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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4/17 00:11:56
Name 마스터충달
Subject [LOL] KT vs SKT 플레이오프 1경기의 결정적 장면
SKT가 KT를 3:0으로 제압하며 결승에 올랐습니다. 정규 리그 마지막 대전에서 KT가 2:0 완승을 했기에 셧아웃이라는 결과가 더 놀랍게 다가왔습니다. 전반적으로 평가하자면 듀크가 썸데이를 상대로 우위를 점했고, 페이커가 세체미 클래스를 보여줬다는 점이 이런 결과를 불러왔다고 봅니다. 정규 리그 독보적 1위의 락스와 비교해도 꿇리지 않을 압도적 경기력을 보여줬기에 결승전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네요.

오늘 경기는 1경기부터 시종일관 SKT가 KT를 압도했습니다. 라인전에서부터 상대를 찍어누르는 모습을 보여줬죠. 그 이득을 바탕으로 한타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스노우볼에 가속도를 더했습니다. 많은 명장면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1경기 2번째 용 타이밍에서의 한타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SKT가 블루 진영, KT가 레드 진영입니다)



SKT는 먼저 자리를 잡고 용 사냥에 성공합니다. 이 때 피즈가 상대 후방으로 텔레포트를 하며 상대를 덮치려 했죠.



하지만 KT 선수들은 사방으로 흩어져있었고, SKT 선수들은 용 앞에 뭉쳐있었습니다. 바루스, 니달리 등 포킹 챔프를 가지고 있던 KT에게 좋지 못한 진형입니다. 사방에서 덮칠 수 있는 조합이 아니니까요. 결국, 트런들이 잡히고 맙니다.



이후 강으로 내려오던 바루스가 점멸을 썼음에도 잡히고



SKT는 추격을 통해 시비르와 니달리까지 잡아냅니다. 그동안 텔레포트한 피즈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미니맵에서 보듯이 결국 귀환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한타는 SKT가 잘했다기보다는 KT가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고 봅니다. KT는 조합상 사방에서 덥치는 것이 아니라 탱라인과 딜라인이 진형을 짜고 포킹을 하며 접근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바루스와 시비르가 다른 경로로 용에 접근하였고 결국 따로따로 잡혔습니다. 왜 이런 실수를 하게 됐을까요?



한타 이전 상황을 보면 KT가 용 사냥에 유리했습니다. 용 출현 당시 미니맵을 보면 KT가 주변 시야를 장악하고 있었죠.



이후 피즈는 텔레포트를 활용하기 위해 귀환을 하고 마오카이는 탑에서 용까지 걸어 내려옵니다. 그런데 이때 루시안이 봇으로 가 라인을 밀기 시작합니다.



그로인해 봇 라인에 빅 웨이브가 형성되었고 KT는 봇 타워에 핑을 찍습니다.



시비르가 부랴부랴 라인 정리를 갑니다.



시비르가 봇 타워에 묶여있는 것을 확인하자(미니맵) 루시안이 대놓고 용을 칩니다. 그리고 손쉽게 용을 제거하고 이후 상황은 앞서 말씀드렸던 대로 SKT의 한타 압승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KT가 진형을 이루지 못하고 사방에서 허둥지둥 용 앞으로 모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봇 라인의 빅 웨이브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만들어낸 것은 바로 뱅(루시안)의 판단력이었습니다. 시비르가 타워에서 라인 정리에 발이 묶인 것을 확인한 뱅은 과감하게 용 사냥을 시작합니다. 마치 이 모든 상황이 뱅의 설계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시나요? 저는 상대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빅 웨이브 먹을래? 용 싸움할래? 그러나 KT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라인 정리를 하느라 진형을 갖추지 못한 채 각자 다른 경로로 용에 접근하게 됩니다.

시비르를 타워에 묶어놓은 뒤, 대놓고 용을 공격하는 루시안을 보며 감탄했습니다. 이후 한타에서 대승을 거두는 것을 보고는 소름이 돋았고요. 뱅이 정말로 이 모든 것을 설계한 걸까요? 한타 대승까지 바라본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용 싸움 전에 라인을 밀어 놓으려 했던 단순한 의도였을 수도 있죠. 하지만 이 행동이 상대의 진형을 무너뜨렸고, 한타의 대승을 끌어냈습니다. 오늘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감탄한 순간이었습니다.





※ 타릭 부적은 진리입니다. 뱅이 인정했습니다.

※ SKT의 붉은 저지는 세체미와 협곡 그 자체에게만 허락된 존엄이었습니다.

※ 도로시-Mk2님 글을 보며 많이 공감했습니다. 겜게는 PGR의 정체성입니다. 예전처럼 경기 감상이나 분석글이 많이 올라오는 PGR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글을 보시는 분들도 겜알못이라고 비난 하기보다 다양한 시각을 더한다는 느낌으로 온건한 댓글 논의를 이어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프로불편러의 글보다 경기 감상/분석 글이 많은 PGR 겜게가 되었으면 합니다.




