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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2/16 10:01:57
Name 김현서
Subject [일반] 당신이 당신의 애인을 좋아하는 것처럼 나도 내 애인을 좋아한다.
        동성애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며 심지어 옹호하기까지 하는 사람들에게 당당히 소개할 수 있는 국제적인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일명 SSA(Same-Sex Attraction) Therapy로 뭉뚱그려져 전반적으로 표현되는데, 여러 가지의 독특한 명칭이 있지만 목표하는 바는 같은, 바로 동성애를 치료하는 프로그램이다. 특정 종교단체에서 기반을 잡아 적극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 뉴멕시코, 와이오밍 주를 포함한 많은 곳에서 수련원의 형태를 갖춰 자발적인 참여를 받고 자신의 동성애를 향한 억누를 수 없는 ‘끌림’에 조종당하며 삶을 더 이상 망치기 원하지 않는 동성애자를 향하여 희망의 손길을 내미는 곳이다. 영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 전역에서 고통 받는 많은 동성애자를 치유하기 위해, 특히 십대 아이들의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올바른 이성애의 길로 인도하기 위한 사명을 가지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강연하는 이들과,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치유된 이들의 말을 특정 종교적 표현이 가미된 부분을 포함하지 않는 선에서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내 욕구를 거스르는 것이냐고요? 물론입니다. 나는 늘 억제하면서 살고 있고, 그게 행복해요. 동성애를 향한 내 끌림을 내가 선택할 수 없었지만, 그 끌림을 어떻게 책임감 있게 돌볼 것인지는 내가 선택할 테니까요. 이제 자유로울 수 있어요.” - Alan Chambers, 두 아이의 아버지, SSA-Therapy 프로그램의 한 종류를 보급하는 Exodus International의 책임자

“나는 여전히 동성을 향한 성적 매력을 느껴요. 하지만, 지금 그건 그냥 엘리베이터에서 나는 신호음 같아요. 둔감해질만큼 신경을 안 쓰게 됐어요. - Bonnie, Exodus International 강사

“이제껏 엉뚱한 곳에서 만족감을 찾으려고 해서 고통 받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 음식, 마약, 섹스. 동성애는 그 고통의 시간 속에서 생겨난 많은 것들 중에 하나일 뿐이었던 거예요. 동성애가 내게 남긴 것은 상처 가득한 마음뿐이었어요.” - Michelle, Exodus International 참가자

“나는 내 결혼이 나의 최종 목적지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제 나는 평생 동안 동성애를 억누르려 노력하며 살아야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어요.” - Riccardo, 의사, 참가자

“말하자면 간단해요. 불편한 것을 지속적으로 참고 해나가는 겁니다.” - Joe, 강사, 자신의 동성애인과 헤어지고, 사귀었던 친구들을 비롯해 주소와 직장도 바꾼 후, 야구 경기를 보며 맥주는 걸쭉하게 마시는 건장한 남자친구들을 사귀어 어울리게끔 자신의 한계를 밀어붙인 경험담을 이야기 하면서.

        이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 SSA Therapy 프로그램을 통해 동성애를 치료받고 고통 없는 새로운 삶으로 들어섰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더 이상 주변사람들은 그들을 괴물이나 변태를 보는 눈길로 쳐다보지 않을 것이다.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인정받으며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될 것이다. 충치를 뽑듯이 없애버릴 수만 있는 감정이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동성애를 극복하고 치유하는 방법은 꾸준히 억제하고 한 평생을 살며 계속 조심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그 감정을 돌보는 길 뿐이다. Exodus International의 강사와 책임자의 말에서도 나타나듯이 동성을 향한 끌림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지만, 그 감정에 신경 쓰지 말고, 그 감정에 전복당하지 않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연마하면 된다.
        어느 날 갑자기 벼락과 같은 충격으로 사랑하고 싶은 어떤 동성을 맞닥뜨리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다. Bonnie가 하는 말처럼, 늘 타는 엘리베이터의 ‘딩동’하는 소리처럼 무시하고 지나가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Michelle의 말처럼 더 이상 동성애는 마음의 상처를 남기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동성을 사랑하게 될 일이 없으니, 물론 상처 따위도 없을 테다. 결혼만 하면 모든 혼란이 사라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Riccardo와 Joe의 말처럼, 그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한 평생 참고 견디고 억누르고 ‘돌보며’ 살아야 하는 내 안의 치명적인 종양이다.
        이렇게 편리하고 합리적으로 동성애를 치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전 세계 넓은 의미로는 열에 하나쯤 된다는 동성애자를 포함한 성소수자들은 왜 적극적으로 치료 받으려고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자 지금 즉시 방문해 새로운 동성애를 벗어난 새로운 자유의 삶을 찾아보세요!
http://exodusinternational.org/find-help/leaving-homosexuality/


참가자 인터뷰 출처
http://uscmediareligion.org/theStory/1683/The-camp-that-&cures&-homosexuality


=====


        오래전 본 영화 But I'm a Cheerleader(1999)(하지만, 난 치어리던데)에서 우스꽝스럽고 다소 가볍게 그려졌던 gay reform boot camp(동성애 탈피 수련원)에 대해 처음 알게 됐을 때, 장르 욕심에 너무 과장된 억지 설정을 끌어왔다고만 생각했지 실제 저런 곳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게 벌써 십년 가까이 됐는데, 그 사이 그런 곳이 십년 전에도 존재했음은 물론 축소되기는커녕 전 세계적인 지역망을 가진 단체로 발전했다. 수천 명의 동성애가 치유된 사례를 열변하며 ‘원하지 않는 동성애’(unwanted homosexualty)를 치유하러 오십시오라고 홍보하고 있다. Unwanted homosexuality? By whom? 원하지 않는 동성애라 한다. 과연 누가 원하지 않는 것인가.

