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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3/27 17:31:13
Name 똥이와애기
Subject [일반] 지는 것이 뻔한 사건 처리하기.
이제 사회 생활을 제대로 시작한 초짜 변호사입니다.

뭐, 이 바닥이 어떤지 알고 일을 시작하긴 했지만 요즘 제가 맡은 한 사건은 속된 말로 '죽었다 깨어 나도 이길 수 없는' 사건입니다.

어떤 사건인지 말씀드리면 누구나 알만한 사건이어서 말씀은 드릴 수 없지만, 이러한 사건에 몇 일을 투자하는 내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합니다.

지게 되면 사건 수임료도 못 받을 수 있는 사건인데도 말이지요.
(물론 저는 고용변호사라 제가 수임료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대표변호사님이 돈을 잘 버셔야 제가 여러모로 편해지지요. 흐흐)

그런데 문득 다른 직장인들도 직장 내에서 분명 이러한 고민(?)으로 괴로워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말도 안 되는 직장 상사의 요구, 처리가 곤란한 고객들의 요구 등등.

PGR회원님들은 어떻게 이런 상황들을 극복하시는지 정말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전 다행히 대표변호사님의 인품이 훌륭하셔서 일 자체가 힘들 뿐, 상사와의 관계 면에서는 만족하는 편입니다.

맘편히 서면 쓰고 패소하면 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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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win4078
12/03/27 17:34
수정 아이콘
으억.. 변호사느님이다.
상담받고 싶은 일이 있는데..ㅠㅠ
자제해주세요
12/03/27 17:37
수정 아이콘
그래도 직장 내 인간관계가 가장 열받는 법인데... 다행이예요!! 힘내세요!! 화이팅!!!
완전연소
12/03/27 17:53
수정 아이콘
그래도 변호사는 낫지 않나요.
위임관계고 최선만 다하면 되는 수단채무인데...
결과가 뻔해 보여도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니 열심히는 하시고 마음은 편히 가지세요.
12/03/27 17:56
수정 아이콘
패전처리반의 팁을 몇가지 알려드리면...
질것 같은 사건은 서면에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걸 전부 반영해 주세요. 그리고 좀 감정적으로 쓰세요.
그러면 최소한 내가 해달라는 거 안 해줘서 졌잖느냐는 소리는 안 듣습니다.
그리고 내가 내는 서면이 전체 소송에서 앞뒤가 맞는지는 되도록 생각하지 마세요. 그 서면 안에서만 말이 되면 됩니다.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하려는 욕심을 버리세요.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평행선을 달리면 됩니다.
사악군
12/03/27 21:02
수정 아이콘
흐흐흐 그렇죠. 안될 사건 맡아서 하면 더 힘듭니다. 되도 않는 소리를 해야하니...-_- 뻔히 알면서 말이죠. 그래서 처음에는 상대방 변호사가 내는 말도 안되는 서면 보면 화가 났는데 요새는 동병상련을 느낍니다. 이 사람도 얼마나 민망할까 하면서 말이죠..
똥이와애기
12/03/27 18:07
수정 아이콘
뮤게님 조언 감사합니다. 하.... 그런데 문제는 클라이언트인데요. 사안도 특수하지만, 그 클라이언트도 매우 특이하다고 할 수 있어요. 구체적으로 적을 수 없으니 답답하네요. 일단 그 클라이언트는 승소여부도 중요하지만 '사실관계'에서부터 (재판부로부터) 유리하게 판단받길 원하고 있습니다(그런데 그게 불가능한 사건입니다). 즉 간접사실로부터 주요사실을 추인하는 것과 비슷한 구조라고 할 수 있네요. 그러나 클라이언트가 제시한 자료들로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사실관계를 추론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리고 패소 시 다가올 후폭풍이.... 덜덜덜 합니다. 여튼 뮤게님 조언 감사드립니다.
12/03/27 18:33
수정 아이콘
어떻게 지느냐가 중요한 것 아닌가요?
"지는게 확실하다. 그래도 저쪽에서는 1000만원 요구 했지만, 500선으로 막자"
피해를 적게 입기위해 변호사를 고용하기도 할 것 같습니다.
12/03/27 18:41
수정 아이콘
틈나는 대로 패소 가능성을 주지 시켜 주세요..후폭풍을 완화시키는 차원에서..

뮤게님이 말씀하신 '전부 반영'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내용은 둘째치고 그때 그때 '먼저' '친절하게' 소송 진행 과정을 알려주면서 최선을 다하면 나중에 지더라도 고마워 하거나 최소한 원망은 안하더라구요(이때도 말이 안통하는 막장 의뢰인은 어쩔 수 없습니다).
슬라이더
12/03/27 18:42
수정 아이콘
일단 맡으신 사건에 대해서 어떤 내용의 사건인지 드러날 경우에 추후에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사석에서라도 꼭 조심하시구요. 대부분 의뢰인과 상담하면서 승소여부에 대하여 대략 서로가 공감하기 마련인데, 구체적인 사정을 여쭤볼 수는 없지만 의뢰인과 승소가능성에 대한 인식차이가 굉장히 커 보여서 의아하네요. 이러면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막상 결과가 나왔을때 의뢰인으로부터 곤란한 일들이 생기실수도 있으실텐데.. 고생많으십니다. [m]
12/03/27 20:24
수정 아이콘
저는 의학미드 그레이 아나토미에서 인상깊게 본 장면이 있습니다.
거의 희망이 없는 모양으로 응급실에 도착한 환자를 소생시키기 위해 여러명의 의사와 간호사가 들러붙어 각종 치료를 하는 것을보고, 1년차 인턴이 얘기하죠. '어자피 못 살아날거란걸 아는데 왜 저렇게 쓸데없이 힘을 빼고 있지?' 라구요. 결국 꽤 많은 인력과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치료중에 환자는 사망을 하고, 레지던트 선배가 그 인턴을 불러서 얘기하죠. '왜 그러는지 알려줄게' 그리고는 인턴과 함께 밖에 와있던 환자의 보호자에게 가서 이야기 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것을 했습니다만...죄송합니다. ' 라구요.

제 생각엔 변호사쪽도 '할 수 있는 모든것을 다했다'라는 말을 고객입장에서는 꼭 듣고싶은 분야가 아닐까 합니다. 글이 적힌 종이 하나가 개인의 재산과 신변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까요.
선미시카니콜
12/03/27 21:02
수정 아이콘
위의 아이디들이 바로 pgr의 법조계 종사자군요.

저는 6년 전에 법학입문 수업 C+ 받은 사람입니다.
고래밥
12/03/27 22:57
수정 아이콘
파트너 변호사께서 훌륭하시니 다음에는 좋은 사건 배정 받으시겠죠. 힘내세요. [m]
roaddogg
12/03/28 00:30
수정 아이콘
수임료를 받지 못한 사건에는 시간을 투자하지 마세요. 그게 철칙입니다.
세미소사
12/03/28 02:10
수정 아이콘
죄송한데 사법시험 출신이세요? 질문이 좀 있는데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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