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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5/11 23:06:21
Name Jan
Subject [LOL] 승리자의 발자취와 아물지 않는 상처의 기로, 그 행방은?
"이번 국제대회 최단시간 경기 패배, 그리고 전에는 역대 최장경기 패배"
어떤 의미로든 LOL 모든 기록에 족적을 하나씩 남기고 있는 팀이 있습니다.
롤 역사상 최고의 팀으로 불리는 SKT T1이죠.

최고팀이라는 수식과 대비되는 저 기록들은 충격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상당히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이런 어려운 시련도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딛고 우리는 현재 이렇게 서있다' 고 말할 시나리오의 기틀이 마련되었죠.

근 5년간 LOL 씬을 쭉 지켜본 제 결론은,  모든것은 승리자의 역사의 일부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이것은 비단 LOL씬 뿐만은 아니겠지요.
고난, 치욕, 역경, 이 모든것은 승리자가 걸어온 발자취에 흥미를 더해주는 요소가 될 뿐입니다.
이왕이면 그 시련이 강렬할수록 보다 드라마틱할테니 마냥 손해보는 장사는 아닐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승리자로 남게된다면 말이죠.

다만, 오늘 제가 느낀점은 이번 패배를 통해 배수의 진이 완성되었다는 점입니다.
이제는 정말 우승밖에 남지 않았어요.
으레 역사가 그렇듯 패배자에게는 가차없습니다.
드라마틱한 승리만큼 강렬한것이 높은곳에 있던자의 추락이거든요.

LCK가 작년 국제대회에서 죽을 쒔으나, SKT는 그 명단에 없었습니다.
국제대회 킬러로 불리는 SKT마저 무너져 오늘의 경기가 기댈곳 없는 LCK 몰락의 방점으로 기억되어 아물지 않는 조롱거리로 남을지
혹은 19스프링 2라운드 그리핀의 환상적인 백도어 전략에 당한 후 더 강해진 그 모습처럼,
패배를 곱씹고 와신상담하여 우승이라는 역사로 이 치욕스러운 기록을 덮을지

약 일주일 남은 MSI, 간절하면서도 흥미로울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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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스니
19/05/11 23:09
수정 아이콘
그나마 SKT에게 긍정적인건..(이걸 긍정적이라고해야할진 모르겠지만..)

앞으로 해외팀한테 그 어떤 식으로 패배하든 오늘보다 굴욕적이고 치욕적이고 비참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오늘 이 패배가 정말 전 롤 프로팀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비참한 패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말은 즉 더이상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 포함 SKT 팬들도 다른 국내팬들도 오늘 패배로 '드림팀 SKT'에 대한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패배해도 더이상 화나고 분할거 같지 않습니다. 철저히 도전자의 입장으로 남은 경기 멋진 모습만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마음속의빛
19/05/11 23:09
수정 아이콘
어제, 오늘 skt 경기만 고대했는데, 결과와 과정이 이렇게 되어버리니 우울해지네요.

화가 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선수들이 내일은 잘 하기를...
카발리에로
19/05/11 23:1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오늘 IG전에서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수 있는 점이 있었다면

그렇게 글골차 나고 털리는 와중에도 나름 한타 열고 싸우는 힘은 있었다는겁니다. 뭐 결국 한타마다 살아남은 드레이븐한테 털리면서 끝장나버렸지만

문제는 그거 외에는 보여준게 이거밖에 없어요. 우리 소나타 조합 이해도 제로라고 사방에 광고한거.

전 오늘 경기 보고 다른 팀에서 SKT 상대로 소나타 밴카드 투자할 일은 아예 없을거 같아요.
lonelydragon
19/05/11 23:12
수정 아이콘
이보다 더 큰 굴욕주려면 10분에 3억제기깨고 4명 죽여버린 다음 페이커만 살려놓고 5명이 둘러싸서 인장띄우며 강강수월래하는 정도?
기사조련가
19/05/11 23:23
수정 아이콘
11분만에 억제기 다 부수고 넥서스 부수다가 막타 한대 남기고 능욕하다가 5명이서 다같이 우물다이브해서 죽이고 다 죽은다음 미니언이 툭 쳐서 게임 끝내고 악수하러 가는길에 이성은처럼 단체로 춤추기???
19/05/11 23:20
수정 아이콘
사람들의 날선 반응이 이해가 가는 게, 승패 다 떠나서 질 때의 SKT 경기력 때문인 것 같습니다.
픽은 숨겨도 실력은 못 숨긴다고 하죠. 지더라도 게임 내용에 강력한 저항과 끈질김, 반항과 센스 등등이 들어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전혀 보이지가 않습니다. 예전의 SKT는 지더라도 완전히 숨통을 끊기 전까지는 상대방 쪽에서 감히 끝까지 방심할 수 없을 정도의 아우라를 뿜어내면서 졌습니다. 이번 MSI로 따지면 IG가 G2에게 0:3으로 몰리면서도 '우리한테 그딴 건 위기 거리도 안 돼' 라고 말하는 듯이 역으로 박살내는 것처럼요.
일단 내일 이후의 경기 몇 개를 더 보고 판단해야겠지만, G2는 몰라도 IG한테는 확실히 아래 단계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마냥 과정의 일부라고 위안 삼기에는 경기력이 너무 차이나 보이거든요.
어쨌든 다 필요 없고 이왕 이렇게 된 거 SKT는 우승해야 합니다. 4강? 준우승? 잘 모르겠습니다. 그 어떤 처참한 과정도 우승하면 만회할 수 있습니다.
프라이드랜드21
19/05/11 23:22
수정 아이콘
패배에 절망하지 말고 승리 하나하나에 감사해야 합니다. sk와 lck는 msi 내내 언더독일 수 밖에 없어요.
19/05/11 23:54
수정 아이콘
저는 상대적으로 IG나 G2에 대해서 최근 주류 의견들과 비교해서는 좀 다른 평가를 하고 있긴 한데, 강팀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합니다. 강팀 상대로는 언제든 질 수 있는 것이니까요. 조급해하지 말고 컨디션 관리+피드백 잘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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