음을 말해준다.


전통적인 견해에 따르면, 고등 교육이 높은 연봉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학생들이 교육 과정에서 실제로 뭔가를 배우기 때문이다. 이 관점에는 평균적인 학생이 상당한 양의 지식을 습득하고, 기억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교사들이 흔히 이야기하듯이 학생들은 대부분 여름방학 전보다 후에 더 무식하다이는 학생들의 잘못이 아니다. 인간은 원래 그런 존재이다인간은 쓰지 않는 지식을 오랫동안 기억하지 못한다. 물론 어떤 대학 졸업생은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평생 써먹는다. 가령, 공학이나 정량적 학문을 전공한 사람들은 수학 같은 특정한 지식을 오랫동안 간직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대학 졸업생을 대상으로 졸업 후 몇 년이 지난 시점에서 본인이 배운 지식을 얼마나 기억하는지 측정해 보면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타난다.

 

2003년 미국 교육부에서 18,000 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문맹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이 조사가 드러낸 미국인의 무식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대학 졸업자 중영어 독해에 능숙함의 점수를 딴 사람은 1/3 이하였으며, 1/5기초 수준혹은기초에 못 미침을 기록했다. 만약 문제가 너무 어려웠던 것이 아니냐고 생각한다면, 시험지를 한번 읽어보기를 권장한다. 대학 졸업생 중 상당수가수입과 부양가족 수에 따른 건강 보험 요율표를 제대로 읽을 수 없었으며, 구인란에 적혀있는지원자격항목을 요약하지 못했고하다못해 신문의 TV 편성표를 보고 특정 프로그램이 몇 시에 끝나는지를 찾는 수준의 작업도 하지 못했다. 대학 졸업생들이 치른 역사, 사회, 과학 시험 결과 역시 마찬가지로 실망스러웠다.

 

나는 학생들에 관해 회의적이다. 학생들 절대다수는 야만인과 다를 바 없다.

 

당연한 소리지만, 대학생이 대학에 다니는 본 목적은 단순한 사실이 담긴 파일을 다운로드 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대학생들은 어떻게 해나가고 있을까? 교육이 지적 응용력에 미치는 영향에 가장 잘 초점을 맞춘 연구는 1980년대 중반에 하버드 대학의 데이비드 퍼킨스가 진행한 연구이다. 퍼킨스는 비정형화된 문제를 해결하는 사유 능력을 평가하는 질문을 고안한 뒤 이에 대한 학생들의 구술 답변 능력을 평가했다. 질문은 가령매사추세츠주에서는 빈 병이나 캔을 반납할 경우 50원의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를 도입할 예정입니다답변을 분석한 결과, 대학교 4학년 학생은 1학년 학생에 비해 전혀 나은 점이 없었다. , 대학 교육에는 아무런 유용성이 없었다.


다른 증거 역시 똑같이 맥을 빠지게 만든다. 한 연구자는 애리조나 주립대생을 대상으로 통계학적 개념 및 방법론적 개념을 일상 대소사에 적용하는 능력을 평가했는데, 연구자에 따르면, “시험을 본 수백여 명의 학생들 가운데 적절한 수준의 방법론적 추론 능력*을 보인 학생은 사실상 전혀 없었다. 학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6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실험 과학이나 (…) 미적분을 포함한 고등 수학을 공부한 학생들이었는데도 말이다.”


(* methodological reasoning, 여기서는 학술적으로 엄밀한 의미로 쓰였다기보다는 일상에서 접하는 특정한 상황에서 기존에 알고 있는 방법론적 지식을 응용하여 어떤 방법을 써서 문제를 해결하는 편이 적절한지, 혹은 여러 방법 사이에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비교하고 평가하는 능력을 말하는 듯합니다. - Lasid)


간혹 대학은 지식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배우는 방법(how to learn)을 배우는 곳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이 옳다면 과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과학적 방법론을 체화하고,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습관이 생겨야 한다. 근데 위 결과를 보면 알겠지만,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대학 학생들은 본인의 전공에 따라 특정한 방식의 사유 능력을 연마한다. 미시간 대학에서 행해진 야심 찬 연구가 하나 있는데, 학생들을 자연과학, 인문과학, 심리학, 기타 사회과학 전공으로 나눈 뒤 1학년 1학기에 언어 추론 능력, 통계적 추론 능력, 및 조건 추론 능력을 측정했다. 그리고 동일 그룹에 대해서 4학년 2학기에 다시 한번 측정을 했는데, 그룹별로 특정한 하나의 능력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심리학과 사회과학 전공자들은 통계적 추론 능력이 증가했다. 자연과학과 인문학 전공자들은 조건 추론 능력, 즉 조건 명제와 쌍조건 명제류에 답하는 능력이 증가했다. 반면에 나머지 분야에 대해서는 3.5년 동안의 교육을 통해 증가한 부분이 거의 혹은 전혀 없었다. 요약하자면, 심리학 전공학생들은 통계를 사용하기 때문에 통계를 잘 하게 된다. 화학과 학생들은 통계를 쓸 일이 없으니 통계에 대한 능력이 증가하지 않는다. , 모든 것이 잘 돌아가는 좋은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대학생들은 자신들이 전공하는 분야와 관계있는 능력만 증가한다.

 

근데 사실 이것도 꽤 낙관적으로 본 것이다. 교육 심리학자들은 우리가 가진 지식의 상당 부분이 비활성 상태임을 밝혀냈다. 학교 시험에서 아주 뛰어난 학생들도, 바깥 세계에서는 그 지식을 써먹지 못한다는 뜻이다.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자인 하워드 가드너가 말했듯이,

 

“대학교 물리학과에서 우등 졸업을 한 학생들이라고 해봤자, 비슷한 문제를 본인들이 교육 과정에서 배운 포맷과 약간 다른 형태로 접했을 때 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비단 물리학뿐 아니라, 생물학, 수학, 통계학, 그리고 이건 나도 창피하지만 경제학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내 학생들에게 학교 공부와 현실 세계를 연계하여 생각하도록 가르친다. 나는 암기가 아니라 이해도를 측정하기에 적합하도록 시험 문제를 설계한다. 하지만, 꽤 분위기 좋은 학기를 기준으로 해도, 40명 수업에서 진정으로 경제학을 이해하는 학생은 4명 정도이다.

