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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03 20:50
살인범을 찾으려고 수십시간 집중하다 끝내 저 노인을 만나니 뭔가 허탈하더군요.. 살인 동기도 별볼일없는... 허탈감을 느끼다 대벌레를 보고 이 게임은 이 장면을 위한 것이었나? 하는 뭔가 설명하지 못할 감동을 받았습니다.
22/01/03 20:53
저는 오히려, 특정 사상이나 세력의 탓을 하는 이야기로 끝날 수 있는걸, 아무 것도 남지 않은 노인의 이야기로 만드는 것을 보면서 오히려 묵직하게 21세기 전체에 대해서 비평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크크크크, 대벌레도 되게 신기하죠! 근데 대벌레 이야기까지 집어넣으면 너무 이야기가 주인공 머리 속에만 있는 것 같아서 (아무래도 그게 이 게임의 마법이지만), 좀 아쉽더라고요. 특히, 일부러 후일담이 없는 작품이라, 빨리 세계 안의 다른 이야기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흑흑.
22/01/03 21:01
추리물로 보면 좋은 점수 주기 어렵지만, 사람의 삶에 관한 이야기로 보면 꽤 수작이죠.
아무리 재밌는 게임이라도 끝까지 붙들고 엔딩을 보지 못하는 병이 걸린 지 오래되었는데, 흔치않게 엔딩까지 본 게임이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재미있는 게... 골수 게이머인 친구가 몇 있고, 그쪽에서 추천받아 시작한 게임인데 정작 엔딩 본 건 저뿐이었습니다. 크크크
22/01/03 21:09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RPG를 스킬 찍고 몬스터와 싸우며 던전을 도는 것, 이 아니라 다양한 삶과 다양한 세계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이라고 한다면 정말 수작인 작품이죠!
다만, 그런 의미에서 '골수 게이머'라면 또 진입장벽이 미친 게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크크. 현대정치에도 관심이 있어야하고, 역사적 비틀기를 안 놓치려면 역사에 관심도 있어야하고... 공산주의가 무너진 이후 삶의 회의를, 판타지적으로 재배치한 세계니까 한국 사람이라면 똑같이 '냉전이란 무엇인가'로 고민해볼려고 해도, 뭔가 핀트가 어긋나고 그러지요... 고생하셨습니다, 재미 있으셨다니 다행이네요!
22/01/03 21:01
정말 재미있게 하긴 했는데(제 이전 닉네임이 [쿠노]죠) 후반부의 직선적인 진행은 너무 아쉬웠네요. 어쨌거나 꽤나 성공한 게임이고 스토리상에 후속작 떡밥도 있으니 어떤 식으로 나올지 궁금합니다.
22/01/03 21:06
"햄휴먼! 쿠노 사범은 후반부에 분량이 없다는게 맘에 안 들어! 쿠노가 원하면 쿠노가 XX 들어가 있어야지!" 크크크크크 저도 처음에는 정말 확 총으로 쏴버릴까... 생각하던 완전 비호감인 캐릭터였는데, 스킬 체크 통과해서 내막을 알면 진짜 깊은 캐릭터여서 놀랐지요.
네, 정말 잘 만든 '세계'라서 어떤 후속작이 나온다고 해도 기대가 될 것 같습니다. 흐흐!
22/01/03 21:03
맨날 주인공이 먼치킨인 게임만 하다가 무력감느껴서 2시간만에 접은... 나중에 트레이너 써서 모든능력치 만땅으로 해놓고 플레이하고싶습니다..
22/01/03 21:11
"혁명도 끝난지 오래고, 우리에게 남은 것은 어떤 이야기를 받아들일 것이냐다"가 게임의 주제라고 생각한다면, 꽤나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도 스킬 굴림을 연속으로 실패했던 적이 있어서 좀 아쉽긴 합니다, 게임 디자인이 기발한 것 같으면서도, 깊지는 않은 것 같아요. 꽤나 우울한 면모가 강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재밌는 장면도 많지만, 분명 분위기 자체는 우중충하죠.
