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듯이 그 역사에서 벌어진 수많은 버블기들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가장 대표적인 버블사건들을 몇 개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튤립투기(1634년 ~ 1638년) : 네덜란드 튤립 투기는 역사서에 기록된 최소의 버블로 당시 사람들은 튤립 구근을 사기 위해 목을 맸다. 그러나 집 한채 값과 맞먹던 튤립 가격은 하룻밤 새 곤두박질 치면서 당시 튤립투기에 동참했던 수많은 네덜란드인들은 전부 알거지로 전락했다.
최초의 기술주 버블(1687년) : 뉴잉글랜드 선장 윌리엄 핍스가 침몰한 스페인 해적선에서 32톤의 은을 건져올리면서 수중탐사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생겨나면서 만들어진 버블로 당시 '로빈슨 크루소'를 쓴 대니얼 디포 역시 거품 붕괴로 인해 파산했으며 결과론적으로 아무도 이 버블기 속에서 이득을 보지 못했다.
남해회사 버블(1720년) : 해외무역권을 독점한 영국의 무역회사였던 남해회사는 실적이 별로였음에도 불구하고 막연한 기대감으로 사람들이 맹목적인 투자를 하다가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그 유명한 아이작 뉴턴도 해당 버블사태에 무리하게 투자를 했다가 깡통을 차야 했다.
1차 골드러시(1848년) : 미 서부개척시대는 일확천금을 쫓아 캘리포니아 북부의 금광으로 사람들이 몰려갔다. 당시 1만 5천명에 불과하던 캘리포니아 인구가 1854년에는 30만명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이런 광풍속에서 정작 금으로 부자가 된 사람은 거의 없었고 대다수는 그 무법천지 속에서 목숨을 잃어야 했다.
철도회사 버블(1860년 ~ 1873년) : 남북전쟁 직후 미 전역에서는 망치소리가 끊이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동과 서, 남과 북을 가로지르는 철로가 생겼기 때문이다. 당시 뉴욕증시 전체 시총에서 철도회사 주식이 차지한 비중만 40%에 달했다. 그러나 1873년 적지않은 노선에서 적자가 발생함으로 인해 십수개에 달하던 철도회사가 파산하면서 주식시장에서 수많은 철도회사들은 죄다 몰락하고 말았다.
자전거 러시(1890년) : 자전거 산업은 당시 미국에서 가장 유망했던 산업이였지만 300여개에 달했던 이들 기업은 뒤늦게 띄어들었던 자본가들에게 빚더미만 남긴채 자동차의 등장과 함께 쇠락의 길을 걸었다. 결과론적으로 이 전도유망한 산업에 뛰어들어서 이득을 본 기업은 전무했으며 1905년에 자전거 제조기업은 12개만 남게 된다.
라디오 주식 광풍(1920년대) : 버블의 동인에는 기술혁명이 자리한다. 라디오시대라 일컬어지던 1920년대 라디오 회사들의 주가 거품은 1990년대말 닷컴 버블에 맞먹었다. 최대 라디오 회사였던 라디오 코퍼레이션 오브 아메리카(RCA)의 주가는 1921년 1달러에서 1929년 573달러까지 올랐다. 그러나 그것은 한순간에 불과했고, 이후 찾아온 대공황의 여파로 인해 폭락에 폭락을 거듭하면서 시가총액이 고점 대비 95%가 사라졌으며 그 시절 주가는 이후로도 영원히 회복하지 못했다.
일렉트로닉스의 시대(1959년) : 우주시대의 여명기였던 이 무렵 주식시장 테마는 전기전자업체를 의미하는 '-트론'이었다. 아스트론과 트랜지스트론등이 대표적인 기업으로 이들 주가는 아폴로 11호처럼 달에 수직으로 치솟는듯 했지만 머지않아 굉음과 함께 지표면에 추락하고 말았다.