 

경제학자들은 불편할 정도로 협소한 시각에서 교육이 주는 효용을 평가하는 숫자놀음을 한다. 그렇지만 보통 정상인이라 불리는, 경제학자가 아닌 사람들은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이를 평가한다. 우리는 교육이 가져오는 이득을 단순히 시험 성적이나 연봉 증가만 가지고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대신 우리는 스스로에게 어떤 종류의 사회에서 살고 싶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교육받은 사회에서 살고 싶은가 아니면 무식한 사회에서 살고 싶은가?


정상적인 사람들의 주장은 대단히 타당하다. 우리는 교육이 사회에 미치는 광범위한 효과를 고려해보아야 한다. 내가 교육의 기대 효과를 계산해놓은 내역을 본 인문학자들은 내가 교육자들이 진정으로 중요하다고 믿는 이상을 완전히 무시하는 전형적이며 냉소적인 경제학자라고 믿곤 한다. 내가 경제학자이며 냉소적인 사람인 것은 맞다. 하지만 내가 전형적인 냉소적 경제학자인 것은 아니다. 나는 냉소적인 이상주의자이다. 나는 교육이 가져올 수도 있는 변화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다. 나는 <정신의 삶>*을 진심으로 믿는다. 내가 믿지 않는 것은 사람이다.

 

(* ‘정신의 삶(ithe life of the mind)’인간의 조건으로 유명한 작가 한나 아렌트의 미완성 유작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저자는 자신이 인간의 정신이 지닌 양심과 도덕성을 믿는다는 이야기 같습니다. - Lasid)

 

나는 학생들을 믿지 않는다. 그들의 절대다수는 야만스럽다. 나는 교사들을 믿지 않는다. 그들의 절대다수는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지 못한다. 나는 학생들이 무엇을 어떻게 배울지 결정하는 정책 입안자들을 믿지 않는다. 그들의 절대다수는 학생이 큰 문제를 일으키지만 않으면 자기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기억을 더듬어보면 누구나 위에서 이야기한 일반론에 대한 예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열의가 가득한 학생들과 정열적인 교육자들을 꽤 많이 만나보았다. 그리고 소수의 지혜로운 교육 정책 입안자들도 만나보았다. 하지만, 40년 동안 학생이자 교수로서 교육계에서 지내오면서, 그런 사람들은 절대 소수에 불과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훌륭한 교육은 생존에는 성공했을지언정, 번성하지는 못했다.

 

실제로, 오늘날의 대학생들은 전 세대 대학생들에 비해 공부에 쓰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적다.* 50년 전, 대학생이라는 신분은 풀타임 직업이나 마찬가지였다. 학생들은 주당 40시간을 수업을 듣거나 공부하는 데 사용했다. 이렇게 노력하던 현상은 완전히 사라졌다오늘날의 풀타임 대학생들은 주당 27시간만을 학업 활동에 쓰며 이 중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은 14시간에 불과하다.

 

(* 이것은 미국 대학 기준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한국 대학생에게 바로 적용하기는 조금 힘듭니다. - Orbef)

 

그러면 남는 시간에는 무엇을 할까? 논다. 리처드 아룸과 요시파 록사가 저서흔들리는 학계에서 논하기를,

 

“평균적인 학생이 하루에 8시간을 잔다고 가정해보자. 학생들이 아침 수업에 지각하거나 그냥 째 버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볼 때, 8시간은 관대하게 잡은 수치이다. 그렇게 보아도 그들에게는 주당 85시간을 공부 이외의 활동에 소모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아룸과 록사가 인용한 연구에 따르면, 평균적인 대학생은 주당 13시간을 공부하며 (수업 시간 제외), 12시간을 친구들과 소셜라이징하는 데 사용하고, 11시간을 컴퓨터와 놀고, 8시간을 알바를 뛰며, 6시간 동안 TV 를 보고, 6시간 동안 운동을 하고, 5시간 동안 취미 활동을 하며, 3시간 동안 다른 형태의 재미를 본다. 반면에 교수들은 학생들의 수업 평가가 무서워서 후한 학점을 남발하기 때문에, 이제 평균 학점은 3.2 (B+ 정도) 에 달한다.

 

이런 세태가 학생 개개인에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18살의 우수한 학생에게 대학 가도 별 볼 일 없다고 조언을 해줘야 할까? 절대 아니다. 4년 동안 별로 쓸모없는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미래의 고용주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것이며, 따라서 그 학생의 기대 수익을 증가시킨다. 만약 그 학생이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면서나는 대학 가서 충분히 공부 잘 할 수 있어요. 그냥 안 하기로 결정한 것뿐이에요라고 말해봤자 고용주들은 믿지 않을 것이다. 한 개인이 본인의 학력을 낮추기로 결정하는 것은 저급 노동력 풀로 스스로 떨어지는 결과밖에 가져오지 않는다. (위에서 이야기한 모든 문제에도 불구하고) 개인 차원에서 대학은 수지가 맞는 투자이다.

 

하지만 그런 개인적 이득과는 별개로, 고등 교육이 사회 전체의 풍요나 정의를 가져오진 않는다. 여러 나라의 통계를 볼 때, 개인이 1 년을 고등 교육에 투자하면 그 사람의 연봉은 8% ~ 11% 가 오른다. 반면에 한 나라의 전체 인구가 1년을 고등 교육에 투자하면 그 나라의 국가 수입은 1% ~ 3% 밖에 오르지 않는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교육은 개인에게는 큰 효과가 있지만 국가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학력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한 사회의 평균 교육 수준이 올라가면, 당신이 원하는 직장을 얻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1970~1990 사이에 존재했던 500 가지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평균 교육 기간은 1.2년만큼 늘어났다. 그렇지만, 해당 기간 동안 업무는 대부분 변하지 않았다. . 그렇다면 1995년에 해당 직업을 가진 사람이 1975년에 해당 직업을 가진 사람에 비해서 더 교육을 받아야만 했던 이유는 학력 인플레이션 말고는 없다. 더 나아가서, 해당 기간 동안 미국 전체 근로자의 평균 교육 기간은 1.5년 증가했다. , 사람들은 더 많은 교육을 받음으로써 더 좋은 직장을 가지지도 못했다. 그저 윗세대의 자신보다 덜 교육받은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던 직장과 똑같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 더 많은 교육을 받아야만 했다는 뜻이다.