22/01/03 21:11
저도 너무너무 잘맞아서 참 재밌게 플레이했던 작품이었는데... 막상 결말을 보고나니 이렇게 흥미로운 선택지와 시스템을 가지고 선형적 구조였다는게 저는 좀 크게 배신감으로 다가왔네요 크크크 물론 대작이 아니어서 예산 문제도 있고 이야기가 다양해지면 퀄리티는 낮아질 수도 있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텔테일게임에서 느끼던 내가 열심히 고른 선택지들이 결국엔 큰 의미 없었다는 허무감이 와서 2회차는 손이 안가더라고요 ㅠㅠ 물론 디트로이트비컴휴먼급을 기대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엔딩 3~4개 정도만 됐어도 훨씬 여운도 남고 다회차 플레이하는 맛이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쉬웠네요. 그래도 첫 플레이에는 진짜 게임 불감증을 해결해준 갓겜이었습니다.
22/01/03 21:17
저도 2회차에서는 완전히 스킬을 다르게 찍어주긴 했습니다만, 확실히 밀도나 집중력 이런게 팍 실종되더라고요 크크크크. 다회차에 특화되있다고 해주기에는 막상 인디게임 특유의 볼륨 자체가 적은 면모가 갑자기 2회차엔 눈에 넘치게 보이니까요.
그래도 저도 정말 1회차 몰입감으로는 이 겜 만한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22/01/03 21:15
주인공이 셜록 홈즈라 생각하고 들어갔다가 전기화학 신봉자 주인공을 만나게 되는 작품이죠. 전 별로였습니다.
엔딩을 보고 나서 '이런 이야기일줄 몰랐어?'라고 물어보면 그건 아닌거 같긴 한데, 한참 몰입하면서 즐기다가 후반부 선형루트 들어가는 순간부턴 몰입이 확 깨지더군요. 이 게임은 미안한 경찰들을 위한 게임은 확실히 아닙니다 크크
22/01/03 21:20
'미안한 경찰', '지루한 경찰'도 선택지라고 줘놓고서는 결말부는 확실히 지나치게 정치적이긴하죠. 아 그런거 관심 없고 살인사건의 내막이나 알려달라고~ 그리고 저도 확실히 후반에 결말보니까 배신감도 좀 있고, 너무 급전개다 싶기는 했습니다. 아니 심지어 후일담이 없다면, 결말은 좀 숙소 앞에서 기다려주고, 다른 서브 퀘스트 마저 끝내게 배려라도 해주지, 그냥 엔딩으로 일방전개라니...
뭐 그래도 저는 정말 간만에 즐거운 세계탐험이었습니다. 중세판타지만 있는게 아니라, 이데올로기 판타지, 현대물이라는 점에서는 진짜 새롭고도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22/01/03 21:22
저도 PC-스팀으로 진행해서, 조언을 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aoegame&no=19298813 그래도 인터넷 검색해서 나온 리뷰로는 꽤나 괜찮아보이는군요 크크크 되게 되게 취향타는 게임입니다. 그 점만 고려해보시면 될것 같습니다.
22/01/03 21:57
저에게도 작년에 제가 즐긴 게임중 탑2에 꼽을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대놓고 정치사상과 역사를 가지고 놀면서 안이하지 않게 그리고 나름 의미있게 스토리텔링한 게임이라는 것만으로도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디자인도 겁스 trpg의 추억(=주사위신의 농간)이 떠올라 즐거웠네요.
22/01/03 23:02
그렇습니다. 이데올로기를 주제로 하면서도 안일하지 않았다는 것에 저도 참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나중에 게임 자체의 재미도 좀 더 추가해주는 다른 종류의 후속작이 나온다면 크게 기대가 될 것 같습니다.
