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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4/08 03:19:55
Name Contax_Aria
Subject [일반] 80년대 민정당 지지 & 부정선거?
안녕하세요. 피지알 자게에 오랜만에 글 써보는군요.

선거 관련 얘기로 자게가 뜨겁기도 하고 이래저래 읽다 보니 과거 5공 시절 민정당 지지율과 부정선거 얘기도 나오길래
기억나는 것도 있고 해서 적어봅니다. 뭐 피지알러 중에도 30대 후반 이후 분들이라면 직간접적으로라도
'아 맞아 그땐 그랬지...' 라고 하실 것 같네요.


시대적 참고를 위해 일단 저는 1972년생 임을 밝히고요.
제가 살던 곳은 부산이었고요. 김영삼에 대한 지지도와 나름대로 야도였군요


80년대 중반에 저희집은 27평짜리 아파트에 살았습니다.
그리고 저희 어머니는 아파트에서 반장을 맡으셨고요. 반상회도 집에서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저희 어머니가 반장 되시면서 당연히 민정당원으로 가입하셨죠.
아직도 기억나네요. 민정당 마크에 체육복도 있었고 모자도 있었고 뭐 이래저래 물품들 제법 있었습니다.
뭐 당시엔 사실 민정당원 아니어도 집에 다들 민정당 오바로크된 물품 한두 개쯤은 다 있었을 겁니다.
저희 아파트 같은 경우는 민정당 체육복 입고 놀던 애들 여럿 있었습니다. ;;;


저희 집은 방이 3개였습니다. 네 식구가 살기는 했지만, 방은 두 개만 쓰고 나머지 한 개는 공부방처럼 놔두었거든요.
선거철이 되면 그 공부방 같은 곳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선물 박스들로 방을 채웠습니다.
대부분 비누, 치약 셋트는 기본이었고요. 옷 같은 거나 기타 생활용품 선물 셋트로 방을 가득 채웠습니다.


네, 맞습니다. 그 시절에 동네 통장, 반장은 대놓고 그냥 민정당 선거운동하던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솔직히 당시만 해도 이게 선거법 위반이니 아니니 이런 개념 자체도 없던 시절이었고요.
통장, 반장이면 당연히 선거 때 여당 선거운동 하는 거 아냐? 라던 시절이었습니다.
뭐 먹고 살기 어렵던 시절이라 사실 통,반장하면 들어오는 콩고물도 많았고 또 살림에 보태려고
아파트 부녀회나 이런 모임 같은 데서 서로 선물 돌리고 이랬습니다.



사실 대부분 사람들 몰랐습니다. 80년 광주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요.
광주사태는 그나마 점잖은 표현이었습니다. 그냥 그땐 광주폭동이라고 했습니다.
저도 80년대 후반에 천주교 성당에서 보여줬던 5.18 사진을 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그땐 사람들이 사진 보고도 안 믿었습니다. '인지부조화' 였겠죠.
저도 이거 받아들이는데 시간 제법 걸렸습니다.


노태우 대선 후보시절 생각나는군요. 그때 연설장에 어머니랑 같이 갔었는데
그 시절은 그냥 대놓고 돈 봉투 돌렸습니다. 어머니가 저 데리고 간 이유를 알겠더군요.
이유는.... 봉투 여러 번 받아 먹을려고요.;;;;;;쿨럭;;;
안경 끼고 받고, 안경 벗고 가서 다시 다른 선거운동원한테 가서 봉투 받고;;;;
아직도 기억나네요. 금액요.
정확하게 봉투에 천 원짜리 3장 들어있었습니다.

참고로 당시 물가는 버스 회수권이 제 기억으로 90원인가 100원쯤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엄마 이거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냐?' 라고 했습니다만 그땐 다들 '괜찮어' 라고 그러던 시절이었습니다.
선거운동원들이 '어이쿠 선생님 차비하시고 식사라도 하세요' 라면서 그냥 봉투 뿌렸습니다.



텔레비젼 뉴스에는 매일 선거 얘기로 도배였습니다. 물론 매일 같이 여당 중심의 메인뉴스.
간혹 야당 후보 얘기가 나올때도 있었습니다. 안좋은 쪽으로 말이죠.
그때 기억나는 뉴스가 김대중 후보가 부산에 왔었는데 유세 관련은 뉴스 안나오다 시피 하고
엉뚱하게도 밤에 김대중 후보가 묵고 있던 호텔로 부산 시민들이 찾아와 돌던지고 시위하면서
윗도리 벗고 김대중 꺼져라 빨갱이 이런 뉴스가 나오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인지 저희 어머니는 아직도 김대중 빨갱이로 알고 계십니다.


다만 아버지는 좀 다르신데 70년대 박통과 대선경쟁할때 연설장에서 김대중 후보를 직접 본 적이 있어서
중앙 정보부 끌려가기전 멀쩡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 관해 얘기하면
'연설을 기가막힐만큼 잘하고 키도 크고 굉장히 잘생기고 사람들을 끄는 매력이 있었다' 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87년 대선때 잘생기고 매력있다던 김대중은 외면하시고 바로 노태우 찍으시더군요.;;;;
'김일성이가 언제 쳐들어올지도 모르는데 여당찍는거 당연한거 아냐?'  라시던 아버지 말씀 아직도 생생하네요.