 

따야 하는 자격증이나 졸업장이 많아질수록, 그걸 따려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늘어난다. 학생들은 수업료를 다 내고 일 년 동안 수업을 듣고도 기말고사에서 F를 맞을 수 있다. 교육의 가치에 관한 긍정적인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고등 교육을 받다가 파산하는 경우에 대해서 뭔가 책임 있는 답변을 해야만 한다. 대학을 마치지 못하는 경우는 상당히 많으며, 특히 고등학교 때 성적이나 수능 성적이 좋지 않았던 학생들은 더욱 심하다. 통계적으로 대학을 4년만에 졸업하지 못하는 학생은 60%에 달한다. 간단히 말해서, 모두를 위한 대학이라는 이데올로기 때문에 대학에 갈 만한 수준이 아닌 학생들까지 대학에 밀어 넣은 셈이다.

 

모두를 위한 대학이라는 이데올로기는 더 현실적인 대체방안을 무시하곤 한다. 직업 교육이 그것이다. 현대의 직업 교육은 교실에서의 훈련, 도제 시스템, 인턴십, 일을 통한 교육과 같은 여러 가지 말로 포장되어 있는데 이 모두에는 공통점이 있다. 직업 교육은 전부 특정한 직업 기술을 가르치며, “들으면서 배우자가 아니라하면서 배우자”  스타일로 이루어진다. 직업 교육에 대한 연구는 비교적 소수지만, 해당 연구에 따르면 직업 교육은 기대 소득을 유의미하게 늘리며, 실업 기간을 줄이고, 고등학교 졸업률을 높인다.

 

전통적인 교육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종종 미래의 불확실성을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일할 시대는 2025년 혹은 2050년인데, 2018년의 취업 시장에서 유용한 직업 교육을 시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비판이 그것이다. 하지만 미래의 불확실성을 그렇게 걱정한다면, 그 학생들이 미래에 가질 확률이 거의 없는 직업을 위한 대체 교육은 뭐 하러 하는가?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펼쳐지더라도, 잡마켓에 작가나 역사가, 정치 분석가, 물리학자 혹은 수학자의 몫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정도는 예측 가능하다. (일단 대학에 가려고 노력한 다음에 아니다 싶으면 직업 교육을 하면 되잖아? 라는 의견에 대한 비판이 다음 문장인 듯합니다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언제라도 취업을 위한 직업 훈련으로 전환할 수 있게끔 하는 플랜B를 제공한다는 생각은 분명 구미가 당기는 발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발상은 우리를 심란하게 하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무시하고 있다. 진학에 실패하여 비통하고 분한 마음을 품은 학생들이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와 새로이 장사를 하는 방법을 배우지 않으려 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말이다. 미국 최하층 사이에서는 이런 심란한 일이 이미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은 현대인의 삶에서 너무 당연시되는 경향이 있다. 현대 사회의 젊은이들이 어른들의 사회에서 자기 자리를 잡으려면 긴 교육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이제 내 주장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겠다. “현대 문명 사회는 교육을 엄청나게 중시하는데더 좋은 그리고 더 문명화된 길이 있다.” 모두의 대학 졸업장은 모두의 좋은 직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저 엄청난 학력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뿐이다. 교육을 통해 성공을 퍼뜨리자는 운동은 성공이 아니라 교육만을 퍼뜨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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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점화한틱
18/02/06 22:21
수정 아이콘
대학졸업자와 고졸자의 임금격차나 사회적 인식 등을 바꿀 생각을 해야지 모두가 대학을 가지 않는 세상이 더 좋다? 흠... 굉장히 회의적이네요.
TheLasid
18/02/06 22:41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의미입니다. 모두가 대학에 가는 세상보다는 모두가 대학에 가지'는' 않는 세상이 더 낫다는 이야기에요 :)

저자는 임금 격차의 원인에 관해 고찰했고, 인식 변화를 직접 촉구하지는 않았습니다만 글에서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보여줍니다.
아점화한틱
18/02/06 23:07
수정 아이콘
잘렸던 부분 달리기 전에 쭉 훑어보고 댓글을 성급하게 달았었군요. 그것도 본문과는 정반대로 해석해버린... 다시 한 번 읽어봤습니다. 좋은 글 언제나 감사합니다.
TheLasid
18/02/06 23:12
수정 아이콘
절반이 넘는 내용이 잘렸다 보니 그러실 수밖에요. 기술치라 죄송합니다 :(
18/02/06 22:21
수정 아이콘
내용이 잘린 것 같네요
TheLasid
18/02/06 22:36
수정 아이콘
이미지를 잘못 올려서 그런 듯해요. 이미지는 일단 삭제하고 글을 끝까지 올렸습니다.
초코에몽
18/02/06 22:21
수정 아이콘
뭔가 중간에 짤린듯한 느낌인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TheLasid
18/02/06 22:36
수정 아이콘
다시 올렸습니다 :)
초코에몽
18/02/06 22:43
수정 아이콘
질문은 가령 “매사추세츠주에서는 빈 병이나 캔을 반납할 경우 50원의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즉, 모든 것이 잘 돌아가는 좋은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대학생들은 자신들이 전공하는 분야와 관계있는 능력만 증가한다.

