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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5/30 00:19:14
Name Poe
Subject [일반] 조금 다른 아이를 키우는 일상 10
11. 너는 우리가 불편했을 것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제공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위대한 질문이면서 난제이기도 하다. 너무 위대하고 너무 어려워 모두가 각자의 답을 찾아 정착하는, 그런 류의 질문이다. 몸을 뒤집거나 기는 것, 심지어 물건을 집는 것조차 스스로 힘으로 익힐 수 없는 상태로 태어난 우리 막내를 보며 이 질문은 우리에게 각별히 더 어려워졌다.

아이의 남다른 상태에 대해 처음 알았을 때, 난 샤워를 하며 나도 모르게 이런 기도를 했다.
“하나님, 저 아이보다 딱 하루만 더 살게 해 주세요.”
그리고 곧바로 내 입을 때리고 다시 기도했다.
“하나님, 방금 기도 못 들은 걸로 해주세요.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말실수했습니다.”
내가 저 아이 평생의 모든 필요를 채울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첫 기도 속에 있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부모로서 마음은 요람부터 무덤까지 부족함 없이 채워주기를 간절히 원했지만, 그건 마음일 뿐이고, 내가 그럴 위인이 못 된다는 사실은 그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었다. 그런 내가 아이 옆에 평생을 붙어 아이보다 더 길게 산다면, 아이에게는 오히려 저주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 역시 사실임을 나는 잘 안다.

부모가 자식에게 제공해야 할 것은 사람마다 다르더라도 딱 하나 겹치는 게 있는데, 바로 ‘Not all’ 즉 ‘모두는 아니다’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건 모두일 수 없다. 애초부터 부모가 가진 능력이 유한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사람의 성장에 모든 영양이 고르게 필요한데, 그 영양 중에 ‘결핍’도 있기 때문이다. 난 이걸 우리 동네 재활 선생님을 통해 거듭 배웠다.

아내가 잠복근무까지 해가며 뚫어낸(상세 이야기는 지난 이야기 중에 있다) 그 재활센터의 담당 선생님은 확신이 가득한 유형의 사람이었다. 자신감이 넘치고, 어떤 질문을 받든 자동판매기처럼 대답할 수 있었다. 난 아직도 그분이 뭔가를 놓고 고민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교만하다거나 남의 의견을 묵살한다거나 하는 분은 전혀 아니었다. 아이의 재활에 관해서는 스스로가 하고 있는 일과 자신의 실력에 흔들림이 없었을 뿐이었다. 그런 태도가 장애 아이를 처음 키우는 우리 같은 부모에게는 든든함이 되어주기도 했다.

처음 우리 아이를 본 선생님은 요동이 없었다. 아이고, 아이가 많이 어렵군요,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수고 많으셨어요, 와 같은 예상 가능한 반응은 한 톨도 없었다. 그 선생님의 첫 문장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저한테 잘 오셨어요. 제가 6개월 안에 걷게 할게요.”
어떤 아이든 나는 걷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뉘앙스에 잔뜩 있었던 건지, 정말로 저 첫 문장에 이어 그렇게 말했던 건지는 지금에 와서 헷갈리지만, 우리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매일처럼 30분씩 차를 몰아 30분짜리 수업을 받았다. 아이가 굴러서라도 이동할 수 있게 대근육이라는 걸 길러주는 동작들을 했다. 윗몸일으키기, 엎드려 두 팔로 버티기, 근육 스트레칭 정도였다. 물론 아이가 이런 것들을 직접 할 수는 없으니 선생님이 직접 아이를 잡고 일으켰다 눕혔다를 반복하고, 억지로 엎드려 버티게 하고, 부자연스러운 스트레칭 자세로 아이를 잡아당겼다. 아이보다 선생님이 더 가쁜 숨을 쉬고, 더 많이 땀을 흘렸다. 아이 입장에서는 30분 동안 울고불고하면 일이 끝나 있었다.

“이렇게 수동적으로 운동을 시켜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많은 운동을 한 거예요. 아마 오후에 푹 잘 거예요.” 오후까지 갈 것도 없이 아이는 돌아오는 차 안에서 깊은 잠에 빠지곤 했다. 자기가 자기 근육을 직접 움직이지 않고도 운동이 된다는 말이 미심쩍었지만, 일단 아이가 곯아떨어지는 건 맞았기 때문에 의문이 의심으로 커지지는 않았다.

