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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6/14 20:59:26
Name RapidSilver
Subject [콘솔] 젤다 왕눈 / 스파6 짧은 감상 및 분석 (수정됨)
올해는 상반기부터 게이머에게 참 행복한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좋은 작품이 많았기 때문도 있지만, 저는 무엇보다 그 좋은 작품들이 다양한 장르에 분포하고 있고 각자의 색깔이 너무나도 뚜렷해서 여러가지 맛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는 점도 참 좋았습니다. 대형 IP의 세계관을 훌륭하게 구현한 게임, 원전을 충분히 존중하며 현대적 감성을 훌륭하게 섞은 리메이크, 마케팅비가 비대해진 현대 게임 시장에서 공개 당일 발매라는 신선한 마케팅을 선보인 레전드 개발자의 참여작 등 다양한 맛을 가진 좋은 게임이 너무 많아서 시간이 모자라는 이 기분, 정말 오랫만에 느껴보는 것 같습니다.

특히 최근 나온 젤다 왕눈과 스파6는, RE4에 이어서 게임에 대해 떠들기 좋아하는 저에게 또 여러가지 신선한 감정을 안겨주었습니다. 각 작품에 담긴 성의도 그렇거니와, 핵심적인 게임 디자인 철학이 참 독특하고 훌륭하다는 감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원래라면 각각의 작품에 대해서 하나씩 감상을 남겨도 엄청나게 긴 글을 작성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요즘은 게임하는데도 시간이 모자라서 우선 짧은 감상과 분석을 여러분과 나누고 공유하고자 합니다. 시간이 된다면, 두 작품 모두 본격적 평론을 남겨보고 싶네요.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 - '확장'

한동안 '적절히 어려운 게임'이 게임업계의 트렌드였지만, 게임을 쉬우면서도 몰입감 있게 디자인 하는것도 이에 못지않게 어려운 작업입니다. 게임이 너무 쉬우면 플레이어는 게임에 대해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되며, 게임이 플레이되는 과정을 도전으로 느끼지 못하며 긴장감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몰입감의 저하를 불러옵니다. 하지만 왕눈을 플레이하는 100시간 이상의 여정에서 플레이어는 '이 게임 이제 다 파악해버렸다'라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합니다.

뜯어보면 상당히 재밌는 현상입니다. 왕눈은 야숨과 비교해보면 여러모로 쉽습니다. 소모품과 무기는 너무나도 쉽게 구할 수 있고 재료들도 지천에 널려있지요. 아이템들의 효과도 하나같이 강력해서 사용여하에 따라서 퍼즐이나 전투를 너무나도 쉽게 풀어갈수가 있고 특히 링크가 사용하는 기술들도 하나같이 편리하면서 강력합니다. 적절한 높이의 천장만 찾으면 등반시간을 확 줄일 수도 있고 플레이하다가 실수를 해도 리버레코로 쉽게 되돌려버릴수도 있죠.