약간 맥락이 이상한데 중간에 짤린건지요?
TheLasid
18/02/06 22:44
수정 아이콘
앗, 그런가 봐요. 다시 확인해 보겠습니다. 감사해요!
초코에몽
18/02/06 22:47
수정 아이콘
고생 많으십니다.
TheLasid
18/02/06 22:51
수정 아이콘
제가 기술치라 읽는 분들이 고생이네요 :(
덕분에 수정했습니다.
TheLasid
18/02/06 22:23
수정 아이콘
두 분 말씀처럼 중간에 내용이 짤리는데 해결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
18/02/06 22:41
수정 아이콘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이 졸업 후에 쓸모없는게 한국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었네요.
그래도 미국의 학생들이 그 쓸데없는 시간낭비를 우리나라 학생들보다는 덜 하고 있는 점은 부럽네요.
TheLasid
18/02/06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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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당장 저만해도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말씀하신 대로 미국 친구들은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덜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절대 다수는 어떤 형태로든 시간 낭비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간은 방법을 찾아내니까요 :)
말머리
18/02/06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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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내용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물론 4년동안 배운 지식이 사회 나가서 전혀 쓸모가 없더라도 그 공부를 하면서 사고력이라든가 이해력, 독해력 등등 여러가지 지적 능력이 발달하는 것은 분명히 있겠습니다만 그게 유의미한 수입증가와 연결되는가는 분명히 의문의 여지가 있죠.

다만 이러한 의문이 사회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이며, 오히려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른 실업율의 증가야말로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 봅니다. 그때 되면 대체 평생토록 살면서 단 한번도 써먹을 일이 없는 미적분을 공부하느라 '모든' (다시 한번 강조하는데, '모든' 입니다. 꼭 이렇게 말하면 이공계에 진학하면 미적분은 필수라는 난독증 환자들이 있어서 말이죠) 학생들이 잘 이해도 되지 않는 수학공식을 붙잡고 끙끙대는 고문아닌 고문을 받을 이유도 없겠죠.
TheLasid
18/02/06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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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저자가 경제학자이다보니 교육이라는 이름 하에 행해지는 낭비에 불만이 많은 듯해요 :)
인식의 변화 덕분이든, AI의 발달 덕분이든 간에 애들이 좀 더 원하는 공부를 하면서도 부족함 없이 살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말머리
18/02/06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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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솔직히 말하자면 애들은 공부를 안 하는 것을 제일 좋아하죠 :) 아니 사람 자체가 공부하거나 일하는 것을 좋아하기보다 놀기를 좋아하게끔 만들어진듯 합니다.

어찌보면 인공지능이야말로 인간이 놀면서 살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어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이야 노는 사람이 많아지면 사회가 지탱이 안되니 노동을 신성시하고 직업이 없는 것 백수는 사람대접조차 받지 못하는 분위기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취업하고서 절대 다수는 '아 일하기 싫다' 라고 말하지 '아 일하니 좋다' 라고 말하지는 않으니까요 :) '돈 버니 좋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야 있지만..
TheLasid
18/02/06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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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을 비롯한 여러 가지 기술이 발전하면서 물질에 아예 구애받지 않는 세상이 오면 인간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요. 스타트렉에 나오는 것처럼 물질적인 대가가 없어도 인간들이 알아서 잘하는 유토피아가 나타날지, 아니면 AI를 노예처럼 부리면서 놀고먹는 (그렇지만 실상은 AI에게 사육당하는) 디스토피아가 나타날지 궁금합니다. 먹고사니즘에 치여 살다가 가끔씩 그런 공상을 하면 재밌어요 :)
18/02/06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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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대학 종사자와 관련자들의 이익 때문에 대학이 정말 0의 가치를 지닌다고 해도 없어질리는 없겠죠.

대학 관련자들 힘이 꽤 쎄서요.
TheLasid
18/02/06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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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사회적인 손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Ms.Hudson
18/02/06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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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Planner 관점에서 교육이 투자한 만큼의 가치를 못한다는 주장이군요.
동의하지만, 해결 방법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인간이 간사하기 때문에.

제 생각에 세월이 갈수록 대졸자가 많아지는 현상은, 하위 계층 노동자가 상위 계층 노동자를 흉내내는 (imitate) 것이라고 봅니다.
처음에 대졸자가 얼마 없을 때 (글에서도 말하는, 50년전 대학생들이 공부에 열중하던 시기) 에는
대학에 가서 배우는 지식을 유의미하게 사용할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대졸자가 되었겠습니다만,
그들이 고소득 직장을 차지하는 것을 보면서, 하위 계층은 그를 따라하려는 유인이 생기고,
점점 대졸자 흉내내는 사람이 많아지게 되는 것이죠.
그 사람들이 노동 시장 나가봤자 (기존 대졸자들과 달리) 유의미한 생산성 증가를 주지 못하니까
사회 전체로 볼때 교육을 통해 얻는 생산력 증가가 별로 안되는 것이겠죠.

솔직히 같은 대학이라고 하지만, 탑텐 학교에서 플래그쉽 주립으로, 거기에서 또 수많은 주립,사립으로 내려가면
(우리나라로 치면 상위 10개에서 인서울/주요 지방 국립대로, 그리고 지방대로 내려갈수록)
같은 대졸자라고 해도 수준 차이가 납니다. (여기에서 수준에 대한 정의가 매우 모호하지만, 일단 넘어갈게요)
글쓴이도 중도 탈락율 (dropout rate) 언급하는데, 하위 대학일수록 이 비율이 높을겁니다.
저는 이런 수치를, 대학 갈만하지 않은 사람들이 기대 소득을 올려보겠다고 대학 가서 생기는 일이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써먹지 못할 것 같은 사람들 대학 가지 말라고 하기에는
개인의 자유를 침범하는 것일테고, 애초에 잘 걸러내기도 힘들겠죠.
독재국가라면 상위 10%만 대학가서 기술 발전, 상위 서비스업시키고 나머지는 일반 노동자 시키면 되겠지만요.
사회 전체를 보면 비효율로 보이지만,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가운데 최적인 시스템임은 어쩔수 없는것 같습니다.
TheLasid
18/02/0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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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에 동의합니다. 한국에서도 상류층이 아닌 부모들 사이에서 자식 교육만큼은 부족함 없이 해주고 싶다는 바람을 가진 분들이 많죠.
다만, 옛날이라고 해서 고등 교육이 특별히 더 효과적이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본문에 언급한 내용대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데, 예전이라고 특별히 지금보다 전공과 관련된 직장을 얻는 비율이 높았을 것 같지는 않거든요.
고등 교육은 예나 지금이나 대부분의 사람에게 인풋 대비 아웃풋이 형편없는 사업인데, 심지어 요즘은 옛날만도 못 하다가 저자의 포지션이 아닌가 싶습니다 :)
쿠키고기
18/02/06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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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수고해주신 번역글 감사합니다.
전 이미 원문으로 읽어서 그 때 생각을 정리하자면