게다가 선생님의 수업은 아이만을 위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의심할 새가 없었다. 동작을 할 때마다 선생님은 예의 그 확신 가득한 목소리로 우리 가족(그때는 막내 수업을 온 식구가 참관했다)에게 “잘 보고 배우세요”라고 강조했었다. 여기서 하는 걸 나중에 집에 가서도 똑같이 해줘야 아이가 빨리 좋아진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분은 우리 식구 모두가 재활 선생님이 되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는 30분뿐이지만, 가족들은 나머지 시간 내내 같이 계시니까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팁이 있었는데, 아이를 불편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아이 입장에서 무엇이든 자동으로 이뤄지면, 그것만큼 위험한 게 없다고 했다. 아쉬워서 움직이고, 움직여서 머리를 쓰도록 해야 한다는 게 선생님의 설명이었다. 아무도 지목하지 않았는데 둘째가 이 말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였다. 아무것도 모르던 우리 막내가 보기만 해도 방긋방긋 웃던 유일한 존재였기 때문이었을까. 지금도 막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9살 위 자기 형이다.

둘째는 열심이었다. 윗몸일으키기는 힘이 많이 들어가 아빠인 내가 맡았는데, 그 외에 기어가기나 매트 위에서 두 팔로 엎드려 버티게 하기 등은 둘째도 적극 참여했다. 아이가 버틸 수 있도록 옆에서 ‘조금만 더! 잘했어! 잘했어!’ 응원하기도 하고, 앞으로 전진하도록 아이 정면에서 목소리 높여 유인하기도 했다. 아이가 울면 ‘힘들지? 형이 안아줄까?’ 하기도 했다가 ‘울지 마! 지금 울 때가 아냐!’ 하기도 했다. 난 둘째가 나중에 재활 교사가 될 것만 같았다.

둘째 얘기만 하는 건, 둘째가 인간 성장에 필요한 ‘결핍’이라는 걸 줄줄 알았기 때문이다. 특히 동생 훈련에 있어서는 ‘편리의 결핍’인 ‘불편’을 톡톡히 제공하는 존재였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장녀는 아무래도 누나라서 그런지 마음이 약했다. 지금도 큰딸이 세상에서 가장 흐뭇하고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지을 때는 막내를 볼 때뿐이다. 막내가 울면 같이 힘들어하고, 막내가 어떻게든 웃도록 만든다. 할머니 사랑을 이른 나이에 익혔기 때문에 재활 선생님으로서는 어울리지 않았다.

재활센터 선생님의 보이지 않는 지휘 아래 우리 집은 점점 재활센터로 변해갔다. 단지 큰 매트가 바닥에 잔뜩 깔리고, 짐볼이 생기고, 아이 유인할 물건들이 하나 둘 늘어났다는 게 아니다. 아이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려면 양육자인 우리가 ‘불편함’을 일부러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을 조금씩 이해하고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좋아하는 형 얼굴을 아주 조금 멀리에 위치시키고, 두 번 안아줄 걸 한 번만 안아줘 어떤 식으로든 요구하게 만들고, 누워있던 시간에 복근 운동을 하게 하고, 얌전히 있는 아이를 괜히 굴려서 울게 만들고, 즐기는 음식 공짜로 주지 않고...

그렇게 꾸준히 불편하게 했더니 어느 날 아이가 엎어진 채로 한두 뼘 전진했다. 첫 배밀이었다. 그날 동네 사람들은 우리 집에서 나오는 소리 때문에 월드컵 결승에서 한국이 우승한 줄 알았단다.


12. 넌 기쁨 확대경
아직도 그 효과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약을 한 달 먹으면서 재활도 병행하니 아이는 조금씩 좋아졌다. 뒤집기만 겨우 하던 아이가 몇 바퀴 더 구를 수 있게 됐고, 드디어는 배밀이 흉내도 내게 됐다. 아이가 정상적으로 잘 큰 경우, 부모들은 이러한 유아기 이동 방법의 변천을 일일이 기억하지 않는다. 12월에는 춥다가 4월에는 따듯한 것처럼 자연스러운 흐름이기 때문이다.