Written by 충달 http://headbomb.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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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5년차
16/04/17 00:16
수정 아이콘
이 전투 이후 거의 데굴데굴 눈사태가 후덜덜했죠. 스크빠 입장에서 굉장히 불안했는데 멋지게 이기고 결승 가네요.
근데 첫 문단에 세체정 클라스라니 페이커 강제 포변인가요 크
마스터충달
16/04/17 00:23
수정 아이콘
뱅기님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게 되네요 크크크크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Nasty breaking B
16/04/17 00:52
수정 아이콘
음 틀린 말은 아닌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긴 뭣하고 그냥 당연한 수순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대치 시 유리하게끔 좋은 라인 만들어두는 건요.

그리고 만약 시비르가 봇 정리하러 갔어도 나머지 3명이 인원투자가 되어 있었더라면 저렇게 바로 쳐서 먹긴 어려웠을 겁니다. 자세히 기억은 안 나는데 스샷으로만 봐도 니달리가 칼날부리 먹으러 올라갔다 왔고 바루스도 미드에서 내려오고 있었네요. 이게 다 루시안이 라인 밀어서 생긴 일일 수는 없고, 그냥 KT가 팀 차원에서 판단이 순간 안일했고 그만큼 SKT의 용 치는 판단이나 한타 포커싱이 빠르고 정확했던 것이 보다 핵심적인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마스터충달
16/04/17 00:59
수정 아이콘
니달리의 파밍은 위치가 노출된 건 아닌데 시비르는 위치가 노출된거라, 이게 뱅의 빠른 트라이의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고 보니 그 와중에 칼랄부리를 먹는 스코어의 판단도 정말 아쉽네요. 바루스가 시비르와 합류를 하자니 니달리가 고립되고, 바루스가 니달리와 함께 움직이니 시비르가 고립되고;; 니달리와 시비르의 파밍 욕심이 여러모로 아쉽네요.
Nasty breaking B
16/04/17 01:06
수정 아이콘
SKT 용트라이가 굉장히 날카로워서, 사실 그냥 용 하나 포기했어도 괜찮았을 텐데 미련을 못 버리고 이상한 진형으로 열려다가 대패하고 게임 거의 터질 뻔 했죠.

그런데 1경기가 정말 재미있었던 것은, 그렇게 거의 터졌다 싶었던 게임을 KT가 엄청난 분전으로 따라잡고 끝까지 알 수 없는 흐름으로 끌고 갔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보면서 야 참 다들 롤 잘 한다 싶었네요 크크크
마스터충달
16/04/17 01:08
수정 아이콘
저도 거기서 그걸 또 꾸역꾸역 따라가는 거 보고선 감탄했습니다. 근데 2, 3경기가 ㅠ,ㅠ
뻐꾸기둘
16/04/17 00:57
수정 아이콘
마침 다시보기로 경기 보고 있는데 1경기를 보면서 전체적으로 SKT는 주로 먼저 움직여서 상황을 만드는 느낌이 든 반면(물론 사인 미스로 던진 장면도 있긴 합니다만), KT는 포킹조합을 뽑아 두고도 포킹조합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대치구도를 주도적으로 만드는데 별로 적극적이지 않은 느낌이 들더군요. 물론 들어오는 조합을 받아 쳐내는 데도 좋다는 조합의 성격을 잘 살려서 SKT가 들어오는걸 잘 받아쳐 역전하는 듯한 상황을 만들어 내기는 했는데 전체적으로 오브젝트를 둔 대치 상황에서 이득을 잘 못 가져간 느낌입니다.
마스터충달
16/04/17 01:00
수정 아이콘
오늘 세 경기 내내 끌려다니기만 한 기분이에요.
뻐꾸기둘
16/04/17 01:04
수정 아이콘
아직 2경기 보는중이긴 한데(1경기 보고 그알 보느라 못봐서) KT 이름 없으면 작년 진에어 경기라고 해도 될 정도로 수동적이네요. 원래 적극적인 샷콜링을 통한 운영이 강점인 팀인데 왜이런건지...
16/04/18 01:14
수정 아이콘
1.2경기를 보며 수동적이라는 느낌과 니달리창의 변수에 의존하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렇다고 주도적으러 대치상황을 만드는것도 아니고(못할 상황이 많았죠)
좀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아름드리나무
16/04/17 01:06
수정 아이콘
뱅이 그랬다기보다 저런 패턴이 SKT가 작년에 자주 보여준 패턴이죠.미드 봇 라인전 주도권 바탕으로 시야장악한다음
미드,봇,정글이 먼저 용 치면서 주도하고 오브젝트 싸움이기고 한타도 이기는....
누가 먼저 모여서, 진형을 완성해서, 어떻게 싸울것이냐 였는데...SKT가 더 빨랐던거 같네요~
마스터충달
16/04/17 01:34
수정 아이콘
그렇게 1용을 뺏겨서 2용때 시야장악 다 해놓고 텔포각도 만들고 그랬는데 봇 라인 막으러 갔다가 위치 노출 되니깐 뱅이 바로 용 트라이를 시도해버리더라고요;; KT가 이건 꼭 먹겠다고 투자를 엄청 해놓고서는 욕심히 과해서 본전도 못 찾았습니다;;
아름드리나무
16/04/17 02:03
수정 아이콘
KT가 용에 공들인만큼 집중했어야했는데....아쉽네요. 결국 한타 대패해버렸죠....ㅠ
bemanner
16/04/17 01:11
수정 아이콘
skt의 정석적인 수에 kt가 좀더 욕심내서 받았고 그걸 skt가 응징한 거 정도로 봅니다.
미는 건 당연했고 그걸 시비르가 막는 거도 당연했는데 다른 팀원들이 용에서 대치를 늦게 한 건 안 당연했고 늦게 싸운 건.. 돌이킬 수 없었죠.
16/04/17 01:13
수정 아이콘
썸데이 텔포탈때부터 좀 싸하더군요. 용먹는건 글렀고 이거 싸울 각 자체가 안나오는데 다 빼야 하는거 아닌가..
마스터충달
16/04/17 01:29
수정 아이콘
전 시비르 봇 라인 정리 갈 때 부터 싸했습니다. 지금 저걸 먹을 때가 아닌 것 같은데... ㅠ,ㅠ
유스티스
16/04/17 01:32
수정 아이콘
추천 0일 때 추천하니 새롭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마스터충달
16/04/17 01:37
수정 아이콘
저야말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흐흐
16/04/17 03:18
수정 아이콘
이건 뱅이 잘했다기 보다는 팀간 설계 능력의 차이로 보입니다. 저기서 뱅이 라인 미는건 개인 기량이라기 보다는 용싸움 전에 해야 하는 당연한 행동인데, 같이 밀어줘야하는 kt에서는 미드쪽 대치만 하고 내려오지 않더군요.