전 저자와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대학교 때 이미 들어간 돈에 비해서 받는 교육은 너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되었거든요.
과연 이정도 교육 때문에 5만불을 매년 쓸만한 가치가 있는가?
그런데 이게 워낙 비싼 미국 고등교육 가격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거지
고등교육이 싸거나 무료인 유럽국가들 수준에서 보면 가격대비 투자로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시간대비 투자로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대학교 때 그 자유를 느끼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보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현재의 고등교육 시스템이 개혁이 필요한 것은 아니죠.
제가 알기로 현대 고등교육의 전신은 상당히 구시대적인 기관에서 내려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점에서 보면 어느정도의 개혁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떻게 보면 교육 방법의 개혁이 빌요한거죠.
아직도 강당에 사람 수십명에서 수백명 모아놓고 그냥 지식만 전달하는 방식을 고수하기엔 너무 비효율적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전 고등교육이란 개념은 대다수의 사람에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제가 얘기하는 고등교육이란 학문의 깊이도 있지만 사고력, 이해력, 독해력, 분석력 등을 높히는
계기라고 보고 현대사회에서 저 능력들은 필수적이라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대학"이라는 개념이 아니더라도 저런 능력들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가르칠 수 있는 기관이 있다면
"대학" 이란 고등교육을 대체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TheLasid
18/02/07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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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개인의 차원에서 보면 심지어 학비가 비싼 미국에서도 (적어도 금전적인 측면에서는) 투자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듯해요.
다만, 사회적 차원에서 볼 때는 심각한 낭비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말씀에 상당 부분 동의합니다.
저도 사고력이나 이해력, 독해력, 분석력 같은 능력이 현대 사회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직업과 관련해서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고 하더라도요.
그런데 애초에 교육을 통해서 이런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지, 있다면 얼마나 배양할 수 있는지가 문제인 듯해요.
달리 말하면, 과연 교육이 인간을 더 똑똑하게 만들 수 있느냐가 문제인 듯합니다.
관련 연구는 결과가 제각각이더라고요.
암튼, 비용을 줄이든 효율을 높이든 간에 교육 방법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쿠키고기
18/02/0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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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첫 댓글이 좀 애매해서 오해를 야기했네요.
당연히 개인의 금전적인 면을 보면 미국에서도 투자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벌어드리는 소득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어쩔수 없죠.
당연히 이 점도 저자와 동의합니다.

그런데 사회적인 면으로 보나 또한 그냥 객관적인 효율성으로 보나 너무 낭비가 심하고 비효율적인 교육시스템이라고 봅니다.
과연 고등 교육이란 개념을 대학교 특히 대학교 1-2학년 때 듣는 기초수업에 적용시킬 수 있을까? 라는 의문도 들고요.
차라리 고4라는 개념을 만들어서 대학교 1학년 수업을 더 싸게 듣게 하는것이 났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고요.
실질적으로 미국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중 하나로 추천되는 것이 싼 Community College에서 1-2년 크레딧을 쌓고 더 비싼 대학교로 편입하라고 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잘하면 몇만불을 세이브할 수 있으니까 말이죠.

여하튼 좋은 의견 감사드리고 또 번역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항상 Orbef님과 라시드님에게 감사드립니다.
TheLasid
18/02/07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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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그런 방법이 있군요. 아무래도 미국의 교육 체계에 익숙하지 못하다 보니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Orbef님이 계셨더라면 말씀하신 부분과 관련해서 여러 말씀을 주고받으실 수 있으셨을 텐데 살짝 아쉽네요.
저도 좋은 의견에 감사드립니다 :)
18/02/07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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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공감이 가네요. 엄청난 사회적 낭비인건 분명합니다. 대학수준의 지식을 굳이 대학을 안가도 얻기가 쉬워진 지금에 와서는 더욱더요. 그 고등교육을 받을 때가 가장 정력이 넘치는 나이라는걸 생각하면 더욱더요.
TheLasid
18/02/07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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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특히 박사 과정은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대학만 놓고 보면 낭비가 심하긴 한 듯해요.
그러게요...인터넷이 좋긴 좋습니다. 어떤 분야는 정보가 대학보다도 빠르더라고요.
Chandler
18/02/07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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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학을 수험용으로 공부했었는데

신호이론 생각나네요.

능력있는 근로자가 자신의 능력을 사용자에게 신호를 보내기 위해서 대학을 가는것이라던...

아마 유의미하게 개인의 능력 적성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있다면 신호를 보내기위해서 4년간의 공부와 비용투자가 무의미해질 수도 있겠네요.
TheLasid
18/02/07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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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논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
18/02/0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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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론의 가정에 '교육은 개인의 생산성 향상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가 있었죠.
처음에는 이 가정 때문에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시간이 갈수록 그럴싸한 가정인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Chandler
18/02/0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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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체가 단순화와 가정의 학문이니...

현실과 100퍼센트 맞지는 않겠지만...

(완전경쟁시장은 사실 현실에 완벽하게 존재하지 않는것처럼...)

어느정도는 맞는이야기인거 같아요.