누워서 시간을 보낼 때 아이들은 부모와 천장이 세상의 전부다. 그러면서 소리를 통해 시야 밖에 뭔가 있다는 걸 알아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몸을 뒤집는다. 자세를 바꾸면서 시야가 넓어진다. 뭔가 신기한 것들이 감각 기관을 통해 아이에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아이의 뇌는 이런 신호들을 끊임없이 받아들이며 학습한다.

뒤집던 아이는 몇 바퀴 더 돌기 시작한다. 활동 범위가 확장되는 것으로, 시야도 당연히 늘어나고, 그에 따라 뇌도 급히 성장한다. 하지만 구르기는 불편하고 방향 조정이 쉽지 않다. 기어야 할 차례인데, 기려면 두 팔과 두 발이 튼튼해져야 하고, 등과 배 근육이 상체를 공중에 유지시킬 정도로 자라야 한다. 그래서 먼저 하는 게 배밀이다. 배를 바닥에 붙인 채 팔 힘으로 몸을 끌고 발로 바닥을 밀면서 나아가는 이동법이다. 아이라, 몸이 아직 가벼우니 할 수 있다.

이렇게만 해도 아이는 획기적인 변화를 경험한다. 굴러 다닐 때는 수평적으로 넓어졌던 시야가 처음 수직적 확대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시야가 높아지면서 새로운 시야각이 생기고, 이를 해석하느라 아이의 뇌는 다시 한번 발전의 계기를 갖게 된다. 그러다 몸이 자연스럽게 영글어 다리가 팔을 보조하게 되고, 드디어 네 발 기기, 즉 우리가 흔히 아는 무릎 기어 다니기를 하게 된다.

네 발로 기어 다닐 수 있게 되면 시야는 더 높아지고 이동에 속도가 붙어 아이의 학습 과정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그러다가 벽을 잡고 몸을 일으키고, 한 발 한 발 옆 걸음도 시도하게 되며, 결국 걸음마에 이른다. 단계별 뇌 발달이 당연하게 따라붙는데, 걸음마를 하며 두 손이 자유롭게 되면서부터 아이의 뇌는 폭발적으로 자란다.

일반 가족들의 경우 첫 걸음마나 첫 ‘엄마’ 소리에 기뻐 아우성을 치지 첫 구르기나 배밀이 같은 것에 환호하지는 않는다. 우리도 첫째나 둘째 때는 그랬다. 첫째가 처음으로 서서 책꽂이 아래 칸 내용물을 전부 방바닥에 펼쳐놓은 것을 보고 비명을 질렀을 때는 선명히 기억나지만, 그 아이의 첫 구르기나 첫 배밀이가 떠오르지는 않는다.

십 년 만에 다시 시작한 육아에 얼마나 큰 인상을 남기려는지, 우리 막내는 이 모든 과정을 아주 느리게 지나갔다. 세상 모든 사물에 확대경을 가져다 대면 추상화가 나온다고 어떤 유명 디자이너가 말했다. 세상 모든 곳에 추상이 숨어 있다며, 자기는 그것을 따다가 쓸 뿐이라고 했었다. 천천히 가주는 아이 덕분에 우리는 지난 두 번의 육아 동안 놓쳤던 성장의 세밀한 과정들에 현미경을 가져다 댈 수 있게 됐다. 그 속에 숨어있던 기쁨들이 발굴됐다. 막내가 아니었다면 평생 몰랐을 것들이었다.

예를 들어, 아직 아이가 가만히 누워서 가끔 뒤집기를 할까 말까 한 때였다. 이제 막 약 복용을 시작했었고, 재활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었다. 장난감을 눈앞에 가져다 대도 쳐다보지 않던 아이였다. 그런데 어느 날은 아이가 자기 위에 매달려 있는 인형에 손을 쓱 뻗쳤다. 그걸 아내가 봤다. 비명 같은 환호를 질렀다. 우연인가 싶어서 다시 장난감을 눈앞에서 흔들었다. 이번에는 영상도 촬영했다. 조금 기다리자 아이는 다시 한번 손을 천천히 뻗었다. 그 영상에는 아내의 “옳지!”가 생생하게 담겼다. 난 아직도 가끔 그 영상을 되돌려 보는데, 아이의 손 뻗음이 아니라 아내의 고음역대 감격 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기쁨을 주체 못 하는 그 소리는 들을 때마다 눈물이 찔끔 뽑힌다. 좀처럼 질리지 않는 모성애의 현현이다.