        상상해보자. 이 세상에 인구가 단 둘인데, 그 둘이 서로 사랑하는 동성애자라면 그들의 동성애를 ‘치료’할 필요를 그 둘,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 세상에 인구가 단 열 명뿐인데, 서로 사랑하는 동성애자 둘을, 남은 이성애자 여덟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면, 역시 그 둘, 동성애를 바꿔야겠다, 생각하지 않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특정 종교적 윤리나 신념을 제외하고 동성애를 치료할 당위성은(그 당위성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결국 동성애자가 아닌 사람 때문에 생겨난다. 다수의 비동성애자 때문에 소수의 동성애자가 강압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그림이다. 그럼 왜 ‘비동성애자’ 중 일부는 동성애를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비정상적이기 때문에, 윤리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게이는 에이즈를 옮기니까, 생물학적으로 올바르지 못해서, 문란한 성문화를 부추기니까. 학술적으로 반박된 지 오래이지만, 이 근거 없는 속설들은 여전히 사회에 팽배해 있다.

        명징한 사실 하나만 짚자. 동성애, 병 아니고 취향 아니다. 선천적으로 유전자에 내재된 뒤틀림도 아니고, 그냥 사람한테 끌리는 마음, 그 뿐이다. 이성애자가 이성 좋아하는 것과 똑같은 마음인데, 그걸 인정 못하면 숱한 학계 발표와 연구결과를 들이대 봐야 소용없는 것 아닌가? 동성애의 대한 선입견을 잠시 접어두고 당신이 당신의 애인을 좋아하는 것처럼 나도 내 애인을 좋아한다는 사실 하나는 짚고 넘어가자는 거다. 그 후에 뇌관들을 휘저을 당신의 호모포비아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당신의 호모포비아는 전적으로 당신의 호모포비아이다.


=====

예전에 너무 주저리주저리 떠든 말이 많아 동성애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는 예전 글 링크 하나로 대신합니다.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의 농담하지 않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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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D.루피
11/12/16 10:06
수정 아이콘
으익.. 진짜 병맛 같은 단체네요..
곱창전골
11/12/16 10:11
수정 아이콘
시설 자체의 목적은 괜찮다고 봅니다. 동성에 대한 마음보다 일반인처럼 살고자하는 욕구가 더 강하다면 보다 한단계 낮은 욕망은
억누를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설이지 않나요.
그런데 인용된 글 자체는 이미 동성애자를 환자로 취급하고 있군요.
왜 치료하지 않냐뇨. 치료할 필요가 없으니까.
11/12/16 10:16
수정 아이콘
저도 본인이 굳이 이런 저런 이유로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려는 마음이 있다면, 저런 단체에서 도와주는 것은 괜찮다고 봅니다. 금연 단체나 금주 단체 정도로 보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라고 댓글을 처음에 달았는데, 담배나 술은 건강을 해친다는 확실한 해악이 있는 반면, 동성애는 사회에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비로소 자제할 이유가 생긴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긴 하군요.
11/12/16 10:33
수정 아이콘
선천적인게 아니라 특정 경험에 의해서 동성애 경향이 생겼고 이걸 예전처럼 이성애로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괜찮은 단체라고 봅니다
물론 모든 동성애자를 치료받아야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면요.
11/12/16 10:37
수정 아이콘
전반적으로 동의합니다만은 동성애자가 유전자적 차원과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선천적으로 내재된 면은 있으나 뒤틀림은 아닐 뿐이지요
포도씨
11/12/16 10:43
수정 아이콘
원하지 않는 동성애라는 전제가 있는데 무슨 문제가 되는지요?
저들이 동성애를 원하지 않는 이유는 사회의 분위기보다는 먼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에서 출발했을테고
그 해결방법을 동성애를 억누르는것으로 설정했다면 가능한 도와주는것이 옳은것 아닌가요?
물론 도와주는 방법상의 문제는 남겠지만 말입니다.
세상 모든사람들이 자신의 욕망대로만 살아갈 수는 없는 법이지요.
아니 많은 부분을 눌러 참으며 살아간다고 봐야 정확한것 아닐까요?
영원한초보
11/12/16 11:42
수정 아이콘
동성애도 자유이기때문에 그냥 무관심해왔었는데요. 궁금한 점이 생기네요.
홍석천씨(죄송합니다.ㅜ.ㅜ 다른예가 생각안나서)를 방송에서 즐겁게 볼 수 있지만
저한테 에로스적인 접근을 한다면 혐오감이 들꺼 같습니다.
이건 왜 그런걸까요. 제가 잘못된 학습을 받아서 그런건가요?
포르노를 보더라도 레즈비언은 섹시하게 보이지만 남성물은 혐오감이 드네요.
이것도 잘못된 학습때문인지 궁금해지네요.
공안9과
11/12/16 11:48
수정 아이콘
영화 '해피투게더'의 그 유명한(?) 장면을 찍으면서 괴로워하는 양조위에게, 고 장국영이 그랬다죠.
'그 동안 여배우들하고 찍을 때 내 기분이 어땠겠냐?'
이사무
11/12/16 20:42
수정 아이콘
위에 자기가 원해서 간거면 괜찮지 않냐고 하는 분들은 저 원문에서의 인터뷰 내용이 위화감이 든다는 걸 인지하지 못 하시는 거 같습니다.
'최종목적지인 결혼' 에 동성애가 포함되지않아서,
'불편한 것을 참아야' 라거나, '엉뚱한 곳' 이라는 표현들 말이죠.