그 이론처럼 대학레벨과 대학교육 높은학점은

실제로 그 사람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보다는

그사람이 애초에 가지고 있던 성실성과 능력

사고력 기타교양등등등의 능력을 "증명"하는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전자가 아예 없는건 아니고 후자의 성격이 강하다는거죠.
堀未央奈
18/02/07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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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본문에 대부분 동의하며...
저는 그런 의미에서 현 한국의 "모두가 대학생이 되는 사회"에 반대합니다.
저는 서울내 상위권으로 분류되는 대학을 나왔지만 대학에서 들은 수업 중 절 만족시킨 건 절반 이하였습니다. 학생은 넘치고 교수는 부족하며, 대부분의 교수는 지식의 보유자로선 어떤지 감히 제가 판단할 수 없으나 '교수자로서는' 무능하고 의욕이 없었습니다.
제가 대학을 다니면서 느낀 건 "우리 학교에서도 이 정도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만한 주요 대학은 그렇다쳐도, 이른바 하위권 대학은 어떻단 말인가?" 실제로 대학 등록금은 별 차이 없거나, 오히려 (대중의 관심을 덜 받는)하위권 대학이 더 비싼 경우도 있는데 말이죠.
그 학교나 교수들을 폄하하려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퍼센테이지에서 그럴 가능성이 더 높다는 거죠. 저희 아버지는 2년제 대학의 교수로 20년을 일한 분이지만, 한해한해 지치고 의욕을 잃어가는 모습이 보였거든요. 처음엔 4-5등급의 학생들을 가르쳤지만, 이젠 9등급이고 뭐고 오는 놈은 다 받아줘야하며, 온 놈이 그만둘까봐 성적을 배려(의 정도가 심각합니다. 시험을 빠져도 점수를 줘야함)해줘야 하고, 그만둔다고 하면 쫓아다니며 말려야하는 시대라고 말이죠.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절대 실현 불가능한 과격한 정책 생각이 몇가지 있는데(가령 자전거 면허증 발급 및 번호판 부착 후 인도 주행 금지 등), 그 중 하나로 저는 대학의 수를 20개 안쪽으로 줄여야한다고 봅니다. 대학이 너무 많아요. 대학은 정말 공부하고 싶은 사람만 가는 곳으로 만들어야합니다. 시민으로서 배워야할 기본 내용 같은 건 고등학교 때까지 다 가르쳐야죠. 지금처럼 개나소나 다 대학생이 아닌, 대학생이라고 하면 진짜 공부 많이 한 사람, 공부에 뜻이 있는 사람으로 불리게 하고, 대학들이 기업 보내려고 취업 사관학교된 양상을 바꿔야합니다.
말장난 같은 '2년제 학사'라는 제도도 없애고, 서울(+경기도 담당)에 10개 지방은 인구비례별로(가령 200만당 1개 정도) 적당히 배치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지방대가 서울에 있는 대학을 넘긴 쉽지 않겠지만, 어찌 됐든 '대학생'의 가치가 지금과 전혀 다른 만큼 전혀 다른 영향력을 갖게 될 겁니다.
'대학생'이란 허울좋은 간판(같지도 않은 간판)을 갖기 위해 애쓰지 않도록 국가 차원에서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적 역량 낭비 세금 낭비가 너무 심해요.
TheLasid
18/02/07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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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가나 공부하기 싫은 학생과 가르치기 싫은 교수가 너무 많죠. 인간 본성인 듯해요 :)
어찌되었건 학생들이 점점 줄어드니 대학 수는 점점 줄어들겠지요.
시민으로서 배워야할 기본적인 내용은 대학 전에 교육해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사실 이런 부분이 더 중요하고, 교육으로 달성할 수 있는 사회적 목표에 가깝겠지요.
堀未央奈
18/02/07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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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근로기준법 같은 노동3법을 가르친다거나...
요즘의 코딩 교육 같은 건 전 개인적으로 괜찮게 봅니다.
그리고 전 본과가 아니었던 국문과 수업에서 거의 쇼크를 받았는데, 교수가 정말 열심히 가르치고 드러내는 지식에 있어서도 그 분야의 전문가라는 걸 여실히 드러내더란 말입니다(대학원 아니고 학부수업이었습니다. 이것도 뭐 교수나 과목에 따라 다릅니다만 평균적으로, 그리고 그 깊이에 있어서도...어학 계열은 암기가 많다는데, 전 문학이나 비평, 이론 계열 수업만 들어서). 학생도 정말 열심히 배우고요. 이런 과를 나온 사람이 공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잘돼야하는데, 현실은 명문대 국문과도 취직이 쉽지 않죠.
국문과 수업의 질이 다른 이유에 대해 여기저기 이야기도 해보고 스스로 생각해본 결과로는
1. 교수의 질 자체가 다르다
가령 내가 경영학과나 경제학과에 10년에 한번 나오는 두뇌라면? 대기업에 스카웃되던지 금융계에서 일하던지 벤처를 할 가능성이 높겠죠. 대학 교수라는 직장을 폄하하는 건 아닙니다만. 현실적으로 그렇다는 겁니다.
반면 내가 국문과 슈퍼에이스라면? 국문과 졸업생에게 최고의 직장은 교수입니다. 교수진의 반 혹은 2/3가 상위권 대학, 나머지가 모교 출신이라고 가정할 때(국문과는 해외 대학 출신일 가능성이 낮은 관계로), 모교 출신 교수는 그야말로 그 학교 국문과가 배출한 기린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꽤 공감가는 분석.
2. 학생의 열의가 다르다
개인적으론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어느 학과나 공부를 좋아하는 학생과 싫어하는 학생이 공존하기 마련이죠.
3. 교수의 열의가 다르다
개인적으론 이쪽에 방점이 찍힙니다.
제 본래 학과는 교수가 가르치는 일 말고 다른 일고 많이 바쁘더라고요. 본인의 수업도 기업과 산학협동인 경우가 많고, 자신도 그 기업하고 일을 많이 하고(조사나 통계나 예측 등의 일을 받는다거나), 그쪽에 이름이 올라있기도 하고... 그래서 1. 기업과 연계된 일종의 캠페인이나 프리젠테이션 2. 조별 발표수업(관찰&조사 및 발표, 교수는 평가만) 3. 단순 암기+객관식 시험 중 하나로 연결되더군요.
그런데 국문과는 매주 레포트를 내주고, 심지어 그중 잘된 작품을 뽑아 직접 입으로 읽게 하고, 주요 부분에 첨삭까지 해주는 교수가 반이었고, 그외의 교수들도 이론적 배경을 잡고 발표수업을 하는데도 수시로 교수실로 불러 내용을 점검하고 읽을만한 책이나 논문을 추천해주는 등 열심이더라구요. 일단 '교수'가 자기 일인 느낌. 이래서 문사철이구나를 느꼈다고나 할까요.
TheLasid
18/02/07 11:29
수정 아이콘
이게...연구와 교육 중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는 학교마다 과마다 교수님마다 크게 다르시더라고요. 보통 수업 특히, 학부 수업은 사실 교수님들의 주된 관심사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프로젝트...그러니까 돈벌이에 방점을 찍으시는 교수님들도 많고요.) 말씀하신 국문과 교수님들처럼 학생 입장에서 좋은 교수가 늘어나야 하는데, 학교나 교수 입장은 또 그와는 달라서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
堀未央奈
18/02/0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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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가 제대로 가르치지 않을 거면 대학은 그냥 졸업장+사회성 매니징+시설 제공 정도만 한다 치고 등록금은 대폭 낮춰야죠 크크
연구나 프로젝트에 방점을 찍는 거야 대학이나 교수의 자유지만요.
TheLasid
18/02/0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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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씀이라고 생각해요. 당위의 측면에서 보면 교육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한다면, 가격을 낮추는 게 맞겠죠.

