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굉장히 핫했었는데, 언젠가는 봐야지라고 생각만 하다가 방금 다 봤습니다. 아이패드로, 집에서 봤구요. 개인적으로, 좋은 스타일과 방향성이 잘 부합한 영화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스타일리쉬'하다, 라는 얘기는 대체로 좋은 이야기입니다. 세련되고 독특한 방식으로 영화를 보여준다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일텐데, 동시에, 많은 영화들은 시각적으로는 과장되지만, 그게 영화의 분위기나 전반적인 모습과 조금 엇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도 종종 있습니다.
저는 이런 점에서 소니 애니메이션의 전작인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얘기를 안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이 영화는 말 그대로 그 지점에서 가장 '뛰어난' 영화였다고 생각하거든요. 다양한 멀티버스를 다루는 것 뿐만 아니라 서사와 감정적인 측면에서도 스타일리쉬함을 잃지 않고, 오히려 그 장점을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줄여서, <케데헌>이 가지고 있는 장점도 이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정확하게는, 이 영화가 예상한 '목표 방향'에 도달하기 위한 스타일리쉬함이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그러니까, 슈퍼스타로서, 미디어에 노출되는 가수와 무대라는 지점, 그리고 그 부분에서 준수한 음악과 그에 어울리는 화려한 연출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극장이 아닌 애니메이션'이기에 가능한 지점도 있고, 또, 반쯤 '뮤지컬 영화'이기에 가능한 지점도 분명 있습니다. 비교적 서사가 깊은 영화는 아니라는 점이나, 캐릭터의 비중이 들쑥날쑥한 지점, 또 플롯의 전개가 고르지 않은 점이 있긴 한데, 어떤 측면에서는 넷플릭스 공개라는 점에서 (농담을 섞어서) '짤방형 영화'이기에 유효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딴짓을 해도 따라잡을 수 있으며, 적어도 눈과 귀가 집중되는 시점에서는 그만큼 보답을 해줍니다.
적어도 무엇을 보여주고, 들려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그 순간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명확한 답을 줬던 것이 지금 흥행세의 원인 중 하나는 아닐까 싶습니다.
덧. 늦게 본 만큼, 패러디(들)을 먼저보고 원작을 나중에 본 셈인데, 반대로 원작에 패러디가 덧씌워지더라구요.
예를 들면 쌀다팜 같은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