제가 [게임플레이의 곱의 확장]이라고 표현하기 좋아하는 것이 있는데, 게임에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많고 이 사이의 상호작용이 잘 짜여져 있다면 각각의 요소가 적더라도 게임플레이를 무한에 가깝게 확장하는것이 가능하다는 개념입니다. 왕눈의 예에서는 [물리시스템]x[각 재료의 특성]x[링크가 활용할 수 있는 기술]만큼 게임플레이가 확장되는것이죠. 한가지 예로 [얼어있는 오브젝트는 마찰력이 대폭 감소한다]x[야생동물의 고기는 얼릴 수 있다]x[스크래빌드로 아이템을 방패에 붙이고, 방패서핑을 할 수 있다]를 조합하면, 얼린 고기를 붙인 방패를 서핑에 활용할 경우 지면과 마찰이 줄어 다른 방패에 비해 상당히 쉽게 지면을 미끄러져 다닌다는 것을 플레이어가 쉽게 유추하여 실험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개념이 엄청나게 새로운 개념은 전혀 아닙니다. 왕눈을 기존 샌드박스형 게임과 비교하여 접근하는 시선도 많은 편이고요. 하지만 왕눈처럼 저 곱셈식의 각각의 인수에 해당하는 시스템이 깊고 충실하며 직관적으로 짜여진 게임은 거의, 아니 지금까지 전혀 없었습니다. 한 때 유행했던 앵그리버드나 컷 더 로프 같은 모바일 게임이나 비시즈, 폴리브릿지와 같은 게임들은 물리와 오브젝트의 특성이 조합되어 의외성이 높은 재밌는 게임플레이 양상이 나오지만 플레이어가 한번 조작을 해서 게임이 재생이 되면 이후에 진행되는 양상에 대해서는 플레이어의 관여가 전혀 불가능하며 게임에서 제공되는 지형이나 공간적 상황도 상당히 한정적입니다. 또한 마인크래프트나 개리모드같은 샌드박스형 작품들은 게임이 제공하는 오브젝트는 상당히 많은 편이지만 물리가 극도로 단순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물리적 측면에서의 의외성이 위 작품들에 비해서는 떨어지는 편이지요.

각각의 게임 디자인들에 상호간의 우열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앵그리버드나 폴리브릿지는 오히려 조작의 단순함이 매력인 게임들이고, 마인크래프트같은 게임에서는 조합의 재미를 위해 물리적 의외성을 제한하는것이 오히려 몰입감을 높이는 방향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왕눈의 디자인과 기술적 성취는 칭찬받아 마땅한 것이, 저렇게 인수를 늘리고 각각의 인수 간 상호작용을 직관적이면서 다양하게 구성하는것이 엄청난 성의와 기술력, 노하우가 들어가는 작업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화면 내 모든 움직이는 사물 오브젝트에 리버레코를 사용할 수 있게 구성된 점이나 수백시간의 플레이 기록을 발자국모드로 돌아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점 등은 '이걸 닌텐도 스위치 사양으로 도대체 어떻게 구현했지'라는 경외감이 들 정도로 놀라웠습니다.

결국 야숨의 키워드가 '모험'이라면 왕눈의 게임디자인 키워드는 '확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사와 플레이가 일어나는 공간을 하늘섬과 지저로 확장하고, 게임플레이에 활용할 수 있는 도구와 물리적 상호작용을 확장하며, 플레이어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며 게임플레이를 확장하는 이 모든 과정이 게임플레이를 즐겁게 만드는 것이지요. 

스트리트 파이터 6 - 나... 오랫만에 다시 [강함]을 추구하고 싶을지도....?

저는 초등학생 시절에 동전만 생기면 오락실에 철권을 하러 가던 열혈 격투게임 유저였고, 스타2나 롤도 마스터~다이아 정도 티어는 달성할 정도로 경쟁적인 장르의 게임들을 좋아하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시간도 부족해 질수록, 뭔가 학생때의 열정을 지금도 쏟아붓기에는 여러가지로 부담스럽다는 느낌이 들어 이런 게임들을 실제로 플레이하는것과는 멀어진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버린 것 같습니다. 특히 격투게임의 경우에는 거의 10년간은 싱글 컨텐츠와 e스포츠 위주로만 즐겨왔고, 용어나 개념 정도는 꾸준히 따라와서 알고 있지만 손은 계속 굳어있었지요.