다만, 졸업장 '장사'라고 생각해보면 적어도 미국에서는 대학이 돈값을 하는 것 같습니다.
본문에서도 계속 나오지만, 졸업장은 살만한 물건이에요.
한국은...확실히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상위권 대학은 돈값을 하지 싶습니다.

그리고 교수님들이 연구나 프로젝트에 매진하는 경우에 그 인맥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꽂아주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요.
조금 냉소적이지만, 학생들 대부분이 수업을 잘 하는 교수보다는 취업에 도움을 주는 교수를 원할 거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파란미르
18/02/07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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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대학을 가지 않는 세상 -> 고등교육이 없는 세상으로 해석해야하는지 아니면 가지 않아도 무시 받지 않는 사회인지 불확실합니다만
본문의 교육 무용론의 뼈대가 되는 주장에 대해서 조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교육이 직장을 잡기위한 단계로 치부되는가.
교육을 편협하게 보면 단순히 직장을 잡기 위한 과정이라 해석할 수 있으나, 좀더 넓게 보자면 세상 사는 지식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습득 할 수 있는 창구라 볼 수 있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과를 가서 자기가 원하는 교육을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세상의 부품처럼 직장에가서 돈을 버는 행위가 아닌 자아실현의 창구가 되는 것이죠. 직장에가서 전혀 무관한 일을 하여 돈을 번다고 하더라도 국어 국문학과를 가서 자기가 원하는 시를 공부한다던지, 컴퓨터 공학과를 가서 코딩을 해본다던지요.
2. 일이 대학교육을 받지 않아도 되는가?
일의 대다수가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됩니다만, 현재 사회 발전을 이룩하고 있는 대다수의 일들은 고등교육을 받지 않고서는 도저히 수행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일들이 전자 산업, 의료 산업, 친환경 산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영기법, 재무, 경제 정책 등등. 이를 중등교육만 받고 수행할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럼 대다수 사람이 대학을 안가고 일부 사람만이 대학교육을 받게끔 하면 되지 않냐라는 것은 역시나 계급 나누기라는 또하나의 불평등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본인이 대학을 가서 능력을 만개할지 안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거든요. 대학교육을 받으면서 자아실현의 토대를 찾아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사회적 분위기가 안가는 분위기라면 이는 박탈당할 수도 있겠죠.
3. 고등 교육은 현대사회에서 필요하다.
뉴턴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전대 사람들이 발견한 거인들의 어깨에 타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라고요. 현대 사회는 30년전과 다르게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어려움과 복잡도, 그리고 규모에 대해서 차원이 다릅니다. 불과 20~30년전만 하더라도 중등교육만 받아도 최고의 직장을 갈 수 있었으나, 현재 중등교육의 수준으로 직장에서 일을 수행하기 위한 지식 수준에 못미치는게 사실입니다. 제가 농업에 종사 하진 않지만 농업만 하더라도 종자 개발은 농업분야 고등교육없이는 불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4. 대학교육을 어느정도 무료화하는 것이 해결방법이지 않을까
하지만 대다수의 직업은 정말 중등교육만 받고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자아실현은 차지하고서라두요. 그렇다면 그런 직업들을 위한 보편 고등교육의 제공을 무료화 혹은 어느정도 납득되는 가격으로 제공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전문대학교나 방통대가 그런 곳이긴 하죠.
TheLasid
18/02/07 11:36
수정 아이콘
고등 교육이 없는 세상은 물론 아니고요. 고등 교육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일에 종사할 사람들까지 고등 교육을 받는 낭비를 줄이자는 취지 같습니다. 그 편이 경제적으로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사회 행복의 총량을 늘리다는 의미 같고요. 제가 보기에 캐플런의 입장은 '모두를 위한 대학'이라는 슬로건에 반대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 저자가 파란미르님이 말씀하신 내용을 보면,
1. 그러니까 그런 자아실현을 하기 싫은 애들까지 굳이 대학에 가게 할 필요는 없다.
2. 그런 일과 관련된 분야에서 그런 일을 할 능력이 되는 애들만 고등 교육을 받게하자
3. 고등교육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당위에 가깝지만, 학생 대부분에게 고등 교육이 별반 효과가 없다는 건 현실이다.
4. 대학교육 무료화는 개인적 차원에서 무료일 뿐 사회적 차원에서 돈이 나가는 것은 똑같다. 이는 사회적 차원에서의 낭비를 막지 못하며, 개인적 차원에서는 이미 대학에 투자할 경제적 유인이 충분하므로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정도로 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카롱카롱
18/02/07 02:01
수정 아이콘
뭐 경쟁이 있는한 어쩔수없는거 같아요. 한국에서 토익은 영어실력의 지표가 아니라 '최소한의 성실성'을 가지고 있다의 지표인거처럼...사회적 비용이 덜 드는 잣대를 찾긴해야 하는데 쉽지 않죠.
TheLasid
18/02/07 11:39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어려운 문제입니다.
18/02/07 09:15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 때 정말 공부라는걸 손에 놓고 살던 친구들도 본인이 원한 친구들은 대학을 다 가긴 갔죠. 그 친구들의 기초학력 수준이나 학업을 대하는 태도를 고려했을 때 대체 그 대학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는 안 봐도 비디오구요.
그런 맥락에서 누가 나를 교수시켜준다고 해도 서울 상위권 대학이 아닌 한은 별로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가서 학생들 가르쳐봐야 자괴감만 들 것 같아서..
TheLasid
18/02/0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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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부분이 모두를 위한 대학이라는 슬로건이나 그래도 자식 대학은 보내야지!라는 욕망이 낳은 어두운 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손실이에요.
충동가입
18/02/0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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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놓고 보았을 때도, 과연 예전만큼 대학/대학원에 소모되는 시간이 큰 손해인가를 따져보면, 예전만큼 그렇지 않다라고 나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생각난 김에 간단히 찾아봤더니 1960년과 2002년을 비교했을 때, 한국은 무려 남녀 43.6%. 49.7%, 미국은 남자 11.7%, 독일 역시 남자 13%, 여자 12.3% 증가했더군요. 이렇게 늘어난 수명을 어떻게 쓰는게 효율적인지를 따져서 자원의 분배가 이뤄진거고, 현재는 대학과 연구소로 자원과 시간 투자가 이루어지는게 좋은 효율을 보이고 있는 게 아닐까합니다.
TheLasid
18/02/0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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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 증가와 연관지은 참신한 시각이네요.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
metaljet
18/02/0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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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번역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드리고요.