겨우 손 뻗는 것 하나가 우리에게 콧등 시리게 하는 추억이 됐다. 그러니 그다음에 이어지는 날들이 어땠을까. 아이가 처음으로 두 바퀴 이상 굴렀을 때, 우리 넷은 아이를 둘러싸고 부둥켜안았다. 아이가 처음 두 팔로 지탱하여 앉아 있는 것에 성공했을 때 우리는 춤을 췄다.(스스로 앉은 것은 아니고, 앉혀줬을 때 넘어지지 않았다.) 내 컴퓨터 바탕화면은 아이가 처음 혼자 앉아 있을 때의 사진이다.

아이가 엎드린 자세에서부터 처음으로 앉는 자세로 몸을 스스로 일으켰을 때 그 자리에 둘째만 있었는데, 둘째는 너무 놀라서 불이라도 난 것처럼 온 가족을 소환했다. 그러더니 자기가 본 것을 허둥지둥 묘사했다. 우리는 믿지 않았다. 둘째가 아이를 채근하며 여러 번 재현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며칠 뒤 아이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스스로 앉기에 성공했고, 둘째는 의기양양했다. 자기가 본 게 진짜였는데 왜 믿지 않았냐고, 뒤늦게 증명해 준 막내를 꼭 껴안고 불을 부비댔다.

그때부터 우리 가족 중 누군가 큰 소리로 모두를 부를 때 우리는 우당탕탕 모이는 게 습관이 됐다. “막내가!”라고 소리치면 우리는 이미 모여 있었다. 아이는 오늘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모두가 기대에 찬 눈으로 아이를 둘러쌌고, 그러면 소환자가 침을 튀겨가며 자기가 본 것을 얘기했다. 어쩌다 우연히 된 것도 있었고, 진짜 아이가 성장해서 되는 것도 있었다. 어느 것이든 우리에게는 끝나지 않는 클라이맥스였다. 매일이 블록버스터 같은 삶, 막내 아니었다면 알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험 같은 삶도 곧 중단될 것이었다. 재활의 맛을 본 아내가 진짜 재활을 시작하려 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입원 재활’이었다. 물론 기쁨 자체가 멈춘 건 아니었다. 다만 그 무대가 옮겨간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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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5/30 02:0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아이 부모로써 글쓴분의 글을 읽고싶기도하고 읽기싫기도 합니다. 슬프기도하고 기쁘기도하구요. 제가 감히
헤아릴수 없는 벅찬 무언가가 느껴집니다. 진심으로 존경을 담습니다.
25/05/31 14:28
수정 아이콘
무슨 말씀이신지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공감력이 뛰어나셔서 그러신 거 아닐까 싶어요.
자녀분이 그 누구보다 튼튼히 자라기를, 제 경험은 제 경험으로만 그치길 바랍니다 흐흐
25/05/30 02:07
수정 아이콘
언제나 응원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25/05/31 14:29
수정 아이콘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존경은 이순신 장군/세종대왕 전용 수식어 같아요!! 흐흐
공실이
25/05/30 03:34
수정 아이콘
아직 부모님께는 과정이겠지 그래도 벌써감동이 오네요. 얼마나 노력하고 헌신하셨는지 감히 실감하기가 아렵습니다
25/05/31 14:29
수정 아이콘
네, 맞아요 긴긴 과정이에요. 그래서 먼가 어설프게 연재같이 일을 저질러 놓은 이걸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슈퍼잡초맨
25/05/30 06:11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 재활 선생님을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묵묵히 재활을 돕는 둘째도 너무 착하네요.
글 전체에 배어있는 신중함과 담담함이 묵직하게 느껴지네요.
막내를 성장시키기 위한 온 가족의 사랑에 찬사를 보냅니다.
25/05/31 17:26
수정 아이콘
네, 장점이 명확하신 선생님을 잘 맞았어요.
막내 덕분에 정말 가족이 똘똘 뭉치게 되더군요. 몰랐던 힘들.. 그리고 약점들이 다 불거져 나오는 중입니다 흐흐
포도씨
25/05/30 06:15
수정 아이콘
저도 세 아이를 키우며 매번 모자란 부모인 제 자신에 실망하기도 하고 왜 하필 단점만 닮는거지? 투덜대기도 하는데 결국 세상의 누구도 완전하지 않고 그렇기에 더 나아지려 노력하는 것이 삶이라 생각합니다. Poe님의 가정에도 작지만 극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들이 끊임없이 반복되길 바랍니다.
25/05/31 17:27
수정 아이콘
헉 동료 다둥이 아버지셨군요. 진짜 단점들 흡수가 어마어마하게 빠르죠 ㅜㅜ 아이들 보면 저와 아내의 단점만 쏙쏙 가져갔습니다. 매일 제 자신과 싸우는 느낌이에요 흐흐.. 근데 말씀하신대로 그게 삶인 것 같아요.
25/05/30 08:33
수정 아이콘
계속 읽어왔는데 오늘은 가슴에 강한 울림을 주네요. 
25/05/31 17:28
수정 아이콘
아이공.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소식만 전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25/05/30 08:53
수정 아이콘
와와와와와와