니프티 피프티(1968년 ~ 1974년) : 지금은 한물간 저성장주 또는 경기방어주로 평가받는 IBM, P&G, 맥도날드, 코카콜라, 존슨앤드존슨 등이 이때 당시에는 전도유망한 고성장주였다. 이들은 배당금도 주가도 꾸준히 고성장을 거듭하면서 많은 개인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모았다. 이후 이 회사 주주들에게 찾아온 것은 1차 석유파동으로 인한 10년간의 주가 우하향이었고 그 중에서도 코닥, 폴라로이드, 에이번같은 회사들은 사실상의 상장폐지를 당하거나 주가가 고점에서 9할 가까이 떨어지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2차 골드러시(1974년 ~ 1980년) : 1,2차 석유파동이 불러온 인플레이션의 고통은 매우 컸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던 시절 마침 미국에서는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가계의 금투자가 허용되었는데 1974년 온스당 100달러에 불과했던 금값이 1980년 850달러까지 무려 8.5배가 치솟았다. 이후 금 투자자들을 기다린 것은 25년간의 하락이였다.
PC의 시대(1980년 ~ 1984년) :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우와 애플의 맥과 같은 운영체계(OS)가 선보이기도 전인 1980년대 초반 개인용컴퓨터 제조회사는 스타였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던 이들 업체 주가는 1984년 들어 반토막이 나게 된다.
일본의 자산버블(1985년 ~ 1990년) : 일본인들에게 이 시절은 뭐든 사면 가격이 오르던 시절이다. 주식과 부동산은 대표적인 투자처였다. 1985년에서 1989년 사이 일본 주식들은 평균 4배가 올랐는데 이후 뒤따른 것은 주가 대폭락과 부동산 시장의 붕괴였다. 이후 잃어버린 몇십년이 시작된다.
닷컴버블(1997년 ~ 2000년) : 고대 마법사의 부활을 보는 듯 했던 닷컴(.com)시대에는 .com만 붙이면 돈이 되던 시기였다. 그러나 이 파티는 4년만에 막을 내리면서 꼭지점에서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평균 80%의 손실을 입었고 당시 자국내 주식 투자자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던 시스코 시스템즈나 소프트뱅크 그룹같은 회사들은 202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이 시절의 고점을 전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광풍(2003년 ~ 2007년) : 넘쳐났던 유동성은 빚을 내서 집을 샀던 집주인들에게 달콤한 첫맛과 지옥같은 끝맛을 동시에 남겼다. 오를것만 같던 집값은 2006년을 정점으로 내리막 곡선을 탔고 부동산 버블 붕괴는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인해 촉발된 전지구적인 경기후퇴를 만들었다.
차화정의 시대(2010년 ~ 2011년) : 일명 한국판 니프티 피프티. 2010년대 초반부터 자동차, 화학, 정유주들이 한국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주도해가며 많은 투자자들을 유혹했는데 그 결과는 해당 주도주들의 10년간의 장기 횡보 및 우하향과 2010년대 전반에 걸친 한국 주식시장 전체의 부진만을 초래했을 뿐이었다.
코로나 버블(2020년 ~ 2022년) :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전세계가 패닉에 빠지자 각국 정부들이 무분별하게 풀은 돈은 곧 자산시장의 팽창을 가져왔고 이 과정에서 주식시장에서 수많은 스타들이 등장했지만 이 파티는 2022년에 막을 내리면서 그 많은 스타들도 전부 침몰하게 되었다.
이제 다음 버블기는 과연 무엇이 될까요? 어쩌면 지금도 우리는 저 목록에 들어갈 만한 버블기에 살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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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가 세계 경제를 뒤틀어놖죠. 사실상 버블의 정점에 가까이 가고 있었는데 강제적으로 전세계의 경제순환이 올스톱되면서 자산흐름이 요상하게 되어버렸거든요. 개인적으로는 미국의 저 어마어마한 부채와 아직도 회수되지 못한 유동성이 뭔가를 만들어낼거라 보입니다.
그 무언가가 뭐냐고요? 그걸 알면 지금 제가 이러고 있겠습니까?
(수정됨) 항상 사람들은 이 번 엔 다 르 다 라고 생각하니까 후후. 근데 이게 이번엔 다르다, 라는건 절대로 있을 수 없다라고 단언할 수도 없는 일이기도 하고, 버블과 합당한 호황이란게 완전히 칼같이 분리된다고만 하기도 힘드니 더더욱 복잡해지는듯 싶기도 하구요. 지금의 경우도 코로스 버블이 끝나고 다른 버블인지, 다른 의미에서 그 연장선상이라고 봐야할지 아니면 진짜 이번에야말로? 일지 그건 지나봐야 알 일이지 싶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