짝짓기 경쟁에 필요한 수컷의 '뿔' 이 떠오르네요.
누구나 갖고 있고, 전혀 무쓸모 이지만 그래도 어쩔수 없이 더 큰걸 갖고자 끊임없이 경쟁하게 되는..
TheLasid
18/02/0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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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이왕이면 크고 아름다운 뿔을 갖고 싶겠죠! :)
월간베스트
18/02/0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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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고등교육은 소수 엘리트만 받던건데 평민 (?)들이 여기에 편입되면서 교육 '사업'이 양적으로만 늘어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줄세우기를 위한 교육이라는거야 한국에서 수업 생활 및 취업 준비해본 사람이라면 다 알테고 이게 달라지지 않는건 진짜 실무에서 필요한 지식이 뭔지 고려하고 그걸 교육으로 추진할 목적의식을 지닌 주체가 없죠

학교에서 반드시 필요한 지식 위주로 가르치고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면야 좋긴 하지만 그걸 발벗고 나서자면 그건 골치 아픈 일이거든요

그리고 교육은 이미 '사업'이 됐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자기 무덤 팔리가 없거니와 실질적으로 교육 개혁을 할 수 있는 요직에 있는 자들이 이미 그 사업판에서의 기득권일테니까요

나 자신의 이권 앞에 거대한 사회적 비용 낭비 같은거야 강건너 얘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쨋거나 이 거대한 사회적 비용 손실에도 불구하고 다들 거기에 적응해서 어떤 체제가 굴러가고 그걸 바꿀 힘이 있는 자들은 그 시스템에서 잘 살고 있으니 '굳이' 그걸 개혁할 필요성을 못 느끼겠죠
TheLasid
18/02/07 11:44
수정 아이콘
결국은 기득권 문제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대로 현 시스템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시스템을 개혁하진 않겠죠.
마리아나스
18/02/0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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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하게 와닿는 부분이 많은 글이네요. 번역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언제나 고마움을 듬뿍 느끼면서 읽고있어요.
TheLasid
18/02/0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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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말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
18/02/0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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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내용에는 동의합니다.
한국에선 고등학교 교육조차 쓸모없는 부분이 많죠.
다만 솔직히 이야기하면 제가 이과를 나와서 그런지 어쩐지 이과쪽은 대학을 나오지 않고는 전문기술을 습득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문과쪽은 음.. 일을 하는데 필요한 스킬을 배우긴 하는건가요?
문과과 취직이 안된다는데 애초에 철학, 국문학, 사회학을 배워서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지..
그런 걸 원하는 기업이 얼마나 있나요?
TheLasid
18/02/07 12:00
수정 아이콘
위에서도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셨다시피, 원래 대학이라는 기관이 상류층 자제들 다니라고 만들어진 교육 기관이다 보니 취업이라는 문제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 형태로 발전했죠.

사실 저도 인문 계열 과목을 배워서 특별히 어디서 그렇게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물론 제가 뭐 인문 계열을 전공한 건 아니지만요. 다만, 문사철 관련으로 꽤 많은 수업을 들어본 결과, 재미있고 배워볼 만한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암튼, 해당 계열에서도 취업 걱정이 많아서 최근에는 이중전공이나 부전공을 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임전즉퇴
18/02/07 20:20
수정 아이콘
교양 다다익선의 관점에서는, 모두가 대졸해서 국가적 효과가 마이너스만 아니면 다행입니다. 말마따나 인간이 결국 사치를 한다면 그나마 학력과잉은 괜찮은 사치죠.
오히려 이 야만인년놈(평등!)들이 자기돈 그리고 안보이지만 그보다많은 사회의 돈을 들여 가르친들 배우는게 있기나 하냐는 분석이 쎄네요. 그것만으로도 꽤 읽을만합니다.
직업교육은.. 이게 단순히 취업자격증이 아니고, 요컨대 마당만 쓸어도 어떻게 쓸어야 편하고도 좋을지 생각해가며 일하는 사람을 양성하자는 뜻이 있습니다. 이상적으로는 그래요. 심지어 이론교육도 학자의 직업교육으로 재해석하고 그에 맞춰갈 수 있구요. 우리 한국인들은 문과.. 이과.. 실업계.. 막 자동반응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대입은 좀 그렇습니다.
저항공성기
18/02/07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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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대학의 70%는 날려야 하긴 합니다.
꺄르르뭥미
18/02/1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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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늦었지만 좋은 번역 감사합니다. 대학생들을 가까이 보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에효 정말 답없는 애들 많습니다. 이게 언제 바뀔수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 친구들이 대학이 무쓸모라는 믿음을 가지고 자라서 자녀들이 대학갈때에도 그런 믿음을 가지고 있는 부모가 대다수라면 좀 바뀔 것 같습니다만 제 생에서는 일어날거 같지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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