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대표 경선에서 김한길씨가 승리했습니다.
김한길씨는 전국 대의원에서 57.41%, 권리당원 63.65%, 여론조사 69.58% 의 득표를 하였고, 이에 대항해 주류 친노 계열의 지지를 등에 업었다고 평가받는 이용섭씨는 전국 대의원 42.59%, 권리당원 36.35%, 여론조사 30.42%의 득표를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전국 대의원 측면에서는 박빙의 승부를 한 반면, 바닥민심이라 부를 수 있는 권리당원과 여론조사는 김한길씨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를 보여주었기에, 김한길씨가 향후 당 개혁을 해 나가는데 운신의 폭이 많이 넓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만약 박빙의 승리를 했다면 주류측도 김한길씨의 향후 개혁 방안에 어느정도 저항할 수 있는 기저력을 확보했을 것이나, 상당한 격차로 패배했기에 향후 어떤 식으로 당 개혁의 방향을 잡든 주류측의 저항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부에서는 민주당이 현재 전혀 위기가 아니고 제대로 잘 해나가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또 다른 일부의 시각은 민주당이 죽느냐 사느냐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보고 있고, 제대로 당 혁신을 해내서 전통적 국민 지지를 다시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향후 선거를 거치면서 와해의 국면을 가리라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런 시각이 오히려 다수라고 봐야겠지요.
일부에선 비주류가 승리하면 친노가 탈당할 거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다수 정치 평론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평가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로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수 정치 평론가들이 그 근거로 제시한 것이, 그동안 한국 정치 역사에서 탈당을 하는 경우 탈당을 한 세력이 대부분 사망을 했다는 것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물론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처럼 자체 세력과 지지세를 보유한 분들의 경우만은 예외로 하고요.
따라서 친노는 내부에서 숨을 죽이고 있을뿐, 탈당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당분간은 김한길씨의 개혁방안에 협조해 나가면서 친노에 대해서 까칠해진 야권의 바닥민심을 다시 돌려놓을 방안을 찾을 듯 합니다. 그런데 그런 방안을 찾는 것이 힘들기에 친노에겐 향후 정국이 계속 가시밭길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만약 여기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친노는 다시 폐족의 길로 갈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이번이 두번째 기회인데, 두번째 기회마저 잃어버리는 거지요.
물론 친노주류측이 김한길씨의 개혁 방안에 딴지를 걸고 크게 저항하며 진흙탕 싸움으로 넘어가서 민주당을 거의 분해 직전으로 만들면서까지 어떻게든 상처뿐인 영광을 차지하고, 정권획득 가능성은 전혀 없는 연명하는 수준의 정치집단으로의 민주당의 껍데기만을 가져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정치적인 자살행위일 뿐이고, 그정도로 친노의 지도부들이 어리석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어떻게든 야권의 바닥민심을 다시 친노에 우호적이게 돌려놓을 방안을 모색하긴 하겠지요. 그래서 여기서 의외의 강수가 나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건 친노 스스로 고민할 문제고 민주당의 문제는 아니니 친노의 문제는 여기까지만 언급하고요.
김한길씨는 아직 민주당을 어떤 식으로 개혁할지 언뜻 그 의중을 표시한 바도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무서운데요. 경선이 끝나서 승리할때까지는 그 의중을 표시해서는 안될, 또는 표시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일부에서 우려하다시피 안철수와의 공조는 없을 것입니다. 민주당이 어느정도 힘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안철수씨와의 무리한 접촉은 일방적이고 굴욕적인 흡수로 귀결되어질 공산이 큽니다. 김한길씨도 그것을 알기에, 어느정도 전통적인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세를 다시 확보하는 작업을 마무리하고, 그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대등한 입장에서 안철수씨와 접촉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솔직히 안철수씨도 민주당이 그정도 힘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과 접촉을 시도하려 했다면, 한사코 거절할 것입니다.
향후 김한길씨의 민주당 개혁은 그 방향과 강도에서 일반적인 예상을 처절이 초월하는 수준이 되리라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개혁에 대한 평가가 10월 재보선 그리고 내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무덤에 들어가느냐 살아남느냐의 기로에 선 민주당에 대한 선거결과의 냉혹한 평가로 이어질 듯 합니다.
내년 지방 선거를 치루고 나면 총선은 2년 밖에 남지 않았기에,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 민심을 되돌려놓지 못했음을 확인한다면 정당 종속의 정당성은 거의 사라지고, 현재 민주당의 핵심인력과 자원들은 안철수 태풍에 선별되어 무력하게 흡수되고 현재의 민주당은 뼈대만 남은 식물정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김한길씨의 개혁이 성공하여 민주당이 전통적인 국민지지를 다시 확보하여 안철수씨와 대등한 입장에서 협상할 수 있는 제1야당의 면모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그 편이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에 바람직한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이 이대로 무너진다면, 새누리가 한 15년은 저항없는 독주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 국민들은 현명하여, 안철수씨를 중심으로 한 대안 세력을 키워주긴 하겠지만, 강력한 적수의 목을 쳐낸, 거대 여당에 대한 대항력은 현저히 약화되어 있을 듯 합니다. 솔직히 여당이 적수의 목을 쳐낸 게 아니지요. 스스로 자신의 목을 쳐내는 어리석은 작업을 쭉 이어 왔다고 보는게 맞을 겁니다. 김한길씨의 개혁은 이런 어리석음에 대한 시정방향을 잡는 것으로 시작될 듯 합니다.
지금 민주당 개혁에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어떤 방향으로 혁신해 나가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