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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12/14 23:17:23
Name 은하관제
Subject [기타] 데스 스트랜딩 : 메인 스토리 #11 "그와 그녀의 해변" (수정됨)
메인 스토리 #1 "미국 동부에서" : https://pgr21.net/free2/67439
메인 스토리 #2 "미국 중부에서" : https://pgr21.net/free2/67442
메인 스토리 #3 "산을 넘어 이어지는 인연의 끈" : https://pgr21.net/free2/67444
메인 스토리 #4 "과거는 떨쳐낼 수 없어" : https://pgr21.net/free2/67447
메인 스토리 #5 "미국 서부를 향해" : https://pgr21.net/free2/67463
메인 스토리 #6 "미국 서부에서" : https://pgr21.net/free2/67473
메인 스토리 #7 "해변으로" : https://pgr21.net/free2/67507
메인 스토리 #8 "다시 동쪽으로" : https://pgr21.net/free2/67511
메인 스토리 #9 "아침이 올 때까지" : https://pgr21.net/free2/67521
메인 스토리 #10 "다시 해변으로" : https://pgr21.net/free2/67548

[이 글은 게임 '데스 스트랜딩'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읽기를 원치 않으신 분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에피소드 13 : 샘 스트랜드(Sam Strand)



아멜리의 "해변"에 도착한 샘. 그동안 자신이 알고 있었던 "해변"과의 모습이 조금 달라보이긴 했지만, 그는 아멜리를 찾기 위해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모습은 쉽사리 보이지 않고, 샘은 가쁜 숨을 몰아쉰 후 자리에 주저앉은 채로 해변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때.

런던 다리 무너져, 무너져, 무너져

런던 다리 무너져, 내 아름다운 여인

그렇게 샘의 옆에 다가온 아멜리. 하지만 평소의 빨간색 옷이 아닌, 검정색 옷을 입은 그녀. 더군다나 그녀의 목소리는 자신이 알고 있던 아멜리가 아닌 다른 사람처럼 들렸습니다. 마치 [브리짓]의 목소리처럼. 뒤돌아서있던 아멜리는 샘에게 모습을 보이자, 다름 아닌 '다이하드맨'의 가면을 쓰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뒤이어, 또 다른 곳에서 [브리짓]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네가 꼭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다'는 말과 함께.

그 목소리가 들리는 곳에는. 다름 아닌 [브리짓]이 있었습니다. 샘이 브리짓이 죽기 직전 보았던 바로 그 모습으로 말이죠.



그 이후, 브리짓은 죽기 직전의 그때와 마찬가지로 샘에게 이야기를 하며 무리하게 일어나려다가 침대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와 마찬가지로 같은 대사를 읊던 브리짓은 다음과 같이 얘기를 합니다. 그 때, 그녀에게서 익숙한 얼굴이 보이게 됩니다.



그렇게 브리짓의 옷을 입은 아멜리는 그 자리에서 쓰러진 후, 사라지게 됩니다. 이게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어안이 벙벙한 샘의 생각이 정리가 되기도 전, 다시 그녀. 아멜리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여기서 그때부터 샘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말을 시작으로, 그녀는 다음과 같이 샘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날 막아주기로 했잖아. 이 모든 걸 멈춰줘. "브리짓?"

그래. 나야. 샘. "아멜리는 어디 있지?"

그녀는 원래부터 없었어, 어디에도. 내 딸인 사만다 아메리카 스트랜드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아멜리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네 세계에는 없지. 미안해, 샘. 나는 오랫동안 가면을 써야만 했어. [아멜리와 브리짓은 둘 다 나의 일부]야. "대체 무슨 뜻이야?"

조용히, 다 얘기해줄게. 질문받을 시간 없어. 들어줘. 듣기만 해줘.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샘은 그렇게 아멜리의 이야기를 듣고, 어떠한 상황이였는지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멜리"와 "브리짓"은 그저 이름일 뿐이였으며, 자신은 멸종체로 불리는 존재라고. 그리고 모든 것을 알게 된 지금. 두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샘에게 멸종체라는 존재로써 이야기를 하는 그녀는, 손에 쥐고 있는 그 총. 다이하드맨이 이 곳 "해변"으로 넘어왔을 때 가지고 왔었던 그 총을 샘에게 겨누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샘을 공격하기 위함은 아니였습니다. 샘을 죽이는 건 선택지가 아니며, 만일 그렇게 하게 된다면 큰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이라는 말을 하며 다시 총구를 내려놓았습니다.






