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자유여행 마지막 장소 상해의 푸동공항에서 밤을 새며 잠이 오지 않아 처음으로 자게에 글을 쓰게 되었네요.

사실 불안해서 잠이 잘 오지 않는데다가 반대편 의자에서 주무시는 아저씨가 코를 너무 골고계십니다ㅠㅜ

저는 적당히 알아보고 즐겁게 놀면서, 또 적당히 불안해하며 다니고 있었습니다. 여행 계획은 세워두되, 융통성있게....? 다녔어요.

상해는 중국에서도 깨끗한 편이고 비교적 치안도 안전한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택시도 몇몇 택시만 제외하면 싸고 안전한 편이라구요.

그저께 앞 여정 시간이 늦어졌습니다. 상해 와이탄과 푸동 야경을 동시에 보려고 하얏트 루프탑 바를 가고싶은데 생각보다 두어시간 늦어졌죠. 고민하다가 가는길에 여태 타지않던 택시를 타보고 기본요금 나왔습니다. 어? 생각보다 싸고 안전(친절) 하잖아?? 하며 안심하고, 돌아갈 때도 택시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아아..!! 그분은 정말 좋은 택시기사분이었습니다...

11시가 넘어 야경 조명불이 다 꺼지고 내려갔는데 호텔 안쪽으로 택시가 안들어옵니다. 몇 분 기다리다 길가로 나갔더니 택시가 있네요? 별 생각없이 친구와 그 짙은 자주색 택시를 탔습니다...

아저씨한테 호텔 이름을 말하니 모르겠다고 하더라구요. 근처 유명 관광지인 예원을 지도에서 가리키며 이 근처인 지하철 예원역에 내려달라고 합니다. 아저씨가 한참동안 지도를 바라보고 핸드폰을 가져가서 보시는데 한 치도 의심하지 않고 영어를 전혀 못하시는데 우리도 중국어를 전혀 못해서 그렇군하며 답답해하고 있었습니다. 지도가 영어라서 못보시나?

2-3분쯤 지나 모르시면 내리겠다고 하니 알겠다고 하면서 제 핸드폰 지도를 운전대에다 올려놓고 출발합니다. 엥? 기본요금이 14위안(약 2,400원)인데 18위안입니다. 지도 보는 동안 미터기 켜 두셨나? 아, 밤에는 기본요금이 오르나?! 하며 가만히 있었습니다.

길을 지나는데 요금 오르는 게 이상합니다... 막 올라갑니다. 무섭게 올라갑니다. msg좀 쳐서 10초에 1위안씩 올라갑니다. 3-4분쯤 갔을까요, 지하 터널 같은데로 들어갔는데 36위안... 저 숫자가 요금이냐고 물어보니 잘 시간이라 그렇다고 손짓하대요? 너무 비싸다고 하고 우리 돈 없다 얘기하는데 요금이 50위안을 넘습니다. 으아니? 안되겠다 싶어 이 터널 끝나면 내리겠다 말했습니다. 왠지 불안해서 핸드폰을 달라고 했습니다. 순순히 줍니다.

이 아저씨 말로만 듣던 미터기 조작아니야?? 화도 나고 무섭기도 하고 두근두근 하는데 터널끝나고 바로 고가도로? 지하차도? 잘 생각이 안나지만 어쨋든 내릴 수 없겠더라구요. 그래도 요금이 너무 막 올라가서 무작정 스탑을 외쳤어요ㅠㅜ

몇 번이나 외쳤을까 싶을 때 큰 대로로 나왔고 바로 신호에 걸려서 내리겠다하니(이미 80위안) 쫌만 더 가면 너네 숙소라고 합니다. 그 때 진짜 내리려고 문도 좀 열었고, 보이는 편의점에 들어가서 도와달라해야겠다, 영어 못하면 어쩌지? 하고 생각하는데 아저씨가 뭐라 큰 소리로 말하면서 차가 출발합니다ㅜㅠ 뒤에 차들도 오고...