나중에 대학생 되고 나서 엄마한테 그때 왜 그랬냐고 따지면 저희 어머닌 그랬습니다.
'야 이놈아!  엄마가 니 참고서 값이라도 벌려고 그랬는데 이노무 시키가 뭘 안다고 그래'
뭐라 할 말이 없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그때를 판단해보면 하나같이 말이 안 되고 몰상식한 일들이 너무 흔한 시절이었습니다.



어떤 분이 그러시더군요. '팩트', 네 맞습니다.
민정당이 제1당이었습니다.  
중간에 어떤 일이 있었건 결과만 놓고 봤을 때 국민의 지지를 받은건 민정당이란 말로 설명되는...
기표함을 대놓고 손대고 투표용지를 손댄 것이 부정선거라는 기준이라면 증거도 없습니다.


그리고 우린 이걸 '팩트' 라고 부를 수 있겠군요.
80년대 국민 지지 1위는 민정당이었습니다. 라고요.




씁쓸하군요. '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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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08 05:39
수정 아이콘
87년 선거때는 광장정치의 시절이니 노태우가 100만명 모았다 그러면 다른 삼김씨들도 100만명 모으고 그랬었죠.. 뭐 후한 경찰 추산이었지만. 그 사람들이 다 자발적으로 모이진 않았죠.. 우리 친척형만 해도 세명 후보 유세에 다 가고 10만원 이상 현찰로 챙겼다고 그랬으니.
그런데 사실 80년대는 직접 부정선거도 상당했다는 증언도 듣긴 했어요.. 지금은 은퇴한 공무원에게 들었는데.. 참관인 없을때 빈표 우루루 쏟아 넣었다거나 등등의 무용담을 듣기도 했었습니다.
여기웃겨
12/04/08 07:20
수정 아이콘
87년 버스회수권은 100원일겁니다.
버스비가 120원이었으니까요
그리고 80년대의 부정선거 루머의 최다대상은 집권여당쪽이 아닌 야당쪽이었습니다.
특히 김대중씨에 대한 루머는 아주 악독하기 짝이없는 것들이었는데
너무 황당하고 기가찬 것들이라 적고싶지도 않군요
다만 김대중씨가 돌아오자 일선 군부대에선 장병들을 갑자기 불러모아 정신교육을
시키며 군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전제논리깔고 여당과 전두환은 위대하다는
주입식 교육을 대놓고 처해댔고 이짖거리를 예비군훈련때도 해대려 하다가 욕을
한바가지씩 했죠
코큰아이
12/04/08 10:39
수정 아이콘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불과 25~6년전 이야기라는 게 개탄스러울 뿐이죠.
정말 얼마 안된 최근에 일입니다. 먼 이야기가 아니에요.
선거때 뿌렸던 그 돈 다 어디서 나왔을까요? 기업체 삥뜯고 세금 삥땅치고....
저도 고등학생때까지는 광주폭동으로 알고 있었고 90년대 초반에 대학에 들어가서 대자보에 붙어 있는 광주의 만행에 대한
사진을 처음 봤었죠. 그 때에 정치적 문화적 충격은 이루 말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앉은뱅이 늑대
12/04/08 11:37
수정 아이콘
87년 민주화 이전의 선거결과를 보면 대표적인 현상이 '여촌야도'입니다.
이는 농촌지역 유권자들의 비판의식이 도시보다 낮았다는 것 보다는 도시보다 농촌이 더 통제된 사회였기 때문입니다.
통반장 체제는 북한의 5호담당제와 비슷한 역할을 했고 관의 도움에 많은 것을 의지해야 하는 농촌사회에서 선거결과가 여당에 불리하게 나왔을 때 올 불이익들은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상황이었죠. 군대에서 아무리 장교들이 자유롭게 니 찍고 싶은 사람 찍어라 해도 야당표 하나라도 나오면 그 뒤에 어떤 결과가 있을지 잘 아는 사병들이 알아서 현명하게(?) 투표한 거랑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대놓고 부정선거 한 것도 많죠. 나이 좀 있으신 아저씨들한테 그 때 투표 어떻게 했는지 물어보면 참 기상천외한 이야기들 많이 나오죠. 군대에서 사전에 모의투표를 진짜처럼 해서 결과를 보고 협박했던 것도 있었고 아예 표를 돈주고 사서 미리 여당찍어놓은 걸 주고서 그걸 넣고 새 투표용지를 가져오면 돈을 주는 현물 거래도 있었고 ^^;;;
12/04/08 18:54
수정 아이콘
가려진다고 가려질 사건들이 아닌 일들입니다.
얼마나 많은 부정과 관치 선거가 일어났는지는 수많은 사람의 증언과 신문기사로 접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저는 별로 관심도 없다가 예전 김근태 의장님이 돈 받았다고 고백을 했을때 가슴이 찢어지는줄 알았습니다.
아직 그 시대의 망령이 살아 남아있습니다. 철저하게 척결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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