캡콤이 스파6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긴 했습니다만, 사실 스파6도 싱글플레이만 해도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구매했을 뿐 대전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은 별로 하지도 않았습니다. 스파5 출시 당시의 '꼬라지(라고 표현하면 딱 맞을만한 사태)'와 마대캡 인피니트의 어이없을 정도의 마감상태를 보고, 이제 캡콤마저도 격투게임에 대한 애정이 많이 식었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었기도 했고요. 하지만 뭐랄까요, 스파6에 처음 접속하고 튜토리얼을 진행하며 월드투어와 콤보트라이얼을 진행해 보면서, 최근 캡콤의 모습과 겹쳐진 성의와 진심이 느껴졌달까요. 게임의 전체적인 마감과 캐릭터의 표현과 움직임, 튜토리얼의 내용, 월드투어 모드의 구성, 확실한 장단점을 가진 각각의 조작모드,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 드라이브 시스템의 설계, 음악과 그래픽까지, 뜨거움과 애정이 팍팍 느껴졌습니다. 제가 반골 쿨찐기질이 좀 있어서 캡콤이 '스파6로 격투게임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다'고 공언했을 때도 얘네들 또 호들갑떠네 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만, 이게 무색해질 정도였습니다.

 솔직히 분석하기 좋아하는 저도 스파6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떠들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게임 디자인이 떨어지는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월드투어 모드 곳곳에 심어져 있는 격투게임에 익숙해지게 만드는 장치라던가, 드라이브 시스템과 모던컨트롤 체계는 최근 보았던 어떤 격투게임의 시스템보다도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드라이브시스템은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하며 다양한 창의적 플레이를 가능케하고, 모던 컨트롤은 프로들도 연구할 정도로 장단점이 확실한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만,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보다 스파6에 담긴 캡콤의 진심이 훨씬 더 크게 와닿았기 때문에 굳이 여러가지 떠들고싶지 않은 것 뿐이지요.

결국 저질러 버렸습니다. 최근 3~4일동안 출퇴근-스파-잠(디아4 아주 조금)을 반복하는 사이클이 진행되어버렸고, 굳은 손가락으로 디제이같이 어려운 캐릭터를 골라버려서 30퍼센트대 승률을 전전해 아이언에 배치받았다가 지금은 실버등급까지 올라와버렸습니다.

요즈음의 일본 게임에서는 서양게임과 다르게 개발자와 플레이어가 같은 열정으로 장르를 바라보고 뜨거움을 공유하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게임에 담긴 성의나 디자인 철학등 다양한 방면에서요. 요즘엔 게임을 잘 만드는 대형 제작사 조차 마치 유저들과 기싸움을 하는것을 즐기는 듯 한 인상을 계속 주는것이 못내 아쉬웠는데, 올해 발매되는 다른 작품들은 하이파이러시나 RE4, 왕눈, 스파6처럼 개발자와 플레이어가 같은 즐거움을 공유하는 열정 넘치는 게임업계로 돌아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단언컨데, 스파6는 비슷한 시기 출시된 다른 게임의 화제성에 묻혀버려서는 안되는 작품입니다. 여러분들도, 한동안 잊고 살았던 [[[[강함]]]]을 추구했던 열정을 다시 불태워 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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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죤투
23/06/14 21:3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왕눈을 상위호환 완성 확장 등등 여러 평가 공감하는데 아무래도 야숨 기반이라 그때만큼 신선함이 안느껴지고 현자맵,사당은 스크래빌드(ex,호버바이크)를 적극적으로 쓰면 선택의 다양함을 넘어서 '딸깍' 수준으로 날먹이 돼서 밸붕이 아닌가... 제한 플레이를 해도 퀄리티는 전작보다 다운그레이드라 아쉽고 깔거리가 더 많지만 이쯤하고..

갠적으론 혁신과 새로운 모험을 느껴준 야숨이 훨씬 재밌었습니다.
RapidSilver
23/06/14 21:34
수정 아이콘
전 야숨이 개념적으로 참 신선했다면, 왕눈은 개념은 그리 신선하지 않은데 여기에 들인 성의나 실험 자체의 재미가 좋았습니다.
왕눈도 사실 태클 걸려면 저도 엄청 여러가지가 떠오르는데 (지저나 하늘섬 기믹이 상당수 반복적인 부분이라던가, 퍼즐풀이가 지나치게 쉬워졌다던가) 사실 실험하는 재미가 이를 어느정도 커버해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빌딩하면서 물리적 변수 제어하는 재미가요.