와... 어떡하지? 하는데 눈에 익은 예원역을 지나 숙소와 다른 방향으로 가네요. 다시 크게 스탑을 외치니 손가락으로 저쪽을 가리키며 다 왔는데? 제스처를 하길래 노노노노노 외치며 다른쪽을 가리켰습니다. 그제서야 차를 세웁니다. 요금은 91위안(약 15,500원)이네요 덜덜...

왜 이렇게 비싸냐? 자는 시늉을 하며 밤 시간이라 그렇답니다. 아오!!!!! 그래도 너무 비싸다 이상하다 너 장난하냐 막 실랑이하면서 강경하게 우리 돈 없다 했습니다. 속으로는 장난하냐 이 사기꾼아!! 해도 식은땀 났네요ㅠㅜ 일단 친구가 차문열고 반쯤 내리고 저는 계속 못낸다 했어요. 진짜 영어로 말 잘 못하는데 여행 중 최고로 말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진짜 천운인지 50미터 앞에 경찰차가 서있는 게 보여서 싸우다가 버럭 소리지르면서 경찰부르자 했습니다. 와...크크 여태까지 돈 내놓으라던 택시기사가 갑자기 얼마를 원하냐네요?? 살짝 고민하다 실제로 20위안도 안나왔을 것 같지만 20 불렀습니다. 택시기사가 소리지르면서 뒷자석으로 몸과 손을 확... 진짜 식겁했습니다ㅜㅠㅜ 진짜 머릿속이 새하얘지더라구요.. 야밤에 사람도 별로 없고ㅜㅠ 두 명이라지만 여자 둘이고... 진짜 경찰 부를 심산으로(영어 못알아 듣거나 안 도와 줄 걱정하면서도) 경찰경찰 외쳤습니다. 잉? 갑자기 소리지르면서 나가랍니다. 덜덜 떨면서 돈 한 푼 안내고 문 쾅!!! 하고 내렸습니다. 와...... 이xx 진짜 사기꾼이었잖아????????!!!!

숙소들어가면서 무섭기도 했고 분하기도 해서 씩씩거리는데 친구가 사실 자기는 어디 이상한데로 데려갈까봐 무서워서 아무말 못했다 하더라구요. 일단 내린 담에 말해야지 하는데 제가 엄청 강경하게 세우라고 계속 말할 때부터 깜짝 놀랐다고.. 아차 싶었습니다ㅠㅜ 그래도 이렇게 살아있어서 천만 다행입니다. 좀 진정된 뒤에는 친구랑 우리 그래도 공짜택시탔다 에피소드 하나 생겼다 인생경험 했다 번호판 찍어서 신고했어야 했는데!!! 차문이라도 쾅 닫고 내렸다며 좋다고 낄낄거렸습니다. 엄마한테 말하면 제대로 등짝 맞을 각입니다 크크

찾아보니 상해에서 밝은색 택시들은 관리가 잘 되는 회사택시고 요금 사기 없고 안전하다 하네요. 짙은 자주색, 남색 택시는 개인택시인데 택시 면허를 불법으로 빌려주기도 하고 사기도 많아서 평소에도 신고 많이 당한다고 합니다. 절대 타지 말라 써있습니다. (이상합니다!!! 이 글  여행 준비할 때 분명 봤는데 저 글 앞부분만 기억납니다!!) 그리고 구글지도 찍어보니 하얏트에서 저희 숙소까지는 3.9km.. 차 타고 5분거리... 한국에서도 차 안막히면 5,500원쯤 나올까요...??

근데 지금 왜 공항에서 밤새냐구요?? 긴장풀고 멍때리고 놀다가 시간이 그렇게나 흐른지 모르고 비행기를 놓쳤어요... 5분 전에 카운터 마감해서 못탄다구.. 운은 그저께 다 썼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