동성결혼이 합법화되고 인정받는다면? 저런 고민이나 생각은 할 이유가 없는거죠.
왜 동성애를 불편하고 엉뚱한 곳으로 인지해야할까요? 사회에서 그냥 자신과 다른 것으로 인정한다면 아무 문제도 없을 고민입니다.

종종 동성애 논쟁을 할 때, 생리적으로 거부감이 들어서 어쩔 수 없다라고 하는 분들이 계신데, 물론 그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만
이렇게 이성애적 편향사회에서는 동성애자이면서도 사회적 교육과 편견 때문에 스스로를 동성애자이길 거부하거나 혹은 혐오하는 분들도 꽤 많다고 합니다. 이게 정상입니까? 자신의 성향과 다른 사람들 때문에 스스로를 부정하고 혐오하거나 억지로 바꾸기 위해 저런 곳에 들어가야한다는 것이요.

정치적성향이 다른 가족들이나 직장상사들과의 대화가 불편한 자리라는 것은 다들 익히 경험해보셔서 잘 아시겠죠.
동성애자들은 그런 장소, 사회에서 평생을 그러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걸 스스로 바꾸러 가기 위해 저런 훈련까지 받아야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네요. 마치 부모님이 보수정당을 지지하라고 강권하고 직장에서도 그러니 스스로 보수정당을 지지하기위해 들어가는 걸 생각해보세요.(보수정당지지자를 비하하는게 아닙니다. 이곳엔 아무래도 진보정당 지지자가 많으니 이리 비유를 드네요)

물론 개중에는 정말로 아주아주 원치 않는 사람도 있겠죠.
근데 이게 정상으로 보이시나요? 역으로 생각해보죠. 여성을 보면 성적 욕구가 생기고, 정신적인 애정이 생기는 남성이
그걸 견디지 못해서 남성을 사랑하게 하고 남성과 결혼해서 살수있는 훈련소에 들어간다고 하면요.
이게 일반적인 일이라고 보시나요. 이런 경우는 정말 특이케이스고 사실 있어야할 곳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성적지향성과 정체성에 전혀 반대되는 길을 자신이 맞지않는 걸 알면서도 훈련까지 받으면서 스스로에게 내가 원한다고 자위하는 걸로 밖에 안보입니다.
게다가 그 자위가 본인이 아니라 사회와 절대다수에 의해서 반강제적으로 주입된 결과물이라는 게 더 안타깝고요.
그들이 원치않으니 괜찮다고요? 스스로 원한 거라고요? 글쎄요...
저런 문제에서 어떻게 사회적 문제와 동떨어져서 생각할 수가 있을까요. 만약 저 사례들이 스스로의 본능이나 본성과 일치하기 위해서 가는 곳이라면 이해하겠습니다. 근데 저건 반대자나요.
만약 기사에 이성애자가 동성애자가 되기 위해 훈련소를 찾아간다 라고 있다면 무슨 생각을 하시겠나요,
물론 저기에다가 소수에 대한 억압도 덤으로 얹어서 생각해야하고요.

전에 논쟁할 때도 언급한 적이 있었지만, 동성애자의 비율은 보통 최소한 어느정도는 일정한 비율로 존재합니다.
샌프란시스코나 이런 특이 케이스 지역을 제외하고요. 그리고 세대별로도 마찬가지고요.
그렇다면 요즘이야 이혼이 빈번해지고 독신주의자들도 많아서 흔하지만 저희 부모님 세대때는 결혼을 하지 않는 분들은
거의 없었죠. 그럼 그 분들 세대에 동성애자들은 과연 어떻게 했을까요? 스스로 인지를 하든 못했든 그들은 욕구도 없는 이성과 결혼해서 애낳고 살아온 겁니다. 물론 뒤늦게 자각하거나 다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겠지만요.
마치 그런 분들을 보는 거 같아요. 나는 게이가 아니다라거나 내가 원하지 않는다라거나 사회에서 인정받는 삶을 살겠다라면서
스스로를 세뇌하고 억지로 맞춰서 살아가는 분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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