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도 워해머 판타지 연대기 정리를 구상은 해놨는데 게을러서 미뤄놨었지만
좋은 연재글이 올라오고 있어서 이참에 따라가면서 큰 스토리 흐름에 빠진 이야기들을 보충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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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표 (기준은 지그마의 탄생을 0년으로 합니다.)


-15000년

큰 틀은 (https://pgr21.net/free2/70211)의 '여명' 부분을 읽어주십시오.

스타크래프트의 '젤나가'의 원조격인, '올드 원'이라는 존재가 등장.
이들은 워해머 판타지의 배경 행성에 등장하여 행성을 그들의 입맛에 맞게 테라포밍하기로 결정합니다.
올드 원은 자신이 부릴 직속 종족으로서 '슬란'을 창조해냈으며 이들에게 자신들의 지식과 마법을 전수해 줍니다.

슬란은 지혜와 마법에 있어서는 더할 나위 없이 우수한 종족이었으나, 비대한 몸집으로 육체 노동에는 부적합한 종족이었습니다.
이에 올드원은 슬란의 손과 발이 되어 줄 수 있는 하위 종족인 사우르스, 스킹크, 크록시거 등의 종족을 새로 만들어 붙여줍니다.
이들을 통틀어 리자드맨 (냉혈족)이라고 부릅니다.



-10000 ~ -5600 년

올드 원이 보살핀 리자드맨은 크게 번성하였고, 이들은 주로 러스트리아 대륙에서 크게 발을 뻗게 됩니다.
특히 그들의 첫번째 도시인 '잇차'야말로 리자드맨들이 가장 아끼는 도시로 성장하게 되지요.
이 때쯤, 올드 원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은 1세대 슬란의 뒤를 이어, 2세대 슬란들이 탄생합니다. 이들은 도룡뇽처럼 알에서 깨어 부화하는데, 슬란의 번식지는 환경을 가리기 때문에 그리 수가 많지 않습니다.

이 무렵에 하나였던 세계는 여러 대륙으로 갈라지는데 (판게아가 현 대륙처럼 갈라지듯), 이를 대비해 슬란들은 지오메트릭 웹(대지연결망)이라는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쉽게 말하면 요즘의 광통신망인데요. 이 통신망을 통해 빠르게 정보 교환은 물론이고, 전 세계를 마치 한눈에 보듯이 관찰도 할 수 있으며, 이 망을 통해서 슬란들이 에너지를 모아 발산할 수도 있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슬란들은 도시를 세워가며 이 대지연결망을 구축함으로서 철통같은 연락 체계를 만듭니다.

올드 원은 세계를 좀 더 살기 좋은 환경으로 변화시키면서 슬란에 이어 다음 종족을 준비하는데, 차례대로 엘프, 드워프, 인간 순서대로 탄생시킵니다.

엘프는 '울쑤안'이라고 불리우는 섬지역에, 드워프는 올드 월드 전역에 뻗은 산맥과 지하 구역에, 인간은 남은 평야 지역에 탄생시킴으로서 각 종족이 너무 일찍 접촉하여 자칫 종족의 진화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였습니다.

다 잘되는 거 같았던 올드 원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는데, 올드원의 계획에도 없던 '그린스킨', 즉 녹색 피부를 가진 괴상한 종족이 태어나게 됩니다. 이들의 탄생은 알려진 바가 없으나, 그들의 전설에 따르자면 그린스킨의 신들인 고크와 모크의 돌이 올드 월드에 떨어지며 이들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린스킨은 미개한 문명이었으나 번식력과 생존력만큼은 어마어마했고, 올드 원이 퇴치하려고 힘을 썼음에도 이들은 끈질기게 살아남아 올드 월드를 헤집고 다니는 깡패 세력으로 부상하게 됩니다.

그러나 곧 그린스킨 따위는 비교도 안되는, 진짜 '걱정거리'가 몰려옵니다.




-5600 ~ -4500 년

올드 원은 세계의 북극과 남극 지점에 '폴라 게이트'를 열어서 자신의 창조물들과 소통하고 있었는데요.
올드 원은 언젠가 찾아올 파국에 대해서 직감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직감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올드 원이 주르륵 올드 월드를 지켜낼 종족들을 만들어내었다는 점에서 알 수 있습니다. 올드 원이 마지막으로 만든 종족은 오우거였는데, 이들은 태생 자체가 수호자 체질이었지요. 안타깝게도 올드원에게 너무 시간이 촉박했던지라 오우거들은 완성도가 떨어지게 되었고, 이것은 종족적 비극으로 남게 됩니다.


폴라 게이트가 어느날 갑자기 폭발하며 올드 원들은 자취를 감춥니다. 그리고 폭발한 게이트의 잔해에서는 듣도보도 못한 괴물들이 튀어나오는데요. 이들이 바로 '카오스' 였습니다.


(번외 - [카오스는 어떤 세력인가?]