ㅠㅠㅠㅠㅠㅠ 정말 글이 너무 감동입니다 ㅠㅠㅠㅠㅠㅠ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정말 형제가 있다는건 이루 말할수 없을정도로 도움이 되는거 같습니다.
25/05/31 17:29
수정 아이콘
개인적인 생각 아닐 듯해요 흐흐 저희 부부만 해도 미리 첫째 둘째 낳아둔 게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매일 말한답니다.
보물 중 보물이에요. 이제 이 아이들이 커서 서로에게 보물이 되는 일만 남았네요.
에어컨
25/05/30 09:00
수정 아이콘
ㅜㅜㅜ 아이고 글 계속 써주세요 아이가 멋지게 성장하는 모습을 같이 응원하고 싶네요
25/05/31 17:29
수정 아이콘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뭔가.. 다들 재미있게 노는 광장에 제가 괜히 '우리 애기 아파욧'하고 분위기 깨는 듯한 느낌이라 매번 송구합니다..
간옹손건미축
25/05/30 09:13
수정 아이콘
진짜 같이 성장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대단하고 또 정말 대단하십니다.
25/05/31 17:30
수정 아이콘
성장이 된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난중에 쓰게 되겠지만.. 퇴화하는 아이들이 정말 가슴 아프더라고요 ㅜㅜ
25/05/30 09:17
수정 아이콘
눈물이 찔끔나네요.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25/05/31 17:31
수정 아이콘
기원에 감사드립니다. 눈물 안 나는 소식이 계속 나기를 저도 바랍니다.
(그나저나 저는 나름 유머코드도 넣고 했는데;;; 실패했나보네요 흐흐)
25/05/30 09:23
수정 아이콘
매번 감동과 함께 읽고 있습니다!
막내의 신체적 재활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기쁜 일이지만
가족의 같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 공감, 안타까움 기쁨 슬픔 신기함 등등이 그대로 전해지네요!
늘 응원하겠습니다!
25/05/31 17:32
수정 아이콘
오.. 정확하세요.. 성장은 막내만의 것이 아닌 게 맞습니다.
아마, 서로 성장시켜주는 관계가 안 끊날 듯해요. 저희는 막내 때문에 도드라져 보일 뿐 Part.3님 가정도 비슷한 과정 속에서 행복하시리라 봅니다.
응원과 공감에 감사드립니다.
김퐁퐁
25/05/30 09:27
수정 아이콘
글을 읽는 내내 눈물이 줄줄 흘러내립니다.
행복을 바랍니다.
25/05/30 09:33
수정 아이콘
자폐 스펙트럼 판정을 받고 5살까지 말이 없던 아이가 50개월되던 달 처음으로 문장으로 말했을때를 잊지 못합니다.
아마 제 인생에 그때만큼 행복하고 눈물이 났던적이 없었던거 같네요.
써주신글을 보고 있는데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또 살짝 울컥합니다.
지금은 8살이지만 3~4살이 할법한 행동만 보여줘도 와이프랑 할머니랑 박수쳐주면서 칭찬해주는데 딱 써주신 글이랑 똑같네요 크크크