샘, [라스트 스트랜딩]은 이미 시작됐어. 내 "해변"과 미국 내 모든 영혼의 "해변"에 경계가 만들어졌어. 곧 이곳으로부터 대량의 반물질이 방출되고, 결국 그 경계를 넘을꺼야. 그렇게 된다면 순식간에, 이 세계는 사라질 거야. 폭발 속으로 사라지겠지. 빅뱅 말이야. 첫번째 선택은. 바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야. 여기서 나와 함께 최후를 지켜보는 거지.

"불타는 걸 구경만 하라고?"

나와 함께, 마지막 불길이 꺼질 때까지. 꽤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아? 어짜피 세상은 오래가지 않아. 하지만 샘. 만일 그게 싫다면 두번째 선택을 할 수 있어. 넌 '네트워크'를 확장하면서, 마치 이 '키푸'처럼 사람들과의 거대한 "해변"을 만들었어. 그리고 그 과정에서 넌 그들을 내 "해변"에 연결했고. 내가 저세상의 문을 연 바로 그 "해변" 말이야. 이미 다가오는 일을 멈출 수는 없어. 하지만... 나와 내 "해변"을 끊어낸다면, 확장을 막을 수 있을지도 몰라. [라스트 스트랜딩]을 저지할 수도 있어. 인류는 살아남아 미래의 멸종을 기다리겠지.

"그럼 여기서 끝내지 않아도 되잖아."

끝내야 해. "해변"의 파멸은 결정된 거니까. 눈 앞을 보면 너도 알겠지. 그렇기 때문에 우린 연결을 끊어야 해.

"그럼 끝이야? 데스 스트랜딩의 끝?"

필연을 막을 방법은 없어. 여섯 번째 멸종은 확실해. 오늘이 아니면 내일이라도. 품위 있게 여기서 빠르고 깨끗하게 마무리 짓거나... ...어떤 결말이 기다리는지 알면서 헛되이 버티는 것 밖에 없어. 네게 주어진 선택은 이 정도야.

그렇게 아멜리는 샘에게 총을 건네주었습니다. 두 가지 선택 중 하나를 결정할 수 있도록. 그 때, 아멜리는 샘의 품 안에 '드림캐쳐'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마치 순간적인 감정의 동요를 느낀 듯, 아멜리는 짧은 감탄사를 뱉은 후에 마저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지금까지 간직했었구나... 어쩌면 이 악몽을 막을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네. 넌 세계를 하나로 묶었어. 결정할 권리도 있겠지. 밧줄을 당기거나 올가미를 자라내. 하지만 어떤 결정이든 망설이지 마.












선택하라는 아멜리에 말에, 샘은 아멜리에게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른다'는 대답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멜리는 이 모든 일을 겪고도 네 자신이 그걸 모를 수가 없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렇게 샘은 일단. 자신의 손에 쥐어져 있던 '그 총'을 아멜리에게 겨누기 시작했습니다. 그대로 지켜보거나, 아니면 끊어내거나 하는 선택을 해야 하는 그 순간이. 이제 샘에게 다가오고야 말았습니다.

다이하드맨. 아멜리. 그리고 '자신의 혈액 탄환'이 장전된 총. 과연 이 총으로 아멜리를. [라스트 스트랜딩]을 저지할 수 있을까? 샘은 어떤 선택지를 내려야 할 지 알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이 총을 격발한다고 한 들, 지난번 해변에서 다이하드맨이 브리짓에게 쏘았던 그 순간처럼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것 또한 기억에서 떠올렸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를 들었다 한들, 샘에게 있어 아멜리는 가장 소중한 인연이었던 것 또한 여전히 사실이었습니다. 그렇게 샘은. 이 곳 "해변"에서, 아멜리를 향한 선택을 결심하게 됩니다.




























"나는 언제나 네 곁에 있을 거야. 네가 그래 준 것처럼.













Ludvig Forssell - Strands


일전에 샘이 잠들었을 때, 꼬마 샘이 해변에서 울고 있었던 그때. [아멜리]가 꼬마 샘에게 다가가 '드림캐쳐'를 주며 샘을 달래준 장면이 다시 나옵니다. '악몽을 막아줄 것'이며, '항상 너의 곁에 있겠다'는 이야기를 했던 장면 말이죠. 그런데, 그 이후의 장면이 이어져서 보여지게 됩니다. 마치 잠들었었던 샘의 기억이 다시 떠오른 것 마냥 말이죠.