물질 세계인 이 세상과는 다르게, 정신과 마법의 영역에 존재하는, 다른 차원의 세상에 이들을 통솔하는 '카오스 신'이 있습니다.
카오스 신은 네 명으로, 코른, 젠취, 너글, 슬라네쉬가 바로 그 들입니다.

올드 월드의 세상에서 생명체라면 가질 수 밖에 없는 두려움이나 공포, 절망 같은 감정들이 폴라 게이트가 폭발한 틈을 타고 이들 카오스 차원계로 흘러들어가는데, 이 '감정'들이 뭉치다보면 카오스 데몬이라고 하는 괴물들이 생성되게 됩니다. 근본적으로 카오스 신의 일부로서 이 괴물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카오스 신을 소멸시키지 않는 이상] 이들은 불멸에 가깝습니다.)


세계 전체로 쏟아져나온 카오스는 그야말로 물질 세계의 모든 것을 파괴하고 부수는 도살자 그 자체였습니다.
올드 원의 갑작스러운 부재는 뒤로하더라도, 올드 원은 이미 착실하게 자신의 제자들에게 카오스의 위험을 경고했었고 슬란들은 의연한 태도로 카오스와의 대전쟁을 시작하게 됩니다.


올드원의 직계 제자인 1세대 슬란들의 힘은 놀라웠습니다. 그들은 단지 손가락 하나로 카오스 군단 수만명을 찢어발기는 마법을 아무렇지도 않게 구가하는 위대한 마법사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카오스의 숫자는 무한에 가까웠고, 죽이고 죽여도 계속 뿜어져나오는 물량 앞에서는 제아무리 슬란들이라도 감당해내기 어려웠습니다. 특히나, 카오스는 물질세계에서 죽여도 자신들이 원래 살던 카오스 세계로 추방되는 것에 불과했기 때문에 더욱 힘겨운 싸움이었지요.


슬란이 이 지경인데, 슬란보다 늦게 태어난 어린 종족들은 감당이 안되었습니다. 울쑤안의 엘프들은 거의 학살당하고 있었는데, 대지연결망으로 그 사실을 목도한 슬란들이 엘프들에게 자신들의 힘을 나눠주면서 받쳐주었고 -엘프들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엘프들은 간신히 살아남는데 성공하지만, 이러한 카오스의 파도가 몇번 더 밀어닥치면 장담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몰리게 됩니다.



-5000 ~ -4500

리자드맨들의 도시는 외곽부터 순서대로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그들이 펼친 분전은 그야말로 놀라울 지경이었지만, 카오스의 물량앞에서 계속 쓰러져갔습니다. 결국 리자드맨들은 소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본 대륙이라 할 수 있는 러스트리아로 집결합니다.

이어, 슬란들은 러스트리아를 열대 우림 지역으로 환경을 변화시키는데, 이 환경에서 리자드맨은 물론이고 카오스도 위협할 수 있는 맹수들이 탄생하고, 사방에는 독으로 가득한 위험 지역으로 만들어 카오스의 전진을 늦추게 만드려고 합니다. 효과가 없진 않았으나 리자드맨은 점점 위기에 몰렸습니다.


엔드타임 4500년 전, 카오스가 재침공해온 울쑤안에 아에나리온이라고 불리우는 한 명의 엘프가 있었습니다.
이 엘프는 카오스의 침략에 고통당하는 동족을 보고는 엘프들의 만신전 -워해머 세계관에서는 신이라 불리는 존재가 여럿이며 엘프들은 그 모든 신들을 다 숭배했음-에 들어가 고통받는 동족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며칠동안 기도하던 아에나리온은 마침내 굳은 결심을 하는데, 자신의 몸을 불꽃에 던저 번제물로 바쳐, 엘프들의 주신 '아슈리안'의 가호를 바라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에나리온은 자신의 몸을 불꽃에 던집니다.

그 과정을 계속 지켜보던 아슈리안은 자신의 가호로 아에나리온을 지켜줍니다. 동시에 신의 힘을 아에나리온에게 내려주며 아에나리온은 마침내 아슈리안의 화신으로 변신하게 됩니다. 불꽃에서 멀쩡히 걸어나온 아에나리온을 본 주변 엘프들은 모두 기겁했고, 이 소문은 순식간에 울쑤안 전역으로 퍼져나갔으며, 마침내 엘프 모두가 아에나리온을 엘프들의 지도자 위치인 '피닉스킹'이라는 지위를 만들고 이 왕위에 아에나리온을 앉혔습니다.

그러나 사실 엘프들은 기존의 지휘 체계가 따로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에버퀸(영원여왕)입니다. 오래도록 엘프를 다스려온 에버퀸을 뒤로하고 급조된 피닉스킹이라는 새로운 지도자가 탄생했으니 이것이 에버퀸에게는 달가울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당대 에버퀸이던 아스타리엘과 아에나리온이 사랑에 빠지면서 손쉽게 이 갈등은 봉합이 됩니다. 에버퀸과 결혼한 피닉스킹 아에나리온은, 화신의 힘으로 울쑤안에 몰려든 카오스 세력을 밀어내기 시작하는데....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