써주신 내용이 저도 느끼고 있는 감정들이라 너무 공감되어서 댓글 남겨봅니다.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우유속에모카치노
25/05/30 09:34
수정 아이콘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25/05/30 09:40
수정 아이콘
아 꼭 이 들을 모아서 사진과 함께 책으로 내주세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느꼈으면 하는 감동입니다...
한화우승조국통일
25/05/30 10:47
수정 아이콘
글 보면서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네요

근데 저는 딸이 자라던 순간순간 다 기억합니다 흐흐
플리퍼
25/05/30 10:55
수정 아이콘
감동이 있네요 ㅠㅠ 선생님 가족에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길 진심으로 빕니다
25/05/30 11:05
수정 아이콘
확대경을 들여다보기는 쉽지만, 확대경으로 기쁨을 보는 글쓴님 가족같은 분들이 있고, 그 반면 확대경으로 불행만을 보는 분들이 있죠. 보통은 후자가 더 많을 것 같은데, 온 가족이 전자이시니 정말 축복받은 가족입니다. 마침 그렇게 확대경으로 기쁨을 보는 사람들이 가족을 이룬 것이라기 보다는, 글쓴님과 아내분의 힘으로 모두가 기쁨을 보는 가족으로 성장하신 것이겠죠. 항상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덴드로븀
25/05/30 11:2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응원합니다.
서리버
25/05/30 12:42
수정 아이콘
내가 저 아이 평생의 모든 필요를 채울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첫 기도 속에 있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얼마전에 부모가 됐는데 이 문장을 몇번 읽었는지 모르겠네요. 정말 공감하고 응원합니다.
25/05/30 13:2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제 딸도 늦게 걸어서 고민이 많았었지요. 18개월에 처가댁에서 김장 도울 때 갑자기 걷기 시작한 딸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Poe 님 가정에 기쁨과 즐거움만이 가득하길 바라겠습니다.
25/05/30 16:39
수정 아이콘
아이를 가운데 두고 기뻐하시는게 코끝이 찡하네요. 상상이 되서, 그 기쁨과 슬픔이 공감이 되어서.
화이팅입니다.
25/05/30 17:46
수정 아이콘
막내에 관한 글이기도 하지만, 첫째와 둘째, 아내와 글쓴이님 모두 함께하는 가족에 관한 글이네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다음편도 기다릴께요!
분홍돌고래
25/05/31 07:5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전 초등교사인데 저학년을 많이 맡았고 십년 넘는 경력에 통합학급(학급에 특수교육 대상자가 있는 반)을 절반 이상 맡았어요. 올해는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와 지내고 있고, 작년와 그 전해에는 연속으로 자폐 스펙트럼 아이를 맡았었네요.
 재작년에 만났던 아이는 영어를 참 잘했어요. 종이를 주면 알파벳을 끝도없이 써내려갔고, 반 아이들은 **이 잘한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어요. 가끔 아이가 소리지르며 교실을 소란스럽게 해도 우리 반은 그저 지켜보기만 했어요.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죠. 그렇게 초1 꼬맹이들은 자연스럽게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혔어요.
 작년에 만난 아이는 몸이 정말 날쌨어요. 교실을 나가 계단에 매달리려고 하면 제가 놀라서 내려오라고 했는데, 저와 대화는 많이 하지 않아도 제 말은 항상 잘 들었어요. 달리기도 잘하고, 음감이 좋아서 악기 연주도 잘했는데 올해 복도에서 지나가다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어요. 비록 저와 눈은 마주쳐주지 않지만 그래도 절 알아보는 건 느낄 수 있답니다.