네가 어른이 되면 세상을 온전하게 만드는데 이게 필요할 거야.
그 순간이 오면... 나를 막아야 해. 오직 너만이 할 수 있어. 기억하겠다고 약속해줘.












둘은 서로 껴안은채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기억났어. 넌 알았어. 언제나 알고 있었던 거야."

알기도 했고, 모르기도 했어. 미래에 대한 꿈이 너무 많았으니까. 어떤 꿈을 믿어야 할 지 몰랐어. 그래서 너나 다른 사람들과 꿈을 공유하기로 한거지. 하지만 점을 잇고, 모든 것을 이해하려면, 전체를 봐야 해. 시간이 걸리지. 내게 시간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 나는 이어지지 않은 하나의 점일 뿐이니까.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네가 결정을 내리도록 어떤 선택이 있는지 보여주는 것뿐이야.

"우리가 꾼 악몽은 네 꿈이였어?"

그래 샘. 넌 지금까지 '네트워크'를 연결하면서 사람들을 연결하는 공통된 줄. '스트랜드'를 찾았어. 오직 하나뿐인 방법으로 말이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것. 그것을 내게 보여줬어. 고마워, 샘.

감사의 인사를 한 아멜리는 샘과의 포옹을 푼 후, 그의 손에 있던 총을 다시 그녀의 손에 잠시 쥔 채로 '이곳에서는 총은 소용 없으며, 하지만 다른 용도로 쓰일 수는 있을 것'이라며 총을 바닥에 던졌습니다. 그런 후에 그녀는 다음과 같이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세계를 묶은 건 바로 사람들 사이에 끈이야. 그런 끈이 너에게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면 나는 이 "해변"에 남을게. "해변"을 닫고 혼자가 되어 아무도 들이지 않겠어.

"혼자가 되겠다고? 아멜리. 그러지 마."

라스트 스트랜딩이 시작되면 누구도 막을 수 없어. 너와 함께 돌아갈 수는 없어. 네게 최악이 상황이 닥치는 걸 막아주는게 전부야.

"아멜리. 대체 왜 네가 "해변"에 남아야만 하는 거야..."
















샘. 내가 바로 "해변"이야. 그래서 이곳에 남아 멸종이 발생하도록 지켜봐야 하지. 수만 년, 수십만 년이 걸린다고 해도.

"혼자서?" 아멜리는. 그의 말에 그렇다면서. 그게 바로 멸종체라는 이야기를 하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내가 똑바로 해낼 수만 있었다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텐데. 하지만... 더는 참을 수가 없었어. 기다림에 너무 지쳐버려서. 멸종을 일으킨다고 해도 아무도 날 비난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





"해변" 그 자체인 그녀는 자신이 멸종체임을 자각하고 있었지만, 애초에 처음부터 인류를 멸종시킬 생각을 가진 건 아니였습니다. 오히려 멸종에 저항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죠. 실제로 어느정도 성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그녀의 노력에는 치명적인 방해 요소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시간'이였습니다. "해변"에서의 시간은 현실보다 매우 느리게 흘러갔습니다. 현실에서의 '3분'조차 해변에서는 '타인의 해변까지 갔다올 수 있는' 상당한 시간이였습니다. 바꿔 말하면, 그녀는 그러한 시간의 흐름 덕에 지쳐버리고 말았고, 결국 그녀는 '멸종 또한 어짜피 몇만년. 몇십만년 뒤에 찾아올 것' 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버렸고, 결국 "멸종을 앞당기기 위한" 방법을 실행에 옮겼던 것이였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한 거야.

샘은. 아멜리의 손을 잡아주며 그녀를 위로했습니다. 그동안의 그녀의 심정이 마치 지옥같았을 것 같았다는 말에, 아멜리는 훌쩍이며 고개를 잠시 떨군 후, 샘과 맞잡은 손에 나머지 손을 포개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그녀는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너희들은 하나가 되었어... 연결되었어. 멸종이 유예된 삶을 살고 있기는 해도... 아직 희망은 있어. 5대 멸종이 발생하기 직전에 생명체들은 맞서 싸웠어. 생존하기 위해 진화한 거야. 멸종은 단순히 끝이 아니야. 그건 기회였어. 내 희생을 대가로 기회를 잡을 수만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리고 그녀는 이제 무언가를 결심한 듯. 샘에게 다가가 다시 포옹을 해준 후, 마무리를 하듯.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비록 우리가 함께하지 못해도, 우리는 언제나 연결되어 있을 꺼야.

안녕, 샘.









에피소드 13 : 샘 스트랜드(Sam Strand)의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계속될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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