빅웨이브 몰려오는걸 보고 '저기에 시비르가 가면 용이 공짜인데 설마 저걸 먹으러 시비르가 가겠어?' 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먹으러 가고

시비르가 바텀 타워로 간 다음에는 '진형도 안좋은데 용을 그냥 주지 설마 싸우겠어?' 라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 상황은 뭐...
마스터충달
16/04/17 03:30
수정 아이콘
그렇게 봐도 뱅에게 감탄스러운 점은 시비르가 봇에 간 것을 확인하자마자 바로 용을 때리기 시작한 것이네요. 클템 해설도 "그냥 대놓고 쳐보네요"라고 할 정도로 과감하게 트라이하더라고요. 빠른 판단력이 돋보였던 행동이었어요.
plannedlife
16/04/17 06:31
수정 아이콘
저도 좀 놀란게, 뱅이 올라오더니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용을 치더라구요. 빤히 보고 있고 바루스 상대인데 저렇게 쉽게 칠 수 있어? 싶었는데.. 그 뒤는 뭐 아시는대로.. 어제 경기는 KT가 밴픽에서 완전 압살 당했습니다. 마오카이 잡았을 땐 트런들에 막히고, 정작 시즌 중에 질리언을 가장 많이 쓴 플라이는 쓰지도 못하고.. 심지어 3경기 밴픽에선 2승의 여유였겠지만, 미드에코로 마오카이 에코 다 먹는거 보고는 와 진짜 준비 제대로 했구나 싶더군요.
마스터충달
16/04/17 06:34
수정 아이콘
너무 당연하게 치는 모습에서 '설마 이거 라인 밀때부터 설계한건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도대체 페이커는 못 다루는 챔프가 뭘까요;; 에코가 예전에 미드챔이긴 했지만, 지금 메타에서 딜 에코로 미쳐 날뛰더라고요;;
유스티스
16/04/17 11:06
수정 아이콘
페이커는 무려 에코 입롤의 신 출연자입니다!
16/04/18 01:16
수정 아이콘
재미났던 방송이였습니다:) 기억나네요 크크
HeavenHoper
16/04/17 08:5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런 분석글 덕분에 게임 보는 맛이 더 커지네요
생겼어요
16/04/17 09:47
수정 아이콘
이런 정성 듬뿍 담긴 분석글은 언제나 좋네요. 잘 읽었습니다. 스프링 내내 들쑥날쑥했던 SKT의 폼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결승진출이라니 목표를 초과 달성한 기분입니다만 뭐 기대는 해볼수 있는거니까 이번에도 우승하길 바랍니다.
정말죽고싶다
16/04/17 11:05
수정 아이콘
뭔가 KT콜이 엇맞는 듯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물론 냉정하게 판단한 SKT와 Bang선수가 대단하긴 합니다.
리니시아
16/04/18 09:53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더 많은 분석글 부탁드려요~!
문성은
16/04/20 00:59
수정 아이콘
이런 글 참 좋네요. 보는 것만 주로 즐기는 롤앗못이라 이런 글을 읽으면 아하~! 하는 깨달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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