아마 선호도가 여기서 갈릴것같습니다.
비선광
23/06/14 22:31
수정 아이콘
물의신전이 거의 사당몇개식 난이도와 짜임새라 약간 욕먹었죠 가는길은 재밌었는데..
그래도 전 재밌게 하고있습니다
23/06/15 01:13
수정 아이콘
애초에 야숨의 DLC로 내려다가 분량이 많아져서 별개의 타이틀로 나온거니까요. 확장판으로 이해하면 그 볼륨과 더 다양해진 확장성에서 재미를 찾기 충분한 거 같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론 야숨이 워낙 충격적이여서 (저의 젤다 시리즈 입문작이기도 하고 인생 첫 리얼 오픈 필드 게임이라...) 야숨을 더 높게 칩니다만 야숨을 안한 뇌로 왕눈을 먼저 하고 야숨을 나중에 하면 오히려 더 답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폰12PRO
23/06/15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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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시리즈를 야숨으로 처음 접한 사람이 아니라 오래해왔을수록 야숨의 그 신선함은 정말 엄청났죠.

왕눈은 뭔가 젤다2만들어주세요! 하는 라이트팬들을 위한 배려작품같은 인상이 강합니다.

사실 젤다시리즈는 항상 아예 갈아엎고 신선하게 나와주는게 제맛인데, 출시되자마자 이말 비슷한말 했었는데 역시나 신선함은 좀 덜하고
재미는 여전하다, 딱 이 정도의 감상입니다.
비선광
23/06/1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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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ㅡ무쥬라도 약간 2개념이었는데
세계관과 진행방식이 충격적이었...
그 기괴함은 그간 젤다와는 거리가 있었쥬
23/06/1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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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스파가 판매량에 탄력을 못 받은 거 같아서 격겜을 즐기는 팬으로서 참 아쉽습니다.
본인들의 포부대로 장르의 새 기준이 될 만한 완성도인데 출시일 전후로 너무 쟁쟁한 작품(젤다/디아)이 나오는 시기에 끼이는 바람에 ...
RapidSilver
23/06/14 22:31
수정 아이콘
튜토리얼이나 트레이닝에서 늦잡풀이나 풋시 같은 개념을 알려주는것도 참 새로웠네요 격세지감이라고 해야하나 크크
흠흠흠
23/06/15 03:31
수정 아이콘
판매량 추세가 이미 전작보다 좋아서 아마 장기적으로 목표 판매량 천만장 채울거 같다고 예상들 하더라구요
23/06/14 22:17
수정 아이콘
사실 스파5는 출시 초기 사태에 비하면 그 어떠한 게임보다 사후관리를 잘해준 편입니다. 캡콤 부활의 시작이 RE7으로 대부분 꼽지만 스파5를 지속적으로 플레이 한 유저라면 스파5를 시작으로 꼽을겁니다.

스파5가 PC로 넘어오면서 철권7과 마찬가지로 결점이 많은 게임이 되어버렸는데 모든면에서 이 부분을 완벽하게 해소해주고 월드투어에서 게임을 알려주려는 노력에 진짜 감동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월드투어가 재미없고 지루하기만 하지도 않습니다. 잘만들었어요. 디아4랑 지금 같이 하고 있는데 솔직히 재미적인 부분에서 비슷합니다. 오히려 디아4의 NPC 애니메이션이 쌍팔년도 와우 손비비는 수준인걸 보면서 월드투어가 최적화는 구려도 좀 낫지않나? 생각이 들 정도로...

