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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2/15 04:03:00
Name becker
Subject [LOL] GE vs SKT 리뷰 - 내가 게임을 보는 이유
0.

https://pgr21.net/?b=6&n=56273

서...성지 좀 보고 가겠습니다. 자기자랑 오늘 하루만 할게요!

솔직히 저도 바이/누누 정글이 쓸만하다고는 했지만,

저 글에서도 밝혔다시피 한국 프로씬이 좀 색다른 픽에 보수적인 경향이 있고,

클템 해설이 오늘 경기도중에 얘기한것 처럼 새로운 전략을 가져오기 위해선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며, 또 거기서 조금만 어긋나도 일방적으로 뒤쳐질수 있다는걸 알기 때문에


경기가 시작되기 전만 하더라도 "그래 설마 저 둘이 진짜 나오진 않겠지..." 했는데,

1경기에서 누누가 나오자 혼자서 조용히



이렇게 웃고있었고,

3경기에서는 누누 밴 후에 막픽까지 정글픽이 안나오는걸 보고... 아 설마했는데...


[자음 죄송합니다..]


저의 입롤을 현실화시켜주신 배성웅님께 앞으로 무슨일이 있어도 까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오늘부로 제 마음속 세체정은 벵기선수입니다.







1.

워낙에 재밌었던 3연전이라, 핵심적인 부분만 짚고 넘어간다면


1경기 -

문도가 하드캐리하긴 했는데 더블킬 먹은 "대형사고"가 그런 그림을 만들었다고 치면, 전체적인 변수를 만든건 단연 고릴라의 베이가였습니다.

프리뷰에서도 얘기했듯이 보통 수세에 몰린쪽이 변수를 생각하기 마련인데, 그것에 안주하지 않고 베이가 써폿을 가져왔다는게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GE라는 팀이 단순히 "밴픽을 잘해서", "기세가 좋아서"라는 것 이상으로 선두에 올라 설 자격이 있는팀이라는걸 느끼게 한 한판이였습니다.

SKT는 분명 리드할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뱅과 마린이 너무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바람에 그 리드를 뺐겼기 보단, 스스로 놓아주었다라는 느낌이 들었네요.



2경기 -

페이커와 피카부가 캐리하고, 벵기가 뒤를 받혀준 한판이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즌 3-4때 부터 이어져온, SKT의 누누 운영은 멤버가 바뀌었는데도 정말 스무스하게 잘하는것 같습니다. 한타각을 왠만해서 주지 않고, 마린-페이커를 사이드에 두고 1-3-1을 돌리는게 진짜 그림과도 같았습니다.

누누가 한국에서 대세픽까지 될지는 전 잘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이 경기만 놓고봤을땐... SK 상대로 누누 밴을 심각하게 고려해볼만한 좋은 경기력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페이커의 르블랑은 상대 입장에선 선픽 가져올거 아니면 그냥 무조건 밴해야 되는구나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 한판이였습니다.


3경기 -

프레이갓 찬양해...

프레이의 코르키는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강력하네요. 정말 이젠 GE 상대로는 코르키가 필밴급으로 올라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코르키를 과감하게 선픽으로 박아버린 GE의 밴픽... 리산드라를 주더라도 코르키만 가져오면 이긴다는 판단이 진짜 제대로 주효했던것 같습니다.




2.

여러분은 게임 왜 보십니까?

저는 대체적으로는 제가 주로하는 게임의 대세 전략/운영/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만,

가끔 두 상대의 손과 발의 합이 정말 잘 맞으면, 왠만한 프로 스포츠경기보다 재밌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고, 또 그것을 보면서 쾌감을 느끼는것 같기도 합니다.

코카콜라배 임진록부터 해서, 올림푸스 결승, 박정석 대 조용호의 우주 4강전, 인쿠르트 스타리그 결승, 09 프로리그 결승...

그리고 롤판에 넘어와선 T1 vs KT의 13년 썸머 결승, 그리고 지난시즌 삼성 블루와 KT의 썸머 결승도...

언제부턴가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눈에 불을 켜고 보면서 "이 경기에선 누가 제일 못했나"를 찾고,

그 사람을 희생양 삼아서 마구 비난을 퍼붓고 돌던지는 모습도 종종 보이는데...


제가 생각했을때 근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게임보는 이유는,

"누구를 욕하려고" 보는게 아니라,

"그것을 통해서 짜릿함을 얻을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오늘 가끔 아쉬운 플레이가 몇몇의 선수들에게 나오기도 했고, 승패를 뒤집을수 있었던 장면들도 나왔었지만,

적어도 오늘만큼 수준이 너무 높아 해설자들이 거의 울 뻔한(?) 경기에서 만큼은, 그런걸 지적하기 보단


그냥 좋은 경기 보여준 두 팀이 정말 고맙다라는 얘기를 무엇보다 하고 싶습니다.


긴 시간동안 한치의 양보없는 명승부를 만들어 준 두 팀에 감사하며,

GE 타이거즈는 이 기세를 계속 이어가 2라운드에서도 (그리고 IEM에서도) 승승장구 하는 모습을,

T1은 아쉽게 패했지만 오늘 정말 많은 가능성을 보여준 것을 계기로 다음 라운드에서는 명성에 걸맞는 결과를 기대합니다.



P.S

불판에서 3경기 전에, 바이 정글이 나오면 피자한판을 쏘겠다고 했었는데요.

https://pgr21.net/?b=19&n=6953&c=1462626


피자 줄세우기에서 당첨되신 분이... 피자보단 기부를 하는데 써줬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히셔서...