22/01/03 23:02
이런 어려운 작품을 번역하시느니라 고생하셨습니다. 분량도 많고, 이상한 내면독백에 가상의 정치논쟁까지 있는데 이걸 옮기셨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22/01/04 15:19
헉, 그냥 스크린샷을 바로 찍어서 업로드했더니 당연하게도 모니터 해상도 그대로가 되는군요. 다음 리뷰부터는 좀 조절을 해서 올리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2/01/04 01:30
개인적으로는 하얀쥐 작가의 리뷰가 많이 공감되더라구요 [복잡한 텍스트의 해독은 이 게임의 본위가 아니다. 오히려 관심없는 내용을 거를 때 보상을 주는 시스템. (중략) 플레이의 궤적에 따라 게임의 평가도 천차만별. 이 게임의 가치는 바로 이 성격테스트 같은 자기투영에 있는게 아닐까.]
누군가에겐 미흡한 추리물이지만, 누군가에겐 한 남자의 내적 쇄신을 다룬 성장물, 또 누군가에겐 보르헤스나 슐츠를 떠오르게 하는 환상문학.. 여러 시각들에 열려있고 이를 시스템적으로 유도하다는 점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제게 2010년대 최고의 RPG를 줄세워보라고 한다면 최소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들 게임입니다
22/01/04 15:23
크크크, 플레이하는 사람이 보고 싶어하는대로의 모습을 가지는 갓-겜인가요.
이렇게 들어보니 확실히 대체재는 없고, 후속작이 시급한 작품입니다. 음악과 삽화는 그 자체로는 혁신적이진 않는데, 정말 혼자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니 참 대단합니다. 그런데 막상 비주얼 노벨이 아니기에는, 막상 3D 모델들이 대화 중 행동하는건 일부러 자제시킨 느낌이라 좀 아쉽더라고요. 잘 감춰뒀지만 그래도 예산의 한계 같으니까요.
22/01/04 07:33
완전 낚시였어요. 저는 기억을 잃은 형사가 굉장한 사건을 수사 하는 거라고 생각하며 꼼꼼하게 텍스트 읽으면서 하나하나 파헤쳐 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수사를 해도 총격전은 반드시 일어나고 그러다가 무슨 대벌레니 뭐니..
22/01/04 15:58
결말은 정말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저처럼 취향에 맞았다면 인생게임이라고 하겠지만, 일방향으로 진행시켜놓고 다들 덮어놓고 좋아하기를 바란다면 도둑놈 심보겠지요. 수사극이 아니라 사이코드라마에 가깝다는 점을 좀더 마케팅적으로 어필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약간의 '사펑'처럼 좀더 게임의 스케일보다 마케팅이 컸던 경우일까요? https://youtu.be/zvjV7d-f6qs 크으, 대벌레 연출은 확실히 서브퀘스트도 다 깨고 만나면 놀랍긴 한데, 복선이 너무 없다는게 아쉽지요. 모든 스토리에 관심을 가져주고 진행시켜준 사람에게 추가로 주는 감동 같은거라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22/01/04 16:38
사이드 퀘스트는 가능하면 꼼꼼히 깨서 거의 대부분 서브 퀘스트는 클리어 했었습니다. 그러니까 대벌레 서브 퀘스트는 했었어요. 그렇지만 게임이 제가 기대한 거랑 너무 달랐어요. 범인도 뜬금 없고 동기도 뜬금 없고 그 범인이 계속 살아있을 수 있었던 이유도 뜬 금 없고 애초에 추리 뭐 이런 걸로 홍보를 안했어야..
22/01/04 09:43
제일 위쪽의 시스템 설명을 읽다보니 아주 예전의 플레인 스케이프: 토먼트라는 게임이 생각나는데 비슷한 느낌인가요? 제가 게임을 정말 못하다보니 몇 번이나 낑낑거리다가는 포기해버린 적이 있는데, 시스템의 느낌이 비슷해서 솔깃하네요.
22/01/04 17:06
플레인 스케이프: 토먼트하고는 못이기죠 아무래도 크크. 그건 정통 RPG에 철학을 섞어서 후대에 많은 영향을 준 게임이 아니겠습니까. 다만 확실히 현대적인 감성을 더 섞은 것으로는 이 게임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관련 영상을 좀 보시고 생각해보시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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