여담이지만 캡콤은 OPGG같은 전적 사이트를 스파5때부터 직접 운영합니다. 파이터리스트, 친구의 접속상태를 확인하거나 각종 이벤트나 전적 등등을 볼 수 있습니다. 스파5때부터 있었어요. 이렇게 하는 개발사가 어디있고 이렇게 하면 뭐가남죠?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https://www.streetfighter.com/6/buckler/ko-kr
RapidSilver
23/06/14 22:23
수정 아이콘
전적이나 리플레이 DB는 진짜 미친것같습니다
격투게임 본가에서 이정도로 해주면 다른 격투게임 메이커들도 뭔가 느끼는점이 있지 않았나 싶고, 최근 격투게임들 퀄리티가 상당히 좋은것도 캡콤이 힘써준 영향이 없지 않은것같습니다. 모탈컴뱃 신작도 때깔이 상당히 좋더군요
23/06/15 08:35
수정 아이콘
옛날 : 버튼만 연타하면 어떻게 이기냐 기술을 써야지
스파6 : 버튼만 눌러도 콤보가 나가네?

철권의 에디나 화랑을 스파로 가져온 느낌이에요
RapidSilver
23/06/15 13:35
수정 아이콘
랭크 돌리면서, 저같은 저랭크 대전에서는 솔직히 그래플러 캐릭터 상대할때는 클래식보다 모던이 훨씬 무서웠습니다
커잡이 말도안되는 타이밍에 순식간에 들어와요 크크크
리니시아
23/06/1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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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다 안해본 입장에서 왜 플레이어들이 열광하는지 이해할수 있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RapidSilver
23/06/15 13:35
수정 아이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밤가이
23/06/15 10:13
수정 아이콘
스파5도 대회 구경하다 의욕적으로 구입해서 결국 컴까기만 했었는데 스파6는 알피지 모드인 월드투어가 있어서 월드투어로 거의 70레벨 까지 올리고서 배치고사도 해볼까 하는 마음에 배치고사도 봐보고 생각보다 오래 잡고 있네요. 격투게임인데 초보가 충분히 할 컨텐츠가 있어서 아주 좋았습니다.
RapidSilver
23/06/15 13:41
수정 아이콘
다른 피지알러 분이 하신 표현이었던것같은데
솔직히 비 격겜유저들한테 최고의 광고는 대전이 어떻고 왈가왈부하는것보다 싱글플레이 컨텐츠랑 메타점수 깔끔하게 딱 들이미는게 제일 좋은거 아닌가 싶습니다 크크
23/06/15 10:24
수정 아이콘
그 곱셈식이라고 표현하신 부분을 듀랑고에서 조금 느끼고 기대를 했었는데 유저들의 상상력을 맘껏 발휘하기에는 구현이 조금 아쉽긴 하더라구요.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싶었는데...
몇 년 뒤 왕눈에서 그 짜임새에 감탄하면서 플레이 중입니다
RapidSilver
23/06/15 13:3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게 생각하긴 쉬워도 구현하기는 상당히 어렵고 많은 노력이 들어가지요.

저 곱셈식의 인수를 구성하고 인수사이의 상호작용을 구상하는 단계에서 아이디어가 참 좋다고 생각해서 기대했던 국산게임들 중 구현단계에서 실패한 작품들이 개인적으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대표적으로 말씀하신 듀랑고같은 작품이나 트리오브세이비어 같은 작품이 있겠네요. 듀랑고의 경우에는 그 상호작용이 너무 단순하거나 비직관적이었고, 트리오브세이비어는 그 많은 변수를 통제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들이지 못해서 버그가 엄청나게 터져 나오거나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죠.

