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셧아웃 경기가 단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OWCS 코리아 출범 이후 최초입니다. 팀 간의 실력차가 줄어든 것도 있지만, 프레야 메타의 영향도 커 보입니다. 프레야의 밸류가 높아서 잘 쏘는 프레야만 있어도 어느정도 게임을 굴릴 수 있는 환경이라서 말이죠. 상위권과 하위권 간의 운영 차이가 있어서 업셋까지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지만, 덕분에 거의 모든 경기를 재밌게 본 한 주가 아니었나 싶네요.
류제홍의 라이프위버
2주차에 가장 화제가 된 영웅을 꼽으라면 단연 라이프위버겠죠. 올드 오션의 류제홍이 전승을 달리던 제타 디비전을 상대로 라이프위버를 꺼내서 유의미한 활약을 보이며 세트를 이겼습니다. 지금 봐도 전혀 말이 안 되는 말이지만 진짜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먼저 라이프위버는 오버워치의 모든 영웅들 중에서 유일하게 대회에 단 한 번도 유의미하게 쓰인 적이 없는 영웅입니다. 오버워치 2 출시 이후 추가된 영웅들은 대부분 자기만의 메타를 만들어냈고, 그나마 영향력이 적었던 벤처 조차도 다이브 조합에서 잘 썼습니다. 지금은 대회에서 거의 쓰이지 않는 로드호그나 정크랫, 메르시 등등도 자기만의 순간이 있었는데 위버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대회에서 위버를 꺼낸 것으로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죠.
그런데 올드 오션 대 제타 디비전 2세트 수라바사에서 류제홍이 위버를 꺼냈습니다. 제타는 류제홍의 모스트 픽인 주노를 밴해서 아나를 강제시키고, 그 아나를 잡아먹겠다는 플랜을 가져왔는데 상상도 못한 영웅이 나왔고, 구원의 손길로 세이브, 연꽃 단상으로 용검과 대지의 창 카운터 등 꽤 높은 숙련도를 보여주면서 세트도 이겼습니다. 이로서 라이프위버는 OWCS 코리아 승률 100%를 자랑하는 OP 영웅이 되었습니다.
오버워치 대회를 많이 봤지만, 이 정도로 충격적인 픽은 거의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깜짝픽이 이 정도로 대박을 치는 것도 오래간만이었고요. 앞으로도 이런 순간이 대회에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예상 외로 선전 중인 올드 오션
류제홍의 깜짝 라이프위버 픽 만큼이나 올드 오션의 경기력도 충격적으로 좋았습니다. 전승을 달리고 있던 AGG, 제타를 만나는 대진인 만큼 누구나 다 2패를 예상했고, 예상대로 2패를 했음에도 말이죠. 제타 상대로 1 : 3을 기록한 것도 놀라웠지만, 그 전 경기였던 AGG와의 경기에서 풀세트를 갈 줄은 몰랐습니다.
경기 내용은 올드 오션이 주도했는데, 특히 프레야를 잡은 프로비의 활약이 좋았습니다. 1주차 최고의 프레야였던 에이드를 상대로 오히려 우위를 점했는데, AGG가 프레야를 밴 하거나 먼저 내릴 정도였습니다. 유리했던 순간이 많았던 만큼 정말로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그래도 올드 오션이 상위권 팀이랑 이렇게 호각을 겨루는 것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예상 외로 고전을 한 AGG였지만, AGG 입장에서는 왜 이 팀이 강팀인지 알 수 있던 경기였습니다. 직전 3경기에서 맹활약을 하면서 팀을 이끌다시피 했던 에이드가 맞 프레야에서 밀렸는데도 대처를 너무나도 잘 했습니다. 프레야를 내리고 솜브라를 꺼낸다든지, 프레야를 밴한다든지, 메르시로 프레야를 지원해준다든가 하는 선택이 모두 성공적이었습니다. 프레야와는 상관 없고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지만 1세트에서 로드호그를 꺼낸 것도 좋았고요.
그 덕에 2주차가 끝났는데도 여전히 단독 선두입니다. 3주차에는 팔콘과 라쿤을 연이어 만나는 힘든 일정인데, 여기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되네요.
라쿤을 잡은 T1
올드 오션이 예상외의 선전을 했지만 2주차 최고 이변은 T1이 만들었습니다. 1주차에 팔콘과 AGG에게 내리 지면서 시드 결정전은 물 건너간 줄 알았고, 2주차 첫 경기에서 포커페이스에게 고전한데다가 올드 오션이 선전하면서 5위도 불안한 거 아닌가 싶던 순간 라쿤을 잡았습니다. 그 동안 라쿤이 창단 이후 정규 시즌에서는 단 한 번도 진적이 없었는데(26승 0패), 그 연승을 T1이 끊었습니다.
여러모로 작년 스테이지 1의 WAC 대 YETI가 생각 나는 경기였습니다. 스코어도 3 : 1로 동일하고, 그 중심에 동학이 있다는 것도 똑같았습니다. 전성기 시절의 피어리스가 생각날 정도의 윈스턴이었는데, 어그로 핑퐁이며 킬캐치며 그냥 혼자 다 했습니다.
크레이지 라쿤은 불안 요소가 현실이 됐습니다. 아직까지 프레야를 누가 쓸 지 고정하지 않고 립과 희상 모두가 쓰는데 다른 팀들에 비하면 뭔가가 아쉽습니다. 그 동안은 압도적으로 3 : 0으로 이겨와서 문제가 아니었지만, 앞으로 제타나 팔콘, AGG와 경기를 할 때도 이러면 정규시즌 패배가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뭐 라쿤은 패배 후 더 강해지는 팀이니만큼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만요.
2주차의 빅 매치의 승자는?
2주차 경기 중에서 가장 기대됐던 매치업은 제타 디비전 대 팀 팔콘이었습니다. 양팀 다 1주차 경기에서 2승을 했지만 세트를 드랍하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누가 더 많이 개선해왔는지가 관건이었는데, 알고보니 제타가 세트를 드랍한 것은 모든 경기를 3:1로 이기기 위한 것이었고, 팔콘은 여전히 문제점이 많아보였습니다.
결국 일방적으로 밀렸던 루나사피를 제외하면 제타가 손쉽게 승리했습니다. 솜브라와 겐지를 꺼낸 펠리컨의 활약이 좋았고 약점 같았던 알파이도 브리기테로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줬습니다. 예전 GOAT 조합때도 그렇지만 딜러들이 브리기테랑은 정말 잘 맞는거 같네요.
팔콘은 썸원이 아직까지 팀에 녹아들지 못했다는 것이 보였습니다. 아직까지 썸원이 나왔을 때 줄타기를 어느정도까지 해야 하는지 감을 잡지 못 한 느낌입니다. 제타와의 경기에서도 문제였지만, 다음 경기였던 온사이드와의 경기 3세트 콜로세오에서 보여준 모습은 정말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팔콘 역시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봅니다. 제타 전 패배에는 프로퍼가 건강 이슈로 지난 주 경기를 전부 빠진 것도 있고, 워낙에 클래스가 높은 선수와 코치진으로 이뤄진 팀인 만큼 조정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진 않아서 말이죠. 아직까지는 시간이 있는 만큼 답답하더라도 기다려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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