원래 피자값보다 조금 더 써서 소량의 돈을 유니세프에 기부하는데 사용하였습니다.

예상도 맞고 기부도 하고... 기분 좋은 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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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걸제시카
15/02/15 04:44
수정 아이콘
저도 누누,바이 예측글에 부정적인 리플을 단 입장이었는덕 진짜 나오니까 많이 신기했네요 크크
마스터충달
15/02/15 05:13
수정 아이콘
이건 진짜 자랑하고 싶으시겠네요 크크

성지순례 마치고 왔습니다 크크크크
누와라 엘리야
15/02/15 05:40
수정 아이콘
픽을 맞춘것뿐만 아니라 그 픽으로 벵기가 충분한 역할을 했으니 더 뿌듯하실 것 같습니다.
오늘 스크가 기대이상으로 잘해줘서 정말 재밌는 경기 봤네요.
마타는내가마타
15/02/15 06:29
수정 아이콘
흠 오늘 경기에 대해 명경기라는 반응이 굉장히 많네요 해설진들도 그리 말하고

저는 SKT의 실수가 지나치게 많아서 재미가 있을뿐 명경기는 전혀 아닌거 같은데 말이죠
15/02/20 02:15
수정 아이콘
그만큼 SKT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떨어졌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DDong이다
15/02/15 08:13
수정 아이콘
저도 바이 누누 나올때 becker님이 쓰신글이 먼저 생각나더라구요. 흐흐...
어제 경기는 페이커로 흥하고 페이커로 망한 경기였던거 같습니다. 3경기때 유리한 상황에서 아지르가 앞으로 나갈때 흠칫했는데 사실상 거기서 승부가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거같아요. 근데이렇게 뼈저리게 당해 봐야 배우는게 있을꺼 같다는 생각에 마냥 기분이 나쁘진 않네요.
다음 2라운드때부턴 강팀의 면모를 보이는 t1이 될 거 같습니다!!
방과후티타임
15/02/15 08:36
수정 아이콘
이런 성지가 있었군요.
기부도 멋집니다~
15/02/15 09:45
수정 아이콘
저도 바이픽이 딱 될때 아...피쟐에서.....어...이렇게 되더라구여 크크크
게임을 보는 이유에 대해서 정말 공감합니다. 3세트다 수준이 높아서 너무 재미 있었고, 이런 짜릿함을 위해서 옛날부터 등짝스매쉬 맞으면서 보던걸 지금까지도 보는것 같습니다.
15/02/15 10:18
수정 아이콘
3경기 픽밴창에서 누누가 밴될때 진짜 짜릿하더군요 크크
15/02/15 13:11
수정 아이콘
저도 이때... 제가 한 것도 아닌데 마치 제가 인정받은 것처럼 기분이 좋더라구요 흐
15/02/15 10:21
수정 아이콘
게임 정말 재밌게 봤어요 역시 이사람은 누구까구나 티나는 몇몇 댓글러의 댓글을 제외하면 아이디 다알겠네요.. 크
15/02/15 10:42
수정 아이콘
게임 보는 눈이 진짜 대박이십니다.
다만 아쉬운건 선택과 판단에 대한 아쉬움이 아주 뚜렷하게 나타나는 스타1과 달리
리그오브레전드는 교전방식과 이니시에이팅 타겟과 논타겟의 차이에 따른 변수 자체가 너무 많아서 경기후 토론(이라고 적고 싸움이라고 읽는)이 그렇게 활발하진 않아서 약간 아쉬운건 있네요.
15/02/15 13:45
수정 아이콘
토론이라하면 어떤 기준에 근거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눌 필요가 있는데 롤은 플레이어도 많고 밴픽부터 게임이 시작이라 토론을 시작하면 서로의 의견만 제시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더군요. (단순히 어느 시점에 누가 잘했고 못했고만 따져도 파이어되는 롤의 위엄)

게다가 플레이는 쉽지만 따질게 워낙 많은 게임이라... 토론할만한 역량을 지닌 사람도 별로 없죠.
짱짱걸제시카
15/02/15 14:21
수정 아이콘
그냥 사람들이 입롤에는 민감한거 같아요. 실제 게임에서 저 티어는 무시받는 경향이 여기까지 이어진거 아닐까요? 고랭이면서 피지알같은 사이트에 분석글을 즐겨쓰는 사람이 드물겠죠.
15/02/15 16:28
수정 아이콘
댓글을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네요. 입롤에 민감하다는 얘기는 격하게 공감합니다.
풍림화산특
15/02/15 12:14
수정 아이콘
성지축하드립니다
H....... F.......님은 무안하시겠네요
조리뽕
15/02/15 12:50
수정 아이콘
결말까지 아주 훈훈한 글이네요 닥추!!!!
해달사랑
15/02/15 13:46
수정 아이콘
역시 장담은 함부로 하는게 아니네요 크크
15/02/15 14:41
수정 아이콘
정말 소름끼쳤습니다.
15/02/15 17:53
수정 아이콘
전용준 캐스터가 장난식으로 경기에 감탄하고 있는 김동준 해설한테 ' 왜 울어요? ' 라고 했었죠.. 그 정도로 1라운드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매치였습니다.
오쇼 라즈니쉬
15/02/16 22:45
수정 아이콘
정말 경기력이 너무 좋아서 해설이 울고 있구나 하고 느껴졌습니다 크크 눈호강했어요
15/02/16 07:22
수정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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