왕눈 개발과정에서 마지막 1년간을 거의 테스트에만 썼다고 하는데는 이유가 있는것같습니다. 사실 이것도 넣어보고, 저것도 넣어보고, 아이디어를 툭 던지는 것이야 쉬워도 이걸 실제로 만들고 성공적으로 구현하는건 웬만한 노하우가 아니면 힘들죠. 왕눈이 놀라운건 이런 상호작용을 다 집어넣어 놓고도 게임이 큰 문제없이 매끄럽게 돌아간다는 점이었던것같습니다.
23/06/15 13:58
수정 아이콘
구구절절 동의합니다 흐흐흐
23/06/15 11:03
수정 아이콘
전 야숨도 재밌게 했었지만 그냥 그냥 오 재밌네. 오 신선하네. 이정도 느낌이었다면,
왕눈은 와 이걸 이렇게까지 만들었네.. 진짜 대단하다. 감탄하면서 플레이하는 중입니다.
퍼즐 등 각종 난이도가 낮아진 것도 오히려 더 취향에 맞더군요. 개인적으로 인생게임 후보에 꼽을만한 작품입니다.
RapidSilver
23/06/15 13:49
수정 아이콘
제가 저 곱셈식이라고 표현한 부분에서, 유저들에게 가장 신선한 의외성을 선사할 수 있는 인수가 게임 내의 물리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과 가깝게 구현된 물리법칙은 직관적이지만 또 실험하고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사소한 변수 하나로도 결과물에서 큰 차이를 내기도 하거든요. 다들 왕눈을 플레이하시다가 탈것들의 밸런스나 관성을 못잡아서 한번씩 재밌는 실패를 겪어보셨을텐데, 이것도 물리가 선사하는 직관성과 의외성이지요. 잘 구현된 물리가 '정말 실제같이 만들었다, 이렇게까지 만들었구나' 하는 감상을 선사하기도 하고요.
23/06/15 11:08
수정 아이콘
야숨의 의도적 빈공간을 무리하지않는 선에서 잘 채워놓은 느낌입니다. 다만 지저는 좀 과하긴하더군요...
RapidSilver
23/06/15 13:44
수정 아이콘
저도 지저는 지나치게 반복적이고, 기존 야숨의 레벨디자인의 묘도 찾아보기 힘들었던 좀 많이 아쉬운 컨텐츠라 생각합니다.
사실 여러 수집요소를 거의 지저에 숨겨놓은 것으로 봐서는 그냥 더 파먹을거 찾는 사람들을 위한 컨텐츠로 설계된게 아닌가 싶긴 해도요.
덴드로븀
23/06/15 13:46
수정 아이콘
야숨이 GOAT 라면 왕눈은 그냥 [게임] 그 잡채였습니다.
[게임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냥 재밌으니까!] 인건데 왕눈은 정말 뭘 해도 재미를 느낄수있게 만들어놨더라구요.

젤다 구해야지~ 어 저거 뭐지? 사당? 깨야지
젤다 구해야지~ 어 저거 뭐지? 몬스터? 잡아야지
젤다 구해야지~ 어 저거 뭐지? 스프링? 붙이라고?
젤다 구해야지~ 어 저거 뭐지? 뿌리다! 등등
붉은달 180번째
젤다 : 언제와요...
링크 : 아 잠깐만 이것만 좀 하고 이것만 끝나고 갈께. 어 저거 뭐지??
붉은달 360번째...

