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드디어 5%대를 찍었습니다.

세계 경기는 더블딥이냐 마냐를 놓고 논란이 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데,
정작 물가는 2000년대 최고치를 기록하기 직전이네요.
2008년 세계적 호황(혹은 거품)에 의한 높은 물가 상승률과는 차원이 다른 상태라 생각합니다.


올 중순부터 보여지는 가파른 물가 상승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전 그 이유 중 하나를 바로 정부의 실패한 물가 정책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정부가 올초에 물가가 4%를 넘어버리자 당황하서면서 실행한 정책이 있습니다.
바로 '물가 찍어 누르기'

그 누구도 가파른 고물가를 바라지 않겠지만 그렇다하여 물가를 인위적인 힘으로
찍어 누르는 건 경제학적으로 정말 위험한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정부도 고물가를 막연히 놔둘 수는 없기에 경기 호황에 의한 것이든
화폐조정에 의한 것이든, 혹은 원자재 가격에 의한 것이든
어느 기점을 지나서 위험하다 생각되면 상승하는 물가를 잡아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의무는 금리 조정이나 환율같은 거시적 조정으로 그렇게 되게끔 유도를 해야지
강제적으로 찍어 누르려 해서는 안 된다는 거지요.

물가가 4%가 넘고 석유값이 오르자
올초부터 정유사를 압박해 기름값을 강제적으로 내리려 들고
관심물가품목 하며 강제적으로 물가를 조정하려 들었습니다.

그렇게 강제적으로 물가를 누르면 일시적으로 물가가 내려갈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찍어누르는 시기가 영원할 수는 없고 그 시기만 지나버리면,
원래 올라야할 물가와 찍어누른 물가가 더해져 그 탄력성은 배가 되어버리는 것이죠.

그럼에도 좋아져가는 경기는 더 좋아지게 하고 싶다는 정부의 욕심과
동시에 물가도 잡으려는 무리한 욕심에 의한 이런 찍어누르기 식의 정책이 지금 가파른 물가상승을 불러온 것 같습니다.


경제학에서도 물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고 그 조정범위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지만,
적어도 물가를 인위적으로 찍어눌러서는 안 된다는 것에는 거의 모두가 동의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체 왜 이번 정부에선 그 뛰어난 경제부 학자들이
물가 찍어누르기 정책을 가만히 보고 있었는 지 개인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네요.
그냥 정부가 무서워 아무 말도 못 했던 것인지
아니면 그냥 별 걱정없이 낙관론을 펼친 것인지..

여하튼 경기가 침체되어가고 있음에도 높아져가는 물가 덕분에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많이 들어봤지만 한 번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그래서 막연히 그런 게 있다라고만 알고 있는
스테그플레이션을 겪을 수도 있겠네요.

물론 과거 오일쇼크로 인해 미국이 겪었던 것만큼 엄청난 규모의 스테그플레이션은 아니겠으나
그래도 걱정이 되는 그런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