 올해 만난 아이는 발달지체가 있어요. 특히 언어발달이 3살 수준이라 저나 친구들과 유의미한 대화는 어려워요. 그럼에도 아이들은 같이 블록놀이도 해주고, 공부시간에는 앞다퉈 아이의 공부를 도와줘요. 3월에는 선긋기도 어려워하던 아이가 지금은 자기 이름도 조금이나마 쓰게 되고, 선 밖으로 튀어나오던 색연필이 선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한건 아이들의 **이 잘한다! 우와~ 하는 환호 덕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poe님 글을 1편부터 쭉 읽어오면서 예쁜 막내도 친구와 선생님에게 사랑받으며 건강하게 학교생활하는 모습을 상상해봤어요. 막내가 분명히 자신만의 속도로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을거에요. 가족들의 애정이 있으니 그 보폭이 더욱 넓어질테지요.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글도 poe님 가정도 응원하겠습니다.!
25/05/31 08:29
수정 아이콘
일상의 무게가 조금 다를 지도 모르지만 행복의 무게는 다르지 않네요.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또 한 번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더 많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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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246 [일반] <씨너스: 죄인들> - 이야기와 모티브를 패치워크로 엮어 달린다.(약스포?) [3] aDayInTheLife410 25/05/31 410 1
104245 [일반] KB5058499 업데이트 Win 11 24H2 시스템 그래픽 결함 해결 [12] SAS Tony Parker 3816 25/05/31 3816 2
104244 [일반] 서울 지하철 5호선에서 방화 사건이 있었네요 [27] Croove6698 25/05/31 6698 1
104243 [일반] 첫 일본 여행에서 인상깊었던 세가지 [44] VictoryFood5950 25/05/31 5950 3
104242 [일반] 늙어서 곱씹는 연애의 추억 [23] 밥과글5612 25/05/30 5612 14
104241 [일반] “트럼프, 외국인 투자에 ‘벌칙세’ 추진…월가 "美시장 대형악재" [66] 전기쥐9901 25/05/30 9901 1
104240 [일반] 세계적으로 가장 덜 행복한 세대 [27] 평온한 냐옹이6713 25/05/30 6713 5
104239 [일반] '청설' 뭐 이런 이쁜 영화가 다 있죠 [13] seotaiji6400 25/05/30 6400 5
104238 [일반] 한우 첫 출하를 마치며+ 한우 출하 정보 구분법 [43] SAS Tony Parker 4046 25/05/30 4046 11
104236 [일반] 조금 다른 아이를 키우는 일상 10 [36] Poe4361 25/05/30 4361 47
104235 [일반] 또 하나의 웹소설 런칭을 앞둔 소고 [80] 십자포화5100 25/05/29 5100 30
104233 [일반] 반향실 효과와 현대인의 소자아 다크드래곤3764 25/05/29 3764 5
104232 [일반] [스포주의(?)][보컬로이드][상록수][UNI + UNI SV] 10년 뒤의 나에게 [1] 카페알파2997 25/05/29 2997 1
104231 [일반] 현장에서 쫓겨났습니다...당분간 집에 처박혀 있으래요... [50] 공기청정기13816 25/05/28 13816 19
104230 [일반] <페니키안 스킴> - 웨스 앤더슨 판 '스크루지' 이야기. (노스포) [3] aDayInTheLife3579 25/05/28 3579 1
104229 [일반] 창의와 나르시시즘 [1] 번개맞은씨앗3679 25/05/28 3679 0
104227 [일반] 옥스퍼드대 연구팀 "위고비 복용 중지한 사람 대부분 1년 이내 원래 체중으로 복귀" [110] EnergyFlow11815 25/05/28 11815 2
104226 [일반] 오늘자 지름 보고 - 피마새 바둑미니어처 세트 [6] 닉언급금지4429 25/05/28 4429 2
104225 [일반] 기연 [2] 초모완4934 25/05/27 4934 12
104224 [일반] 광무제를 낳은 용릉후 가문 (9) - 뒤늦은 깨달음, 경시제 유현 (1) [7] 계층방정4066 25/05/27 4066 4
104223 [일반] AI야~ Timeless풍으로 pgr에 글 하나만 써줘! [11] Timeless7070 25/05/27 7070 9
104222 [일반] 희귀병에 걸렸을까요 [36] 삭제됨9002 25/05/26 9002 38
104221 [일반] ChatGPT 열풍과 강방천의 관점: 엔비디아 이후의 시대 [7] Eternity5464 25/05/26 546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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