아무튼 왕눈은 어른부터 초등학생까지 모두가 함께 [게임의 즐거움] 을 느끼게 해준 고마운 게임이었습니다 흐흐
RapidSilver
23/06/15 14:12
수정 아이콘
사실 어떤 좋은 게임이든 태클을 걸려면 걸수는 있는데, 개인적으로 왕눈과 스파6는 굳이 태클을 안걸고싶습니다.
두 게임 모두 실험하고 플레이하는 재미도 좋았지만, 게임에 많은 노력이 담겨있다는게 느껴져서요.
인생을살아주세요
23/06/15 14:22
수정 아이콘
저는 어제 마침 딱 왕눈 엔딩을 봤는데, 대충 100시간 조금 넘은 것 같습니다. 하는 내내 와, 물리법칙 쩐다... 와 진짜 이게 되네, 연신 이런 감탄만 하면서 플레이를 했던 거 같아요. 제가 좀 더 부지런했더라면 더 다양한 것들도 만들어보고 조합해보고 실험해봤을텐데 그러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감탄하면서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나중에 dlc 나올때 마스터모드 같은 고난이도 나오면 그거로 하고, 아니면 제약 플레이라도 하면서 나중에 다시 깨보려 합니다. 스크래빌드, 울트라핸드, 리버레코 능력이 너무 강력하다보니까 최종보스를 잡을 때까지도 별로 위기를 겪을 순간이 없었어요. 사당도 너무 쉬웠고요.
RapidSilver
23/06/15 14:29
수정 아이콘
사고력과 창의력을 조금만 활용해도 게임플레이의 범위가 확장되고, 실제 물리법칙을 적용시켜 실험해도 맞아떨어진다는 쾌감이 참 좋죠.
세세하게 관찰하고 사고의 범위를 확장시킬수록 시험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확장되는 느낌도 참 좋았습니다. 저는 처음에 검에 대포를 달아서 시험해봤을때 휘두르는 사선방향으로 발사되는걸 보고 '아 이걸 창에 달면 직사로 발사해서 맞추기 더 편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정말 실제로 그렇게 되는걸 보면서 이게 참 단순하고 간단한 거지만 왜 다른 게임은 이렇게 안만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전 왕눈의 DLC는 야숨과 다른 방향성으로 나왔으면 합니다. 고난이도 모드와 함께 여러 조나우기어나 오브젝트들이 추가되면 더욱 더 실험하는 맛이 살것같아요.
환상회랑
23/06/15 15:21
수정 아이콘
스파6은 그저 격겜장르 팬 안에서나 화제가 되는 수준으로 끝나기엔 너무 아까운 게임입니다. 좀 더 대중들에게 알려지면 좋을텐데.
저도 본문의 평가에 동의합니다. 가타부타 더 얘기할거 없이 캡콤의 진심을 느꼈고, 확고한 신뢰를 유저에게 줬습니다.
RapidSilver
23/06/15 18:21
수정 아이콘
장르 자체가 너무 선입견과 오해를 많이 받는것같아서 좀 아쉽습니다. 솔직히 요즘 신작 게임들 장르별로 평균적 퀄리티를 따지면, 격겜들의 퀄리티가 타 장르보다 높다고까지 느껴지는데도요. 솔직히 스파6 지금 대전환경정도만 봐도 넷코드도 정말 훌륭해서 먼 지역 사람과 대전해도 체감되는 불편이 거의 없을 정도고 (오히려 와이파이 쓰는 한국인이랑 대전할때 더 자주 끊기는걸 경험했습니다 크크) 아랫티어 청정수구역도 확실히 분리되어있어서 x밥들끼리도 재밌는 대전이 가능한것 같거든요. 간만에 격겜 대전에 빠지면서 느낀건데, 롤하면서 20~30분동안 스트레스 받느니 짧게짧게 쾌감과 좌절이 확실한 이 장르를 내가 왜 잊고 살았지 싶은 느낌마저 들더라고요.
엘든링
23/06/1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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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너무 당연한 울트라 핸드를 제외하면 개인적으로 왕눈 최고의 순간은 시작의 하늘섬이었습니다. 아무런 능력 없이 제약으로 가득한데 그래서 오히려 가장 탐색이 재미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음 작에선 패러세일을 삭제하는 방향성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거의 모든 측면에서 마음에 들었지만 하나 치명적이었던건 신전의 퍼즐 난이도.. 신수도 간단하다고 많이 까였지만 그래도 신수를 조정하면서 3D 구조를 이해하는 컨셉은 참 좋았는데 이번 신전들은 비주얼과 진입하는 과정에서의 연출을 빼면 아쉬웠네요.
RapidSilver
23/06/1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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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왕눈에서 제일 맘에들었던건 게임플레이를 창의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 뿐만 아니라 게임이 펼쳐지는 무대가 수직적으로 개방감있고 시원하게 확장되었다는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시작지역을 하늘섬으로 설정한게 그런 측면에서도 참 좋았다고 봐요. 특히 미로지역이나 특정 컷씬에서 지저와 하늘섬을 넘나들때의 개방감은 기존 오픈월드 게임에서 느껴보기 힘든것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어크 처음하면서 신뢰의 도약 때릴 때 그 해방감이 게임플레이 전체로 확장된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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